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서 이중고…‘치매 투병’ 파독 1세대

입력 2017.07.10 (07:39) 수정 2017.07.10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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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가족을 위해, 나라를 위해 지난 1960~70년대 독일로 떠났던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

이들 가운데 치매로 고생하는 환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언어와 음식 때문에 투병생활이 더욱 힘겹다고 하는데요.

베를린 이민우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어릴적 고향에서 듣던 동요 소리에, 82살 김희숙 할머니의 눈시울이 촉촉해집니다.

파독 간호사로 고향을 떠난 지 40여 년.

이제는 치매에 걸려 몸을 가누기조차 어렵습니다.

돌봐 줄 가족이 없어 독일 요양원에서 지내고 있지만, 언어가 통하지 않고 음식도 맞지 않아 힘겹기만 합니다.

자원봉사자들이 해오는 한국 음식을 맛보는 게 유일한 낙입니다.

<인터뷰> 최춘미(자원봉사자) : "처음에 김치 드셨을 때 '아, 맛있다' 하고 감탄사를 연발하셨어요. 정말 좋아하셨어요."

올해 일흔의 파독 간호사 손 모 할머니도 치매를 앓고 있습니다.

독일 요양원 직원들과의 의사소통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인터뷰> 김미선(자원봉사자) : "먹고 싶다는 걸 얘기해도 알 수가 없잖아요. 안타깝고. 표현력이 점점 떨어지시고."

이국 땅에서 청춘을 바쳐 경제 발전의 초석이 된 파독 1세대.

그러나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치매와 투병하는 어르신들이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인터뷰> 봉지은(사단법인 '해로' 대표) : "파독 1세대 어르신들이 향후 5~10년 사이에 모두 치매 고위험군에 속하게 되거든요. 그에 대한 준비와 대책이 필요..."

때문에 파독 1세대를 위한 공동 요양 시설을 마련하려는 노력이 계속돼왔지만, 자금 모금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베를린에서 KBS 뉴스 이민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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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7-10 07:46:09
    • 수정2017-07-10 08: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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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위해, 나라를 위해 지난 1960~70년대 독일로 떠났던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

이들 가운데 치매로 고생하는 환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언어와 음식 때문에 투병생활이 더욱 힘겹다고 하는데요.

베를린 이민우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어릴적 고향에서 듣던 동요 소리에, 82살 김희숙 할머니의 눈시울이 촉촉해집니다.

파독 간호사로 고향을 떠난 지 40여 년.

이제는 치매에 걸려 몸을 가누기조차 어렵습니다.

돌봐 줄 가족이 없어 독일 요양원에서 지내고 있지만, 언어가 통하지 않고 음식도 맞지 않아 힘겹기만 합니다.

자원봉사자들이 해오는 한국 음식을 맛보는 게 유일한 낙입니다.

<인터뷰> 최춘미(자원봉사자) : "처음에 김치 드셨을 때 '아, 맛있다' 하고 감탄사를 연발하셨어요. 정말 좋아하셨어요."

올해 일흔의 파독 간호사 손 모 할머니도 치매를 앓고 있습니다.

독일 요양원 직원들과의 의사소통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인터뷰> 김미선(자원봉사자) : "먹고 싶다는 걸 얘기해도 알 수가 없잖아요. 안타깝고. 표현력이 점점 떨어지시고."

이국 땅에서 청춘을 바쳐 경제 발전의 초석이 된 파독 1세대.

그러나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치매와 투병하는 어르신들이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인터뷰> 봉지은(사단법인 '해로' 대표) : "파독 1세대 어르신들이 향후 5~10년 사이에 모두 치매 고위험군에 속하게 되거든요. 그에 대한 준비와 대책이 필요..."

때문에 파독 1세대를 위한 공동 요양 시설을 마련하려는 노력이 계속돼왔지만, 자금 모금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베를린에서 KBS 뉴스 이민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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