마크롱 EU정상회의 첫 참석…“강한 유럽 위한 수호자” 평가

입력 2017.06.23 (10:26) 수정 2017.06.23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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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참석한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산뜻한 데뷔전'을 치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대선 때부터 주장해온 EU 개혁안을 강하게 밀어붙이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상과 영국의 탈퇴(브렉시트)로 붕괴 위험에 처한 EU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었다고 AP통신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크롱은 22∼23일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유럽이 공동안보체제를 구축하고, 단일 재무장관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공동예산을 관리하는 EU 개혁안을 제시해 관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마크롱은 지난 대선 기간 때부터 이러한 EU 개혁안을 공약으로 제시하며 EU를 더 강한 공동체로 만들겠다는 의사를 확실히 밝혔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그의 전임자였던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아이디어이기도 했던 유로존 공동예산안에 큰 관심이 쏠렸다.

2015년 당시 이 제안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반발에 부딪혀 곧 폐기됐지만 2년 후 마크롱이 다시 들고나오면서 상황은 변했다.

취임 전후로 독일을 방문해 EU 개혁 필요성을 설파해온 마크롱의 노력에 감복한 메르켈 총리가 전에 달리 조건부 지지 의사를 보내며 우호적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EU의 르네상스'를 이끌어갈 수호자를 자처하는 마크롱에게 EU 지지자들은 강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피에르 모스코비치 EU 경제 담당 집행위원은 "EU는 마크롱에게 따뜻한 환영과 함께 우호적 뜻을 전했다"며 "메르켈의 반응은 프랑스의 제안을 심각하게 고려하겠다는 뜻이다. EU 개혁안을 실행하기 위한 기회의 창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U 주재 외교관들도 FT에 "마크롱의 자신만만한 모습에 놀랐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행보와 브렉시트에 따른 위기감 때문에 EU 내에서 마크롱에 대한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런 마크롱의 거침없는 태도는 일부 동유럽 국가들을 불편하게 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특히 지난 몇 년간 수만 명의 난민과 국경에서 맞닥뜨린 뒤 EU의 난민할당제도를 거부해온 헝가리, 폴란드 등은 마크롱의 비판에 거북한 기색을 보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 유럽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유럽은 (누구나 회원권을 집어가거나 일부 권리를 고를 수 있는) 슈퍼마켓이 아닌 운명공동체"라며 EU 규정을 준수하지 않는 나라들에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프랑스 대통령은 매우 어리고, 그는 이 자리에 처음 왔다"며 "그의 시작이 조짐이 좋진 않다. 그는 어제 중유럽 국가들을 (EU로부터) 내쫓겠다고 했다. 이런 생각은 EU에서 통하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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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6-23 10:26:24
    • 수정2017-06-23 10:28:28
    국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참석한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산뜻한 데뷔전'을 치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대선 때부터 주장해온 EU 개혁안을 강하게 밀어붙이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상과 영국의 탈퇴(브렉시트)로 붕괴 위험에 처한 EU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었다고 AP통신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크롱은 22∼23일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유럽이 공동안보체제를 구축하고, 단일 재무장관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공동예산을 관리하는 EU 개혁안을 제시해 관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마크롱은 지난 대선 기간 때부터 이러한 EU 개혁안을 공약으로 제시하며 EU를 더 강한 공동체로 만들겠다는 의사를 확실히 밝혔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그의 전임자였던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아이디어이기도 했던 유로존 공동예산안에 큰 관심이 쏠렸다.

2015년 당시 이 제안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반발에 부딪혀 곧 폐기됐지만 2년 후 마크롱이 다시 들고나오면서 상황은 변했다.

취임 전후로 독일을 방문해 EU 개혁 필요성을 설파해온 마크롱의 노력에 감복한 메르켈 총리가 전에 달리 조건부 지지 의사를 보내며 우호적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EU의 르네상스'를 이끌어갈 수호자를 자처하는 마크롱에게 EU 지지자들은 강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피에르 모스코비치 EU 경제 담당 집행위원은 "EU는 마크롱에게 따뜻한 환영과 함께 우호적 뜻을 전했다"며 "메르켈의 반응은 프랑스의 제안을 심각하게 고려하겠다는 뜻이다. EU 개혁안을 실행하기 위한 기회의 창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U 주재 외교관들도 FT에 "마크롱의 자신만만한 모습에 놀랐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행보와 브렉시트에 따른 위기감 때문에 EU 내에서 마크롱에 대한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런 마크롱의 거침없는 태도는 일부 동유럽 국가들을 불편하게 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특히 지난 몇 년간 수만 명의 난민과 국경에서 맞닥뜨린 뒤 EU의 난민할당제도를 거부해온 헝가리, 폴란드 등은 마크롱의 비판에 거북한 기색을 보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 유럽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유럽은 (누구나 회원권을 집어가거나 일부 권리를 고를 수 있는) 슈퍼마켓이 아닌 운명공동체"라며 EU 규정을 준수하지 않는 나라들에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프랑스 대통령은 매우 어리고, 그는 이 자리에 처음 왔다"며 "그의 시작이 조짐이 좋진 않다. 그는 어제 중유럽 국가들을 (EU로부터) 내쫓겠다고 했다. 이런 생각은 EU에서 통하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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