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트럭은 달리고 싶다

입력 2017.07.02 (22:55) 수정 2017.07.03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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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정승(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장/2014년 3월) : "(합법적 차량 개조) 자동차 등록증만 첨부하면 그 업을 할 수 있도록 그렇게 길을 트겠습니다."

<녹취> 박○○(푸드트럭 폐업/26세) : "TV에도 나오고 영향을 받았죠. 자리가 장점이 없어요. 상권이고 그런 거 하나도 없어요."

푸드트럭이 줄지어 있는 서울 강남역 주변 거리입니다.

한때 노점상이 있던 곳이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지자체가 일부 시설이나 자리를 지원하고, 요리 비법도 전수하면서 푸드트럭의 명소로 키우려고 나선 건데요.

푸드트럭 합법화 이후 많은 젊은이들이 푸드트럭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푸드트럭은 과연 성공했는지, 문제가 있다면 활성화를 위한 과제는 무엇인지 알아봤습니다.

사회적 기업들이 입주한 서울 혁신파크 인근 도로변.

허가를 받은 푸드트럭 석 대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점심 시간을 앞두고 20대 청년이 푸드트럭이 영업 준비에 분주합니다.

특급호텔 중식당 등 조리 경력 5년의 이상우 씹니다.

<인터뷰> 이상우(중식 푸드트럭 운영/27세) : "군 전역 후 주방 생활 시작했는데 대기업 외식 사업부에 주로 있었고요. 유명한 호텔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어서 그 경력을 바탕으로 창업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나 푸드트럭 주변 일부 사회적 기업이 들어서긴 했지만 일반 시민들이 다니는 곳에서 400미터 가량 떨어져 있어 인적이 뜸합니다.

점심시간이 되자 몇몇 직장인들이 푸드트럭을 찾기 시작합니다.

파인애플 볶음밥부터 탕수육까지 즉석에서 중국 요리를 선보이는데 하루 매출은 15만 원 정도.

대부분 점심시간 반짝 손님입니다.

<인터뷰> 김선영(서울 은평구) : "(유동 인구가) 별로 없는 편이고요. 그래서 여기를 알게 되니까 푸드트럭도 있어서 좀 기분전환 하고 싶을 때 와서 먹게 되는 것 같아요."

푸드트럭과 주방 시설에 3천만 원을 들였는데, 아직까지 손에 쥐는 건 많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상우(푸드트럭 운영/27세) : "생각보다는 그렇게 장사가 잘 되지 않아서 안 될 때는 좀 마음고생하는 부분도 있더라고요."

요식업에 종사했던 이계수 씨도 지난 3월부터 스페인 음식 푸드트럭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임대료를 아끼면서 다양한 손님을 찾아갈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있었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인터뷰> 이계수(스페인 음식 푸드트럭 운영) : "사람이 다니는 길이 아니니까. 전혀 몰라요. 푸드트럭 특성을 못 살리고 한 자리에만 머물러 있어야 되는 게 좀 아쉽죠."

이렇게 지자체가 정한 푸드트럭 영업 허가지는 공원이나 체육 시설 등 공유지인데 대부분 인적이 드물어 매출이 부진한 형편입니다.

<인터뷰> 박자현(카페 푸드트럭 운영) : "비 오거나 3월 같은 경우 하루에 매출이 5만 원에서 8만 원 정도? 비가 오면 한 4~5만 원 정도 적었던 것 같아요."

푸드트럭은 지난 2014년 박근혜 정부가 규제 개혁의 상징이자 청년 창업 방안으로 합법화했습니다.

자동차관리법과 식품위생법 등을 개정해 차량에서 음식을 조리해 판매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허가를 받고 합법적으로 영업 중인 푸드트럭은 448대.

정부가 당초 기대했던 2천 대에 크게 못 미칩니다.

허가지역에선 장사가 안되다보니 불법 영업을 하는 푸드트럭도 많습니다.

서울의 한 행사장 주변에 푸드트럭이 모였습니다.

그런데 이 곳은 영업 허가가 나지 않은 지역.

푸드트럭 운영자들은 푸드트럭의 이동성을 살리려면 결국 불법 영업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행사장 주변을 다니는 이 모 씨는 수십 만원의 벌금을 부과받아 손해를 볼 때가 많지만 당장 허가를 받아 영업할 생각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푸드트럭 불법 영업) : "몇 대는 정식 허가 받은 차예요. 근데 어디 가서 장사 할 곳이 없으니까 같이 노방(길가 불법 영업) 뛰는 거예요. 나라에서 제공해주는 영업지가 100군데라면 푸드트럭 불법 영업 차들은 1000대예요. 다 생존할 수 있냐, 그것도 아니에요. 중간에 포기하고 그러면 그 사람들은 빚더미에 앉는 거고."

26살 박 모 씨는 푸드트럭에서 닭꼬치를 하루 160개까지 팔았을 정도로 장사가 잘 될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상권 다툼으로 매번 쫓겨다니는 신세였습니다.

관할구청에 도움을 요청해도 노점상 연합회와 합의해보라는 말 뿐이었습니다.

<인터뷰> 박○○(푸드트럭 폐업/26세) : "그나마 자리 잡았던 데가 저 마트 앞이었어요. 그 뒤에 닭갈비 집이 있어요. 그럼 닭이랑 종류가 겹친다 그러다 보니까 그 사람들이 민원을 넣어요. 포장마차 사람들도 와서 얘기하다 보면 손님 있다가도 판매 중에 (분위기가) 좀 이상해지다 보면 그날 장사 접는 거예요."

박 씨는 결국 푸드트럭 운영을 6개월 만에 접었습니다.

차량이 처분되는 대로 건설 일용직으로 일할 생각입니다.

이렇게 푸드트럭 폐업은 느는 추세입니다.

한 중고 푸드트럭 판매 전문점.

처분한 차량들 대부분 상태가 좋습니다.

<인터뷰> 김정태(중고차 업체 대표) : "이건 대구에서 가져온 건데 보름 됐겠다. (시설을) 잘 하고 싶어 하는데 이렇게 하는 게 매출하고는 크게 상관 없더라고요."

내부 시설도 잘 갖춰져 있습니다.

<인터뷰> 김정태(중고차 업체 대표) : "안에 잘 돼 있죠. 음악하고 TV하고 발전기하고."

처분되는 중고차는 계속 들어오지만 사가는 사람은 10분의 1수준으로 줄었습니다.

<인터뷰> 김정태(중고차 업체 대표) : "한 2년 전만 해도 많이 연락왔죠. 차 매매도 한달에 20~30대씩 계속 거래가 됐고. 그 뒤로부터는 점차 줄어서 지금은 거래가 많이 없다고... 많이 줄었죠."

푸드트럭 합법화 3년 째, 푸드트럭은 성공하기 힘든 모델일까?

세계문화유산인 수원 화성 팔달문 옆에 위치한 경기도 수원시의 지동시장 입구입니다.

시장이 문을 닫을 무렵, 청년들의 푸드트럭은 영업을 준비합니다.

34살 한재민 씨는 올해 초 스테이크 푸드트럭을 시작해 지금은 월 2천만 원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한재민(전통시장 푸드트럭 운영) : "유동인구가 많아요. 그래서 종목만 좀 맞는 걸로 들고 오시면 잘 될 수 있죠. (주말에 사람 많을 때 하루 몇 개 정도 파세요?) 하루에 제가 여기서 최고 많이 판게 한 230인분 정도... 5시간 만에. 그리고 (하루)매출로 따지면 170에서 180(만 원). 최고 매출이었을 때요."

올해부터 시작된 이 시장의 푸드트럭은 모두 18대.

5곳은 영업을 중단했지만 나머지는 매출이 괜찮다며 영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자리를 잡은 것은 지자체와 지역사회의 도움 덕분입니다.

푸드트럭은 시장 상인회비로 월 20만원씩을 내고 시장 상인들이 문을 닫는 저녁 시간대에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극렬(수원 지동시장 상인회장) : "옛날에는 돌을 팔아도 팔린다는 장소예요. 누구나 하고 싶어 하지만 노점상 문제도 있어서 수원시에서 젊은 상인 육성 프로그램으로 상인회하고 협의해서. 우리 상인들을 좀 육성해서, 이 사람들이 결국 미래에 우리 시장을 짊어질 상인이라고 보는 거죠."

서울의 관광 명소가 된 밤도깨비 야시장입니다.

여의도 한강공원에는 주말마다 푸드트럭 45대가 모여 사람들의 발길을 모읍니다.

<인터뷰> 선지현(서울 강서구) : "여러 가게들이 있으니까 사람들 볼 만한 구경거리도 되고 하나의 추억도 될 수도 있고 그래서 즐거운 것 같아요."

스테이크 푸드트럭을 운영중인 이 청년들은 하루 평균 매출이 300만원에서 400만원을 오갑니다.

대학 축제에 입점했다가 손해를 본 적도 많았고, 메뉴도 두 차례 바꾸면서 2년 동안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인터뷰> 이강철(스테이크 푸드트럭 운영/25세) : "주말에 길거리 영업 뛰는 경우도 있었고, 불법영업이죠. 그러거나 아파트 알뜰장에서 겨우 일정을 맞춰서 들어갔는데... 야시장에 들어오면서 좋아진 점은 많은 분들이 오시니까 저희 트럭을 알릴 수 있고, 많은 분들한테 음식을 소개 할 수 있고 그게 제일 장점인 것 같아요."

유동인구가 많은 야시장 영업 경쟁률은 2.3:1.

푸드트럭 설비 요건을 갖추고 메뉴 심사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진입 장벽은 높은 편입니다.

<인터뷰> 이강철(스테이크 푸드트럭 운영/25세) : "주위에서 야시장 준비했다가 탈락돼서 그 상태로 바로 트럭을 팔게 되고 다른 일로 전향하는 경우도 많거든요."

그렇다면 푸드트럭의 천국으로 불리는 미국은 어떨까?

우리나라 청년들도 특색있는 한식 퓨전 메뉴로 미국에서 성공한 사례가 있습니다.

미국에도 주마다 다르긴하지만 엄격한 규제가 있습니다.

우선 위생 검사 항목이 100개가 넘습니다.

영업이 가능한 도로와 지정구역, 정해진 시간대도 다양하고 변동도 잦습니다.

대신 명확하게 제시된 조건만 충족하면 자유롭게 영업할 수 있습니다.

기존 상인들의 민원 등을 이유로 상권을 적극적으로 개발하지 못하는 우리나라와는 대조적입니다.

<녹취> 담당 공무원(음성변조) : "그럴 수 밖에 없잖아요. 지금 현실적으로. 그러니까 민원은 없어야될 거 아니에요? 주변 상권에서 민원을 제기해버리면 거기다 억지로 넣어서 그렇게 할 수는 없잖아요."

서울시는 푸드트럭을 지금보다 세 배 이상 많은 800대 까지 늘릴 계획입니다.

푸드트럭과 음식 자영업자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인터뷰> 박주영(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 : "점포가 집적되면요. 경쟁적인 부분이 있고, 보완 경쟁이 있습니다. 푸드트럭이 모여서 보완이 되는 지역이라면, 소비자가 더 멀리서 많이 모이기 때문에 그 지역 상권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규제를) 여기 조금 풀어주고 저기 조금 풀어줘서 될 게 아니라 뭔가 총체적인 계획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됩니다."

극심한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들.

이들은 푸드트럭을 통해 새로운 미래에 도전합니다.

<인터뷰> 이상우(중식 푸드트럭 운영/27세): "더 늦기 전에 한 번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도전한 거니까 끝까지 해볼 생각이에요."

어렵게 규제를 풀어 새로운 창업 공간이 열렸다지만 또 좌절하고 있는 푸드트럭.

청년들이 창업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사회적 지원이 절실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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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드트럭은 달리고 싶다
    • 입력 2017-07-02 23:19:06
    • 수정2017-07-03 00:23:06
    취재파일K
<녹취> 정승(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장/2014년 3월) : "(합법적 차량 개조) 자동차 등록증만 첨부하면 그 업을 할 수 있도록 그렇게 길을 트겠습니다."

<녹취> 박○○(푸드트럭 폐업/26세) : "TV에도 나오고 영향을 받았죠. 자리가 장점이 없어요. 상권이고 그런 거 하나도 없어요."

푸드트럭이 줄지어 있는 서울 강남역 주변 거리입니다.

한때 노점상이 있던 곳이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지자체가 일부 시설이나 자리를 지원하고, 요리 비법도 전수하면서 푸드트럭의 명소로 키우려고 나선 건데요.

푸드트럭 합법화 이후 많은 젊은이들이 푸드트럭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푸드트럭은 과연 성공했는지, 문제가 있다면 활성화를 위한 과제는 무엇인지 알아봤습니다.

사회적 기업들이 입주한 서울 혁신파크 인근 도로변.

허가를 받은 푸드트럭 석 대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점심 시간을 앞두고 20대 청년이 푸드트럭이 영업 준비에 분주합니다.

특급호텔 중식당 등 조리 경력 5년의 이상우 씹니다.

<인터뷰> 이상우(중식 푸드트럭 운영/27세) : "군 전역 후 주방 생활 시작했는데 대기업 외식 사업부에 주로 있었고요. 유명한 호텔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어서 그 경력을 바탕으로 창업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나 푸드트럭 주변 일부 사회적 기업이 들어서긴 했지만 일반 시민들이 다니는 곳에서 400미터 가량 떨어져 있어 인적이 뜸합니다.

점심시간이 되자 몇몇 직장인들이 푸드트럭을 찾기 시작합니다.

파인애플 볶음밥부터 탕수육까지 즉석에서 중국 요리를 선보이는데 하루 매출은 15만 원 정도.

대부분 점심시간 반짝 손님입니다.

<인터뷰> 김선영(서울 은평구) : "(유동 인구가) 별로 없는 편이고요. 그래서 여기를 알게 되니까 푸드트럭도 있어서 좀 기분전환 하고 싶을 때 와서 먹게 되는 것 같아요."

푸드트럭과 주방 시설에 3천만 원을 들였는데, 아직까지 손에 쥐는 건 많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상우(푸드트럭 운영/27세) : "생각보다는 그렇게 장사가 잘 되지 않아서 안 될 때는 좀 마음고생하는 부분도 있더라고요."

요식업에 종사했던 이계수 씨도 지난 3월부터 스페인 음식 푸드트럭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임대료를 아끼면서 다양한 손님을 찾아갈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있었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인터뷰> 이계수(스페인 음식 푸드트럭 운영) : "사람이 다니는 길이 아니니까. 전혀 몰라요. 푸드트럭 특성을 못 살리고 한 자리에만 머물러 있어야 되는 게 좀 아쉽죠."

이렇게 지자체가 정한 푸드트럭 영업 허가지는 공원이나 체육 시설 등 공유지인데 대부분 인적이 드물어 매출이 부진한 형편입니다.

<인터뷰> 박자현(카페 푸드트럭 운영) : "비 오거나 3월 같은 경우 하루에 매출이 5만 원에서 8만 원 정도? 비가 오면 한 4~5만 원 정도 적었던 것 같아요."

푸드트럭은 지난 2014년 박근혜 정부가 규제 개혁의 상징이자 청년 창업 방안으로 합법화했습니다.

자동차관리법과 식품위생법 등을 개정해 차량에서 음식을 조리해 판매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허가를 받고 합법적으로 영업 중인 푸드트럭은 448대.

정부가 당초 기대했던 2천 대에 크게 못 미칩니다.

허가지역에선 장사가 안되다보니 불법 영업을 하는 푸드트럭도 많습니다.

서울의 한 행사장 주변에 푸드트럭이 모였습니다.

그런데 이 곳은 영업 허가가 나지 않은 지역.

푸드트럭 운영자들은 푸드트럭의 이동성을 살리려면 결국 불법 영업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행사장 주변을 다니는 이 모 씨는 수십 만원의 벌금을 부과받아 손해를 볼 때가 많지만 당장 허가를 받아 영업할 생각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푸드트럭 불법 영업) : "몇 대는 정식 허가 받은 차예요. 근데 어디 가서 장사 할 곳이 없으니까 같이 노방(길가 불법 영업) 뛰는 거예요. 나라에서 제공해주는 영업지가 100군데라면 푸드트럭 불법 영업 차들은 1000대예요. 다 생존할 수 있냐, 그것도 아니에요. 중간에 포기하고 그러면 그 사람들은 빚더미에 앉는 거고."

26살 박 모 씨는 푸드트럭에서 닭꼬치를 하루 160개까지 팔았을 정도로 장사가 잘 될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상권 다툼으로 매번 쫓겨다니는 신세였습니다.

관할구청에 도움을 요청해도 노점상 연합회와 합의해보라는 말 뿐이었습니다.

<인터뷰> 박○○(푸드트럭 폐업/26세) : "그나마 자리 잡았던 데가 저 마트 앞이었어요. 그 뒤에 닭갈비 집이 있어요. 그럼 닭이랑 종류가 겹친다 그러다 보니까 그 사람들이 민원을 넣어요. 포장마차 사람들도 와서 얘기하다 보면 손님 있다가도 판매 중에 (분위기가) 좀 이상해지다 보면 그날 장사 접는 거예요."

박 씨는 결국 푸드트럭 운영을 6개월 만에 접었습니다.

차량이 처분되는 대로 건설 일용직으로 일할 생각입니다.

이렇게 푸드트럭 폐업은 느는 추세입니다.

한 중고 푸드트럭 판매 전문점.

처분한 차량들 대부분 상태가 좋습니다.

<인터뷰> 김정태(중고차 업체 대표) : "이건 대구에서 가져온 건데 보름 됐겠다. (시설을) 잘 하고 싶어 하는데 이렇게 하는 게 매출하고는 크게 상관 없더라고요."

내부 시설도 잘 갖춰져 있습니다.

<인터뷰> 김정태(중고차 업체 대표) : "안에 잘 돼 있죠. 음악하고 TV하고 발전기하고."

처분되는 중고차는 계속 들어오지만 사가는 사람은 10분의 1수준으로 줄었습니다.

<인터뷰> 김정태(중고차 업체 대표) : "한 2년 전만 해도 많이 연락왔죠. 차 매매도 한달에 20~30대씩 계속 거래가 됐고. 그 뒤로부터는 점차 줄어서 지금은 거래가 많이 없다고... 많이 줄었죠."

푸드트럭 합법화 3년 째, 푸드트럭은 성공하기 힘든 모델일까?

세계문화유산인 수원 화성 팔달문 옆에 위치한 경기도 수원시의 지동시장 입구입니다.

시장이 문을 닫을 무렵, 청년들의 푸드트럭은 영업을 준비합니다.

34살 한재민 씨는 올해 초 스테이크 푸드트럭을 시작해 지금은 월 2천만 원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한재민(전통시장 푸드트럭 운영) : "유동인구가 많아요. 그래서 종목만 좀 맞는 걸로 들고 오시면 잘 될 수 있죠. (주말에 사람 많을 때 하루 몇 개 정도 파세요?) 하루에 제가 여기서 최고 많이 판게 한 230인분 정도... 5시간 만에. 그리고 (하루)매출로 따지면 170에서 180(만 원). 최고 매출이었을 때요."

올해부터 시작된 이 시장의 푸드트럭은 모두 18대.

5곳은 영업을 중단했지만 나머지는 매출이 괜찮다며 영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자리를 잡은 것은 지자체와 지역사회의 도움 덕분입니다.

푸드트럭은 시장 상인회비로 월 20만원씩을 내고 시장 상인들이 문을 닫는 저녁 시간대에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극렬(수원 지동시장 상인회장) : "옛날에는 돌을 팔아도 팔린다는 장소예요. 누구나 하고 싶어 하지만 노점상 문제도 있어서 수원시에서 젊은 상인 육성 프로그램으로 상인회하고 협의해서. 우리 상인들을 좀 육성해서, 이 사람들이 결국 미래에 우리 시장을 짊어질 상인이라고 보는 거죠."

서울의 관광 명소가 된 밤도깨비 야시장입니다.

여의도 한강공원에는 주말마다 푸드트럭 45대가 모여 사람들의 발길을 모읍니다.

<인터뷰> 선지현(서울 강서구) : "여러 가게들이 있으니까 사람들 볼 만한 구경거리도 되고 하나의 추억도 될 수도 있고 그래서 즐거운 것 같아요."

스테이크 푸드트럭을 운영중인 이 청년들은 하루 평균 매출이 300만원에서 400만원을 오갑니다.

대학 축제에 입점했다가 손해를 본 적도 많았고, 메뉴도 두 차례 바꾸면서 2년 동안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인터뷰> 이강철(스테이크 푸드트럭 운영/25세) : "주말에 길거리 영업 뛰는 경우도 있었고, 불법영업이죠. 그러거나 아파트 알뜰장에서 겨우 일정을 맞춰서 들어갔는데... 야시장에 들어오면서 좋아진 점은 많은 분들이 오시니까 저희 트럭을 알릴 수 있고, 많은 분들한테 음식을 소개 할 수 있고 그게 제일 장점인 것 같아요."

유동인구가 많은 야시장 영업 경쟁률은 2.3:1.

푸드트럭 설비 요건을 갖추고 메뉴 심사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진입 장벽은 높은 편입니다.

<인터뷰> 이강철(스테이크 푸드트럭 운영/25세) : "주위에서 야시장 준비했다가 탈락돼서 그 상태로 바로 트럭을 팔게 되고 다른 일로 전향하는 경우도 많거든요."

그렇다면 푸드트럭의 천국으로 불리는 미국은 어떨까?

우리나라 청년들도 특색있는 한식 퓨전 메뉴로 미국에서 성공한 사례가 있습니다.

미국에도 주마다 다르긴하지만 엄격한 규제가 있습니다.

우선 위생 검사 항목이 100개가 넘습니다.

영업이 가능한 도로와 지정구역, 정해진 시간대도 다양하고 변동도 잦습니다.

대신 명확하게 제시된 조건만 충족하면 자유롭게 영업할 수 있습니다.

기존 상인들의 민원 등을 이유로 상권을 적극적으로 개발하지 못하는 우리나라와는 대조적입니다.

<녹취> 담당 공무원(음성변조) : "그럴 수 밖에 없잖아요. 지금 현실적으로. 그러니까 민원은 없어야될 거 아니에요? 주변 상권에서 민원을 제기해버리면 거기다 억지로 넣어서 그렇게 할 수는 없잖아요."

서울시는 푸드트럭을 지금보다 세 배 이상 많은 800대 까지 늘릴 계획입니다.

푸드트럭과 음식 자영업자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인터뷰> 박주영(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 : "점포가 집적되면요. 경쟁적인 부분이 있고, 보완 경쟁이 있습니다. 푸드트럭이 모여서 보완이 되는 지역이라면, 소비자가 더 멀리서 많이 모이기 때문에 그 지역 상권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규제를) 여기 조금 풀어주고 저기 조금 풀어줘서 될 게 아니라 뭔가 총체적인 계획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됩니다."

극심한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들.

이들은 푸드트럭을 통해 새로운 미래에 도전합니다.

<인터뷰> 이상우(중식 푸드트럭 운영/27세): "더 늦기 전에 한 번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도전한 거니까 끝까지 해볼 생각이에요."

어렵게 규제를 풀어 새로운 창업 공간이 열렸다지만 또 좌절하고 있는 푸드트럭.

청년들이 창업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사회적 지원이 절실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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