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점포 없어 지는데…‘인터넷·모바일’ 모르면?

입력 2017.07.06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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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점포 없어 지는데…‘인터넷·모바일’ 모르면?

은행 점포 없어 지는데…‘인터넷·모바일’ 모르면?

"고객 거래 95%가 비대면…점포 불필요"

올해로 개점 50주년을 맞은 시티은행이 대대적인 점포 축소에 나선다. 당장 내일(7일)부터 서울 송파구와 강남구, 경기도 구리 등 5곳이 문을 닫는다. 입주한 건물과 임대 계약이 만료되는 곳부터 폐점을 시작하는 것이다. 앞서 지난 3월 시티은행은 전국 점포 133곳을 32곳으로 확 줄이겠다는 폭탄 선언을 했다.


시티은행 측은 "고객 거래 가운데 95%가 인터넷 뱅킹 등 비대면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직원수 변동은 없을 것이며 남는 인력은 전문 상담을 하는 고객가치센터와 고객집중센터로 보내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또 직원 50~100명 규모의 대형 자산관리센터에도 배치해 보험, 펀드 등 각종 자산운용 영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점포가 0곳' 인터넷은행 인기몰이

점포가 아예 한 곳도 없는 은행도 있다. 지난 4월 첫 선을 보인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이다. 거래는 휴대전화 앱이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서 한다. 전화, 메신저 등으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고 현금은 GS25 편의점 ATM기에서 계좌번호와 간편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찾을 수 있다. 케이뱅크 측은 "지점 운용비나 인건비를 줄인 만큼 고객들에게 더 혜택을 드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시중 은행에 비해 대출 금리는 낮고 예금 금리는 높은 편이다. 대표적인 상품인 '코드K 정기예금'은 은행권 최고 수준인 연 2.0%의 금리를 제공한다. 출범한 지 석 달 만에 여·수신액이 연 내 목표치를 이미 초과달성할 정도로 인기몰이중이다.


여기에 이달 말엔 또 다른 인터넷 은행인 카카오뱅크까지 가세할 예정이다. 케이뱅크와 마찬가지로 24시간 상담 체계를 갖추고 다양한 상품을 내놓을 계획인데 가입자 수가 4천만 명이 넘는 SNS 서비스, 카카오톡과 연동해 친구에게 간편송금을 할 수 있는 장점 등을 내세우려고 한다.


창구 거래는 10% 수준…줄어드는 점포

한국은행이 조사한 자료를 보면 입출금과 자금이체를 은행 창구에서 직접하는 비율은 11.3%에 불과하다. 인터넷 뱅킹이 40.7%로 가장 많고 CD나 ATM기를 이용한다는 응답이 37.4%로 뒤를 잇고 있다. 직장인의 경우 평일에 시간을 내 은행에 가기 힘든데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터넷 뱅킹이 익숙해지다보니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은행 점포 수는 3월 기준으로 지난해 7,217곳에서 올해 7,022곳으로 줄었는데 1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은행 임직원 수도 지난해 11만 6천 명에서 올해엔 11만 3천 명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금융당국은 당장 9월부터 60세 이상을 제외하고 종이 통장을 발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공공 서비스는 뒷전"…'모맹'은 어쩌나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김호재 시티은행 노조 홍보부위원장은 "당장 제주도의 경우 단 하나 있는 지점이 문을 닫게 되면 고객이 급한 일이 있을 때 비행기를 타고 건너 가 다른 점포를 방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사측이 이런 일반 고객의 불편함은 생각하지 않고 VIP 중심의 자산운용 사업에만 집중하는 것은 시중 은행의 공공성이나 사회적 책무를 무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치 않은 이른바 '모맹(mobile+盲)'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센터장은 "새로운 IT 기술에 익숙치 않은 고령층은 여전히 점포를 이용하는 빈도가 높다."며 "이런 사회 구성원들이 금융기관을 이용할 때 불편을 겪지 않도록 은행이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 고객 입장에서 서비스를 어떻게 할 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관기사] 모바일 금융시대…"어르신은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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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 점포 없어 지는데…‘인터넷·모바일’ 모르면?
    • 입력 2017-07-06 10:42:17
    취재K
"고객 거래 95%가 비대면…점포 불필요"

올해로 개점 50주년을 맞은 시티은행이 대대적인 점포 축소에 나선다. 당장 내일(7일)부터 서울 송파구와 강남구, 경기도 구리 등 5곳이 문을 닫는다. 입주한 건물과 임대 계약이 만료되는 곳부터 폐점을 시작하는 것이다. 앞서 지난 3월 시티은행은 전국 점포 133곳을 32곳으로 확 줄이겠다는 폭탄 선언을 했다.


시티은행 측은 "고객 거래 가운데 95%가 인터넷 뱅킹 등 비대면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직원수 변동은 없을 것이며 남는 인력은 전문 상담을 하는 고객가치센터와 고객집중센터로 보내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또 직원 50~100명 규모의 대형 자산관리센터에도 배치해 보험, 펀드 등 각종 자산운용 영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점포가 0곳' 인터넷은행 인기몰이

점포가 아예 한 곳도 없는 은행도 있다. 지난 4월 첫 선을 보인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이다. 거래는 휴대전화 앱이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서 한다. 전화, 메신저 등으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고 현금은 GS25 편의점 ATM기에서 계좌번호와 간편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찾을 수 있다. 케이뱅크 측은 "지점 운용비나 인건비를 줄인 만큼 고객들에게 더 혜택을 드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시중 은행에 비해 대출 금리는 낮고 예금 금리는 높은 편이다. 대표적인 상품인 '코드K 정기예금'은 은행권 최고 수준인 연 2.0%의 금리를 제공한다. 출범한 지 석 달 만에 여·수신액이 연 내 목표치를 이미 초과달성할 정도로 인기몰이중이다.


여기에 이달 말엔 또 다른 인터넷 은행인 카카오뱅크까지 가세할 예정이다. 케이뱅크와 마찬가지로 24시간 상담 체계를 갖추고 다양한 상품을 내놓을 계획인데 가입자 수가 4천만 명이 넘는 SNS 서비스, 카카오톡과 연동해 친구에게 간편송금을 할 수 있는 장점 등을 내세우려고 한다.


창구 거래는 10% 수준…줄어드는 점포

한국은행이 조사한 자료를 보면 입출금과 자금이체를 은행 창구에서 직접하는 비율은 11.3%에 불과하다. 인터넷 뱅킹이 40.7%로 가장 많고 CD나 ATM기를 이용한다는 응답이 37.4%로 뒤를 잇고 있다. 직장인의 경우 평일에 시간을 내 은행에 가기 힘든데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터넷 뱅킹이 익숙해지다보니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은행 점포 수는 3월 기준으로 지난해 7,217곳에서 올해 7,022곳으로 줄었는데 1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은행 임직원 수도 지난해 11만 6천 명에서 올해엔 11만 3천 명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금융당국은 당장 9월부터 60세 이상을 제외하고 종이 통장을 발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공공 서비스는 뒷전"…'모맹'은 어쩌나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김호재 시티은행 노조 홍보부위원장은 "당장 제주도의 경우 단 하나 있는 지점이 문을 닫게 되면 고객이 급한 일이 있을 때 비행기를 타고 건너 가 다른 점포를 방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사측이 이런 일반 고객의 불편함은 생각하지 않고 VIP 중심의 자산운용 사업에만 집중하는 것은 시중 은행의 공공성이나 사회적 책무를 무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치 않은 이른바 '모맹(mobile+盲)'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센터장은 "새로운 IT 기술에 익숙치 않은 고령층은 여전히 점포를 이용하는 빈도가 높다."며 "이런 사회 구성원들이 금융기관을 이용할 때 불편을 겪지 않도록 은행이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 고객 입장에서 서비스를 어떻게 할 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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