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평축구’ 재개…언제쯤 실현되나

입력 2017.06.25 (19:50) 수정 2017.06.25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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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시절, 대표적인 대도시들이었던 경성(서울)과 평양에 스포츠 교류전이 있었다. 바로 '경평축구대회'다.

1929년 ‘전경성군 대 전평양군 축구대항전’이란 긴 이름으로 시작된 이 대회는 일제강점기인 1929년 경성중학이 주축이 된 경성팀과 숭실학교가 주축이 된 평양팀이 서울 휘문고보 운동장에서 첫 경기를 가진 뒤 매년 서울과 평양에서 열려온 축구 경기다.

사흘 동안 열린 첫 대회에서는 평양이 2승 1무로 경성을 압도했다.

경평축구대회는 1935년 일시 중단됐다가 해방 직후인 1946년 서울에서 재개됐으나 분단 이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당시 경평축구의 인기는 대단했다고 한다. 첫 대회 경기장인 휘문고보 운동장엔 무려 7,000여 명의 시민이 몰려 열광했고, 매년 대회가 열릴 때 마다 경성 시내 가게들이 거의 철시할 정도였다고 전해진다.

남북 분단으로 막을 내린 경평전의 총 전적은 평양이 9승 7무 5패로 우위를 기록했다.


역사 속에 머물러 있던 경평축구대회는 지난 1998년 11월 당시 고건 서울시장이 서울월드컵경기장 기공식 때 평양시에 경평축구대회 부활을 제안한 이후 실제 성사 여부가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리고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진출로 축구 열기가 고조되면서 경평 축구의 재개는 남북스포츠 교류의 숙원 사업처럼 여겨지게 됐다. 그러나 말만 무성할 뿐 아직도 성사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의 박원순 시장이 25일, 방한 중인 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에게 경평축구 재개를 포함해 서울과 평양 간 교류·협력이 이뤄질 수 있도록 힘이 돼 달라고 요청했다.


박 시장은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는 전북 무주에서 가진 장 위원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예전부터 경평축구가 유명했는데 그것 좀 재개해주시면 서울시민들은 굉장히 환영할 것이다. 깊이 고민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장 위원은 "스포츠 문제에서는 일정 정도의 조언도 주고 자문도 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나이도 나이고, 하나씩 하나씩 손을 떼고 있디"라면서도 "전달은 해드리겠다. 한 자도 빼지 않고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남과 북의 긴장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축구를 통해 교류의 물꼬를 트고자 서울시가 다시 한 번 내민 손을 이번만큼은 잡아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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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평축구’ 재개…언제쯤 실현되나
    • 입력 2017-06-25 19:50:02
    • 수정2017-06-25 19:50:44
    취재K
일제강점기 시절, 대표적인 대도시들이었던 경성(서울)과 평양에 스포츠 교류전이 있었다. 바로 '경평축구대회'다. 1929년 ‘전경성군 대 전평양군 축구대항전’이란 긴 이름으로 시작된 이 대회는 일제강점기인 1929년 경성중학이 주축이 된 경성팀과 숭실학교가 주축이 된 평양팀이 서울 휘문고보 운동장에서 첫 경기를 가진 뒤 매년 서울과 평양에서 열려온 축구 경기다. 사흘 동안 열린 첫 대회에서는 평양이 2승 1무로 경성을 압도했다. 경평축구대회는 1935년 일시 중단됐다가 해방 직후인 1946년 서울에서 재개됐으나 분단 이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당시 경평축구의 인기는 대단했다고 한다. 첫 대회 경기장인 휘문고보 운동장엔 무려 7,000여 명의 시민이 몰려 열광했고, 매년 대회가 열릴 때 마다 경성 시내 가게들이 거의 철시할 정도였다고 전해진다. 남북 분단으로 막을 내린 경평전의 총 전적은 평양이 9승 7무 5패로 우위를 기록했다. 역사 속에 머물러 있던 경평축구대회는 지난 1998년 11월 당시 고건 서울시장이 서울월드컵경기장 기공식 때 평양시에 경평축구대회 부활을 제안한 이후 실제 성사 여부가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리고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진출로 축구 열기가 고조되면서 경평 축구의 재개는 남북스포츠 교류의 숙원 사업처럼 여겨지게 됐다. 그러나 말만 무성할 뿐 아직도 성사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의 박원순 시장이 25일, 방한 중인 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에게 경평축구 재개를 포함해 서울과 평양 간 교류·협력이 이뤄질 수 있도록 힘이 돼 달라고 요청했다. 박 시장은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는 전북 무주에서 가진 장 위원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예전부터 경평축구가 유명했는데 그것 좀 재개해주시면 서울시민들은 굉장히 환영할 것이다. 깊이 고민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장 위원은 "스포츠 문제에서는 일정 정도의 조언도 주고 자문도 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나이도 나이고, 하나씩 하나씩 손을 떼고 있디"라면서도 "전달은 해드리겠다. 한 자도 빼지 않고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남과 북의 긴장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축구를 통해 교류의 물꼬를 트고자 서울시가 다시 한 번 내민 손을 이번만큼은 잡아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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