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도 스마트폰 만들어요?

입력 2017.06.29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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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과 폐쇄의 나라 '북한'이 스마트폰을 만든다고?

얼핏 의아한 질문이기도 하지만 북한도 엄연히 스마트폰을 '생산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긴 북한은 연신 핵무기를 개발했다고 주장하고 미사일을 쏘아대고 있으니 스마트폰쯤이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스마트폰을 쓰게 되면 정보 통제가 어려워지고 북한의 체제유지에 위험요소가 될뿐더러, 그동안 중공업에 주로 매달려온 북한이 갑작스럽게 기술의 총아인 스마트폰을 생산한다는 것이 기술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

어쨌든 미사일과 스마트폰 기술의 영역이 다르기는 하지만 최근 북한은 신형 스마트폰 '진달래3'을 생산했다며 이를 중국에서 공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29일 텅쉰(騰迅·텐센트)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북한 만경대 정보과학기술은 최근 아이폰과 외형이 비슷한 '진달래3'이라는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북한이 자체 제작했다고 주장하는 진달래 3 흑백 모델북한이 자체 제작했다고 주장하는 진달래 3 흑백 모델

만경대 정보과학기술 측은 "진달래3의 연구 개발 과정에 문제가 없었고 디자인과 운영 시스템 등 모든 작업이 북한에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 스마트폰은 검은색과 흰색 두 가지가 있으며 계산기와 음악 재생기, 카메라 등 여러 가지 응용 프로그램이 탑재됐다. 북한은 오로지 북한에서 개발과 제조한 순수 자체 개발 휴대전화기라고 선정하고 있지만 정확한 제품규격과 탑재한 OS 등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디자인은 갤럭시와 아이폰을 섞은 듯한 모양새다. 판매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다.

북한 신형 스마트폰 '진달래3' 출시…"아이폰과 외형 비슷"

그러나 중국 매체들은 진달래 3가 북한이 아닌 다른 국가에서 개발됐을 가능성이 크며 중국산 스마트폰을 베꼈을 것으로 추정했다.

현재 북한의 기술로는 하드웨어를 전부 개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왜냐하면, 북한은 이미 진달래 이전 모델인 '평양 터치'도 중국의 '지오니'라는 회사에 스마트폰 외주를 주고 구매해 약간의 조립과정만 거치고 생산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북한이 생산했다는 ‘평양 터치’(왼쪽)와 외주 제작 추정 모델 중국산 ‘지오니’북한이 생산했다는 ‘평양 터치’(왼쪽)와 외주 제작 추정 모델 중국산 ‘지오니’

북한은 그동안 스마트폰을 자체적으로 만들어왔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첫 번째 스마트폰은 '아리랑'이다. 다소 조악한 모습이지만 모기를 쫓는 어플리케이션도 탑재 됐다.

북한 최초의 스마트폰 ‘아리랑’북한 최초의 스마트폰 ‘아리랑’

북한은 아리랑 이후 후속 제품으로 평양 터치를 내놓았다. '평양'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와 비슷하게 생겼으나 성능은 초보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리랑에 이은 스마트폰 ‘평양’아리랑에 이은 스마트폰 ‘평양’

그런데 평양 터치는 아리랑보다 메모리와 카메라 화소 수 등에서 오히려 떨어지는 제품이었다.

이 때문에 스마트폰의 가격이 너무 비싸서 주민들이 구매할 수 없는 상황에 부닥치자 저가품으로 중국에 발주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다.

북한이 신형 스마트폰 ‘진달래3’을 출시했다고 알린 인터넷 매체 ‘메아리’ 화면북한이 신형 스마트폰 ‘진달래3’을 출시했다고 알린 인터넷 매체 ‘메아리’ 화면

최근 북한은 인터넷 매체 '메아리'를 통해서도 스마트폰을 자체 제작했다고 지난 6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진달래 손전화기가 날로 높아지는 사용자들의 기호에 맞게 앞으로 더욱 훌륭히 갱신되어 출현하게 될 것"이라고 선전했다.

그러나 기능 면에서 말이 스마트폰이지 인터넷은 물론 앱의 다운이 안 되고 그것도 북한 당국이 허용하는 것만 가능하다고 한다. 주로 사상 교육이나 학습을 위한 것이라고 하니 내용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스마트폰을 자체 생산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생산설비를 볼 때 간단한 조립을 하는 수준으로 여겨진다. 여기에 저가 스마트폰 부품을 사용하고 자체 소프트웨어를 입히는 기술을 사용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기자는 2000년 6·15 공동선언을 기념해 2001년 북한의 IT산업에 대한 특집 제작을 위해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 당시 평양공항에서 북한이 가장 먼저 한 일은 기자의 휴대전화를 압류한 것이었다

북한은 그들의 감시를 피해 전화통화를 하는 것을 가장 꺼렸다. 그랬던 북한이 이제 스마트폰을 자체적으로 만들었다고 선전하는 것을 보면 금석지감(今昔之感)을 느낀다.

그 당시 묵었던 고려호텔의 냉장고가 생각난다. 우연히 현관문에 걸려 냉장고의 양철로 만든 상표가 떨어졌다. 접착제가 떨어져 나간 자리에는 일본 상품의 이름이 찍혀 있었다.

문득 '아리랑'과 '평양'과 '진달래3' 아래 지워졌을 상표가 짐작된다. 위장된 상표를 썼든 어쨌든 북한도 스마트폰을 갖기를 원하는 것은 세상의 어쩔 수 없는 흐름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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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도 스마트폰 만들어요?
    • 입력 2017-06-29 14:43:48
    취재K
은둔과 폐쇄의 나라 '북한'이 스마트폰을 만든다고?

얼핏 의아한 질문이기도 하지만 북한도 엄연히 스마트폰을 '생산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긴 북한은 연신 핵무기를 개발했다고 주장하고 미사일을 쏘아대고 있으니 스마트폰쯤이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스마트폰을 쓰게 되면 정보 통제가 어려워지고 북한의 체제유지에 위험요소가 될뿐더러, 그동안 중공업에 주로 매달려온 북한이 갑작스럽게 기술의 총아인 스마트폰을 생산한다는 것이 기술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

어쨌든 미사일과 스마트폰 기술의 영역이 다르기는 하지만 최근 북한은 신형 스마트폰 '진달래3'을 생산했다며 이를 중국에서 공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29일 텅쉰(騰迅·텐센트)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북한 만경대 정보과학기술은 최근 아이폰과 외형이 비슷한 '진달래3'이라는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북한이 자체 제작했다고 주장하는 진달래 3 흑백 모델
만경대 정보과학기술 측은 "진달래3의 연구 개발 과정에 문제가 없었고 디자인과 운영 시스템 등 모든 작업이 북한에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 스마트폰은 검은색과 흰색 두 가지가 있으며 계산기와 음악 재생기, 카메라 등 여러 가지 응용 프로그램이 탑재됐다. 북한은 오로지 북한에서 개발과 제조한 순수 자체 개발 휴대전화기라고 선정하고 있지만 정확한 제품규격과 탑재한 OS 등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디자인은 갤럭시와 아이폰을 섞은 듯한 모양새다. 판매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다.

북한 신형 스마트폰 '진달래3' 출시…"아이폰과 외형 비슷"

그러나 중국 매체들은 진달래 3가 북한이 아닌 다른 국가에서 개발됐을 가능성이 크며 중국산 스마트폰을 베꼈을 것으로 추정했다.

현재 북한의 기술로는 하드웨어를 전부 개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왜냐하면, 북한은 이미 진달래 이전 모델인 '평양 터치'도 중국의 '지오니'라는 회사에 스마트폰 외주를 주고 구매해 약간의 조립과정만 거치고 생산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북한이 생산했다는 ‘평양 터치’(왼쪽)와 외주 제작 추정 모델 중국산 ‘지오니’
북한은 그동안 스마트폰을 자체적으로 만들어왔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첫 번째 스마트폰은 '아리랑'이다. 다소 조악한 모습이지만 모기를 쫓는 어플리케이션도 탑재 됐다.

북한 최초의 스마트폰 ‘아리랑’
북한은 아리랑 이후 후속 제품으로 평양 터치를 내놓았다. '평양'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와 비슷하게 생겼으나 성능은 초보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리랑에 이은 스마트폰 ‘평양’
그런데 평양 터치는 아리랑보다 메모리와 카메라 화소 수 등에서 오히려 떨어지는 제품이었다.

이 때문에 스마트폰의 가격이 너무 비싸서 주민들이 구매할 수 없는 상황에 부닥치자 저가품으로 중국에 발주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다.

북한이 신형 스마트폰 ‘진달래3’을 출시했다고 알린 인터넷 매체 ‘메아리’ 화면
최근 북한은 인터넷 매체 '메아리'를 통해서도 스마트폰을 자체 제작했다고 지난 6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진달래 손전화기가 날로 높아지는 사용자들의 기호에 맞게 앞으로 더욱 훌륭히 갱신되어 출현하게 될 것"이라고 선전했다.

그러나 기능 면에서 말이 스마트폰이지 인터넷은 물론 앱의 다운이 안 되고 그것도 북한 당국이 허용하는 것만 가능하다고 한다. 주로 사상 교육이나 학습을 위한 것이라고 하니 내용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스마트폰을 자체 생산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생산설비를 볼 때 간단한 조립을 하는 수준으로 여겨진다. 여기에 저가 스마트폰 부품을 사용하고 자체 소프트웨어를 입히는 기술을 사용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기자는 2000년 6·15 공동선언을 기념해 2001년 북한의 IT산업에 대한 특집 제작을 위해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 당시 평양공항에서 북한이 가장 먼저 한 일은 기자의 휴대전화를 압류한 것이었다

북한은 그들의 감시를 피해 전화통화를 하는 것을 가장 꺼렸다. 그랬던 북한이 이제 스마트폰을 자체적으로 만들었다고 선전하는 것을 보면 금석지감(今昔之感)을 느낀다.

그 당시 묵었던 고려호텔의 냉장고가 생각난다. 우연히 현관문에 걸려 냉장고의 양철로 만든 상표가 떨어졌다. 접착제가 떨어져 나간 자리에는 일본 상품의 이름이 찍혀 있었다.

문득 '아리랑'과 '평양'과 '진달래3' 아래 지워졌을 상표가 짐작된다. 위장된 상표를 썼든 어쨌든 북한도 스마트폰을 갖기를 원하는 것은 세상의 어쩔 수 없는 흐름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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