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황금 어장 ‘격렬비열도’의 여름 밥상

입력 2017.07.13 (09:48) 수정 2017.08.28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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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군의 섬 '격렬비열도'. 충남에서 가장 서쪽에 자리 잡은 섬으로, '서해의 독도'로도 불린다. 7천 만 년 전 원시 자연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한 화산섬이자, 어획량이 풍부한 황금 어장이기도 하다.

“풍선 타고 노 저어 미역 따왔죠”


격렬비열도는 예로부터 미역, 홍합, 김이 많기로 유명했다. 근처 가의도 사람들은 동 트기도 전부터 네 시간씩 노를 저어 격렬비열도에 미역을 따러 다녔다.

갯바위에서 잘 말려온 격렬비열도 미역은 가의도 주민들에게 소중한 소득원이었다. 가의도 토박이 주갑철 씨는 여전히 그때 그 시절을 기억하고 있다.


갑철 씨는 "아버지와 함께 풍선을 타고 격렬비열도에 가 미역을 따오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회상한다. 그의 작은아버지는 격렬비열도의 등대지기, '항로표지 관리원'이기도 했다.

갑철 씨는 작은아버지와의 추억이 어린 미역을 듬성듬성 썰어 넣고, 살이 통통하게 오른 보리 누름의 우럭을 더해 '우럭미역맑은탕'을 고아낸다. 가의도 사람들이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하기 전 꼭 챙겨 먹는 보양식이다.

예전에 미역이 이곳 사람들을 먹여 살렸다면 지금은 육쪽마늘이 주된 소득원이다. 본격적인 수확철을 맞아 바쁜 마을 어르신들을 위해 갑철 씨의 아내가 시원한 미역찬국을 새참으로 낸다. 격렬비열도를 식량 창고 삼아 유랑했다는 가의도 사람들의 여름 밥상은 어떤 맛일까.

부부 어부의 선상 밥상


격렬비열도는 우럭, 광어, 노래미, 농어 등 다양한 어종이 서식하는 황금어장이기도 하다. 고정진 씨 부부는 이곳에서 대를 이어 고기를 잡고 있다.

아내 장보순 씨는 뜰채로도 건져내기 힘든 12kg짜리 묵직한 농어를 척척 잡을 정도로 실력이 좋다. 오늘도 줄을 내리는 족족 노래미, 우럭을 건져 올린다. 한창 바쁠 때 부부는 일주일씩 격렬비열도 인근에서 먹고 자며 조업에 나선다.


이럴 때 부부가 먹는 게 바로 '우럭데침회'. 바닷물로 쌀을 씻어 짭짤한 밥에 뜨거운 물을 부어 익힌 우럭회와 초고추장을 넣고 비빈 것이다. 여기에 소금 간을 해 선창에 잘 말린 반건조 우럭구이까지 더하면 선상에서만 맛볼 수 있는 진수성찬이 완성된다.

서해로 온 제주 해녀들


격렬비열도 인근 황금어장은 제주의 해녀들까지 서해로 불러왔다. 벌써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서해 해녀들은 안개가 자욱한 오늘도 섬과 섬 사이로 물질을 나선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갯속 바다지만 제철을 맞은 수산물들을 잡아 올리기 위해 거침없이 바다로 뛰어든다. 태왁(부유(浮游) 도구) 대신 저마다 품속에 해삼을 한가득 품고 올라와 싱싱한 해삼을 저울 위에 쏟아 낸다.


물질을 마치고 열기를 식히기 위해 제주도에서부터 먹어온 우뭇가사리 묵사발에 서해의 맛 조갯살을 듬뿍 넣어 '우뭇가사리 조개 묵사발'을 만든다. 조갯살을 넣어 만든 우뭇가사리 묵사발은 감칠맛과 든든함이 배가 된다.

여름맞이 서해 해녀들의 밥상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닭의 뱃속에 해삼을 넣어 푹 끓여낸 후 마지막에 성게 알을 더한 해삼 전복 삼계탕도 입맛을 사로잡는다.


격렬비열도의 풍성한 여름 밥상은 7월 13일(목) 저녁 7시 35분 KBS 1TV '한국인의 밥상'에서 만나볼 수 있다.

[프로덕션2] 문경림 kbs.petit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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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해 황금 어장 ‘격렬비열도’의 여름 밥상
    • 입력 2017-07-06 08:02:08
    • 수정2017-08-28 11: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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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군의 섬 '격렬비열도'. 충남에서 가장 서쪽에 자리 잡은 섬으로, '서해의 독도'로도 불린다. 7천 만 년 전 원시 자연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한 화산섬이자, 어획량이 풍부한 황금 어장이기도 하다.

“풍선 타고 노 저어 미역 따왔죠”


격렬비열도는 예로부터 미역, 홍합, 김이 많기로 유명했다. 근처 가의도 사람들은 동 트기도 전부터 네 시간씩 노를 저어 격렬비열도에 미역을 따러 다녔다.

갯바위에서 잘 말려온 격렬비열도 미역은 가의도 주민들에게 소중한 소득원이었다. 가의도 토박이 주갑철 씨는 여전히 그때 그 시절을 기억하고 있다.


갑철 씨는 "아버지와 함께 풍선을 타고 격렬비열도에 가 미역을 따오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회상한다. 그의 작은아버지는 격렬비열도의 등대지기, '항로표지 관리원'이기도 했다.

갑철 씨는 작은아버지와의 추억이 어린 미역을 듬성듬성 썰어 넣고, 살이 통통하게 오른 보리 누름의 우럭을 더해 '우럭미역맑은탕'을 고아낸다. 가의도 사람들이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하기 전 꼭 챙겨 먹는 보양식이다.

예전에 미역이 이곳 사람들을 먹여 살렸다면 지금은 육쪽마늘이 주된 소득원이다. 본격적인 수확철을 맞아 바쁜 마을 어르신들을 위해 갑철 씨의 아내가 시원한 미역찬국을 새참으로 낸다. 격렬비열도를 식량 창고 삼아 유랑했다는 가의도 사람들의 여름 밥상은 어떤 맛일까.

부부 어부의 선상 밥상


격렬비열도는 우럭, 광어, 노래미, 농어 등 다양한 어종이 서식하는 황금어장이기도 하다. 고정진 씨 부부는 이곳에서 대를 이어 고기를 잡고 있다.

아내 장보순 씨는 뜰채로도 건져내기 힘든 12kg짜리 묵직한 농어를 척척 잡을 정도로 실력이 좋다. 오늘도 줄을 내리는 족족 노래미, 우럭을 건져 올린다. 한창 바쁠 때 부부는 일주일씩 격렬비열도 인근에서 먹고 자며 조업에 나선다.


이럴 때 부부가 먹는 게 바로 '우럭데침회'. 바닷물로 쌀을 씻어 짭짤한 밥에 뜨거운 물을 부어 익힌 우럭회와 초고추장을 넣고 비빈 것이다. 여기에 소금 간을 해 선창에 잘 말린 반건조 우럭구이까지 더하면 선상에서만 맛볼 수 있는 진수성찬이 완성된다.

서해로 온 제주 해녀들


격렬비열도 인근 황금어장은 제주의 해녀들까지 서해로 불러왔다. 벌써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서해 해녀들은 안개가 자욱한 오늘도 섬과 섬 사이로 물질을 나선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갯속 바다지만 제철을 맞은 수산물들을 잡아 올리기 위해 거침없이 바다로 뛰어든다. 태왁(부유(浮游) 도구) 대신 저마다 품속에 해삼을 한가득 품고 올라와 싱싱한 해삼을 저울 위에 쏟아 낸다.


물질을 마치고 열기를 식히기 위해 제주도에서부터 먹어온 우뭇가사리 묵사발에 서해의 맛 조갯살을 듬뿍 넣어 '우뭇가사리 조개 묵사발'을 만든다. 조갯살을 넣어 만든 우뭇가사리 묵사발은 감칠맛과 든든함이 배가 된다.

여름맞이 서해 해녀들의 밥상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닭의 뱃속에 해삼을 넣어 푹 끓여낸 후 마지막에 성게 알을 더한 해삼 전복 삼계탕도 입맛을 사로잡는다.


격렬비열도의 풍성한 여름 밥상은 7월 13일(목) 저녁 7시 35분 KBS 1TV '한국인의 밥상'에서 만나볼 수 있다.

[프로덕션2] 문경림 kbs.petit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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