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올림픽 강릉 빙상 경기장을 ‘냉동 창고’로(?)

입력 2017.06.30 (13:58) 수정 2017.06.30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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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올림픽 강릉 빙상 경기장을 ‘냉동 창고’로(?)

평창 올림픽 강릉 빙상 경기장을 ‘냉동 창고’로(?)

강릉 빙상경기장강릉 빙상경기장

강릉 빙상경기장을 '냉동 창고'로?

올 초 평창 올림픽 기간 스피드스케이팅 대회가 열릴 강릉 빙상 경기장을 냉동창고로 활용하는 게 어떠냐는 제안이 나왔다. 물론 해프닝으로 마무리됐지만, 올림픽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아직 사후 활용계획이 없다는 현실 때문에 '냉동창고'라는 말이 농담처럼 들리지 않는다.

한국 언론진흥 재단이 주관한 평창올림픽 해외교육과정을 통해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경기장과 시설을 둘러보면서 캐나다가 올림픽 시설 사후 활용과 유산(Legacy) 관리에 얼마나 철저한지 살펴보았다.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 지역 종합 스포츠센터로 설계리치먼드 올림픽 오벌, 지역 종합 스포츠센터로 설계

경기장 설계 단계부터 사후활용 고려

대표적인 사례로 밴쿠버 인근에 있는 리치먼드시의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Richmond Olympic Oval)이다.
올림픽 당시 스피드스케이팅 경기가 열린 리치먼드 오벌은 경기장 설계단계부터 '올림픽 이후'에 초점이 맞춰졌다.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은 애초부터 지역 종합 스포츠 센터로 설계됐다.

올림픽 이후 롱트랙을 걷어내 아이스하키와 피겨 링크, 배구와 농구, 탁구장과 인공 암벽 등 누구나 다양한 종목을 즐길 수 있는 3층짜리 스포츠 센터로 변신한 것이다. 이런 이유로 리치먼드 오벌은 올림픽 경기에 필요한 공간보다 33% 더 크게 건설됐다. 사후 활용을 고려해 추가 공간을 둔 것이다.

리치먼드 오벌 시설을 설명하는 리치먼드시의 테드 타운센드 디렉터 리치먼드 오벌 시설을 설명하는 리치먼드시의 테드 타운센드 디렉터

지역 종합 스포츠 센터로 변신

엘리트 선수 훈련장과 청소년들이 방과 후 스포츠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는 리치먼드 오벌은 연간 방문 회원이 90만 명에 달한다. 놀라운 것은 대부분의 올림픽 시설과 경기장이 적자에 허덕이는 데, 이곳은 배구 그랑프리 등 국제대회도 유치하는 등 각종 이벤트와 회원권 판매, 각종 스폰서십을 통해 연간 캐나다 달러로 200~300만 달러의 흑자를 내고 있다.

리치먼드 오벌의 타운센드 디렉터는 "과거 올림픽 개최지에서 경기장을 짓고 실패한 사례가 너무 많아 저희는 경제적으로도 성공하고 지역에 기여하는 것으로 목표로 했다. 올림픽 경기도 물론 중요하지만, 우리에겐 사후 활용이 더 중요했다."

리치먼드 오발 내부리치먼드 오발 내부

리치먼드 오벌 내부리치먼드 오벌 내부

엘리트 선수부터 청소년 들이 모두 이용하는 종합 스포츠 센터엘리트 선수부터 청소년 들이 모두 이용하는 종합 스포츠 센터

사후활용 계획 수립 서둘러야

평창 올림픽 개막이 이제 22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경기장을 짓기 전 '사후 활용'에 대한 고민 없이 올림픽 경기 개최에서 집중하면 결국 '빚잔치'를 하게 되고 경기장은 '처지 곤란'한 시설이 된다. 평창올림픽에서 캐나다 리치먼드 오벌처럼 스피드스케이팅 경기가 열리는 강릉 빙상 경기장은 정선 알파인 센터와 함께 아직 뚜렷한 사후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운영 주체나 방식이 결정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강릉 경기장을 짓기 위해 투입된 비용만 무려 1천264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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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창 올림픽 강릉 빙상 경기장을 ‘냉동 창고’로(?)
    • 입력 2017-06-30 13:5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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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K
강릉 빙상경기장
강릉 빙상경기장을 '냉동 창고'로?

올 초 평창 올림픽 기간 스피드스케이팅 대회가 열릴 강릉 빙상 경기장을 냉동창고로 활용하는 게 어떠냐는 제안이 나왔다. 물론 해프닝으로 마무리됐지만, 올림픽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아직 사후 활용계획이 없다는 현실 때문에 '냉동창고'라는 말이 농담처럼 들리지 않는다.

한국 언론진흥 재단이 주관한 평창올림픽 해외교육과정을 통해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경기장과 시설을 둘러보면서 캐나다가 올림픽 시설 사후 활용과 유산(Legacy) 관리에 얼마나 철저한지 살펴보았다.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 지역 종합 스포츠센터로 설계
경기장 설계 단계부터 사후활용 고려

대표적인 사례로 밴쿠버 인근에 있는 리치먼드시의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Richmond Olympic Oval)이다.
올림픽 당시 스피드스케이팅 경기가 열린 리치먼드 오벌은 경기장 설계단계부터 '올림픽 이후'에 초점이 맞춰졌다.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은 애초부터 지역 종합 스포츠 센터로 설계됐다.

올림픽 이후 롱트랙을 걷어내 아이스하키와 피겨 링크, 배구와 농구, 탁구장과 인공 암벽 등 누구나 다양한 종목을 즐길 수 있는 3층짜리 스포츠 센터로 변신한 것이다. 이런 이유로 리치먼드 오벌은 올림픽 경기에 필요한 공간보다 33% 더 크게 건설됐다. 사후 활용을 고려해 추가 공간을 둔 것이다.

리치먼드 오벌 시설을 설명하는 리치먼드시의 테드 타운센드 디렉터
지역 종합 스포츠 센터로 변신

엘리트 선수 훈련장과 청소년들이 방과 후 스포츠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는 리치먼드 오벌은 연간 방문 회원이 90만 명에 달한다. 놀라운 것은 대부분의 올림픽 시설과 경기장이 적자에 허덕이는 데, 이곳은 배구 그랑프리 등 국제대회도 유치하는 등 각종 이벤트와 회원권 판매, 각종 스폰서십을 통해 연간 캐나다 달러로 200~300만 달러의 흑자를 내고 있다.

리치먼드 오벌의 타운센드 디렉터는 "과거 올림픽 개최지에서 경기장을 짓고 실패한 사례가 너무 많아 저희는 경제적으로도 성공하고 지역에 기여하는 것으로 목표로 했다. 올림픽 경기도 물론 중요하지만, 우리에겐 사후 활용이 더 중요했다."

리치먼드 오발 내부
리치먼드 오벌 내부
엘리트 선수부터 청소년 들이 모두 이용하는 종합 스포츠 센터
사후활용 계획 수립 서둘러야

평창 올림픽 개막이 이제 22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경기장을 짓기 전 '사후 활용'에 대한 고민 없이 올림픽 경기 개최에서 집중하면 결국 '빚잔치'를 하게 되고 경기장은 '처지 곤란'한 시설이 된다. 평창올림픽에서 캐나다 리치먼드 오벌처럼 스피드스케이팅 경기가 열리는 강릉 빙상 경기장은 정선 알파인 센터와 함께 아직 뚜렷한 사후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운영 주체나 방식이 결정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강릉 경기장을 짓기 위해 투입된 비용만 무려 1천264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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