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알보다 작은 ‘0.3mm의 예술’…신라의 르네상스를 증명하다
입력 2017.07.06 (14:34)
수정 2017.07.06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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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통일의 대업을 이룬 신라의 제30대 왕 문무왕.
KBS '역사스페셜'(2001년 4월 28일 방송, 112회)
그는 죽어서도 용이 돼 나라와 백성을 지키겠다며 동해 앞바다에 묻히기를 소망했다. 경상북도 경주 양북면 용당리에 위치한 감은사는 그런 문무왕의 호국 의지를 기리며 아들 신문왕이 완성한 절이다.
현재 이곳엔 절터와 쌍둥이 모양의 3층 석탑 2기만 남아 있다. 이 쌍둥이 석탑 아래에서 세상을 놀라게 한 '사리장엄구'가 발견됐다.

황금빛을 뽐내는 이 유물은 부처의 사리를 담는 함으로, 감은사 터에서 발견돼 '감은사지 사리장엄구'로 불린다.
감은사지 사리장엄구는 크게 세 개의 기물로 이뤄져 있다. 상자처럼 생긴 사리 외함과 전각 모양을 본떠 만든 사리 내함, 사리를 담는 수정 사리병이다.
KBS '역사스페셜'(2001년 6월 2일 방송, 117회)
외함은 단순한 직사각형 상자 형태지만, 네 면 각 중앙에서 악귀와 양을 밟고 있는 사천왕은 역동적이고 생동적인 모습이다.
화려함의 극치인 내함은 세밀한 장식이 돋보인다. 다양한 조각품으로 구성돼 있는데, 하나같이 정밀하고 섬세하다. 약 20.3cm로 손가락 한 뼘 정도의 높이인 내함에는 놀라운 비밀이 숨겨져 있다.

아주 가는 금속으로 섬세하게 표현한 내함의 천장 부분은 물론, 내함의 아랫부분에 네 마리의 사자와 신인상, 보살상 등이 새겨져 있다. 그중 보살상 얼굴 하나의 크기가 5mm에 불과하다.
더 놀라운 점은 손톱 절반도 안 되는 크기인 보살상에 눈·코·입과 표정까지 다 새겨넣었다는 것이다.

그보다 조금 큰 사리병은 3cm로 손가락 두 마디 정도다. 사리병에는 금으로 된 받침대와 뚜껑이 있는데, 이것을 만져보면 무언가 오돌토돌한 게 손끝에 느껴진다.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어 특수 현미경으로 100배 확대해보면 지름 0.3mm의 아주 작은 금 알갱이가 꽃 모양으로 박혀 있다.
사리장엄구에서 가장 놀라운 것은 내함 천장에 달려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풍탁이다. 풍탁은 바람이 불면 소리가 나는 종 모양의 금제 장식을 말한다.
KBS '역사스페셜'(2001년 6월 2일 방송, 117회)
쌀알만 한 크기의 풍탁을 50배 확대해보니, 몸체는 얇은 금판을 말아서 만든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풍탁 사슬의 굵기는 0.25mm로 머리카락 굵기와 비슷했다.
풍탁을 200배 확대하면, 표면에 금 알갱이가 보인다. 이 알갱이의 지름은 0.3mm로 머리카락 정도의 굵기다.
그런데 풍탁의 비밀은 '작은 크기'에 있지 않다. 현대 장인들도 재현하기 어렵다는 기술인데, 어떻게 신라 시대 때 이 쌀알 크기의 풍탁에 0.3mm의 알갱이를 한 땀 한 땀 이어 붙일 수 있었을까.
가수 이현우가 천 년 전 신라 기술의 놀라운 비밀을 파헤친다. 작자 미상의 신묘한 '감은사지 사리장엄구'의 비밀은 오는 8일 방송되는 KBS '천상의 컬렉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 왼쪽부터) 노근묵란도, 감은사지 사리장엄구, 호동서락기
이날 방송에서 배우 김수로는 뿌리 뽑힌 조국의 비애가 담긴 '노근묵란도'를, 배우 황보라는 조선 후기에 소녀 김금원이 금기를 깨고 쓴 여행기 '호동서락기'를 소개한다.
[프로덕션2] 박성희 kbs.psh@kbs.co.kr
그는 죽어서도 용이 돼 나라와 백성을 지키겠다며 동해 앞바다에 묻히기를 소망했다. 경상북도 경주 양북면 용당리에 위치한 감은사는 그런 문무왕의 호국 의지를 기리며 아들 신문왕이 완성한 절이다.
현재 이곳엔 절터와 쌍둥이 모양의 3층 석탑 2기만 남아 있다. 이 쌍둥이 석탑 아래에서 세상을 놀라게 한 '사리장엄구'가 발견됐다.

황금빛을 뽐내는 이 유물은 부처의 사리를 담는 함으로, 감은사 터에서 발견돼 '감은사지 사리장엄구'로 불린다.
감은사지 사리장엄구는 크게 세 개의 기물로 이뤄져 있다. 상자처럼 생긴 사리 외함과 전각 모양을 본떠 만든 사리 내함, 사리를 담는 수정 사리병이다.
외함은 단순한 직사각형 상자 형태지만, 네 면 각 중앙에서 악귀와 양을 밟고 있는 사천왕은 역동적이고 생동적인 모습이다.
화려함의 극치인 내함은 세밀한 장식이 돋보인다. 다양한 조각품으로 구성돼 있는데, 하나같이 정밀하고 섬세하다. 약 20.3cm로 손가락 한 뼘 정도의 높이인 내함에는 놀라운 비밀이 숨겨져 있다.

아주 가는 금속으로 섬세하게 표현한 내함의 천장 부분은 물론, 내함의 아랫부분에 네 마리의 사자와 신인상, 보살상 등이 새겨져 있다. 그중 보살상 얼굴 하나의 크기가 5mm에 불과하다.
더 놀라운 점은 손톱 절반도 안 되는 크기인 보살상에 눈·코·입과 표정까지 다 새겨넣었다는 것이다.
그보다 조금 큰 사리병은 3cm로 손가락 두 마디 정도다. 사리병에는 금으로 된 받침대와 뚜껑이 있는데, 이것을 만져보면 무언가 오돌토돌한 게 손끝에 느껴진다.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어 특수 현미경으로 100배 확대해보면 지름 0.3mm의 아주 작은 금 알갱이가 꽃 모양으로 박혀 있다.
사리장엄구에서 가장 놀라운 것은 내함 천장에 달려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풍탁이다. 풍탁은 바람이 불면 소리가 나는 종 모양의 금제 장식을 말한다.
쌀알만 한 크기의 풍탁을 50배 확대해보니, 몸체는 얇은 금판을 말아서 만든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풍탁 사슬의 굵기는 0.25mm로 머리카락 굵기와 비슷했다.
풍탁을 200배 확대하면, 표면에 금 알갱이가 보인다. 이 알갱이의 지름은 0.3mm로 머리카락 정도의 굵기다.
그런데 풍탁의 비밀은 '작은 크기'에 있지 않다. 현대 장인들도 재현하기 어렵다는 기술인데, 어떻게 신라 시대 때 이 쌀알 크기의 풍탁에 0.3mm의 알갱이를 한 땀 한 땀 이어 붙일 수 있었을까.
가수 이현우가 천 년 전 신라 기술의 놀라운 비밀을 파헤친다. 작자 미상의 신묘한 '감은사지 사리장엄구'의 비밀은 오는 8일 방송되는 KBS '천상의 컬렉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날 방송에서 배우 김수로는 뿌리 뽑힌 조국의 비애가 담긴 '노근묵란도'를, 배우 황보라는 조선 후기에 소녀 김금원이 금기를 깨고 쓴 여행기 '호동서락기'를 소개한다.
[프로덕션2] 박성희 kbs.p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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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7-07-06 14:34:39
- 수정2017-07-06 15:05:28

삼국통일의 대업을 이룬 신라의 제30대 왕 문무왕.

그는 죽어서도 용이 돼 나라와 백성을 지키겠다며 동해 앞바다에 묻히기를 소망했다. 경상북도 경주 양북면 용당리에 위치한 감은사는 그런 문무왕의 호국 의지를 기리며 아들 신문왕이 완성한 절이다.
현재 이곳엔 절터와 쌍둥이 모양의 3층 석탑 2기만 남아 있다. 이 쌍둥이 석탑 아래에서 세상을 놀라게 한 '사리장엄구'가 발견됐다.

황금빛을 뽐내는 이 유물은 부처의 사리를 담는 함으로, 감은사 터에서 발견돼 '감은사지 사리장엄구'로 불린다.
감은사지 사리장엄구는 크게 세 개의 기물로 이뤄져 있다. 상자처럼 생긴 사리 외함과 전각 모양을 본떠 만든 사리 내함, 사리를 담는 수정 사리병이다.

외함은 단순한 직사각형 상자 형태지만, 네 면 각 중앙에서 악귀와 양을 밟고 있는 사천왕은 역동적이고 생동적인 모습이다.
화려함의 극치인 내함은 세밀한 장식이 돋보인다. 다양한 조각품으로 구성돼 있는데, 하나같이 정밀하고 섬세하다. 약 20.3cm로 손가락 한 뼘 정도의 높이인 내함에는 놀라운 비밀이 숨겨져 있다.

아주 가는 금속으로 섬세하게 표현한 내함의 천장 부분은 물론, 내함의 아랫부분에 네 마리의 사자와 신인상, 보살상 등이 새겨져 있다. 그중 보살상 얼굴 하나의 크기가 5mm에 불과하다.
더 놀라운 점은 손톱 절반도 안 되는 크기인 보살상에 눈·코·입과 표정까지 다 새겨넣었다는 것이다.

그보다 조금 큰 사리병은 3cm로 손가락 두 마디 정도다. 사리병에는 금으로 된 받침대와 뚜껑이 있는데, 이것을 만져보면 무언가 오돌토돌한 게 손끝에 느껴진다.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어 특수 현미경으로 100배 확대해보면 지름 0.3mm의 아주 작은 금 알갱이가 꽃 모양으로 박혀 있다.
사리장엄구에서 가장 놀라운 것은 내함 천장에 달려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풍탁이다. 풍탁은 바람이 불면 소리가 나는 종 모양의 금제 장식을 말한다.

쌀알만 한 크기의 풍탁을 50배 확대해보니, 몸체는 얇은 금판을 말아서 만든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풍탁 사슬의 굵기는 0.25mm로 머리카락 굵기와 비슷했다.
풍탁을 200배 확대하면, 표면에 금 알갱이가 보인다. 이 알갱이의 지름은 0.3mm로 머리카락 정도의 굵기다.
그런데 풍탁의 비밀은 '작은 크기'에 있지 않다. 현대 장인들도 재현하기 어렵다는 기술인데, 어떻게 신라 시대 때 이 쌀알 크기의 풍탁에 0.3mm의 알갱이를 한 땀 한 땀 이어 붙일 수 있었을까.
가수 이현우가 천 년 전 신라 기술의 놀라운 비밀을 파헤친다. 작자 미상의 신묘한 '감은사지 사리장엄구'의 비밀은 오는 8일 방송되는 KBS '천상의 컬렉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날 방송에서 배우 김수로는 뿌리 뽑힌 조국의 비애가 담긴 '노근묵란도'를, 배우 황보라는 조선 후기에 소녀 김금원이 금기를 깨고 쓴 여행기 '호동서락기'를 소개한다.
[프로덕션2] 박성희 kbs.psh@kbs.co.kr
그는 죽어서도 용이 돼 나라와 백성을 지키겠다며 동해 앞바다에 묻히기를 소망했다. 경상북도 경주 양북면 용당리에 위치한 감은사는 그런 문무왕의 호국 의지를 기리며 아들 신문왕이 완성한 절이다.
현재 이곳엔 절터와 쌍둥이 모양의 3층 석탑 2기만 남아 있다. 이 쌍둥이 석탑 아래에서 세상을 놀라게 한 '사리장엄구'가 발견됐다.

황금빛을 뽐내는 이 유물은 부처의 사리를 담는 함으로, 감은사 터에서 발견돼 '감은사지 사리장엄구'로 불린다.
감은사지 사리장엄구는 크게 세 개의 기물로 이뤄져 있다. 상자처럼 생긴 사리 외함과 전각 모양을 본떠 만든 사리 내함, 사리를 담는 수정 사리병이다.
외함은 단순한 직사각형 상자 형태지만, 네 면 각 중앙에서 악귀와 양을 밟고 있는 사천왕은 역동적이고 생동적인 모습이다.
화려함의 극치인 내함은 세밀한 장식이 돋보인다. 다양한 조각품으로 구성돼 있는데, 하나같이 정밀하고 섬세하다. 약 20.3cm로 손가락 한 뼘 정도의 높이인 내함에는 놀라운 비밀이 숨겨져 있다.

아주 가는 금속으로 섬세하게 표현한 내함의 천장 부분은 물론, 내함의 아랫부분에 네 마리의 사자와 신인상, 보살상 등이 새겨져 있다. 그중 보살상 얼굴 하나의 크기가 5mm에 불과하다.
더 놀라운 점은 손톱 절반도 안 되는 크기인 보살상에 눈·코·입과 표정까지 다 새겨넣었다는 것이다.
그보다 조금 큰 사리병은 3cm로 손가락 두 마디 정도다. 사리병에는 금으로 된 받침대와 뚜껑이 있는데, 이것을 만져보면 무언가 오돌토돌한 게 손끝에 느껴진다.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어 특수 현미경으로 100배 확대해보면 지름 0.3mm의 아주 작은 금 알갱이가 꽃 모양으로 박혀 있다.
사리장엄구에서 가장 놀라운 것은 내함 천장에 달려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풍탁이다. 풍탁은 바람이 불면 소리가 나는 종 모양의 금제 장식을 말한다.
쌀알만 한 크기의 풍탁을 50배 확대해보니, 몸체는 얇은 금판을 말아서 만든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풍탁 사슬의 굵기는 0.25mm로 머리카락 굵기와 비슷했다.
풍탁을 200배 확대하면, 표면에 금 알갱이가 보인다. 이 알갱이의 지름은 0.3mm로 머리카락 정도의 굵기다.
그런데 풍탁의 비밀은 '작은 크기'에 있지 않다. 현대 장인들도 재현하기 어렵다는 기술인데, 어떻게 신라 시대 때 이 쌀알 크기의 풍탁에 0.3mm의 알갱이를 한 땀 한 땀 이어 붙일 수 있었을까.
가수 이현우가 천 년 전 신라 기술의 놀라운 비밀을 파헤친다. 작자 미상의 신묘한 '감은사지 사리장엄구'의 비밀은 오는 8일 방송되는 KBS '천상의 컬렉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날 방송에서 배우 김수로는 뿌리 뽑힌 조국의 비애가 담긴 '노근묵란도'를, 배우 황보라는 조선 후기에 소녀 김금원이 금기를 깨고 쓴 여행기 '호동서락기'를 소개한다.
[프로덕션2] 박성희 kbs.p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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