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단맛’? 자전거로 제주 한 바퀴!

입력 2017.07.01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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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안을 따라 길게 늘어선 도로를 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2015년 11월 개통된 제주환상자전거길은 해안을 따라 제주도를 반시계방향으로 도는 자전거 길이다.

용두암 인증센터 - 다락 쉼터 인증센터 - 해거름마을공원 인증센터 - 송악산 인증센터 - 법환포구 인증센터 - 쇠소깍 인증센터 - 표선해변비치 인증센터 - 성산 일출봉 인증센터 - 김녕성세기해변 인증센터 - 함덕서우봉해변 인증센터까지 총 10개의 코스로 이루어져 있고 그 길이는 234㎞다.

제주도 전 구간을 한 바퀴 도는 이 길은 2016년 9월 행정자치부가 선정한 '아름다운 자전거길 100선'에 4곳이 포함되기도 했다.


우리나라 국토종주 자전거길은 제주환상자전거길을 포함해 한강종주자전거길, 영산강 자전거길, 동해안 자전거길, 북한강 자전거길 등 총 12개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제주환상자전거길은 해안도로를 따라 펼쳐진 아름다운 자연 풍광 때문에 최근 방문객이 늘어나고 있다.

자전거로 느끼는 삶의 행복

3박 4일의 일정으로 제주 환상자전거길 투어에 나선 중년 여성들이 있다. 바로 종로 여성 자전거 연합회 회원들이다. 중년 여성들은 이번 자전거 여행에서 다른 건 바라지 않고 그저 안전하고 즐겁게 제주도를 완주하는 것이 목표다. 설렘 가득한 마음을 안고 제주도 투어를 시작하지만, 첫날부터 바퀴에 펑크가 나고 길을 헤매는 등 각종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그래도 이들은 "자전거만 타면 모든 것을 잊고 행복하다"고 말한다.


평균 나이 70대로 구성된 종로 여성 자전거 연합회의 중심에는 최고령자인 91세 서광연 할머니도 있다. 서광연 할머니는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페달을 밟는다. "내가 늙었다고 가만히 있지 말고 하던 일을 그냥 계속하면 돼. 꾸준하게."

달릴수록 힘이 난다! 모녀의 질주본능

결혼한 딸이 엄마와 함께 제주도 자전거 라이딩을 시작했다. 엄마의 생일을 맞아 딸이 여행 겸 엄마에게 제주도 자전거 라이딩을 선물한 셈이다. 여행으로 시작했던 두 모녀의 라이딩은 제주환상자전거길의 10개 인증센터를 거치면서 잃어버린 질주본능을 일깨웠다.

엄마 이잠분(64) 씨는 "라이딩을 하면 할수록 체력적으로 지치지만, 인증 도장을 하나씩 채워갈 때마다 성취감을 느낀다"고 말한다. 인증 도장을 찍으면 오히려 힘이 나서 더 열심히 달리던 엄마는 결국 제주환상자전거길의 마지막 코스인 용두암 인증센터까지 234㎞ 완주를 성공했다. "종주했다는 것만 해도 너무 행복한 거예요. 별 탈 없이 하루 지나고 나면 내일은 탈 수 있을까 했는데 이렇게 3일째 타고 오늘 4일째네요."

인생의 '단맛' 느끼고 싶다면? 오름 투어!

제주도의 오름은 자전거 라이더들도 많이 찾는 장소다. 오름은 오르막길이 계속되는 업힐 코스로 훈련된 라이더들도 힘들게 오르는 난코스다.


제주 자전거 동호회 회원들은 거친 숨을 쉬며 힘들게 아부 오름과 용눈이 오름을 오른다. 회원들은 일반 자전거길이 아닌 오름을 투어하고 있다. 오름을 투어하다 보면 모르는 길을 찾게 되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힘들면 힘들수록 오름의 정상에서 느끼는 성취감은 배가 된다.


임서혁(62) 씨는 "(오름 올라가면서) 내가 왜 여기를 올라가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막상 올라와서 딱 트인 경치를 보게 되면 아주 좋다"며 오름 투어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한다. 오르막의 고비를 넘기면 내리막이라는 달콤함이 있기 때문에 오늘도 견딜 수 있다.

자신만의 인생 페달 밟는 사람들

은퇴를 앞두고 제주도 자전거길 완주를 함께하며 우정을 다지는 고교동창생, 자전거 길을 달리며 스트레스로 인해 낮아진 자존감과 행복의 회복을 다짐하는 남매, 환자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주기 위해 자전거 여행을 온 간호사들까지. 제주환상자전거길을 달리는 사람들은 여유를 즐기면서 자신을 되돌아보기도 하고 인생의 새로운 시작에 앞서 용기를 얻기도 한다.


윤송이(28) 씨는 "(간호사라서) 항상 아프신 분들을 마주하는데 그분들에게 더 활력을 불어넣어 드릴 수 있도록 에너지를 얻기 위해 제주도 자전거 여행을 왔다"며 페달을 밟는다. 함께 달리는 사람들 덕분에 힘이 난다는 사람도 있다. 강동진(52) 씨는 "힘들 때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끌어주고 밀면서 가는 거거든요. 자전거도 같이 탈 때는 그러한 매력이 있죠"

234㎞의 제주환상자전거 길 위에서 자신만의 인생 이야기를 펼치는 사람들의 72시간을 KBS 1TV '다큐멘터리 3일'(일요일 밤 10시 40분)이 담았다.

[프로덕션2] 최정윤 kbs.choij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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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7-01 08: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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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안을 따라 길게 늘어선 도로를 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2015년 11월 개통된 제주환상자전거길은 해안을 따라 제주도를 반시계방향으로 도는 자전거 길이다.

용두암 인증센터 - 다락 쉼터 인증센터 - 해거름마을공원 인증센터 - 송악산 인증센터 - 법환포구 인증센터 - 쇠소깍 인증센터 - 표선해변비치 인증센터 - 성산 일출봉 인증센터 - 김녕성세기해변 인증센터 - 함덕서우봉해변 인증센터까지 총 10개의 코스로 이루어져 있고 그 길이는 234㎞다.

제주도 전 구간을 한 바퀴 도는 이 길은 2016년 9월 행정자치부가 선정한 '아름다운 자전거길 100선'에 4곳이 포함되기도 했다.


우리나라 국토종주 자전거길은 제주환상자전거길을 포함해 한강종주자전거길, 영산강 자전거길, 동해안 자전거길, 북한강 자전거길 등 총 12개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제주환상자전거길은 해안도로를 따라 펼쳐진 아름다운 자연 풍광 때문에 최근 방문객이 늘어나고 있다.

자전거로 느끼는 삶의 행복

3박 4일의 일정으로 제주 환상자전거길 투어에 나선 중년 여성들이 있다. 바로 종로 여성 자전거 연합회 회원들이다. 중년 여성들은 이번 자전거 여행에서 다른 건 바라지 않고 그저 안전하고 즐겁게 제주도를 완주하는 것이 목표다. 설렘 가득한 마음을 안고 제주도 투어를 시작하지만, 첫날부터 바퀴에 펑크가 나고 길을 헤매는 등 각종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그래도 이들은 "자전거만 타면 모든 것을 잊고 행복하다"고 말한다.


평균 나이 70대로 구성된 종로 여성 자전거 연합회의 중심에는 최고령자인 91세 서광연 할머니도 있다. 서광연 할머니는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페달을 밟는다. "내가 늙었다고 가만히 있지 말고 하던 일을 그냥 계속하면 돼. 꾸준하게."

달릴수록 힘이 난다! 모녀의 질주본능

결혼한 딸이 엄마와 함께 제주도 자전거 라이딩을 시작했다. 엄마의 생일을 맞아 딸이 여행 겸 엄마에게 제주도 자전거 라이딩을 선물한 셈이다. 여행으로 시작했던 두 모녀의 라이딩은 제주환상자전거길의 10개 인증센터를 거치면서 잃어버린 질주본능을 일깨웠다.

엄마 이잠분(64) 씨는 "라이딩을 하면 할수록 체력적으로 지치지만, 인증 도장을 하나씩 채워갈 때마다 성취감을 느낀다"고 말한다. 인증 도장을 찍으면 오히려 힘이 나서 더 열심히 달리던 엄마는 결국 제주환상자전거길의 마지막 코스인 용두암 인증센터까지 234㎞ 완주를 성공했다. "종주했다는 것만 해도 너무 행복한 거예요. 별 탈 없이 하루 지나고 나면 내일은 탈 수 있을까 했는데 이렇게 3일째 타고 오늘 4일째네요."

인생의 '단맛' 느끼고 싶다면? 오름 투어!

제주도의 오름은 자전거 라이더들도 많이 찾는 장소다. 오름은 오르막길이 계속되는 업힐 코스로 훈련된 라이더들도 힘들게 오르는 난코스다.


제주 자전거 동호회 회원들은 거친 숨을 쉬며 힘들게 아부 오름과 용눈이 오름을 오른다. 회원들은 일반 자전거길이 아닌 오름을 투어하고 있다. 오름을 투어하다 보면 모르는 길을 찾게 되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힘들면 힘들수록 오름의 정상에서 느끼는 성취감은 배가 된다.


임서혁(62) 씨는 "(오름 올라가면서) 내가 왜 여기를 올라가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막상 올라와서 딱 트인 경치를 보게 되면 아주 좋다"며 오름 투어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한다. 오르막의 고비를 넘기면 내리막이라는 달콤함이 있기 때문에 오늘도 견딜 수 있다.

자신만의 인생 페달 밟는 사람들

은퇴를 앞두고 제주도 자전거길 완주를 함께하며 우정을 다지는 고교동창생, 자전거 길을 달리며 스트레스로 인해 낮아진 자존감과 행복의 회복을 다짐하는 남매, 환자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주기 위해 자전거 여행을 온 간호사들까지. 제주환상자전거길을 달리는 사람들은 여유를 즐기면서 자신을 되돌아보기도 하고 인생의 새로운 시작에 앞서 용기를 얻기도 한다.


윤송이(28) 씨는 "(간호사라서) 항상 아프신 분들을 마주하는데 그분들에게 더 활력을 불어넣어 드릴 수 있도록 에너지를 얻기 위해 제주도 자전거 여행을 왔다"며 페달을 밟는다. 함께 달리는 사람들 덕분에 힘이 난다는 사람도 있다. 강동진(52) 씨는 "힘들 때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끌어주고 밀면서 가는 거거든요. 자전거도 같이 탈 때는 그러한 매력이 있죠"

234㎞의 제주환상자전거 길 위에서 자신만의 인생 이야기를 펼치는 사람들의 72시간을 KBS 1TV '다큐멘터리 3일'(일요일 밤 10시 40분)이 담았다.

[프로덕션2] 최정윤 kbs.choij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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