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기 드라마 한국계 배우 2명 전격 하차, 왜?

입력 2017.07.06 (08:57) 수정 2017.07.06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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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기 드라마 한국계 배우 2명 전격 하차, 왜?

미국 인기 드라마 한국계 배우 2명 전격 하차, 왜?

미국 CBS 인기 드라마 ‘하와이 파이브 오’ 미국 CBS 인기 드라마 ‘하와이 파이브 오’


미국 CBS 인기 드라마 '하와이 파이브 오' (Hawaii Five-O)에 출연하는 한국계 남녀 배우가 갑작스럽게 하차했다.

미국 방송 업계와 언론 보도에 따르면 CBS측은 8번 째 시즌을 앞두고 있는 이 드라마에 출연했던 두 사람을 임금 문제를 이유로 출연시키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드라마는 하와이를 배경으로 범죄 조직에 맞서 싸우는 액션 드라마로 미국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드라마다.

여기에는 알렉스 오로린과 스콧 칸 등 미국 배우와 함께 한국계 배우인 대니얼 대 킴(Daniel Dae Kim)과 그레이스 파크(Grace Park) 도 출연한다.

대니얼 대 킴은 호놀룰루 경찰이었으나 뇌물 수수 누명을 쓰고 경찰을 그만둔 친 호 켈리리 경위역을 맡고 있다. 그레이스 파크는 서퍼가 꿈이었지만 무릎을 다치고 경찰학교에 입학하게 된 새내기 경찰역을 맡고 있다.

대니얼 대 킴(왼쪽)과 그레이스 파크대니얼 대 킴(왼쪽)과 그레이스 파크

이 두 사람은 첫 시즌부터 시즌 7까지 빠짐없이 출연해 왔으며,극 전반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아왔다.

그럼에도 CBS가 두 사람을 전격 하차 시킨 것은 출연료 문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시즌 8 제작을 앞두고 열린 임금 협상에서 CBS 측은 두 사람에게 이들 백인 배우 보다 10~15% 낮은 출연료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제가 한인 사회에서 알려지면서 재미 한국계 미국인들의 모임인 CKA는 이번 해고가 인종 차별적인 요소가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CKA의 샘 윤 사무총장은 "할리우드는 인종적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의심을 받고 있고, 영화에서 아시아인의 폄하 문제도 나오고 있다"며 "우리는 이 문제를 심도있게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하차하게 된 다니엘 대 킴은 한국명 김대현이다. 미국 드라마 '로스트'에서 권진수 역을 맡으며 유명해진 배우다. 한국 배우 김윤진과 함께 출연한 이 작품에서 "왜 행복할 수 없어"를 '왜 햄보칼수 없어'라며 분노하는 장면이 인터넷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레이스 박은 한국계 캐나다인으로 한국 이름은 박민경으로, 드라마 '배틀스타 갤럭티카'에서 샤론 발레리역으로 이름이 알려진 여배우다.

이들 외에도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배우로는 켄 정(Ken Jeon)과 샌드라 오(Sandra Oh), 존 조(John Cho) 등이 있다.

왼쪽부터 켄 정, 샌드라 오, 존 조왼쪽부터 켄 정, 샌드라 오, 존 조

인종차별 여전한 미국 할리우드

할리우드에서 아시아계 배우에 대한 차별은 뿌리 깊다. 실력이나 인기와 무관하게 아시아인이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당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한다. 영화 '마션'이나 '공각기동대'등의 영화 원작에는 한국인을 포함한 동양인이 등장하지만, 실제 영화에는 없다.

지난해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연구진이 2007~2015년 인기영화 100여 편을 선정해 배우와 감독의 인구학적 분포를 조사한 결과, 전체 배역 4370개 가운데 아시아계가 차지하는 배역은 3.9%에 불과했다. 이는 흑인 12.2%, 라티노(미국에 거주하는 라틴아메리카계) 5.3%보다 훨씬 낮다.

적은 배역은 적은 기회로 이어지고, 기회를 잡지 못한 아시아계 배우들은 연기력과 관계없이 차별적인 출연료를 받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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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인기 드라마 한국계 배우 2명 전격 하차, 왜?
    • 입력 2017-07-06 08:57:21
    • 수정2017-07-06 17:58:05
    취재K
미국 CBS 인기 드라마 ‘하와이 파이브 오’

미국 CBS 인기 드라마 '하와이 파이브 오' (Hawaii Five-O)에 출연하는 한국계 남녀 배우가 갑작스럽게 하차했다.

미국 방송 업계와 언론 보도에 따르면 CBS측은 8번 째 시즌을 앞두고 있는 이 드라마에 출연했던 두 사람을 임금 문제를 이유로 출연시키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드라마는 하와이를 배경으로 범죄 조직에 맞서 싸우는 액션 드라마로 미국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드라마다.

여기에는 알렉스 오로린과 스콧 칸 등 미국 배우와 함께 한국계 배우인 대니얼 대 킴(Daniel Dae Kim)과 그레이스 파크(Grace Park) 도 출연한다.

대니얼 대 킴은 호놀룰루 경찰이었으나 뇌물 수수 누명을 쓰고 경찰을 그만둔 친 호 켈리리 경위역을 맡고 있다. 그레이스 파크는 서퍼가 꿈이었지만 무릎을 다치고 경찰학교에 입학하게 된 새내기 경찰역을 맡고 있다.

대니얼 대 킴(왼쪽)과 그레이스 파크
이 두 사람은 첫 시즌부터 시즌 7까지 빠짐없이 출연해 왔으며,극 전반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아왔다.

그럼에도 CBS가 두 사람을 전격 하차 시킨 것은 출연료 문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시즌 8 제작을 앞두고 열린 임금 협상에서 CBS 측은 두 사람에게 이들 백인 배우 보다 10~15% 낮은 출연료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제가 한인 사회에서 알려지면서 재미 한국계 미국인들의 모임인 CKA는 이번 해고가 인종 차별적인 요소가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CKA의 샘 윤 사무총장은 "할리우드는 인종적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의심을 받고 있고, 영화에서 아시아인의 폄하 문제도 나오고 있다"며 "우리는 이 문제를 심도있게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하차하게 된 다니엘 대 킴은 한국명 김대현이다. 미국 드라마 '로스트'에서 권진수 역을 맡으며 유명해진 배우다. 한국 배우 김윤진과 함께 출연한 이 작품에서 "왜 행복할 수 없어"를 '왜 햄보칼수 없어'라며 분노하는 장면이 인터넷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레이스 박은 한국계 캐나다인으로 한국 이름은 박민경으로, 드라마 '배틀스타 갤럭티카'에서 샤론 발레리역으로 이름이 알려진 여배우다.

이들 외에도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배우로는 켄 정(Ken Jeon)과 샌드라 오(Sandra Oh), 존 조(John Cho) 등이 있다.

왼쪽부터 켄 정, 샌드라 오, 존 조
인종차별 여전한 미국 할리우드

할리우드에서 아시아계 배우에 대한 차별은 뿌리 깊다. 실력이나 인기와 무관하게 아시아인이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당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한다. 영화 '마션'이나 '공각기동대'등의 영화 원작에는 한국인을 포함한 동양인이 등장하지만, 실제 영화에는 없다.

지난해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연구진이 2007~2015년 인기영화 100여 편을 선정해 배우와 감독의 인구학적 분포를 조사한 결과, 전체 배역 4370개 가운데 아시아계가 차지하는 배역은 3.9%에 불과했다. 이는 흑인 12.2%, 라티노(미국에 거주하는 라틴아메리카계) 5.3%보다 훨씬 낮다.

적은 배역은 적은 기회로 이어지고, 기회를 잡지 못한 아시아계 배우들은 연기력과 관계없이 차별적인 출연료를 받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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