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인도판 ‘마마무’ 등장…인도, K-POP 열기 언제까지

입력 2017.06.26 (17:49) 수정 2017.06.26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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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인도판 ‘마마무’ 등장…인도, K-POP 열기 언제까지

[특파원 리포트] 인도판 ‘마마무’ 등장…인도, K-POP 열기 언제까지

"입상한 팀들은 좀 더 노력하면 인도에서 한국 아이돌의 춤을 인도인들에게 가르치는 강사가 될 수 있는 수준입니다."(김재엽 케이팝(K-POP)경연대회 뉴델리 심사위원)

24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를 시작으로 케이팝 경연대회 예선이 시작됐다. 주인도 한국문화원은 올해 6회째를 맞는 케이팝 경연대회는 역대 가장 큰 규모로 치러지는 대회라고 소개했다.

올해 뉴델리 예선 춤 부문 2위 수상자들올해 뉴델리 예선 춤 부문 2위 수상자들

우선 400여 개 팀, 800여 명이 노래와 춤 분야 동영상 심사에 신청했다. 절반 정도가 심사를 통과했는데 공정한 평가를 위해 안무, 기술, 무대 장악력 등 세부 평가 기준이 마련됐다.

3개월 이상 연습은 기본…‘오디션 프로그램’ 같은 열기


뉴델리 케이팝 예선이 펼쳐진 주인도 한국문화원 지하 강당. 오후 5시부터 시작해 2시간 넘게 계속된 경연대회는 한마디로 볼거리가 많은 잔치 분위기였다. 이 때문에 입상 팀 발표까지 자리를 뜨는 관객들은 거의 없었다. 시종일관 참가자들의 땀과 관객들의 열기가 어우러진 자리였다.

모두 20개 팀이 참가했는데 마지막은 '마마무'의 노래를 부른 '리듬트릭스'의 무대. 3명의 춤 동작이 딱 맞지 않는 등 약간 어색한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노력과 열정에 관객들은 모두 큰 박수로 호응했다.

최종 심사가 이뤄지는 동안 한국에서 파견된 전문 강사, 교수들이 강의하는 케이팝 아카데미 수료생들의 무대가 펼쳐졌다. 미래의 케이팝 꿈나무들인 셈이다,



3주 강의에 참가하기 위해 별도 오디션이 진행될 정도로 참가 열기가 뜨거웠다. '더 그루브' 멤버인 김재엽 씨의 댄스 강의를 들은 학생들은 끼와 열정을 무대 위에서 아낌없이 발산했다.

케이팝 아카데미 참가자들은 케이팝의 매력에 대해 '힘이 넘치는 춤'이 최고 매력이라고 입을 모았다. 또 노래의 경우 '타고난 재능을 노력으로 완성한 결과물'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대부분 3, 4년 전부터 케이팝을 좋아하기 시작해 직접 무대에 오를 만큼 실력을 키운 수강생들이 대부분이었다.

관객들의 열기도 ‘후끈’…현지 언론도 큰 관심

뉴델리 케이팝 경연대회는 관객석도 적극적으로 노래를 따라 부르고 몸을 흔드는 사람들로 가득 찬 '제2의 무대'였다. 공간 사정 상 지난해와 비슷한 300명 안팎의 관객이 강당을 가득 메웠고, 이들은 참가자들과 함께 2시간 가까이 선 채로 경연을 즐겼다.

케이팝 아카데미 참가자들의 무대케이팝 아카데미 참가자들의 무대

현지 언론도 인도에서 케이팝이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며 관심을 두고 있다. 인구가 13억에 달하다 보니 아직 소수가 즐기는 문화라는 시각도 있지만, 젊은 층에서는 마니아들이 느는 추세라고 주인도 한국문화원은 분석하고 있다. 참가자들이 1차 예선을 위해 보내온 동영상 심사도 한국의 전문가에게 맡기는 등 공정성과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인도 기성세대들이 '볼리우드 영화'로 불리는 인도 영화와 영화 음악에 심취해 있는 동안 10대, 20대 젊은이들은 더 세련된 케이팝이란 문화에 젖어들고 있다. 여기에는 올해 초 인도 전역에서 방영된 '태양의 후예'와 같은 잘 만들어진 드라마 콘텐츠도 한몫을 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드라마 방영 후 한국관광공사 뉴델리지사 관계자는 한국 관광을 문의하고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주인도 한국문화원 양부영 팀장은 "참가팀들이 특정 아이돌의 노래를 따라 하고 흉내를 내는 수준은 이미 벗어난 것 같다"면서 "지역마다 산재해 있는 인도 젊은이들이 팬 클럽을 만들고 스스로 예선을 치르고 조직화하는 것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케이팝 열기 언제까지…남은 과제는

주인도 한국문화원 측은 올해 애초 7개 도시에서 예선전을 개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예선 개최지에서 빠진 도시의 케이팝 팬클럽들이 문화원에 직접 요청을 하기 시작했다. 자신들의 도시에도 예선전을 열어달라고 강력히 요청한 것이다.

케이팝 경연대회를 담당하는 주인도 한국문화원케이팝 경연대회를 담당하는 주인도 한국문화원

결국, 인도 4개 지역에서는 팬클럽이 기획과 홍보를 맡은 예선전 행사가 열린다. 이미 지난해부터 팬클럽이 운영하는 자체적인 예선전 방식이 케이팝 경연대회에 도입됐다. 각 지역 예선에서 우승한 팀은 7월 29일 뉴델리에서 열리는 결선에 나갈 수 있다. 한국에서는 또 신인그룹 '루첸트'가 인도 아삼, 하이데라바드, 뭄바이 지역과 델리 결승전의 심사위원으로 참가할 예정이다.

하지만 관련 부처와 문화원의 예산 등으로 운영되는 '케이팝 아카데미'와 '경연대회'는 너무 인위적인 보여주기식 행사라는 비판도 있다. 결국 예산이 끊기면 인도에서 '케이팝의 수명이 다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인 셈이다. 학문적인 접근이 가능한 한국학과 한국어 강의 등을 더 늘리는 것이 인도에서 더 시급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지한파' 학자와 전문가 집단을 육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인도에서 케이팝은 '한국 아이돌 그룹에 의한 아이돌을 위한' 음악과 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돌은 개인의 재능보다는 기획사의 제작시스템이 만든 하나의 문화상품으로 볼 수 있다.

케이팝 경연대회 2017 뉴델리 예선 수상자와 참가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케이팝 경연대회 2017 뉴델리 예선 수상자와 참가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 같은 아이돌 편중 현상을 어떻게 해소할지도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일시적으로 소비되는 '케이팝'을 문화 한류로 한 단계 도약시키고, 인도 젊은 층의 열기가 케이팝에서 K-드라마로, 음식으로 자연스럽게 확장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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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6-26 17:4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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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상한 팀들은 좀 더 노력하면 인도에서 한국 아이돌의 춤을 인도인들에게 가르치는 강사가 될 수 있는 수준입니다."(김재엽 케이팝(K-POP)경연대회 뉴델리 심사위원)

24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를 시작으로 케이팝 경연대회 예선이 시작됐다. 주인도 한국문화원은 올해 6회째를 맞는 케이팝 경연대회는 역대 가장 큰 규모로 치러지는 대회라고 소개했다.

올해 뉴델리 예선 춤 부문 2위 수상자들
우선 400여 개 팀, 800여 명이 노래와 춤 분야 동영상 심사에 신청했다. 절반 정도가 심사를 통과했는데 공정한 평가를 위해 안무, 기술, 무대 장악력 등 세부 평가 기준이 마련됐다.

3개월 이상 연습은 기본…‘오디션 프로그램’ 같은 열기


뉴델리 케이팝 예선이 펼쳐진 주인도 한국문화원 지하 강당. 오후 5시부터 시작해 2시간 넘게 계속된 경연대회는 한마디로 볼거리가 많은 잔치 분위기였다. 이 때문에 입상 팀 발표까지 자리를 뜨는 관객들은 거의 없었다. 시종일관 참가자들의 땀과 관객들의 열기가 어우러진 자리였다.

모두 20개 팀이 참가했는데 마지막은 '마마무'의 노래를 부른 '리듬트릭스'의 무대. 3명의 춤 동작이 딱 맞지 않는 등 약간 어색한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노력과 열정에 관객들은 모두 큰 박수로 호응했다.

최종 심사가 이뤄지는 동안 한국에서 파견된 전문 강사, 교수들이 강의하는 케이팝 아카데미 수료생들의 무대가 펼쳐졌다. 미래의 케이팝 꿈나무들인 셈이다,



3주 강의에 참가하기 위해 별도 오디션이 진행될 정도로 참가 열기가 뜨거웠다. '더 그루브' 멤버인 김재엽 씨의 댄스 강의를 들은 학생들은 끼와 열정을 무대 위에서 아낌없이 발산했다.

케이팝 아카데미 참가자들은 케이팝의 매력에 대해 '힘이 넘치는 춤'이 최고 매력이라고 입을 모았다. 또 노래의 경우 '타고난 재능을 노력으로 완성한 결과물'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대부분 3, 4년 전부터 케이팝을 좋아하기 시작해 직접 무대에 오를 만큼 실력을 키운 수강생들이 대부분이었다.

관객들의 열기도 ‘후끈’…현지 언론도 큰 관심

뉴델리 케이팝 경연대회는 관객석도 적극적으로 노래를 따라 부르고 몸을 흔드는 사람들로 가득 찬 '제2의 무대'였다. 공간 사정 상 지난해와 비슷한 300명 안팎의 관객이 강당을 가득 메웠고, 이들은 참가자들과 함께 2시간 가까이 선 채로 경연을 즐겼다.

케이팝 아카데미 참가자들의 무대
현지 언론도 인도에서 케이팝이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며 관심을 두고 있다. 인구가 13억에 달하다 보니 아직 소수가 즐기는 문화라는 시각도 있지만, 젊은 층에서는 마니아들이 느는 추세라고 주인도 한국문화원은 분석하고 있다. 참가자들이 1차 예선을 위해 보내온 동영상 심사도 한국의 전문가에게 맡기는 등 공정성과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인도 기성세대들이 '볼리우드 영화'로 불리는 인도 영화와 영화 음악에 심취해 있는 동안 10대, 20대 젊은이들은 더 세련된 케이팝이란 문화에 젖어들고 있다. 여기에는 올해 초 인도 전역에서 방영된 '태양의 후예'와 같은 잘 만들어진 드라마 콘텐츠도 한몫을 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드라마 방영 후 한국관광공사 뉴델리지사 관계자는 한국 관광을 문의하고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주인도 한국문화원 양부영 팀장은 "참가팀들이 특정 아이돌의 노래를 따라 하고 흉내를 내는 수준은 이미 벗어난 것 같다"면서 "지역마다 산재해 있는 인도 젊은이들이 팬 클럽을 만들고 스스로 예선을 치르고 조직화하는 것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케이팝 열기 언제까지…남은 과제는

주인도 한국문화원 측은 올해 애초 7개 도시에서 예선전을 개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예선 개최지에서 빠진 도시의 케이팝 팬클럽들이 문화원에 직접 요청을 하기 시작했다. 자신들의 도시에도 예선전을 열어달라고 강력히 요청한 것이다.

케이팝 경연대회를 담당하는 주인도 한국문화원
결국, 인도 4개 지역에서는 팬클럽이 기획과 홍보를 맡은 예선전 행사가 열린다. 이미 지난해부터 팬클럽이 운영하는 자체적인 예선전 방식이 케이팝 경연대회에 도입됐다. 각 지역 예선에서 우승한 팀은 7월 29일 뉴델리에서 열리는 결선에 나갈 수 있다. 한국에서는 또 신인그룹 '루첸트'가 인도 아삼, 하이데라바드, 뭄바이 지역과 델리 결승전의 심사위원으로 참가할 예정이다.

하지만 관련 부처와 문화원의 예산 등으로 운영되는 '케이팝 아카데미'와 '경연대회'는 너무 인위적인 보여주기식 행사라는 비판도 있다. 결국 예산이 끊기면 인도에서 '케이팝의 수명이 다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인 셈이다. 학문적인 접근이 가능한 한국학과 한국어 강의 등을 더 늘리는 것이 인도에서 더 시급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지한파' 학자와 전문가 집단을 육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인도에서 케이팝은 '한국 아이돌 그룹에 의한 아이돌을 위한' 음악과 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돌은 개인의 재능보다는 기획사의 제작시스템이 만든 하나의 문화상품으로 볼 수 있다.

케이팝 경연대회 2017 뉴델리 예선 수상자와 참가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 같은 아이돌 편중 현상을 어떻게 해소할지도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일시적으로 소비되는 '케이팝'을 문화 한류로 한 단계 도약시키고, 인도 젊은 층의 열기가 케이팝에서 K-드라마로, 음식으로 자연스럽게 확장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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