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우리는 통일 해병대”…남북한 청년 해병대

입력 2017.07.01 (08:20) 수정 2017.07.01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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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귀신 잡는 해병대, 이야기 많이 들어보셨죠?

그런데 이 해병대 여름 훈련에 남과 북 청년들이 뛰어들었다죠?

네. 남북한 출신 대학생들이 해병대 특유의 강도 높은 훈련과 전우애를 체험하고 왔다고 합니다.

함께 몸을 부대끼며 땀 흘리는 속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통일의 꿈을 키우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고 하더군요?

그렇습니다. 남북한 청년들의 통일 해병대 캠프 현장으로 홍은지 리포터와 함께 떠나보실까요?

<리포트>

강 하나, 산 하나만 넘으면 북한 땅인 경기도 김포.

해병대 2사단에서 신병 훈련이 한창입니다.

기초 훈련과 군가에 이어 150KG에 달하는 고무보트를 어깨에 메고 나르는 학생들.

키도 체력도 제각각인 아홉 명이 한 몸이 되어 움직이려니 힘든 기색이 역력한데요.

남북한 출신 대학생들이 함께 조를 이뤄 훈련을 받고 있는 현장입니다.

남북한 출신 대학생들로 구성된 통일 해병대!

극한 상황 체험과 민주시민 교육을 통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어려운 상황을 함께 극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마련된 것인데요.

우리도 함께 해 볼까요?

30도에 육박하는 더위 속에 힘들게 메고 온 보트!

이제 바다로 나갈 시간입니다.

보트에 오르니 기분은 진짜 해병대가 된 듯하지만 생각보다 거센 물살에 보트는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는데요.

<인터뷰> 전민성(서원대 학생) : "목표 지점까지 도착해야 하는 각오로 임하고 있습니다.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하나 둘 셋 하나 둘 셋!"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구령소리에 따라 호흡을 맞춰 열심히 노를 저은 덕분에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한 학생들.

협동의 가치를 온몸으로 배웁니다.

<인터뷰> 박영선(인하공전 학생/탈북민) : "힘들면서도 재밌긴 합니다. 군대를 안 가서 이런 경험을 할 일이 없는데 이걸 통해서 캠프를 통해서 이렇게 경험도 하고 되게 좋은 것 같습니다."

<인터뷰> 손건영(청주대 학생) : "같은 조 안에 북한 친구들이 7명 정도 있어가지고 좀 많이 어색했는데 IBS(소형고무보트) 훈련 같이 하고 같이 물살 파도 속에서 노를 계속 저으면서 좀 많이 친해졌던 것 같고..."

시원한 바닷바람과 함께 맛본 작은 성취감도 잠시!

오후에는 혹독한 지상훈련이 이들을 기다립니다.

암벽과 암벽, 계곡과 계곡 사이를 외줄을 타고 건너기 위해 필요한 도하 훈련.

숙련된 조교의 시범을 바라보는 학생들, 얼굴엔 어느새 웃음기가 사라지고 걱정이 가득한데요.

드디어 학생들의 차례! 과연 잘 할 수 있을까요?

<녹취> "정신 통일, 정신 통일..."

허공에서 의지할 수 있는 건오직 밧줄 하나, 그리고 자신 뿐!

지켜보는 사람까지 입이 마르고, 포기 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기지만.

<녹취> "11번 교육생 거의 다 왔습니다. 조금만 더 힘냅시다."

교관들까지 힘을 보태주니 젖 먹던 힘까지 내봅니다.

<녹취> "하나, 둘, 셋!"

드디어 목적지까지 오는 데 성공! 기분이 어떨까요?

<인터뷰> 김국강(탈북민 대안학교 ‘드림학교’ 학생) : "올라 온 게 너무 좋고 너무 기쁩니다. 파이팅! 너희도 할 수 있어!"

뒤에 오는 친구들을 향해 응원도 잊지 않는데요.

줄 위에서 자신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는 순간,

<녹취> "파이팅!"

친구들의 응원만큼 힘이 되는 건 없습니다.

<인터뷰> 권은별(명지전문대 학생) : "너무 힘들어요. 보는 것과 달리. (어떤 게 제일 힘들었어요?) 팔이 부들부들 떨려요 지금. 힘이 하나도 없어요. (고생했어요)."

한 명 두 명...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학생들을 지켜보는 교관들의 마음도 뿌듯해집니다.

<인터뷰> 신우철(하사/ 해병대 2사단) : "쉬운 교장은 아닌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하는 게 저로서, 교관으로서 봤을 때 본받을 점이 있구나,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서로 응원하고 의지하며 고된 훈련을 마친 학생들.

어느새 서먹함은 사라져 갑니다.

서로 한 뼘 가까워진 학생들.

<녹취> "한국에 정착하고 있는 탈북자분들이 가장 많이 나온 지역, 도를 적으시면 됩니다."

훈련 뒤 레크리에이션 시간에는 서로를 알아가는 통일 골든벨 퀴즈를 풀고.

<녹취> "정답은 함경북도입니다."

이번 캠프 기간 동안 생일을 맞은 두 학생은 남한 출신, 북한 출신을 대표해 서로에게 노래를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인터뷰> 박한규(한국해양대 학생) : "북한에서 온 사람들에 관해서 편견이 없었다고 할 수 없었습니다. 가장 뜻 깊은 생일을 보냈다고 생각합니다."

통일이 되면 남과 북의 청년들이 한 부대에서 이렇게 전우애를 키워가겠죠?

함께 땀 흘리고, 공포를 극복해 낸 이번 ‘해병대 체험’!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소중한 경험이 됐길 기대해 봅니다.

2박 3일 동안 진행된 캠프의 마지막 밤은 캠프 파이어로 장식됐습니다.

촛불을 켠 학생들.

고된 훈련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칩니다.

<인터뷰> 최태준(가천대 학생/탈북민) : "중간에 포기하면 나중에도 계속 포기할까봐 제 자신하고 싸워서 끝까지 완주했는데, 이번 캠프를 통해서 제 자신에 대해서 포기를 하지 말아야 된다는 것을 배웠고 또 남과 북 학생들이 서로 생각이 같고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훈련 과정에서 느낀 소중한 우정도 되새겨 보는데요.

<인터뷰> 장소정(중앙대 학생) : "출신지에 따라서 뭐가 결정되는 게 아니라 같이 훈련을 하고 같이 힘들고 같이 이겨냈던 의미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인터뷰> 강윤서(서울예대 학생/탈북민) : "많은 분들 친하게 되어서 너무 좋고 다음에도 또 기회가 생기면 또다시 만나 뵀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통일 한국의 해병대를 먼저 경험한 학생들!

<녹취> "우리가 훈련받는 이 시간만큼은 하나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하나가 될 우리를 기대하겠습니다."

짧지만 의미 있었던 시간을 가슴에 품고 통일과 평화의 꿈을 키워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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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로 미래로] “우리는 통일 해병대”…남북한 청년 해병대
    • 입력 2017-07-01 08:22:10
    • 수정2017-07-01 08:46:19
    남북의 창
<앵커 멘트>

귀신 잡는 해병대, 이야기 많이 들어보셨죠?

그런데 이 해병대 여름 훈련에 남과 북 청년들이 뛰어들었다죠?

네. 남북한 출신 대학생들이 해병대 특유의 강도 높은 훈련과 전우애를 체험하고 왔다고 합니다.

함께 몸을 부대끼며 땀 흘리는 속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통일의 꿈을 키우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고 하더군요?

그렇습니다. 남북한 청년들의 통일 해병대 캠프 현장으로 홍은지 리포터와 함께 떠나보실까요?

<리포트>

강 하나, 산 하나만 넘으면 북한 땅인 경기도 김포.

해병대 2사단에서 신병 훈련이 한창입니다.

기초 훈련과 군가에 이어 150KG에 달하는 고무보트를 어깨에 메고 나르는 학생들.

키도 체력도 제각각인 아홉 명이 한 몸이 되어 움직이려니 힘든 기색이 역력한데요.

남북한 출신 대학생들이 함께 조를 이뤄 훈련을 받고 있는 현장입니다.

남북한 출신 대학생들로 구성된 통일 해병대!

극한 상황 체험과 민주시민 교육을 통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어려운 상황을 함께 극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마련된 것인데요.

우리도 함께 해 볼까요?

30도에 육박하는 더위 속에 힘들게 메고 온 보트!

이제 바다로 나갈 시간입니다.

보트에 오르니 기분은 진짜 해병대가 된 듯하지만 생각보다 거센 물살에 보트는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는데요.

<인터뷰> 전민성(서원대 학생) : "목표 지점까지 도착해야 하는 각오로 임하고 있습니다.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하나 둘 셋 하나 둘 셋!"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구령소리에 따라 호흡을 맞춰 열심히 노를 저은 덕분에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한 학생들.

협동의 가치를 온몸으로 배웁니다.

<인터뷰> 박영선(인하공전 학생/탈북민) : "힘들면서도 재밌긴 합니다. 군대를 안 가서 이런 경험을 할 일이 없는데 이걸 통해서 캠프를 통해서 이렇게 경험도 하고 되게 좋은 것 같습니다."

<인터뷰> 손건영(청주대 학생) : "같은 조 안에 북한 친구들이 7명 정도 있어가지고 좀 많이 어색했는데 IBS(소형고무보트) 훈련 같이 하고 같이 물살 파도 속에서 노를 계속 저으면서 좀 많이 친해졌던 것 같고..."

시원한 바닷바람과 함께 맛본 작은 성취감도 잠시!

오후에는 혹독한 지상훈련이 이들을 기다립니다.

암벽과 암벽, 계곡과 계곡 사이를 외줄을 타고 건너기 위해 필요한 도하 훈련.

숙련된 조교의 시범을 바라보는 학생들, 얼굴엔 어느새 웃음기가 사라지고 걱정이 가득한데요.

드디어 학생들의 차례! 과연 잘 할 수 있을까요?

<녹취> "정신 통일, 정신 통일..."

허공에서 의지할 수 있는 건오직 밧줄 하나, 그리고 자신 뿐!

지켜보는 사람까지 입이 마르고, 포기 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기지만.

<녹취> "11번 교육생 거의 다 왔습니다. 조금만 더 힘냅시다."

교관들까지 힘을 보태주니 젖 먹던 힘까지 내봅니다.

<녹취> "하나, 둘, 셋!"

드디어 목적지까지 오는 데 성공! 기분이 어떨까요?

<인터뷰> 김국강(탈북민 대안학교 ‘드림학교’ 학생) : "올라 온 게 너무 좋고 너무 기쁩니다. 파이팅! 너희도 할 수 있어!"

뒤에 오는 친구들을 향해 응원도 잊지 않는데요.

줄 위에서 자신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는 순간,

<녹취> "파이팅!"

친구들의 응원만큼 힘이 되는 건 없습니다.

<인터뷰> 권은별(명지전문대 학생) : "너무 힘들어요. 보는 것과 달리. (어떤 게 제일 힘들었어요?) 팔이 부들부들 떨려요 지금. 힘이 하나도 없어요. (고생했어요)."

한 명 두 명...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학생들을 지켜보는 교관들의 마음도 뿌듯해집니다.

<인터뷰> 신우철(하사/ 해병대 2사단) : "쉬운 교장은 아닌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하는 게 저로서, 교관으로서 봤을 때 본받을 점이 있구나,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서로 응원하고 의지하며 고된 훈련을 마친 학생들.

어느새 서먹함은 사라져 갑니다.

서로 한 뼘 가까워진 학생들.

<녹취> "한국에 정착하고 있는 탈북자분들이 가장 많이 나온 지역, 도를 적으시면 됩니다."

훈련 뒤 레크리에이션 시간에는 서로를 알아가는 통일 골든벨 퀴즈를 풀고.

<녹취> "정답은 함경북도입니다."

이번 캠프 기간 동안 생일을 맞은 두 학생은 남한 출신, 북한 출신을 대표해 서로에게 노래를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인터뷰> 박한규(한국해양대 학생) : "북한에서 온 사람들에 관해서 편견이 없었다고 할 수 없었습니다. 가장 뜻 깊은 생일을 보냈다고 생각합니다."

통일이 되면 남과 북의 청년들이 한 부대에서 이렇게 전우애를 키워가겠죠?

함께 땀 흘리고, 공포를 극복해 낸 이번 ‘해병대 체험’!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소중한 경험이 됐길 기대해 봅니다.

2박 3일 동안 진행된 캠프의 마지막 밤은 캠프 파이어로 장식됐습니다.

촛불을 켠 학생들.

고된 훈련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칩니다.

<인터뷰> 최태준(가천대 학생/탈북민) : "중간에 포기하면 나중에도 계속 포기할까봐 제 자신하고 싸워서 끝까지 완주했는데, 이번 캠프를 통해서 제 자신에 대해서 포기를 하지 말아야 된다는 것을 배웠고 또 남과 북 학생들이 서로 생각이 같고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훈련 과정에서 느낀 소중한 우정도 되새겨 보는데요.

<인터뷰> 장소정(중앙대 학생) : "출신지에 따라서 뭐가 결정되는 게 아니라 같이 훈련을 하고 같이 힘들고 같이 이겨냈던 의미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인터뷰> 강윤서(서울예대 학생/탈북민) : "많은 분들 친하게 되어서 너무 좋고 다음에도 또 기회가 생기면 또다시 만나 뵀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통일 한국의 해병대를 먼저 경험한 학생들!

<녹취> "우리가 훈련받는 이 시간만큼은 하나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하나가 될 우리를 기대하겠습니다."

짧지만 의미 있었던 시간을 가슴에 품고 통일과 평화의 꿈을 키워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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