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보다 많은 당구장…레저스포츠로 변신중

입력 2017.07.10 (15:18) 수정 2017.07.11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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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보다 많은 당구장…레저스포츠로 변신중

PC방보다 많은 당구장…레저스포츠로 변신중

당구는 10여 년 전만 해도 남자들만의 오락이었다. 흡연이 자유로운 공간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중고등학교는 학생들이 당구장에 출입할 경우 정학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당구장은 그야말로 유해한 불량업소 취급을 받았었다.

그러나 이제는 당구의 위상이 달라졌다. 당구선수를 육성하는 학교들까지 속속 생겨나고 있을 정도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당구부를 창단한 학교는 2007년 수원 매탄고등학교다. 현재 매탄고를 포함해 전국 6개 중고교팀이 활동중이고 최근에는 2개 초등학교가 당구부를 창단했을 만큼 당구는 오락의 이미지를 탈피해 스포츠로 인정받아 가고 있다.

'당구계 박태환' 김행직, 생애 첫 3쿠션 월드컵 우승

연간 억대의 고수입을 올리는 선수들도 늘어나고 있다. 당구의 인기와 함께 팬층이 두꺼워지면서 주요 대회 상금이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사상 처음으로 대기업 후원을 받는 선수도 등장했다. 현재 국내 랭킹 1위인 김행직이 지난해 LG유플러스와 3년에 걸친 후원 계약을 맺으면서 주목받았다.


김행직은 15살이던 지난 2007년 한국 선수로는 최초이자 역대 최연소로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챔피언에 오른 뒤 네 차례나 세계주니어대회를 석권한 '당구 천재'였다.

그러나 성인이 된 이후 세계무대에서는 주춤했던 25살 김행직이 10일(한국시간) 포르투갈 포르투에서 열린 '2017 포르투 3쿠션 월드컵'에서 자신의 생애 첫 월드컵 우승을 거머쥐면서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한국 선수로는 故 김경률(2010년 4월 터키 안탈리아), 최성원(2012년 2월 터키 안탈리아), 강동궁(2013년 9월 구리), 조재호(2014년 2월 터키 이스탄불), 허정한(2016년 12월 이집트 후루가다)에 이은 6번째 월드컵 우승자다.

김행직은 처음으로 당구부를 창단했던 수원 매탄고 출신이기도 하다.

TV 당구 전문 채널의 등장..당구장 창업도 증가

당구에 대한 인식 변화는 전문 TV 채널의 등장도 한몫을 했다. 시청자들이 보는 TV 중계이기 때문에 일본어 투성인 당구 용어를 우리말로 순화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렇게 부활한 당구는 옛 추억을 간직한 중장년층 인구를 끌어들이고 있다. 또 당구장에서 PC방으로 떠났던 일명 '스타크래프트 세대'로 불리는 30대도 당구장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무엇보다 10여 년 전에는 거의 보기 힘들었던 여성들의 당구장 출입이 자연스러워 지고 있다는 점이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스타가 된 차유람의 영향도 있지만, 몰라보게 쾌적해진 시설이 크게 작용했다.


과거 당구장 하면 뿌연 담배 연기와 짜장면 그릇 등 아저씨들만의 놀이 공간이라는 이미지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흡연실이 따로 설치된 금연 당구장이 확산하고 있고, 인테리어도 카페형으로 개선돼 여성들도 많이 찾고 있다.


올 12월부터는 당구장 금연법도 시행된다. 어길 경우 과태료 10만 원이 부과된다.

중장년층이 당구로 되돌아온 또 다른 요인은 불황 때문으로 여겨지고 있다.

국민 취미인 등산만 해도 등산복부터 장비까지 마련하려면 사실상 적잖은 돈이 든다. 그러나 당구장 사용료는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보통 테이블당 10분에 1천 원 정도로 여러 명이 즐길 수 있다.

이에 따라 전국 당구장 수가 PC방을 추월했다. 대한당구연맹 통계로는 지난 2006년 1만 8천여 개였던 전국 당구장 수는 현재 2만 4천여 개에 이른다고 한다.


전국 PC방 수는 1만 1천여 개, 동네마다 볼 수 있는 편의점은 3만여 개로 추산되고 있다. PC방 대신 당구장 창업이 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아직도 학교 주변 당구장은 유해업소라는 뿌리 깊은 인식은 남아있다. 당구에 대한 편견은 여전히 남아있지만,돌아온 당구 열풍이 지속돼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는 레저스포츠로 정착하기를 당구인들은 염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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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C방보다 많은 당구장…레저스포츠로 변신중
    • 입력 2017-07-10 15:18:20
    • 수정2017-07-11 15:10:27
    취재K
당구는 10여 년 전만 해도 남자들만의 오락이었다. 흡연이 자유로운 공간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중고등학교는 학생들이 당구장에 출입할 경우 정학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당구장은 그야말로 유해한 불량업소 취급을 받았었다. 그러나 이제는 당구의 위상이 달라졌다. 당구선수를 육성하는 학교들까지 속속 생겨나고 있을 정도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당구부를 창단한 학교는 2007년 수원 매탄고등학교다. 현재 매탄고를 포함해 전국 6개 중고교팀이 활동중이고 최근에는 2개 초등학교가 당구부를 창단했을 만큼 당구는 오락의 이미지를 탈피해 스포츠로 인정받아 가고 있다. '당구계 박태환' 김행직, 생애 첫 3쿠션 월드컵 우승 연간 억대의 고수입을 올리는 선수들도 늘어나고 있다. 당구의 인기와 함께 팬층이 두꺼워지면서 주요 대회 상금이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사상 처음으로 대기업 후원을 받는 선수도 등장했다. 현재 국내 랭킹 1위인 김행직이 지난해 LG유플러스와 3년에 걸친 후원 계약을 맺으면서 주목받았다. 김행직은 15살이던 지난 2007년 한국 선수로는 최초이자 역대 최연소로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챔피언에 오른 뒤 네 차례나 세계주니어대회를 석권한 '당구 천재'였다. 그러나 성인이 된 이후 세계무대에서는 주춤했던 25살 김행직이 10일(한국시간) 포르투갈 포르투에서 열린 '2017 포르투 3쿠션 월드컵'에서 자신의 생애 첫 월드컵 우승을 거머쥐면서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한국 선수로는 故 김경률(2010년 4월 터키 안탈리아), 최성원(2012년 2월 터키 안탈리아), 강동궁(2013년 9월 구리), 조재호(2014년 2월 터키 이스탄불), 허정한(2016년 12월 이집트 후루가다)에 이은 6번째 월드컵 우승자다. 김행직은 처음으로 당구부를 창단했던 수원 매탄고 출신이기도 하다. TV 당구 전문 채널의 등장..당구장 창업도 증가 당구에 대한 인식 변화는 전문 TV 채널의 등장도 한몫을 했다. 시청자들이 보는 TV 중계이기 때문에 일본어 투성인 당구 용어를 우리말로 순화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렇게 부활한 당구는 옛 추억을 간직한 중장년층 인구를 끌어들이고 있다. 또 당구장에서 PC방으로 떠났던 일명 '스타크래프트 세대'로 불리는 30대도 당구장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무엇보다 10여 년 전에는 거의 보기 힘들었던 여성들의 당구장 출입이 자연스러워 지고 있다는 점이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스타가 된 차유람의 영향도 있지만, 몰라보게 쾌적해진 시설이 크게 작용했다. 과거 당구장 하면 뿌연 담배 연기와 짜장면 그릇 등 아저씨들만의 놀이 공간이라는 이미지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흡연실이 따로 설치된 금연 당구장이 확산하고 있고, 인테리어도 카페형으로 개선돼 여성들도 많이 찾고 있다. 올 12월부터는 당구장 금연법도 시행된다. 어길 경우 과태료 10만 원이 부과된다. 중장년층이 당구로 되돌아온 또 다른 요인은 불황 때문으로 여겨지고 있다. 국민 취미인 등산만 해도 등산복부터 장비까지 마련하려면 사실상 적잖은 돈이 든다. 그러나 당구장 사용료는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보통 테이블당 10분에 1천 원 정도로 여러 명이 즐길 수 있다. 이에 따라 전국 당구장 수가 PC방을 추월했다. 대한당구연맹 통계로는 지난 2006년 1만 8천여 개였던 전국 당구장 수는 현재 2만 4천여 개에 이른다고 한다. 전국 PC방 수는 1만 1천여 개, 동네마다 볼 수 있는 편의점은 3만여 개로 추산되고 있다. PC방 대신 당구장 창업이 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아직도 학교 주변 당구장은 유해업소라는 뿌리 깊은 인식은 남아있다. 당구에 대한 편견은 여전히 남아있지만,돌아온 당구 열풍이 지속돼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는 레저스포츠로 정착하기를 당구인들은 염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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