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통일의 아버지’ 콜 전 독일 총리,영원히 잠들다

입력 2017.07.02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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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6일(이하 현지시각) 87세로 숨진 '독일 통일의 아버지'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의 헬무트 콜의 장례식이 1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의회에서 엄수됐다.

첫 유럽연합장(葬)으로 치러진 장례식에는 독일과 유럽은 물론 세계 각국의 정치 지도자들이 참석해 고인의 업적을 기리며 애도했다.

명예 유럽 시민인 헬무트 콜 전 총리의 첫 '유럽연합장' 아이디어를 낸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안토니오 타이아니 유럽의회 의장이 상주 격으로 조문객들을 맞았다.

이날 장례식에서는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총리,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등이 추도사를 낭독했다.

1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치러진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 장례식에 참석한 메르켈 독일 총리와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사진=EPA)1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치러진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 장례식에 참석한 메르켈 독일 총리와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사진=EPA)

콜 전 총리 집권 때 장관으로 발탁된 구 동독 출신인 메르켈 총리는 "콜 총리가 없었다면 나를 포함해 1990년 전까지 베를린 장벽의 뒤편에서 살았던 수백만 명의 삶은 완전히 다른 길을 걸었을 것"이라며 고인의 통일 업적을 기렸다.

메르켈 총리는 이어 콜 전 총리가 자신의 '정치적 멘토'였음을 상기하며 "콜 전 총리가 없었다면 나 자신의 삶도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라며 "나에게 준 기회에 대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유럽에서 21세기는 그의 손목시계에서 시작됐다"며 "콜 전 총리는 우리에게 우리 자신보다 더 큰 일을 하는 기회를 줬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는 그가 한 사람이 지배하지 않는 세계를 만들기를 원했기 때문에 그를 사랑했다"면서 "그 세계는 협력이 충돌보다 더 좋고, 다양한 집단이 독재자 개인보다 더 좋은 결정을 내리는 그런 세계였다"고 칭송했다.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헬무트 콜 전 총리의 장례식에서 유족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EPA)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헬무트 콜 전 총리의 장례식에서 유족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EPA)

고인과 친분이 깊었던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콜은 진정한 유럽인이자 친구였다."라며 "유럽은 그에게 힘입은 바 크다"라고 말했다. 나아가 독일의 애국자, 유럽의 애국자였다고도 했다. 그는 별세 소식이 전해진 직후에도 "나의 멘토이자 친구, 유럽의 진정한 정수였던 그가 몹시도 그리울 것 같다."라며 절통한 메시지를 남겼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우리 세대에게 콜 전 총리는 이미 유럽 역사의 한 부분이었다"며 "그런 삶의 경험이 없었다면 우리는 오늘 여기에 있지 않을 것이고, 우리가 지금 하는 대담하고, 용기 있고, 역사적인 행동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부 조문 사절로 헬무트 콜 전 총리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달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부 조문 사절로 헬무트 콜 전 총리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달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우리나라 조문 사절로 장례식에 참석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 등에게 문재인 대통령의 콜 전 총리에 대한 조의와 추모의 뜻을 전달한 뒤 조문록에 "독일 통일의 아버지이자 유럽통합의 설계자인 콜 전 총리가 한반도의 평화통일과 동북아의 화해를 위한 영원한 길잡이가 될 것"이라는 추모글을 남겼다.

성직자들이 뒤따르고 있는 가운데 독일 경찰과 군 관계자들이 성직자들이 헬무트 콜 전 총리의 관을 성당으로 옮기고 있다. (사진=AP) 성직자들이 뒤따르고 있는 가운데 독일 경찰과 군 관계자들이 성직자들이 헬무트 콜 전 총리의 관을 성당으로 옮기고 있다. (사진=AP)

유럽의회에서 영결식이 끝난 뒤, 관은 배에 실려 라인 강을 따라 슈파이어 지역으로 이동했다. 고인의 '고향 성당'으로도 불린 그곳 슈파이어 대성당에서 메르켈 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장례 미사가 열린 데 이어 사적인 추모 모임이 끝나고서 초대총리 콘라트 아데나워의 이름을 딴 공원묘지에 안장됐다.

콜은 1982년부터 독일 역사상 최장인 16년간 총리를 지내며 격동의 시기를 보냈고 큰 발자취를 남겼지만, 개인적으로는 가족 불화와 건강 악화로 큰 고통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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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일 통일의 아버지’ 콜 전 독일 총리,영원히 잠들다
    • 입력 2017-07-02 11:51:35
    취재K
지난달 16일(이하 현지시각) 87세로 숨진 '독일 통일의 아버지'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의 헬무트 콜의 장례식이 1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의회에서 엄수됐다.

첫 유럽연합장(葬)으로 치러진 장례식에는 독일과 유럽은 물론 세계 각국의 정치 지도자들이 참석해 고인의 업적을 기리며 애도했다.

명예 유럽 시민인 헬무트 콜 전 총리의 첫 '유럽연합장' 아이디어를 낸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안토니오 타이아니 유럽의회 의장이 상주 격으로 조문객들을 맞았다.

이날 장례식에서는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총리,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등이 추도사를 낭독했다.

1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치러진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 장례식에 참석한 메르켈 독일 총리와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사진=EPA)
콜 전 총리 집권 때 장관으로 발탁된 구 동독 출신인 메르켈 총리는 "콜 총리가 없었다면 나를 포함해 1990년 전까지 베를린 장벽의 뒤편에서 살았던 수백만 명의 삶은 완전히 다른 길을 걸었을 것"이라며 고인의 통일 업적을 기렸다.

메르켈 총리는 이어 콜 전 총리가 자신의 '정치적 멘토'였음을 상기하며 "콜 전 총리가 없었다면 나 자신의 삶도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라며 "나에게 준 기회에 대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유럽에서 21세기는 그의 손목시계에서 시작됐다"며 "콜 전 총리는 우리에게 우리 자신보다 더 큰 일을 하는 기회를 줬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는 그가 한 사람이 지배하지 않는 세계를 만들기를 원했기 때문에 그를 사랑했다"면서 "그 세계는 협력이 충돌보다 더 좋고, 다양한 집단이 독재자 개인보다 더 좋은 결정을 내리는 그런 세계였다"고 칭송했다.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헬무트 콜 전 총리의 장례식에서 유족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EPA)
고인과 친분이 깊었던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콜은 진정한 유럽인이자 친구였다."라며 "유럽은 그에게 힘입은 바 크다"라고 말했다. 나아가 독일의 애국자, 유럽의 애국자였다고도 했다. 그는 별세 소식이 전해진 직후에도 "나의 멘토이자 친구, 유럽의 진정한 정수였던 그가 몹시도 그리울 것 같다."라며 절통한 메시지를 남겼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우리 세대에게 콜 전 총리는 이미 유럽 역사의 한 부분이었다"며 "그런 삶의 경험이 없었다면 우리는 오늘 여기에 있지 않을 것이고, 우리가 지금 하는 대담하고, 용기 있고, 역사적인 행동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부 조문 사절로 헬무트 콜 전 총리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달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우리나라 조문 사절로 장례식에 참석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 등에게 문재인 대통령의 콜 전 총리에 대한 조의와 추모의 뜻을 전달한 뒤 조문록에 "독일 통일의 아버지이자 유럽통합의 설계자인 콜 전 총리가 한반도의 평화통일과 동북아의 화해를 위한 영원한 길잡이가 될 것"이라는 추모글을 남겼다.

성직자들이 뒤따르고 있는 가운데 독일 경찰과 군 관계자들이 성직자들이 헬무트 콜 전 총리의 관을 성당으로 옮기고 있다. (사진=AP)
유럽의회에서 영결식이 끝난 뒤, 관은 배에 실려 라인 강을 따라 슈파이어 지역으로 이동했다. 고인의 '고향 성당'으로도 불린 그곳 슈파이어 대성당에서 메르켈 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장례 미사가 열린 데 이어 사적인 추모 모임이 끝나고서 초대총리 콘라트 아데나워의 이름을 딴 공원묘지에 안장됐다.

콜은 1982년부터 독일 역사상 최장인 16년간 총리를 지내며 격동의 시기를 보냈고 큰 발자취를 남겼지만, 개인적으로는 가족 불화와 건강 악화로 큰 고통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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