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세금 안 내면서 뒤로는 호화 사치품…압류품 속 고액체납 실태

입력 2017.06.29 (00:00) 수정 2017.06.29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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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세금 안 내면서 뒤로는 호화 사치품…압류품 속 고액체납 실태

[취재후] 세금 안 내면서 뒤로는 호화 사치품…압류품 속 고액체납 실태



자치단체 체납기동팀이 고액체납지의 집을 수색하고 있다. 집 안에는 고가의 양주와 명품가방, 귀금속이 나왔고 개인 금고에 보관하고 있던 현금다발이 발견됐다.자치단체 체납기동팀이 고액체납지의 집을 수색하고 있다. 집 안에는 고가의 양주와 명품가방, 귀금속이 나왔고 개인 금고에 보관하고 있던 현금다발이 발견됐다.

◆ 1. 체납이 떳떳한(?) 시대... 되려 큰소리 치는 고액체납자 A씨

지난해 경기도 수원시 OO아파트 A씨의 집을 안양시청 징수과 체납기동팀이 찾았다. 지방소득세 9,400만 원 가량을 3년 넘게 내지 않고 버티고 있던 A씨, 해당 집은 부인의 명의로 돼 있던 상황이었다. 때마침 집에 있던 A씨는 현관문을 걸어잠근 채 체납기동팀과 수십여 분간 실랑이를 벌였고 출동한 열쇠 수리공이 잠겨진 문을 억지로 열고 나서야 체납기동팀은 집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집 안에 있던 고급 양주와 귀금속, 명품 가방이 차례대로 세금을 대신해 압수됐다. 개인 금고에서는 현금 다발이 쏟아져 나왔다. 집 안에 값나가는 물건 수십 개가 압수됐지만 A씨의 체납액보다는 한참 적었다. 그런데도 A씨는 되려 현장 공무원들에게 큰 소리를 치며 분을 삭이지 못한 모습이었다.

28일 안양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지방세 고액체납자 압류 동산 공개매각에서 공매 참가자들이 귀금속과 골프채 등을 살펴보고 있다.28일 안양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지방세 고액체납자 압류 동산 공개매각에서 공매 참가자들이 귀금속과 골프채 등을 살펴보고 있다.

◆2. 세금 낼 돈은 없어도 천100만 원 롤렉스 시계, 2캐럿 다이아몬드는 있다?

감정가 1,100만원짜리 롤렉스 시계, 900만 원 상당의 2캐럿 다이아몬드, 4백만 원으로 감정된 에르메스 가방, 순금 열쇠.....
28일 경기도 안양 실내체육관에 고가 브랜드 시계와 양주, 귀금속, 명품 가방, 골프채 등 650점이 전시됐다. 백화점 명품 행사장을 방불케 한 고가의 제품들은 다름아닌 A씨 같은 고액체납자 130명으로부터 경기도와 일선 시군이 세금을 대신해 압류한 것들이다. 이날 공매 물품은 650점, 경기도가 처음으로 고액체납자 압류 동산을 일반에 공개매각 했던 2015년 물품이 207점이었던 것에 비해 3배나 증가했다. 관할 자치단체가 체납자 집을 수색해 세금 대신 이른바 '돈 되는' 물건을 압류할 때까지 '버티고 버티는' 고질 체납자가 그만큼 많아졌다는 방증이다.



공매에 나온 물품들. 감정가 천100만 원인 롤렉스 시계(사진 위),              9백만 원 상당의 2캐럿 다이아몬드, 4백만 원짜리 명품가방, 순금 열쇠 (사진 아래 시계방향 순)공매에 나온 물품들. 감정가 천100만 원인 롤렉스 시계(사진 위), 9백만 원 상당의 2캐럿 다이아몬드, 4백만 원짜리 명품가방, 순금 열쇠 (사진 아래 시계방향 순)

◆3. 공매 환수액 2억4천만 원...아직 거둬들이지 못한 고액체납액 2천890억 원

이날 진행된 공매 품목 650점 가운데 531점이 일반에 낙찰됐다. 역대 가장 높은 낙찰률 속에 2억4천백만 원이 세금으로 환수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00만 원 이상 지방세를 체납한 경기도 고액체납자 6,514명으로부터 거둬들이지 못한 세금이 여전히 2,890억 원에 이른다. 경기도 내 지방세 체납자 가운데 고액체납자 비율은 0.5%도 되지 않지만 이들이 내지 않는 세금은 전체 체납액의 37%를 차지하고 있다.

[연관 기사] [뉴스광장] 세금 안 내면서 뒤로는 호화사치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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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후] 세금 안 내면서 뒤로는 호화 사치품…압류품 속 고액체납 실태
    • 입력 2017-06-29 00:00:19
    • 수정2017-06-29 07:55:02
    취재후·사건후


자치단체 체납기동팀이 고액체납지의 집을 수색하고 있다. 집 안에는 고가의 양주와 명품가방, 귀금속이 나왔고 개인 금고에 보관하고 있던 현금다발이 발견됐다.
◆ 1. 체납이 떳떳한(?) 시대... 되려 큰소리 치는 고액체납자 A씨

지난해 경기도 수원시 OO아파트 A씨의 집을 안양시청 징수과 체납기동팀이 찾았다. 지방소득세 9,400만 원 가량을 3년 넘게 내지 않고 버티고 있던 A씨, 해당 집은 부인의 명의로 돼 있던 상황이었다. 때마침 집에 있던 A씨는 현관문을 걸어잠근 채 체납기동팀과 수십여 분간 실랑이를 벌였고 출동한 열쇠 수리공이 잠겨진 문을 억지로 열고 나서야 체납기동팀은 집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집 안에 있던 고급 양주와 귀금속, 명품 가방이 차례대로 세금을 대신해 압수됐다. 개인 금고에서는 현금 다발이 쏟아져 나왔다. 집 안에 값나가는 물건 수십 개가 압수됐지만 A씨의 체납액보다는 한참 적었다. 그런데도 A씨는 되려 현장 공무원들에게 큰 소리를 치며 분을 삭이지 못한 모습이었다.

28일 안양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지방세 고액체납자 압류 동산 공개매각에서 공매 참가자들이 귀금속과 골프채 등을 살펴보고 있다.
◆2. 세금 낼 돈은 없어도 천100만 원 롤렉스 시계, 2캐럿 다이아몬드는 있다?

감정가 1,100만원짜리 롤렉스 시계, 900만 원 상당의 2캐럿 다이아몬드, 4백만 원으로 감정된 에르메스 가방, 순금 열쇠.....
28일 경기도 안양 실내체육관에 고가 브랜드 시계와 양주, 귀금속, 명품 가방, 골프채 등 650점이 전시됐다. 백화점 명품 행사장을 방불케 한 고가의 제품들은 다름아닌 A씨 같은 고액체납자 130명으로부터 경기도와 일선 시군이 세금을 대신해 압류한 것들이다. 이날 공매 물품은 650점, 경기도가 처음으로 고액체납자 압류 동산을 일반에 공개매각 했던 2015년 물품이 207점이었던 것에 비해 3배나 증가했다. 관할 자치단체가 체납자 집을 수색해 세금 대신 이른바 '돈 되는' 물건을 압류할 때까지 '버티고 버티는' 고질 체납자가 그만큼 많아졌다는 방증이다.



공매에 나온 물품들. 감정가 천100만 원인 롤렉스 시계(사진 위),              9백만 원 상당의 2캐럿 다이아몬드, 4백만 원짜리 명품가방, 순금 열쇠 (사진 아래 시계방향 순)
◆3. 공매 환수액 2억4천만 원...아직 거둬들이지 못한 고액체납액 2천890억 원

이날 진행된 공매 품목 650점 가운데 531점이 일반에 낙찰됐다. 역대 가장 높은 낙찰률 속에 2억4천백만 원이 세금으로 환수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00만 원 이상 지방세를 체납한 경기도 고액체납자 6,514명으로부터 거둬들이지 못한 세금이 여전히 2,890억 원에 이른다. 경기도 내 지방세 체납자 가운데 고액체납자 비율은 0.5%도 되지 않지만 이들이 내지 않는 세금은 전체 체납액의 37%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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