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반려견 놀이터가 혐오시설?…곳곳 갈등, 해법은?

입력 2017.07.12 (10:36) 수정 2017.07.1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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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반려견 놀이터가 혐오시설?…곳곳 갈등, 해법은?

[취재후] 반려견 놀이터가 혐오시설?…곳곳 갈등, 해법은?

반려견 놀이터가 혐오시설?...곳곳서 갈등


서울 서초구의 한 근린 공원. 이 곳에는 원래 지난달 말, 사업비 2천만 원을 들여 규모 660제곱미터의 '반려견 놀이터'가 문을 열 예정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설치됐던 반려견 놀이시설은 온데간데 없고, 벤치 몇 개와 파라솔 2개가 전부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반려견 놀이터 인근 스포츠센터로 아이를 보내는 부모들의 반발에 부딪히게 된 것 때문이었다. 해당 부모들은 "아이가 공원의 개에게 물리는 일이 발생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반려견 놀이터 개장 전, 관련 반대 민원을 600여 건 가까이 받았다"고 말했다.

서초구청 홈페이지에 올라온 반려견 놀이터 철거 민원들서초구청 홈페이지에 올라온 반려견 놀이터 철거 민원들

결국 서초구는 당초 개장 예정일이던 지난달 26일 개장을 연기하곤 이달 초 해당 놀이터를 철거했다.

구는 주말에만 시범 운영을 해보자며 대안도 제시했지만, 결국 인근 지역 부모들의 반발에 시설물 일부는 다른 공원으로 옮겨 활용하고, 적절한 반려견 놀이터 후보지를 물색하기로 했다.


반려견 놀이터 개장만을 기다려왔던 견주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놀이터가 철거된 사실을 모른채 놀이를 방문한 견주들은 "반려견들이 목줄 없이 할 수 있는 놀 수 있는 곳이 반드시 필요할뿐더러, 완공된 놀이터를 철거한 것은 예산 낭비"라고 꼬집었다.


올 4월 개장한 경기도 용인시의 국내 최대 반려견 놀이터도 하루 2~3건의 철거 민원이 들어오고 있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담당 공무원은 KBS와의 전화통화에서 "사실 의견 수렴을 충분히 해서 시설을 설치하지 못했기 때문에 '너무 감사하다'는 전화도 받고 있고, '시설을 지금이라도 철거해달라'는 전화도 받는다."고 말했다.

문제는 투명한 절차...주민 공청회 등 찬반 의견 충분히 논의 되어야

반려견 놀이터를 찬성하는 측은 반려견들이 목줄 없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도 필요하다, 소음과 위생 문제는 견주들의 의식개선으로 해결될 수 있고 해결되고 있는 부분이라고 주장한다.

반대로 반려견 놀이터를 반대하는 측은 대부분 대형견들이 놀이터에서 빠져나올 수 있어 위험하다, 소음이 발생한다, 위생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쯤해서 팩트 하나. 현재 10여 곳인 반려견 놀이터 대부분 주민 공청회 등의 의견 수렴 과정 없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반려견 놀이터는 주민 공청회를 거쳐야 하는 의무 대상이 아니다. (전후 인근 주민들에게 설문조사를할 수 있지만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한다.) 이렇게 지자체의 결정에 의해 설치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조율되지 못한 주민들의 의견이 뒤늦게 터져나오는 것이다.


조윤주 서정대학교 애완동물과 교수는 "우선 해당 시설의 필요성을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용자와 비이용자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예를 들어 이중문을 이용하여 탈출을 차단하고, 보행자와의 통로를 분리해 위험 요인을 차단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사전에 마련하는 등 사회적 합의점 도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조 교수는 또 지자체와 찬성 주민, 반대 주민이 장소 선정 등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등 투명한 설치 절차가 필요하다고도 말한다.

반려견 인구 천만 시대. 문재인 정부도 대통령 후보 시절 현재 10여 곳인 반려견 놀이터 확대 방침을 내세웠던 만큼, 주민 공청회 등 서로의 이견을 절충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도 시작되어야 시점이다.

[연관 기사] [뉴스9] ‘반려견 놀이터’ 찬반 팽팽…갈등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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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후] 반려견 놀이터가 혐오시설?…곳곳 갈등, 해법은?
    • 입력 2017-07-12 10:36:55
    • 수정2017-07-12 11:37:08
    취재후·사건후
반려견 놀이터가 혐오시설?...곳곳서 갈등


서울 서초구의 한 근린 공원. 이 곳에는 원래 지난달 말, 사업비 2천만 원을 들여 규모 660제곱미터의 '반려견 놀이터'가 문을 열 예정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설치됐던 반려견 놀이시설은 온데간데 없고, 벤치 몇 개와 파라솔 2개가 전부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반려견 놀이터 인근 스포츠센터로 아이를 보내는 부모들의 반발에 부딪히게 된 것 때문이었다. 해당 부모들은 "아이가 공원의 개에게 물리는 일이 발생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반려견 놀이터 개장 전, 관련 반대 민원을 600여 건 가까이 받았다"고 말했다.

서초구청 홈페이지에 올라온 반려견 놀이터 철거 민원들
결국 서초구는 당초 개장 예정일이던 지난달 26일 개장을 연기하곤 이달 초 해당 놀이터를 철거했다.

구는 주말에만 시범 운영을 해보자며 대안도 제시했지만, 결국 인근 지역 부모들의 반발에 시설물 일부는 다른 공원으로 옮겨 활용하고, 적절한 반려견 놀이터 후보지를 물색하기로 했다.


반려견 놀이터 개장만을 기다려왔던 견주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놀이터가 철거된 사실을 모른채 놀이를 방문한 견주들은 "반려견들이 목줄 없이 할 수 있는 놀 수 있는 곳이 반드시 필요할뿐더러, 완공된 놀이터를 철거한 것은 예산 낭비"라고 꼬집었다.


올 4월 개장한 경기도 용인시의 국내 최대 반려견 놀이터도 하루 2~3건의 철거 민원이 들어오고 있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담당 공무원은 KBS와의 전화통화에서 "사실 의견 수렴을 충분히 해서 시설을 설치하지 못했기 때문에 '너무 감사하다'는 전화도 받고 있고, '시설을 지금이라도 철거해달라'는 전화도 받는다."고 말했다.

문제는 투명한 절차...주민 공청회 등 찬반 의견 충분히 논의 되어야

반려견 놀이터를 찬성하는 측은 반려견들이 목줄 없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도 필요하다, 소음과 위생 문제는 견주들의 의식개선으로 해결될 수 있고 해결되고 있는 부분이라고 주장한다.

반대로 반려견 놀이터를 반대하는 측은 대부분 대형견들이 놀이터에서 빠져나올 수 있어 위험하다, 소음이 발생한다, 위생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쯤해서 팩트 하나. 현재 10여 곳인 반려견 놀이터 대부분 주민 공청회 등의 의견 수렴 과정 없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반려견 놀이터는 주민 공청회를 거쳐야 하는 의무 대상이 아니다. (전후 인근 주민들에게 설문조사를할 수 있지만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한다.) 이렇게 지자체의 결정에 의해 설치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조율되지 못한 주민들의 의견이 뒤늦게 터져나오는 것이다.


조윤주 서정대학교 애완동물과 교수는 "우선 해당 시설의 필요성을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용자와 비이용자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예를 들어 이중문을 이용하여 탈출을 차단하고, 보행자와의 통로를 분리해 위험 요인을 차단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사전에 마련하는 등 사회적 합의점 도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조 교수는 또 지자체와 찬성 주민, 반대 주민이 장소 선정 등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등 투명한 설치 절차가 필요하다고도 말한다.

반려견 인구 천만 시대. 문재인 정부도 대통령 후보 시절 현재 10여 곳인 반려견 놀이터 확대 방침을 내세웠던 만큼, 주민 공청회 등 서로의 이견을 절충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도 시작되어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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