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야구 암표값 3배 넘는 이유 알고보니…

입력 2017.07.0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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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루 레드석 2장 10만 원, 1루 네이비 2장 9만 원, 테이블석 2장 25만 원.

현재 한 중고거래 사이트에 매물로 나와 있는 프로야구 암표 가격이다. 이번 주 토요일
(1일) 인기 구단들인 LG 대 기아가 격돌하는 잠실경기다.

토요일 정가가 1장에 1만 5천원인 1루 레드석은 5만 원을 부르고 있고, 4만 5천 원 짜리 테이블석은 1장에 12만 원, 2장을 사면 한자리 사석이 생긴다며 25만 원을 요구하고있다. 1루석 기준 최대 3.5배의 폭리를 취하는 셈이다.


팬심을 볼모로 한 음악 콘서트 표들의 암표 가격은 더 어마어마하다.

오는 1, 2일 열리는 Mnet 남자 연습생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101 시즌2' 피날레 콘서트 티켓은 티켓 거래 사이트에서 최대 150만 원까지 부르고 있다. 정상가인 7만 7천 원의 20배다.

물론 이 티켓들은 인터넷에서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1분 만에 매진됐다. 아무리 빠르게 클릭을 해도 일반 팬들이 표를 확보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암표상들은 일명 '매크로 프로그램'을 돌려서 표를 싹쓸이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여러 사람의 개인정보를 암시장에서 사들여 복수의 아이디를 개설한 다음 좌석 선택, 결제 정보 등 여러 단계를 자동으로 입력하도록 프로그래밍한 매크로를 이용해 단 한 번의 마우스 클릭만으로 예매 시작과 동시에 표를 여러 장 확보하는 수법을 쓴다.

팬들의 충성도를 악용한 사기도 있다. 조작된 자료를 이용해 돈을 받고 연락을 끊는 방법이다. 대포 통장이기 때문에 계좌 추적이 쉽지 않고, 큰돈이 아니므로 포기하는 피해자가 꽤 많다는 점을 노린다.

이처럼 음악 콘서트의 암표와 비교했을 때 프로야구 암표 가격은 상대적으로 별것 아니라는 착각을 불러올 수 있다.

그러나 프로야구는 대표적인 가족 스포츠다. 주말이면 아빠,엄마와 함께 야구장에 가기를 기다리는 어린이 팬들이 가장 많기도 하다.


그럼에도 매크로프로그램에 가로막혀 정상적으로 예매도 못 하고 온라인 암표상들이 버젓이 팔고 있는 고가의 표를 보고 분노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현행법은 현장에서 티켓을 직접 거래하다 적발되는 경우에만 암표상을 처벌할 수 있게 돼 있다. 걸려봤자 경범죄처벌법에 따라 벌금 20만 원만 물면 된다. 반면 온라인 암표 거래는 법적으로 제재할 규제가 아예 없다.

그동안 국회에서는 ‘온라인 암표 규제’를 골자로 한 법안이 꾸준히 발의됐다. 그러나 성과는 없다.

올 초에도 자유한국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의 몇몇 의원들이 매크로를 이용한 암표 판매에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등 유사한 법안들을 잇달아 발의했지만, 여전히 국회에서 발이 묶여 있다.

매크로 프로그램을 통해 사들인 표는 현금으로 환산되지 않도록 하거나, 미국처럼 매크로를 통해 예매한 티켓을 재판매할 경우 이를 통해 얻은 이익을 몰수하고 티켓을 구매하는 사람에까지 벌금을 물리는 더 강력한 법안의 빠른 시행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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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 야구 암표값 3배 넘는 이유 알고보니…
    • 입력 2017-07-01 11:00:56
    취재K
1루 레드석 2장 10만 원, 1루 네이비 2장 9만 원, 테이블석 2장 25만 원.

현재 한 중고거래 사이트에 매물로 나와 있는 프로야구 암표 가격이다. 이번 주 토요일
(1일) 인기 구단들인 LG 대 기아가 격돌하는 잠실경기다.

토요일 정가가 1장에 1만 5천원인 1루 레드석은 5만 원을 부르고 있고, 4만 5천 원 짜리 테이블석은 1장에 12만 원, 2장을 사면 한자리 사석이 생긴다며 25만 원을 요구하고있다. 1루석 기준 최대 3.5배의 폭리를 취하는 셈이다.


팬심을 볼모로 한 음악 콘서트 표들의 암표 가격은 더 어마어마하다.

오는 1, 2일 열리는 Mnet 남자 연습생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101 시즌2' 피날레 콘서트 티켓은 티켓 거래 사이트에서 최대 150만 원까지 부르고 있다. 정상가인 7만 7천 원의 20배다.

물론 이 티켓들은 인터넷에서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1분 만에 매진됐다. 아무리 빠르게 클릭을 해도 일반 팬들이 표를 확보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암표상들은 일명 '매크로 프로그램'을 돌려서 표를 싹쓸이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여러 사람의 개인정보를 암시장에서 사들여 복수의 아이디를 개설한 다음 좌석 선택, 결제 정보 등 여러 단계를 자동으로 입력하도록 프로그래밍한 매크로를 이용해 단 한 번의 마우스 클릭만으로 예매 시작과 동시에 표를 여러 장 확보하는 수법을 쓴다.

팬들의 충성도를 악용한 사기도 있다. 조작된 자료를 이용해 돈을 받고 연락을 끊는 방법이다. 대포 통장이기 때문에 계좌 추적이 쉽지 않고, 큰돈이 아니므로 포기하는 피해자가 꽤 많다는 점을 노린다.

이처럼 음악 콘서트의 암표와 비교했을 때 프로야구 암표 가격은 상대적으로 별것 아니라는 착각을 불러올 수 있다.

그러나 프로야구는 대표적인 가족 스포츠다. 주말이면 아빠,엄마와 함께 야구장에 가기를 기다리는 어린이 팬들이 가장 많기도 하다.


그럼에도 매크로프로그램에 가로막혀 정상적으로 예매도 못 하고 온라인 암표상들이 버젓이 팔고 있는 고가의 표를 보고 분노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현행법은 현장에서 티켓을 직접 거래하다 적발되는 경우에만 암표상을 처벌할 수 있게 돼 있다. 걸려봤자 경범죄처벌법에 따라 벌금 20만 원만 물면 된다. 반면 온라인 암표 거래는 법적으로 제재할 규제가 아예 없다.

그동안 국회에서는 ‘온라인 암표 규제’를 골자로 한 법안이 꾸준히 발의됐다. 그러나 성과는 없다.

올 초에도 자유한국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의 몇몇 의원들이 매크로를 이용한 암표 판매에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등 유사한 법안들을 잇달아 발의했지만, 여전히 국회에서 발이 묶여 있다.

매크로 프로그램을 통해 사들인 표는 현금으로 환산되지 않도록 하거나, 미국처럼 매크로를 통해 예매한 티켓을 재판매할 경우 이를 통해 얻은 이익을 몰수하고 티켓을 구매하는 사람에까지 벌금을 물리는 더 강력한 법안의 빠른 시행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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