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 기자 꿀! 정보] 과거가 살아 있는 간이역…득량역 추억 거리

입력 2017.07.05 (08:41) 수정 2017.07.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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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똑!기자 꿀!정보, 걷기 좋은 골목길 소개하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전남 보성으로 가볼 텐데요,

보성 하면 녹차가 유명하죠.

특히 초록빛 가득한 녹차 밭을 느릿하게 걷는 게 참 좋던데요.

보성에 녹차 밭만큼 한적하게 거닐 수 있는 곳이 있다는데요.

여기에도 70~80년대 모습이 살아 있는 그런 골목이 있습니다.

보성의 한 기차역이라고 하던데 정지주 기자와 함께 떠나봅니다.

<기자 멘트>

KTX가 쌩하게 달리는 시대죠.

이런 빠른 기차는 설 수 없는 역입니다.

작은 간이역인데, 간이역은 이름만 들어도 왠지 낭만적이란 말이죠.

오늘 가볼 곳은 기차여행의 새 명소가 된 보성 득량역입니다.

얻을 ‘득’, 양식 ‘양’ 그래서 득량역입니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이곳에서 무기와 병선을 만들고 군량미를 조달했던 역사가 곧 지명이 됐다는데요.

요즘은 이색 볼거리가 가득합니다.

추억의 거리로 이름 붙여진 마을이 있는데요,

7080세대들은 향수에 젖어 떠날 수가 없습니다.

빠른 속도로 사는 현대인에게 소중한 가치를 되돌아보게 하는데요.

득량역 추억의 거리로 떠나 보시죠.

<리포트>

녹차 향이 느껴지시나요?

싱그런 초록빛이라 더 좋은 전남 보성입니다.

보성 득량역으로 가볼까요?

시간 여행이 시작되는 곳입니다.

기차 아닌 걸어서 떠나는 여행.

70~80년대 거리가 펼쳐집니다.

연탄과 석유 가게, 신기하죠?

<인터뷰> 서재훈(보성 득량역 역무원) : “득량역 추억의 거리는 2011년 간이역 문화 디자인 프로젝트 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됐습니다. 와 보시면 70~80년대 추억과 낭만을 느끼게 하는 곳입니다.”

득량역 추억의 거리는 약 100m의 짧은 골목인데요.

볼거리, 체험 거리가 워낙 많아 절대 짧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득량역, 실제 기차가 정차하는 곳입니다.

<녹취> “무궁화호 열차를 이용할 고객께서는 타는 곳 2번으로 가시기 바랍니다.”

1930년 문을 연 득량역, 무궁화호 기차가 들어옵니다.

하루에 왕복 8회 정차하고요,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진 남도해양관광열차가 더 다닙니다.

활발하게 움직이는 간이역입니다.

역사 안으로 들어가 볼까요?

옛 모습 그대로입니다.

어둠을 밝히는 등처럼 보이죠?

삐뚤빼뚤 손으로 쓴 운임표, 지금은 사라진 개표기도 눈에 띄는데요.

<녹취> “이걸로 찍으면 표에 구멍이 찍혀. 개표를 했는지 안 했는지 구멍 찍힌 걸 보면 알아.”

<녹취> “구멍 뚫린 표는 썼던 표네~”

<녹취> “그렇지.”

요즘이야 따로 개표 안 하죠.

역장으로 변신한 이분, 체험 제대로 하십니다.

<녹취> “진짜 역장님 같아요.”

<녹취> “표 주시죠.”

간이역을 넘어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공간입니다.

<인터뷰> 오철영(부산시 해운대구) : “예전에 어릴 때 부모님 따라 다닐 때 개표기를 봤던 기억이 나요.”

볼거리 정말 많습니다.

발걸음을 재촉해 볼까요?

먼저 득량마을 안내소부터 들러봅니다.

구멍가게 느낌인데요.

추억의 물건들이 방문객들을 환영합니다.

애주가들이라면 도저히 떠날 수 없겠죠.

희귀한 옛날 술병들입니다.

학교 앞에서 많이 사 먹었던 먹을거리들입니다.

다양하죠.

어릴 적 갖고 놀던 종이 인형과 딱지도 있습니다.

<녹취> “진짜 오랜만에 보는 딱지다.”

<녹취> “이 사람은 옛날 선수인가?”

<녹취> “완전 옛날 선수~ 김응룡 감독 선수 시절이잖아.”

여기선 추억의 먹을거리, 달고나를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데요.

이거 집에서 해 먹다 국자 많이 태워 먹었죠.

나름의 레시피 있습니다.

설탕 세 스푼 국자에 잘 저어주고요, 설탕 다 녹으면 나무젓가락에 소다를 콕 찍어 다시 저어주는데요.

갈색으로 변하면 다 된 겁니다.

이제 굳혀주기만 하면 되는데요.

딱딱하게 굳기 전에 모양 틀로 모양도 내줍니다.

<녹취> “굳은 다음에 해야지~ 옛날엔 어떻게 했지?”

<녹취> “실패~”

<녹취> “굳어야지 먹지.”

이것도 상당한 기술입니다.

그래도 맛은 좋습니다.

달고나 만큼 옛 기억 떠오르게 하는 간식이 또 있을까요.

<인터뷰> 김영진(경남 거제시) : “집에서 달고나 해 먹다가 국자 태워 먹고 엄마한테 혼났어요. 집에 있는 국자란 국자는 다 태웠어요.”

이번엔 옷 갈아입습니다.

1970년대 교련복에 완장까지, 선도부로 완벽 변신입니다.

<녹취> “제가 학교 다녔을 때 선도부였거든요.”

<인터뷰> 고병진(광주시 북구) : “저 멀리서 왔거든요. 광주에서요. 한 시간 걸려서 왔는데 추억을 쌓을 수 있어서 좋아요.”

<녹취> “거기, 복장 불량!”

추격전 시작입니다.

불량학생 잡는 선도부, 선도부원도 복장 만만찮게 불량인데 아무튼 신나게 쫓고 쫓겨 봅니다.

이번엔 이발관입니다.

머리를 감는다는 세발 또 드라이 글씨가 어색하지만 하는 일 분명히 알리고 있죠.

안으로 가볼까요?

<녹취> “예전에는 진짜 이렇게 했었나 보네~”

<녹취> “옛날에는 머리 감을 때 이렇게 했어요. 지금도 이렇게 하고 있어요.”

면도칼을 가는 가죽도 옛 모습 그대로고요.

옛날 가위, 이발기, 면도칼도 그대로 보관되어 있는데요.

이 집 실제 영업 중입니다.

40년째라고 합니다.

<인터뷰> 공병학(이발관 운영) : “40~50년 전에 내가 이발을 시작했을 때는 이발 요금이 150원이었어요. 근데 지금은 세월이 많이 흘러서 만 원에서 만 천 원 받죠. 그렇게 세월이 많이 흘러 버렸어요.”

<인터뷰> 김효성(광주시 북구) : “아주 어렸을 때는 의자 위에 판이 하나 있었어요. 아버지 따라가서 이 의자에 앉아서 이발했던 기억이 정말 많이 납니다.”

7080 감성 가득한 골목 다시 걸어볼까요.

이번엔 다방입니다.

이발관과 함께 40년간 이 골목을 지켜왔는데요.

<녹취> “진짜 영업하는 데 아니야?”

<녹취> “어서 오세요.”

<녹취> “저희 좀 쉬러 왔어요.”

네, 영업하는 곳 맞습니다.

다이얼식 전화기, 손때 묻은 녹슨 금고도 정겹습니다.

다방에 음악 빠질 수 없죠.

70~80년대를 주름잡았던 가수의 LP도 있습니다.

저 공중전화 정말 오랜만입니다.

30~40년 전 일이 너무 옛일처럼 느껴집니다.

<녹취> “우리는 양띠~ 동전 넣을게.”

동전을 넣으면 운세가 담겨 있는 쪽지가 나옵니다.

재미로 보는 건데 재밌습니다.

<녹취> “하는 일이 잘 진행되며 좋은 성과가 기대된대~”

이곳에 오면 꼭 해야 할 일 또 있습니다.

바로 메모를 남기는 건데요.

꾹꾹 눌러쓴 오늘의 기억.

추억이 깃든 색색의 메모지가 한쪽 벽면 가득합니다.

<인터뷰> 박웅진(충북 청주시) : “여기 오니까 분위기가 정말 정감 있는 것 같아요.”

<인터뷰> 한재호(경남 창원시) : “옛날 영화 보는 느낌도 나고요. 그 영화 속 한 편에 속해 있는 것 같은 기분도 들고요.”

바쁜 일상 속 잊고 있던 소중한 추억과 낭만이 되살아납니다.

보성 득량역 추억의 거리 골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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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똑! 기자 꿀! 정보] 과거가 살아 있는 간이역…득량역 추억 거리
    • 입력 2017-07-05 08:48:51
    • 수정2017-07-05 09:00:54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똑!기자 꿀!정보, 걷기 좋은 골목길 소개하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전남 보성으로 가볼 텐데요,

보성 하면 녹차가 유명하죠.

특히 초록빛 가득한 녹차 밭을 느릿하게 걷는 게 참 좋던데요.

보성에 녹차 밭만큼 한적하게 거닐 수 있는 곳이 있다는데요.

여기에도 70~80년대 모습이 살아 있는 그런 골목이 있습니다.

보성의 한 기차역이라고 하던데 정지주 기자와 함께 떠나봅니다.

<기자 멘트>

KTX가 쌩하게 달리는 시대죠.

이런 빠른 기차는 설 수 없는 역입니다.

작은 간이역인데, 간이역은 이름만 들어도 왠지 낭만적이란 말이죠.

오늘 가볼 곳은 기차여행의 새 명소가 된 보성 득량역입니다.

얻을 ‘득’, 양식 ‘양’ 그래서 득량역입니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이곳에서 무기와 병선을 만들고 군량미를 조달했던 역사가 곧 지명이 됐다는데요.

요즘은 이색 볼거리가 가득합니다.

추억의 거리로 이름 붙여진 마을이 있는데요,

7080세대들은 향수에 젖어 떠날 수가 없습니다.

빠른 속도로 사는 현대인에게 소중한 가치를 되돌아보게 하는데요.

득량역 추억의 거리로 떠나 보시죠.

<리포트>

녹차 향이 느껴지시나요?

싱그런 초록빛이라 더 좋은 전남 보성입니다.

보성 득량역으로 가볼까요?

시간 여행이 시작되는 곳입니다.

기차 아닌 걸어서 떠나는 여행.

70~80년대 거리가 펼쳐집니다.

연탄과 석유 가게, 신기하죠?

<인터뷰> 서재훈(보성 득량역 역무원) : “득량역 추억의 거리는 2011년 간이역 문화 디자인 프로젝트 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됐습니다. 와 보시면 70~80년대 추억과 낭만을 느끼게 하는 곳입니다.”

득량역 추억의 거리는 약 100m의 짧은 골목인데요.

볼거리, 체험 거리가 워낙 많아 절대 짧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득량역, 실제 기차가 정차하는 곳입니다.

<녹취> “무궁화호 열차를 이용할 고객께서는 타는 곳 2번으로 가시기 바랍니다.”

1930년 문을 연 득량역, 무궁화호 기차가 들어옵니다.

하루에 왕복 8회 정차하고요,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진 남도해양관광열차가 더 다닙니다.

활발하게 움직이는 간이역입니다.

역사 안으로 들어가 볼까요?

옛 모습 그대로입니다.

어둠을 밝히는 등처럼 보이죠?

삐뚤빼뚤 손으로 쓴 운임표, 지금은 사라진 개표기도 눈에 띄는데요.

<녹취> “이걸로 찍으면 표에 구멍이 찍혀. 개표를 했는지 안 했는지 구멍 찍힌 걸 보면 알아.”

<녹취> “구멍 뚫린 표는 썼던 표네~”

<녹취> “그렇지.”

요즘이야 따로 개표 안 하죠.

역장으로 변신한 이분, 체험 제대로 하십니다.

<녹취> “진짜 역장님 같아요.”

<녹취> “표 주시죠.”

간이역을 넘어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공간입니다.

<인터뷰> 오철영(부산시 해운대구) : “예전에 어릴 때 부모님 따라 다닐 때 개표기를 봤던 기억이 나요.”

볼거리 정말 많습니다.

발걸음을 재촉해 볼까요?

먼저 득량마을 안내소부터 들러봅니다.

구멍가게 느낌인데요.

추억의 물건들이 방문객들을 환영합니다.

애주가들이라면 도저히 떠날 수 없겠죠.

희귀한 옛날 술병들입니다.

학교 앞에서 많이 사 먹었던 먹을거리들입니다.

다양하죠.

어릴 적 갖고 놀던 종이 인형과 딱지도 있습니다.

<녹취> “진짜 오랜만에 보는 딱지다.”

<녹취> “이 사람은 옛날 선수인가?”

<녹취> “완전 옛날 선수~ 김응룡 감독 선수 시절이잖아.”

여기선 추억의 먹을거리, 달고나를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데요.

이거 집에서 해 먹다 국자 많이 태워 먹었죠.

나름의 레시피 있습니다.

설탕 세 스푼 국자에 잘 저어주고요, 설탕 다 녹으면 나무젓가락에 소다를 콕 찍어 다시 저어주는데요.

갈색으로 변하면 다 된 겁니다.

이제 굳혀주기만 하면 되는데요.

딱딱하게 굳기 전에 모양 틀로 모양도 내줍니다.

<녹취> “굳은 다음에 해야지~ 옛날엔 어떻게 했지?”

<녹취> “실패~”

<녹취> “굳어야지 먹지.”

이것도 상당한 기술입니다.

그래도 맛은 좋습니다.

달고나 만큼 옛 기억 떠오르게 하는 간식이 또 있을까요.

<인터뷰> 김영진(경남 거제시) : “집에서 달고나 해 먹다가 국자 태워 먹고 엄마한테 혼났어요. 집에 있는 국자란 국자는 다 태웠어요.”

이번엔 옷 갈아입습니다.

1970년대 교련복에 완장까지, 선도부로 완벽 변신입니다.

<녹취> “제가 학교 다녔을 때 선도부였거든요.”

<인터뷰> 고병진(광주시 북구) : “저 멀리서 왔거든요. 광주에서요. 한 시간 걸려서 왔는데 추억을 쌓을 수 있어서 좋아요.”

<녹취> “거기, 복장 불량!”

추격전 시작입니다.

불량학생 잡는 선도부, 선도부원도 복장 만만찮게 불량인데 아무튼 신나게 쫓고 쫓겨 봅니다.

이번엔 이발관입니다.

머리를 감는다는 세발 또 드라이 글씨가 어색하지만 하는 일 분명히 알리고 있죠.

안으로 가볼까요?

<녹취> “예전에는 진짜 이렇게 했었나 보네~”

<녹취> “옛날에는 머리 감을 때 이렇게 했어요. 지금도 이렇게 하고 있어요.”

면도칼을 가는 가죽도 옛 모습 그대로고요.

옛날 가위, 이발기, 면도칼도 그대로 보관되어 있는데요.

이 집 실제 영업 중입니다.

40년째라고 합니다.

<인터뷰> 공병학(이발관 운영) : “40~50년 전에 내가 이발을 시작했을 때는 이발 요금이 150원이었어요. 근데 지금은 세월이 많이 흘러서 만 원에서 만 천 원 받죠. 그렇게 세월이 많이 흘러 버렸어요.”

<인터뷰> 김효성(광주시 북구) : “아주 어렸을 때는 의자 위에 판이 하나 있었어요. 아버지 따라가서 이 의자에 앉아서 이발했던 기억이 정말 많이 납니다.”

7080 감성 가득한 골목 다시 걸어볼까요.

이번엔 다방입니다.

이발관과 함께 40년간 이 골목을 지켜왔는데요.

<녹취> “진짜 영업하는 데 아니야?”

<녹취> “어서 오세요.”

<녹취> “저희 좀 쉬러 왔어요.”

네, 영업하는 곳 맞습니다.

다이얼식 전화기, 손때 묻은 녹슨 금고도 정겹습니다.

다방에 음악 빠질 수 없죠.

70~80년대를 주름잡았던 가수의 LP도 있습니다.

저 공중전화 정말 오랜만입니다.

30~40년 전 일이 너무 옛일처럼 느껴집니다.

<녹취> “우리는 양띠~ 동전 넣을게.”

동전을 넣으면 운세가 담겨 있는 쪽지가 나옵니다.

재미로 보는 건데 재밌습니다.

<녹취> “하는 일이 잘 진행되며 좋은 성과가 기대된대~”

이곳에 오면 꼭 해야 할 일 또 있습니다.

바로 메모를 남기는 건데요.

꾹꾹 눌러쓴 오늘의 기억.

추억이 깃든 색색의 메모지가 한쪽 벽면 가득합니다.

<인터뷰> 박웅진(충북 청주시) : “여기 오니까 분위기가 정말 정감 있는 것 같아요.”

<인터뷰> 한재호(경남 창원시) : “옛날 영화 보는 느낌도 나고요. 그 영화 속 한 편에 속해 있는 것 같은 기분도 들고요.”

바쁜 일상 속 잊고 있던 소중한 추억과 낭만이 되살아납니다.

보성 득량역 추억의 거리 골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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