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여름 별미, 이런 ‘냉국’ 어때요?

입력 2017.06.28 (10:5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힌다. 뜨겁게 타오르는 태양은 그저 피하고만 싶은 여름이다.

흐르는 땀을 식혀줄 시원한 여름 별미 없을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냉국이다. 얼음 동동 띄운 냉국 한 그릇으로 여름 무더위를 날려본다.

사찰의 냉국 밥상, 청주 월명사



충북 청주의 작은 사찰 월명사. 이곳에는 비구니 스님 4명이 살고 있다. 무성하게 자란 잡풀을 뽑고 고춧대까지 박고 나니 생각나는 냉국 한 그릇. 지견 스님이 오늘 힘쓰신 큰 스님을 위해 팔을 걷어붙인다.

속을 파낸 참외와 수박의 껍질 부분을 곱게 채 썰어 생된장 푼 채수에 넣고, 참외 수박 냉국을 만든다. 여름철 사찰에서 즐겨 먹는 과일 냉국이다. 지난겨울에 소금과 고추씨에 담가둔 짠무를 꺼내 썰어 넣고 물을 부으면 짠무냉국도 완성이다.

호박을 넣어 만든 호박 만두와 구운 가지에 새싹 채소를 넣고 돌돌 말은 가지구이도 사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여름 음식이다. 제철 채소와 과일로 만든 사찰의 여름 밥상이 시원하다.

지리산 즐거운 3대 가족의 산골 밥상


지리산 해발 700m의 달궁마을에는 박영엽 씨네 3대 가족이 산다. 요즘은 한창 고사리 수확 철이라 온 가족이 밭으로 나와 고사리를 캔다. 땀 흘려 일한 다음에 생각나는 것은 역시 시원한 '냉국'이다.

들깨를 갈아 넣은 물에 고사리와 머윗대를 넣고 만든 '고사리머윗대냉국'은 지리산에서 먹을 수 있는 별미이다. 손자, 손녀가 채취한 다슬기로 만든 냉국도 상 위에 올리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돌아가신 시아버지가 술 드신 다음 날이면 박영엽 씨는 항상 다슬기 냉국을 대접했다.


박영엽 씨는 "결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병들어 누운 남편 때문에 시집살이와 살림살이 모두 고됐다"고 한다. 그 힘든 세월은 모두 지나가고 건강을 되찾아 남편, 곁을 지켜주는 막내아들과 손주들 덕분에 몸도 마음도 든든하다.

3대가 함께 모여 즐기는 시원한 밥상, 더불어 사는 삶이 너무나도 행복하다.

통영의 여름철 별미, 우무 밥상


바다가 아름다운 도시 통영에서는 여름철이 되면 우뭇가사리 채취가 한창이다. 물이 빠질 때를 기다려 현숙 씨와 친구들도 바다로 나와 우뭇가사리를 뜯는다. 우뭇가사리를 우무로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차례 씻고, 말리는 과정을 거쳐 일주일 이상 시간이 걸린다.

이렇게 시간과 정성을 들여 우무가 완성되면, 콩국에 우무를 넣고 얼음을 동동 띄워 '우무 콩국'을 만든다. 뜨거운 여름, 통영 사람들이 즐기는 여름 별미 중 하나다.


우무에 콩고물을 묻혀 '우무 콩떡'도 만들고 전도 부친다. 우뭇가사리가 많은 멍게 양식장에서 덤으로 따온 청각에 홍합을 다져 넣은 반찬도 곁들이면 시원한 여름 밥상 완성이다.

무더운 여름, 마을 사람들이 함께 모여 시원한 밥상을 나누니 올여름 더위는 거뜬히 날 듯하다.

냉국의 대표주자, 구례의 오이 냉국


냉국은 예부터 한국인의 밥상에 많이 올랐다. 고려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냉국에 대한 기록이 많이 남아 있는데, 냉국 중에 오이 냉국이 제일 좋다는 기록도 있다.

최석환 씨 부부는 전남 구례에서 취청오이를 재배한다. 기온이 높은 여름철에는 오이가 하룻밤 사이에 쑥쑥 커버려서 하루도 작업을 쉴 수가 없다. 비닐하우스 안은 작열하는 태양에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후덥지근하다.


그럴 때 갓 딴 오이를 송송 썰어 넣은 오이 냉국 한 그릇을 들이켜면 더위가 싹 가신다. 새파란 오이들 사이로 늙은 오이, 노각도 고개를 내민다. 들깨 물에 노각을 썰어 넣고 전라도 식으로 만든 들깨 노각 냉국은 오이 냉국과는 또 다른 구수한 맛을 낸다. 취청오이와 노각으로 차린 오이 밥상은 기운을 북돋는다.


다양한 여름 별미는 6월 29일(목) 저녁 7시 35분 KBS 1TV '한국인의 밥상'에서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프로덕션2] 문경림 kbs.petitlim@kbs.co.kr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시원한 여름 별미, 이런 ‘냉국’ 어때요?
    • 입력 2017-06-28 10:50:43
    생활·건강
가만히 있어도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힌다. 뜨겁게 타오르는 태양은 그저 피하고만 싶은 여름이다.

흐르는 땀을 식혀줄 시원한 여름 별미 없을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냉국이다. 얼음 동동 띄운 냉국 한 그릇으로 여름 무더위를 날려본다.

사찰의 냉국 밥상, 청주 월명사



충북 청주의 작은 사찰 월명사. 이곳에는 비구니 스님 4명이 살고 있다. 무성하게 자란 잡풀을 뽑고 고춧대까지 박고 나니 생각나는 냉국 한 그릇. 지견 스님이 오늘 힘쓰신 큰 스님을 위해 팔을 걷어붙인다.

속을 파낸 참외와 수박의 껍질 부분을 곱게 채 썰어 생된장 푼 채수에 넣고, 참외 수박 냉국을 만든다. 여름철 사찰에서 즐겨 먹는 과일 냉국이다. 지난겨울에 소금과 고추씨에 담가둔 짠무를 꺼내 썰어 넣고 물을 부으면 짠무냉국도 완성이다.

호박을 넣어 만든 호박 만두와 구운 가지에 새싹 채소를 넣고 돌돌 말은 가지구이도 사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여름 음식이다. 제철 채소와 과일로 만든 사찰의 여름 밥상이 시원하다.

지리산 즐거운 3대 가족의 산골 밥상


지리산 해발 700m의 달궁마을에는 박영엽 씨네 3대 가족이 산다. 요즘은 한창 고사리 수확 철이라 온 가족이 밭으로 나와 고사리를 캔다. 땀 흘려 일한 다음에 생각나는 것은 역시 시원한 '냉국'이다.

들깨를 갈아 넣은 물에 고사리와 머윗대를 넣고 만든 '고사리머윗대냉국'은 지리산에서 먹을 수 있는 별미이다. 손자, 손녀가 채취한 다슬기로 만든 냉국도 상 위에 올리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돌아가신 시아버지가 술 드신 다음 날이면 박영엽 씨는 항상 다슬기 냉국을 대접했다.


박영엽 씨는 "결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병들어 누운 남편 때문에 시집살이와 살림살이 모두 고됐다"고 한다. 그 힘든 세월은 모두 지나가고 건강을 되찾아 남편, 곁을 지켜주는 막내아들과 손주들 덕분에 몸도 마음도 든든하다.

3대가 함께 모여 즐기는 시원한 밥상, 더불어 사는 삶이 너무나도 행복하다.

통영의 여름철 별미, 우무 밥상


바다가 아름다운 도시 통영에서는 여름철이 되면 우뭇가사리 채취가 한창이다. 물이 빠질 때를 기다려 현숙 씨와 친구들도 바다로 나와 우뭇가사리를 뜯는다. 우뭇가사리를 우무로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차례 씻고, 말리는 과정을 거쳐 일주일 이상 시간이 걸린다.

이렇게 시간과 정성을 들여 우무가 완성되면, 콩국에 우무를 넣고 얼음을 동동 띄워 '우무 콩국'을 만든다. 뜨거운 여름, 통영 사람들이 즐기는 여름 별미 중 하나다.


우무에 콩고물을 묻혀 '우무 콩떡'도 만들고 전도 부친다. 우뭇가사리가 많은 멍게 양식장에서 덤으로 따온 청각에 홍합을 다져 넣은 반찬도 곁들이면 시원한 여름 밥상 완성이다.

무더운 여름, 마을 사람들이 함께 모여 시원한 밥상을 나누니 올여름 더위는 거뜬히 날 듯하다.

냉국의 대표주자, 구례의 오이 냉국


냉국은 예부터 한국인의 밥상에 많이 올랐다. 고려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냉국에 대한 기록이 많이 남아 있는데, 냉국 중에 오이 냉국이 제일 좋다는 기록도 있다.

최석환 씨 부부는 전남 구례에서 취청오이를 재배한다. 기온이 높은 여름철에는 오이가 하룻밤 사이에 쑥쑥 커버려서 하루도 작업을 쉴 수가 없다. 비닐하우스 안은 작열하는 태양에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후덥지근하다.


그럴 때 갓 딴 오이를 송송 썰어 넣은 오이 냉국 한 그릇을 들이켜면 더위가 싹 가신다. 새파란 오이들 사이로 늙은 오이, 노각도 고개를 내민다. 들깨 물에 노각을 썰어 넣고 전라도 식으로 만든 들깨 노각 냉국은 오이 냉국과는 또 다른 구수한 맛을 낸다. 취청오이와 노각으로 차린 오이 밥상은 기운을 북돋는다.


다양한 여름 별미는 6월 29일(목) 저녁 7시 35분 KBS 1TV '한국인의 밥상'에서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프로덕션2] 문경림 kbs.petitlim@kbs.co.kr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