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13억 ‘섬유 강국’ 인도…한국에 ‘손짓’

입력 2017.07.05 (14:15) 수정 2017.07.05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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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천500만 명의 인구가 섬유 관련업에 종사하고 있는 나라가 인도입니다."
(박한수 코트라 서남아 지역 본부장 겸 뉴델리 무역관장)

물론 이 수치는 직접 고용인구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농민부터 패션업계 생산직까지 모두를 포함한 수치일 것이다. 하지만 워낙 방대한 인구가 섬유 관련 산업에 종사하다 보니 중앙정부에서 산업 증진을 위해 정책을 입안하고, 직접 예산을 집행하는 곳이 바로 인도다.

미국에서 사용하는 면 수건의 20%는 인도의 특정 지역 공장에서 만든 것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인도가 '섬유 강국'이란 것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에는 인도가 섬유 산업에 미래를 걸고서 황마, 면 위주의 산업구조를 기능성 섬유로 바꾸고 있다는 점이 업계 관심거리다.

이밖에 인구 13억 명의 인도는 패션 강국으로 가기 위한 준비도 서두르고 있다. 올해 처음 열린 대규모 전시행사인 '텍스타일 인디아 2017'은 그런 의미에서 20여 개 나라 구매자들과 관련 업계 참가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모디 총리도 참석…'섬유업이 외화 벌어줄 것'

올해 '텍스타일 인디아 행사'는 인도의 섬유부가 주관했다. 담당 부서가 따로 있을 정도라는 말은 인도에서 섬유 산업의 위상을 대변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인도 구자라트주 간디나가르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비롯해 인도 섬유부장관 등 정부 인사가 참석했다. 최신 전시관과 회의장이 활용됐는데, 모디 총리가 주 총리를 맡았던 구자라트는 역시 현 실세의 '정치적 고향'인 만큼 행사를 최대한 성대하게 기획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디 총리는 최근 연설에서 섬유 산업 관계자들을 한 문장으로 매료시켰다. 이른바 운(韻)을 살린 것인데, 모두 알파벳 'F'로 시작한다. "농부(farmer)가 섬유(fiber)의 원료를 생산하고 직물(fabric)을 만들어서 이것이 패션산업(fashion)이 된다면 해외(foreign)에 수출하고 결국을 돈을 벌어준다"는 연설이었다.


이번 전시회에는 레이먼드와 아틸라 비를라 그룹 등 인도의 대표적인 섬유패션 기업이 참가했다. 이 밖에도 20여 개국의 세계 섬유패션 기업 1,000여 개 업체가 참가했다. 성대한 규모다 보니 일부에서는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수습 경찰관을 관중으로 동원하는 졸속행정도 있었다.

이렇게 큰 규모의 행사를 현직 총리의 정치적 고향에서 치른 이유는 무엇일까. 인도는 10년 이내에 직물 수출을 두 배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모든 산업과 전시를 추진하고 있다고 박학희 주인도 한국대사관 상무관은 밝혔다.

'유명 패션 업체', 인도 택하는 이유는

인도 쇼핑센터에서 구매하는 대부분 면 셔츠에는 'Make In India'라는 의류라벨이 붙어 있다. 당연히 해외에서 만든 최고급 의류나 수입품도 있지만, 일반 서민들이 쉽게 살 수 있는 중저가 의류는 해외에서 만든 것을 수입할 필요가 없다. 해외 중저가 수입 의류가 가격 경쟁력, 물류비 면에서 효용가치가 매우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인도 시장에는 방글라데시나 스리랑카에서 만든 의류도 일부 전시돼 있는데, '중국산'의류가 거의 없다는 점이 신기할 정도다. 여기에 13억의 인구라는 내수시장이 버티고 있어서 대부분 전문가는 인도의 섬유와 의류시장이 한동안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뉴델리 코트라(KOTRA) 무역관의 분석자료를 보면 인도는 현대화된 쇼핑몰 등의 확장으로 의류 판매장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또 국민의 가처분 소득의 증가, 중산층의 증가로 인도 내 의류 소비도 지속해서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밖에도 해외 의류 기업과 유통업체들은 세계 주요 시장에 대한 인접성 및 접근성, 저임의 숙련 노동력 등 때문에 인도를 생산기지로 택하고 있다. 세계 섬유교역의 자유화 추세에 따라 인도에 대한 선진국의 섬유 주문, 생산 기지 이전이 더욱 가속할 것으로 보는 전망도 있다.

인도 패션몰에는 스페인 패션 상표인 자라(Zara)와 영국의 패션 상표인 막스앤 스펜서(Marks & Spencer) 등 많은 외국 의류 기업을 볼 수 있는데, 합리적인 가격의 인도산 제품을 전시한 인도 자체 상표들도 늘고 있다.

인도 섬유산업의 미래는 "한국에 달렸다."

인도의 첨단 기능성 섬유산업의 미래는 한국에 달렸다는 말이 이번 전시회에서 나왔다. 한국 쪽 업계 관계자들은 한 한국업체의 스판덱스 '인도 진출 성과'를 보면 두 나라의 이상적인 협력구조가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국이 스판덱스라는 신소재 개발에 뒤늦게 뛰어든 후발주자였지만, 2000년대 들어 인도 시장에서 선전하면서 세계시장 점유율 1등으로 올라섰다는 점이다.

텍스타일 인디아 2017에 참가한 한국 업체 관계자들이 인도 원단 업체 대표들과 상담하는 모습텍스타일 인디아 2017에 참가한 한국 업체 관계자들이 인도 원단 업체 대표들과 상담하는 모습

간단하게 청바지와 같은 신축성이 필요한 의류에 들어가는 것이 스판덱스다. 천이 몸에 감기듯이 달라붙으면서도 잘 늘어나는 것은 청바지 같은 의류에 5% 미만으로 들어가는 스판덱스 등 신소재 덕분이다. 한국 업체들은 중국과 미국, 인도 현지 업체의 틈바구니에서 인도 현지 영업망을 구축하면서 발판을 다지기 시작했고, 설비 고장이나 제품 불량에 대한 발 빠른 사후 서비스로 좋은 평가를 받게 됐다.


원사나 생지(가동되지 않은 상태의 원단)을 생산하는 인도업체들을 방문해 본 결과 이제는 한국업체 스판덱스 제품을 꼭 써달라는 의류업체가 늘어날 정도로 사후 서비스와 높은 품질은 유명한 수준이었다. 이밖에도 폴리에스터섬유사와 폴리에스터 직물 등의 수출도 탄탄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인도의 '두 얼굴'규제…전략적 선택 필요

인도 시장 진출을 위해 고려할 점들은 한둘이 아니다. 섬유 산업도 마찬가지다. 의류업계 관계자들을 면담한 코트라 관계자는 인도 진출의 장점부터 설명했다. 인도는 의류 원자재와 부자재의 현지조달이 쉽고, 저임의 노동력과 디자인 부문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다. 한국 기업이 진출할 경우 저렴한 생산비용으로 의류 생산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열악한 교통, 전기, 급수 등 관련 인프라와 비효율적인 관료주의, 복잡하고 불투명한 법 체제와 이행에 따른 비용 상승 등은 사실 모든 기업진출의 장애물이다. 물론 지역에 따라 맞춤형 공단을 조성한 곳도 있지만, 인도 지방정부의 지원금, 세제 혜택만 믿고 투자를 결정했다가 선택을 후회하는 한국 업체도 속출하고 있다. 한국에서 나가는 주재원들이 살만한 지역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또 단일 의류 브랜드(Single-brand)의 경우 외국인 투자(FDI) 한도를 100% 개방했지만, 실제로는 이와 다르게 적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인도의 무역 장벽이 높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한국무역협회(KITA)에 따르면 인도의 한국산 제품 수입규제는 모두 33건인데, 산업별로 살펴보면 화학공업이 전체 절반이 넘는 18건(54%)으로 가장 많다. 이어 철강-금속 9건(27%), 섬유 4건(12%), 기타 2건 등이었다. 인도의 수입 규제가 유독 많은 분야를 살펴보면 흥미로운 결론이 나온다. 한국의 주력 수출분야와 인도의 국가기간산업이 상당 부분 교차하고 있다는 점이다.

성기학 섬유산업연합회 회장성기학 섬유산업연합회 회장

한국 섬유산업연합회에서는 이번 행사에 대규모 인원이 참석했다. 그리고 각종 행사에 참석해 인도를 세계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인 동반자로 봐야 한다는 시각을 제시했다. 이번 행사에 인도 정부 초청으로 참석한 성기학 한국섬유산업연합회 회장은 이런 내용을 담아 기조연설을 했다.

"교역 규모 증가와 양국 간 투자 활성화, 궁극적으로 세계 시장으로 협력 수출을 증진하기 위한 전략적인 시각을 가지고 한-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의 섬유 관련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현재 CEPA 개정이 모든 산업분야에서 인도 진출을 서두르고 있는 업체들의 관심 사안으로 떠오른 상태다. 지난 2010년 발효된 한-인도 CEPA는 한때 우리 기업들의 인도 수출 확대에 상당 부분 이바지했다. 하지만 원산지 기준이 까다로운 것을 비롯해 협정의 한계로 인해 경쟁국인 일본에 비해 CEPA 특혜효과가 축소되고 있어서 이미 개정 협상에 돌입한 상황이다.

'섬유 강국'을 넘어 '패션 강국'으로 도약하려는 인도시장 선점을 위해 국가 차원의 전략적인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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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리포트] 13억 ‘섬유 강국’ 인도…한국에 ‘손짓’
    • 입력 2017-07-05 14:15:17
    • 수정2017-07-05 14:15:48
    특파원 리포트
" 4천500만 명의 인구가 섬유 관련업에 종사하고 있는 나라가 인도입니다."
(박한수 코트라 서남아 지역 본부장 겸 뉴델리 무역관장)

물론 이 수치는 직접 고용인구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농민부터 패션업계 생산직까지 모두를 포함한 수치일 것이다. 하지만 워낙 방대한 인구가 섬유 관련 산업에 종사하다 보니 중앙정부에서 산업 증진을 위해 정책을 입안하고, 직접 예산을 집행하는 곳이 바로 인도다.

미국에서 사용하는 면 수건의 20%는 인도의 특정 지역 공장에서 만든 것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인도가 '섬유 강국'이란 것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에는 인도가 섬유 산업에 미래를 걸고서 황마, 면 위주의 산업구조를 기능성 섬유로 바꾸고 있다는 점이 업계 관심거리다.

이밖에 인구 13억 명의 인도는 패션 강국으로 가기 위한 준비도 서두르고 있다. 올해 처음 열린 대규모 전시행사인 '텍스타일 인디아 2017'은 그런 의미에서 20여 개 나라 구매자들과 관련 업계 참가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모디 총리도 참석…'섬유업이 외화 벌어줄 것'

올해 '텍스타일 인디아 행사'는 인도의 섬유부가 주관했다. 담당 부서가 따로 있을 정도라는 말은 인도에서 섬유 산업의 위상을 대변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인도 구자라트주 간디나가르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비롯해 인도 섬유부장관 등 정부 인사가 참석했다. 최신 전시관과 회의장이 활용됐는데, 모디 총리가 주 총리를 맡았던 구자라트는 역시 현 실세의 '정치적 고향'인 만큼 행사를 최대한 성대하게 기획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디 총리는 최근 연설에서 섬유 산업 관계자들을 한 문장으로 매료시켰다. 이른바 운(韻)을 살린 것인데, 모두 알파벳 'F'로 시작한다. "농부(farmer)가 섬유(fiber)의 원료를 생산하고 직물(fabric)을 만들어서 이것이 패션산업(fashion)이 된다면 해외(foreign)에 수출하고 결국을 돈을 벌어준다"는 연설이었다.


이번 전시회에는 레이먼드와 아틸라 비를라 그룹 등 인도의 대표적인 섬유패션 기업이 참가했다. 이 밖에도 20여 개국의 세계 섬유패션 기업 1,000여 개 업체가 참가했다. 성대한 규모다 보니 일부에서는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수습 경찰관을 관중으로 동원하는 졸속행정도 있었다.

이렇게 큰 규모의 행사를 현직 총리의 정치적 고향에서 치른 이유는 무엇일까. 인도는 10년 이내에 직물 수출을 두 배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모든 산업과 전시를 추진하고 있다고 박학희 주인도 한국대사관 상무관은 밝혔다.

'유명 패션 업체', 인도 택하는 이유는

인도 쇼핑센터에서 구매하는 대부분 면 셔츠에는 'Make In India'라는 의류라벨이 붙어 있다. 당연히 해외에서 만든 최고급 의류나 수입품도 있지만, 일반 서민들이 쉽게 살 수 있는 중저가 의류는 해외에서 만든 것을 수입할 필요가 없다. 해외 중저가 수입 의류가 가격 경쟁력, 물류비 면에서 효용가치가 매우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인도 시장에는 방글라데시나 스리랑카에서 만든 의류도 일부 전시돼 있는데, '중국산'의류가 거의 없다는 점이 신기할 정도다. 여기에 13억의 인구라는 내수시장이 버티고 있어서 대부분 전문가는 인도의 섬유와 의류시장이 한동안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뉴델리 코트라(KOTRA) 무역관의 분석자료를 보면 인도는 현대화된 쇼핑몰 등의 확장으로 의류 판매장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또 국민의 가처분 소득의 증가, 중산층의 증가로 인도 내 의류 소비도 지속해서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밖에도 해외 의류 기업과 유통업체들은 세계 주요 시장에 대한 인접성 및 접근성, 저임의 숙련 노동력 등 때문에 인도를 생산기지로 택하고 있다. 세계 섬유교역의 자유화 추세에 따라 인도에 대한 선진국의 섬유 주문, 생산 기지 이전이 더욱 가속할 것으로 보는 전망도 있다.

인도 패션몰에는 스페인 패션 상표인 자라(Zara)와 영국의 패션 상표인 막스앤 스펜서(Marks & Spencer) 등 많은 외국 의류 기업을 볼 수 있는데, 합리적인 가격의 인도산 제품을 전시한 인도 자체 상표들도 늘고 있다.

인도 섬유산업의 미래는 "한국에 달렸다."

인도의 첨단 기능성 섬유산업의 미래는 한국에 달렸다는 말이 이번 전시회에서 나왔다. 한국 쪽 업계 관계자들은 한 한국업체의 스판덱스 '인도 진출 성과'를 보면 두 나라의 이상적인 협력구조가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국이 스판덱스라는 신소재 개발에 뒤늦게 뛰어든 후발주자였지만, 2000년대 들어 인도 시장에서 선전하면서 세계시장 점유율 1등으로 올라섰다는 점이다.

텍스타일 인디아 2017에 참가한 한국 업체 관계자들이 인도 원단 업체 대표들과 상담하는 모습
간단하게 청바지와 같은 신축성이 필요한 의류에 들어가는 것이 스판덱스다. 천이 몸에 감기듯이 달라붙으면서도 잘 늘어나는 것은 청바지 같은 의류에 5% 미만으로 들어가는 스판덱스 등 신소재 덕분이다. 한국 업체들은 중국과 미국, 인도 현지 업체의 틈바구니에서 인도 현지 영업망을 구축하면서 발판을 다지기 시작했고, 설비 고장이나 제품 불량에 대한 발 빠른 사후 서비스로 좋은 평가를 받게 됐다.


원사나 생지(가동되지 않은 상태의 원단)을 생산하는 인도업체들을 방문해 본 결과 이제는 한국업체 스판덱스 제품을 꼭 써달라는 의류업체가 늘어날 정도로 사후 서비스와 높은 품질은 유명한 수준이었다. 이밖에도 폴리에스터섬유사와 폴리에스터 직물 등의 수출도 탄탄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인도의 '두 얼굴'규제…전략적 선택 필요

인도 시장 진출을 위해 고려할 점들은 한둘이 아니다. 섬유 산업도 마찬가지다. 의류업계 관계자들을 면담한 코트라 관계자는 인도 진출의 장점부터 설명했다. 인도는 의류 원자재와 부자재의 현지조달이 쉽고, 저임의 노동력과 디자인 부문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다. 한국 기업이 진출할 경우 저렴한 생산비용으로 의류 생산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열악한 교통, 전기, 급수 등 관련 인프라와 비효율적인 관료주의, 복잡하고 불투명한 법 체제와 이행에 따른 비용 상승 등은 사실 모든 기업진출의 장애물이다. 물론 지역에 따라 맞춤형 공단을 조성한 곳도 있지만, 인도 지방정부의 지원금, 세제 혜택만 믿고 투자를 결정했다가 선택을 후회하는 한국 업체도 속출하고 있다. 한국에서 나가는 주재원들이 살만한 지역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또 단일 의류 브랜드(Single-brand)의 경우 외국인 투자(FDI) 한도를 100% 개방했지만, 실제로는 이와 다르게 적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인도의 무역 장벽이 높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한국무역협회(KITA)에 따르면 인도의 한국산 제품 수입규제는 모두 33건인데, 산업별로 살펴보면 화학공업이 전체 절반이 넘는 18건(54%)으로 가장 많다. 이어 철강-금속 9건(27%), 섬유 4건(12%), 기타 2건 등이었다. 인도의 수입 규제가 유독 많은 분야를 살펴보면 흥미로운 결론이 나온다. 한국의 주력 수출분야와 인도의 국가기간산업이 상당 부분 교차하고 있다는 점이다.

성기학 섬유산업연합회 회장
한국 섬유산업연합회에서는 이번 행사에 대규모 인원이 참석했다. 그리고 각종 행사에 참석해 인도를 세계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인 동반자로 봐야 한다는 시각을 제시했다. 이번 행사에 인도 정부 초청으로 참석한 성기학 한국섬유산업연합회 회장은 이런 내용을 담아 기조연설을 했다.

"교역 규모 증가와 양국 간 투자 활성화, 궁극적으로 세계 시장으로 협력 수출을 증진하기 위한 전략적인 시각을 가지고 한-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의 섬유 관련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현재 CEPA 개정이 모든 산업분야에서 인도 진출을 서두르고 있는 업체들의 관심 사안으로 떠오른 상태다. 지난 2010년 발효된 한-인도 CEPA는 한때 우리 기업들의 인도 수출 확대에 상당 부분 이바지했다. 하지만 원산지 기준이 까다로운 것을 비롯해 협정의 한계로 인해 경쟁국인 일본에 비해 CEPA 특혜효과가 축소되고 있어서 이미 개정 협상에 돌입한 상황이다.

'섬유 강국'을 넘어 '패션 강국'으로 도약하려는 인도시장 선점을 위해 국가 차원의 전략적인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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