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청와대 앞길 개방했지만…“촬영은 그때 그때 달라요”

입력 2017.06.27 (18:27) 수정 2017.06.27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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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청와대 앞길 개방했지만…“촬영은 그때 그때 달라요”

[취재후] 청와대 앞길 개방했지만…“촬영은 그때 그때 달라요”


어제(26일)저녁 8시, 반세기 동안 막혀있던 길이 열렸다. 50여 명의 시민이 대통령 부인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이 길을 걸었다. 밤에는 통행이 제한됐던 '청와대 앞길'을 50년 만에 시민들에 완전히 개방하는 날을 기념하는 산책 행사에서 말이다.


청와대 앞길 개방…24시간 통행 가능

1968년 1월 21일, 북한의 무장 게릴라 31명이 청와대를 기습하기 위해 서울에 침투했다. 우리 군경이 이 가운데 29명을 사살해 제압했지만, 그때부터 군사와 경호상의 이유로 청와대 앞길은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됐다. 이후 25년 만인 1993년 2월 이 길이 민간에 개방되긴 했지만 밤 통행은 여전히 제한됐다.

하지만 이제는 야간에도 청와대 앞길을 산책할 수 있게 됐다.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춘추관에 이르는 약 460m 구간이다. 이 덕분에 이제는 야간에도 경복궁 둘레길을 산책할 수 있게 됐다.

좌-이전 모습 / 우-현재 모습좌-이전 모습 / 우-현재 모습

"어디 가십니까?" 대신 "안녕하십니까?"

청와대 주변에는 5개의 검문소가 있다. 검문소 앞 뒤로는 차를 세울 바리케이드가 세워져 있었다. 이곳에선 평상시에도 철저한 검문, 검색이 필수였다. 청와대 경비와 관련해 특별한 일이 없어도, 검문소를 통과할 때마다 모든 차량을 정지시킨 다음 통행의 목적을 물었다. "어디 가시냐"는 질문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이제 바리케이드는 볼 수 없어졌다. 평상시에는 검문, 검색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따라 모든 시민과 차량을 세울 필요가 없어졌다. 검문소 대신 교통 안내 초소를 마련해 교통안전 등의 임무를 주로 수행하기로 했다. 다만 바리케이드 제거로 각종 사고의 위험이 커지면서, 경호실에서는 교통표지판과 단속 카메라 등을 추가로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청와대 주변 도로는 제한속도가 40km/h이다.


"방송 카메라 촬영은 안돼?"

50년 만의 청와대 앞길 개방으로 언론사마다 취재 열기가 뜨겁다. 하지만 청와대는 앞길에서 취재나 1인 시위는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언론사에서 취재하면 연풍문 인근은 취재진들로 가득 찰 가능성이 높다는 거다. 시민들의 통행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다. 1인 시위도 같은 이유로 허락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대통령 부인인 김정숙 여사가 함께하는 밤 산책 행사는 취재를 허용했다. 50여명의 시민이 동시에 김 여사의 손을 잡고 걷는 길에 방송 카메라 여러 대까지 동원됐다. 청와대의 설명에 따르면 더욱 '거리가 가득 찰' 행사였다. 이처럼 청와대는 출입기자들에 한해 '그때 그때' 취재하는 것만을 허용하는 게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친절한', '열린', '낮은' 경호의 구호가 아쉬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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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후] 청와대 앞길 개방했지만…“촬영은 그때 그때 달라요”
    • 입력 2017-06-27 18:27:12
    • 수정2017-06-27 18:27:46
    취재후·사건후
어제(26일)저녁 8시, 반세기 동안 막혀있던 길이 열렸다. 50여 명의 시민이 대통령 부인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이 길을 걸었다. 밤에는 통행이 제한됐던 '청와대 앞길'을 50년 만에 시민들에 완전히 개방하는 날을 기념하는 산책 행사에서 말이다. 청와대 앞길 개방…24시간 통행 가능 1968년 1월 21일, 북한의 무장 게릴라 31명이 청와대를 기습하기 위해 서울에 침투했다. 우리 군경이 이 가운데 29명을 사살해 제압했지만, 그때부터 군사와 경호상의 이유로 청와대 앞길은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됐다. 이후 25년 만인 1993년 2월 이 길이 민간에 개방되긴 했지만 밤 통행은 여전히 제한됐다. 하지만 이제는 야간에도 청와대 앞길을 산책할 수 있게 됐다.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춘추관에 이르는 약 460m 구간이다. 이 덕분에 이제는 야간에도 경복궁 둘레길을 산책할 수 있게 됐다. 좌-이전 모습 / 우-현재 모습 "어디 가십니까?" 대신 "안녕하십니까?" 청와대 주변에는 5개의 검문소가 있다. 검문소 앞 뒤로는 차를 세울 바리케이드가 세워져 있었다. 이곳에선 평상시에도 철저한 검문, 검색이 필수였다. 청와대 경비와 관련해 특별한 일이 없어도, 검문소를 통과할 때마다 모든 차량을 정지시킨 다음 통행의 목적을 물었다. "어디 가시냐"는 질문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이제 바리케이드는 볼 수 없어졌다. 평상시에는 검문, 검색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따라 모든 시민과 차량을 세울 필요가 없어졌다. 검문소 대신 교통 안내 초소를 마련해 교통안전 등의 임무를 주로 수행하기로 했다. 다만 바리케이드 제거로 각종 사고의 위험이 커지면서, 경호실에서는 교통표지판과 단속 카메라 등을 추가로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청와대 주변 도로는 제한속도가 40km/h이다. "방송 카메라 촬영은 안돼?" 50년 만의 청와대 앞길 개방으로 언론사마다 취재 열기가 뜨겁다. 하지만 청와대는 앞길에서 취재나 1인 시위는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언론사에서 취재하면 연풍문 인근은 취재진들로 가득 찰 가능성이 높다는 거다. 시민들의 통행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다. 1인 시위도 같은 이유로 허락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대통령 부인인 김정숙 여사가 함께하는 밤 산책 행사는 취재를 허용했다. 50여명의 시민이 동시에 김 여사의 손을 잡고 걷는 길에 방송 카메라 여러 대까지 동원됐다. 청와대의 설명에 따르면 더욱 '거리가 가득 찰' 행사였다. 이처럼 청와대는 출입기자들에 한해 '그때 그때' 취재하는 것만을 허용하는 게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친절한', '열린', '낮은' 경호의 구호가 아쉬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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