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리포트] 알레르기 사고 급증…식품업계 변화 시작

입력 2017.07.07 (21:37) 수정 2017.07.07 (21:5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짜장면을 시키면 새우가 들어있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새우 알레르기가 있던 통역사 A씨는 짜장면을 주문하며 "새우를 빼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A씨의 짜장면에는 새우가 그대로 들어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호흡 곤란에 발성 장애까지 겪게 되자 A씨는 중국집을 상대로 손해 배상 소송을 냈고 법원은 짜장면 값의 만 배가 넘는 6천7백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A씨 만의 일이 아닙니다.

국내 초중고생의 16%, 성인 2% 정도가 식품 알레르기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식품업계의 변화와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윤희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냉면집에 도착한 이 남성의 첫 마디,

<녹취> "평양냉면 오이 빼고 하나 주세요."

6년 전부터 오이알레르기를 겪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00(오이 알레르기 환자) : "여드름처럼 조금씩 뭐가 올라오는 것 같아요. 전체적으로 아예 뒤집어질 수도 있고..."

SNS에는 오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모임도 생겼습니다.

개설 1주일만에 가입자가 10만 명을 넘었습니다.

<인터뷰> 냉면집 사장 : "(오이)향을 기피하시는 분도 계시고 이렇게 '오이빼기'로 주문을 넣어요."

이 주부는 제품 뒷면, 깨알같은 성분 표시를 빠짐없이 확인합니다.

초등학생 딸의 견과류 알레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박혜진(견과류 알레르기 환자 부모) : "뷔페를 갔다가 샐러드를 먹었는데 토하고 붓고 가렵고. 잣이 갈려서 넣어져 있던 거예요."

알레르기를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식품업계도 관련 안내문을 부착하는 등 대비에 나섰습니다.

이 피자 전문점은 알레르기 유발 성분을 메뉴판 뿐 아니라 배달 영수증에도 표시합니다.

<녹취> "(대두는 뭐예요?) 도우(피자 반죽)에 들어가는 콩기름이요."

오이를 뺀 김밥 세트를 출시한 프랜차이즈 업체가 있는 가하면, 우유와 달걀을 쓰지 않는 베이커리도 등장했습니다.

<인터뷰> 신성철(베이커리 사장) : "우유 대신에 두유를 사용하고요. 두유를 못 먹는 아이들을 위해서는 일부 빵들은 물을 이용해서 반죽을 해요."

하지만 아직 시작에 불과합니다.

지난 5월부터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에 한해 원재료 성분 표시가 의무화됐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녹취> 패스트푸드 업체 직원 : "(알레르기 성분 표시하게 돼 있지 않나요?) 저희는 따로 표시가 안 돼 있고요. 원산지 표시만 돼 있어요."

미국 등 일부 선진국에서는 원재료 표시 위반시 전량 회수 조치합니다.

또 알레르기 증상을 겪는 학생과 음식은 물론 테이블도 공유하지 못하게 하는 등 철저히 관리합니다.

국내 식품 알레르기 사고 건수는 지난해 8백여 건으로 3년새 두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KBS 뉴스 이윤희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심층 리포트] 알레르기 사고 급증…식품업계 변화 시작
    • 입력 2017-07-07 21:38:28
    • 수정2017-07-07 21:57:40
    뉴스 9
<앵커 멘트>

짜장면을 시키면 새우가 들어있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새우 알레르기가 있던 통역사 A씨는 짜장면을 주문하며 "새우를 빼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A씨의 짜장면에는 새우가 그대로 들어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호흡 곤란에 발성 장애까지 겪게 되자 A씨는 중국집을 상대로 손해 배상 소송을 냈고 법원은 짜장면 값의 만 배가 넘는 6천7백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A씨 만의 일이 아닙니다.

국내 초중고생의 16%, 성인 2% 정도가 식품 알레르기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식품업계의 변화와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윤희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냉면집에 도착한 이 남성의 첫 마디,

<녹취> "평양냉면 오이 빼고 하나 주세요."

6년 전부터 오이알레르기를 겪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00(오이 알레르기 환자) : "여드름처럼 조금씩 뭐가 올라오는 것 같아요. 전체적으로 아예 뒤집어질 수도 있고..."

SNS에는 오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모임도 생겼습니다.

개설 1주일만에 가입자가 10만 명을 넘었습니다.

<인터뷰> 냉면집 사장 : "(오이)향을 기피하시는 분도 계시고 이렇게 '오이빼기'로 주문을 넣어요."

이 주부는 제품 뒷면, 깨알같은 성분 표시를 빠짐없이 확인합니다.

초등학생 딸의 견과류 알레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박혜진(견과류 알레르기 환자 부모) : "뷔페를 갔다가 샐러드를 먹었는데 토하고 붓고 가렵고. 잣이 갈려서 넣어져 있던 거예요."

알레르기를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식품업계도 관련 안내문을 부착하는 등 대비에 나섰습니다.

이 피자 전문점은 알레르기 유발 성분을 메뉴판 뿐 아니라 배달 영수증에도 표시합니다.

<녹취> "(대두는 뭐예요?) 도우(피자 반죽)에 들어가는 콩기름이요."

오이를 뺀 김밥 세트를 출시한 프랜차이즈 업체가 있는 가하면, 우유와 달걀을 쓰지 않는 베이커리도 등장했습니다.

<인터뷰> 신성철(베이커리 사장) : "우유 대신에 두유를 사용하고요. 두유를 못 먹는 아이들을 위해서는 일부 빵들은 물을 이용해서 반죽을 해요."

하지만 아직 시작에 불과합니다.

지난 5월부터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에 한해 원재료 성분 표시가 의무화됐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녹취> 패스트푸드 업체 직원 : "(알레르기 성분 표시하게 돼 있지 않나요?) 저희는 따로 표시가 안 돼 있고요. 원산지 표시만 돼 있어요."

미국 등 일부 선진국에서는 원재료 표시 위반시 전량 회수 조치합니다.

또 알레르기 증상을 겪는 학생과 음식은 물론 테이블도 공유하지 못하게 하는 등 철저히 관리합니다.

국내 식품 알레르기 사고 건수는 지난해 8백여 건으로 3년새 두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KBS 뉴스 이윤희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