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화려한 패션’ 뒤 가려진 노동자의 ‘눈물’

입력 2017.06.28 (20:34) 수정 2017.06.28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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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전세계 패션을 주도하는 대표적인 글로벌 스포츠 의류업체들입니다.

최근 중국 내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더 값이 싼 노동력을 찾아 캄보디아 등 동남아 지역에서 옷을 생산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곳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의 집단 실신이 속출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현지 연결해서 자세한 얘기 나눠봅니다.

<질문>
구본국 특파원, 의류 공장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단체로 쓰러진 게 사실인가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이번 일은 4개의 유명 의류업체에 제품을 공급하는 캄보디아 공장에서 벌어졌습니다.

영국 가디언지에 따르면, 지난 1년간 5백 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쓰러져 입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단 사흘 동안 360명의 노동자가 실신해 병원으로 실려가기도 했습니다.

쓰러진 사람들의 거의 대부분은 여성 노동자입니다.

이들은 일하는 동안 탈진과 허기를 느끼는 등의 증상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의류공장 노동자 : "일할 때 종종 머리가 아픕니다. 퇴근 후에도 지쳐 있어요."

<녹취> 의류공장 노동자 : "우리는 공장에서 수많은 화학약품에 노출돼 있습니다. 그래서 일할 때 정말 힘이 듭니다."

그런데, 캄보디아 노동자들의 집단 실신 사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2015년 6월에도 하루 동안 350명이 넘는 여성 노동자들이 쓰러진 적이 있습니다.

<질문>
캄보디아 노동자들이 기절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얘기인데요,

원인은 밝혀졌습니까?

<답변>
네. '열악한 근무환경'이 집단실신 사태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데요.

특히, 공장 3곳은 냉방 장치 없이 섭씨 37도가 넘는 고온에서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지난 3월, 한 스포츠 의류업체 공장에서 150명의 노동자들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도 빚어졌습니다.

공장 바닥이 연기로 가득 차 놀란 사람들이 밖으로 뛰쳐 나간 겁니다.

조사 결과, 냉방 장치는 물론 환풍 시설조차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웃 베트남에서는 공장 내 온도가 섭씨 32도를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지만, 캄보디아에는 온도 제한 규정이 없습니다.

캄보디아 의류노동자연합 대표는 "기계에서 나오는 열기에 더위가 합쳐지면서 노동자들을 아프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질문>
해당 기업들의 입장이 궁금한데요.

이 문제에 대한 조처를 취하고 있습니까?

<답변>
네. 나이키와 푸마 등 4개 의류업체는 올해 3월까지 벌어진 집단실신에 대한 조사를 벌였습니다.

그 결과 냉방 장치와 공기 정화, 화재 예방 시스템도 함께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질문>
조금 더 빨리 근로환경을 개선해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드는데요.

그런데, 캄보디아 노동자들이 또다른 문제에도 직면해 있다고요?

<답변>
네. 의류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장시간 노동, 그리고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하루 10시간씩, 주 6일을 일해도 이들이 받는 월 최저 임금은 120파운드, 우리돈으로 약 18만 원입니다.

하루 2시간 초과근무 시에는 최대 28만 5천원까지 벌 수 있지만, 이 역시 최저 생계비 45만 원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노동자 대부분이 단기 계약직이어서 임금 처우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녹취> 의류공장 노동자 : "그들은 우리를 압박합니다. 만약 12조각의 헝겊 중 한 조각이라도 잘못 꿰매 옷을 만들면 돈을 주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여성 노동자의 경우에는 아이를 가졌다고 해고를 당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입니다.

유행 주기가 짧고 값이 싼 패스트 패션이 등장한 이후, 해외 노동자에 대한 생산성 제고 압박은 더 심화되는 추세입니다.

캄보디아 의류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수는 약 60만 명.

화려한 패션 뒤에는 저임금과 강도 높은 노동에 시달리는 이들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방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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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화려한 패션’ 뒤 가려진 노동자의 ‘눈물’
    • 입력 2017-06-28 20:39:42
    • 수정2017-06-28 20:46:13
    글로벌24
<앵커 멘트>

전세계 패션을 주도하는 대표적인 글로벌 스포츠 의류업체들입니다.

최근 중국 내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더 값이 싼 노동력을 찾아 캄보디아 등 동남아 지역에서 옷을 생산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곳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의 집단 실신이 속출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현지 연결해서 자세한 얘기 나눠봅니다.

<질문>
구본국 특파원, 의류 공장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단체로 쓰러진 게 사실인가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이번 일은 4개의 유명 의류업체에 제품을 공급하는 캄보디아 공장에서 벌어졌습니다.

영국 가디언지에 따르면, 지난 1년간 5백 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쓰러져 입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단 사흘 동안 360명의 노동자가 실신해 병원으로 실려가기도 했습니다.

쓰러진 사람들의 거의 대부분은 여성 노동자입니다.

이들은 일하는 동안 탈진과 허기를 느끼는 등의 증상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의류공장 노동자 : "일할 때 종종 머리가 아픕니다. 퇴근 후에도 지쳐 있어요."

<녹취> 의류공장 노동자 : "우리는 공장에서 수많은 화학약품에 노출돼 있습니다. 그래서 일할 때 정말 힘이 듭니다."

그런데, 캄보디아 노동자들의 집단 실신 사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2015년 6월에도 하루 동안 350명이 넘는 여성 노동자들이 쓰러진 적이 있습니다.

<질문>
캄보디아 노동자들이 기절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얘기인데요,

원인은 밝혀졌습니까?

<답변>
네. '열악한 근무환경'이 집단실신 사태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데요.

특히, 공장 3곳은 냉방 장치 없이 섭씨 37도가 넘는 고온에서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지난 3월, 한 스포츠 의류업체 공장에서 150명의 노동자들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도 빚어졌습니다.

공장 바닥이 연기로 가득 차 놀란 사람들이 밖으로 뛰쳐 나간 겁니다.

조사 결과, 냉방 장치는 물론 환풍 시설조차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웃 베트남에서는 공장 내 온도가 섭씨 32도를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지만, 캄보디아에는 온도 제한 규정이 없습니다.

캄보디아 의류노동자연합 대표는 "기계에서 나오는 열기에 더위가 합쳐지면서 노동자들을 아프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질문>
해당 기업들의 입장이 궁금한데요.

이 문제에 대한 조처를 취하고 있습니까?

<답변>
네. 나이키와 푸마 등 4개 의류업체는 올해 3월까지 벌어진 집단실신에 대한 조사를 벌였습니다.

그 결과 냉방 장치와 공기 정화, 화재 예방 시스템도 함께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질문>
조금 더 빨리 근로환경을 개선해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드는데요.

그런데, 캄보디아 노동자들이 또다른 문제에도 직면해 있다고요?

<답변>
네. 의류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장시간 노동, 그리고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하루 10시간씩, 주 6일을 일해도 이들이 받는 월 최저 임금은 120파운드, 우리돈으로 약 18만 원입니다.

하루 2시간 초과근무 시에는 최대 28만 5천원까지 벌 수 있지만, 이 역시 최저 생계비 45만 원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노동자 대부분이 단기 계약직이어서 임금 처우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녹취> 의류공장 노동자 : "그들은 우리를 압박합니다. 만약 12조각의 헝겊 중 한 조각이라도 잘못 꿰매 옷을 만들면 돈을 주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여성 노동자의 경우에는 아이를 가졌다고 해고를 당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입니다.

유행 주기가 짧고 값이 싼 패스트 패션이 등장한 이후, 해외 노동자에 대한 생산성 제고 압박은 더 심화되는 추세입니다.

캄보디아 의류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수는 약 60만 명.

화려한 패션 뒤에는 저임금과 강도 높은 노동에 시달리는 이들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방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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