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영국 의원 부적절 단어 사용…하루 만에 당에서 축출

입력 2017.07.12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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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포트] 영국 의원 부적절 단어 사용…하루 만에 당에서 축출

[특파원리포트] 영국 의원 부적절 단어 사용…하루 만에 당에서 축출


영국에서도 한 여성 의원의 부적절한 표현 때문에 시끄럽다. 집권 여당인 보수당의 모리스(Morris)의원이 사석에서 했던 발언이 녹음돼 인터넷 언론에 공개된 것이다. 모리스 의원이 사용한 "n****** in a woodpile"이라는 표현이 문제였다. 'n******'이라는 단어는 흑인을 비하하는, 사용해서는 안되는 인종차별적 단어이기 때문이다.

모리스 의원의 발언 내용 전체를 보면 흑인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없어 보인다. 영국이 유럽연합 탈퇴 즉 브렉시트 협상을 앞으로 2년 동안 할 텐데 아무런 성과를 못내면 그것은 참으로 "의아하고 잘못된 일 (n****** in a woodpile)"이다는 내용의 발언이었다. 하지만 의도야 어찌됐든 'n******'이란 단어가 들어간 만큼 인종 차별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모리스 의원의 'n*******' 단어 사용이 인터넷 언론에 공개되고 비판이 일기 시작하는 등 사태가 커지자 모리스 의원은 공식 사과했다. "의도하지 않은 발언이었고 불편을 초래해 사과한다"는 내용이었다.

자신의 발언이 공개된 지 한 시간만에 모리스 의원이 사과했고 동료 의원까지 방송에 출연해 공개 사과했다. 하지만 상황은 점점 커져갔다. 야당 의원들은 모리스 의원의 의원직 사퇴까지 요구하면서 전선을 여당 전체로 확대했다.

인종 차별적 단어를 사용한 모리스 의원에 대해 같은 당 메이 총리까지 나서서 사과했지만 결국 하룻만에 메이 총리는 모리스 의원의 당적을 박탈해야 했다.인종 차별적 단어를 사용한 모리스 의원에 대해 같은 당 메이 총리까지 나서서 사과했지만 결국 하룻만에 메이 총리는 모리스 의원의 당적을 박탈해야 했다.

결국 보수당 대표인 메이 총리까지 나서 "잘못된 일"이라며 공개 사과했다. 그러나 야당 의원들의 공격이 멈출 기미가 없자 결국 모리스 의원의 당적을 무기한 박탈하는 중징계까지 내렸다. 발언이 공개된 지 하루도 안돼 모리스 의원은 잘 나가는 여당 의원에서 무소속 의원이 된 것이다.

여당 원내대표였던 미첼 의원은 자전거를 타고 나오다 경관에게 '평민'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는 의혹 때문에 원내대표직을 사임해야 했다.여당 원내대표였던 미첼 의원은 자전거를 타고 나오다 경관에게 '평민'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는 의혹 때문에 원내대표직을 사임해야 했다.

영국에서 국회의원들이 부적절한 단어를 사용했다가 논란을 빚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2년 이른바 '평민 게이트' 사건은 너무도 유명한 일화이다. 당시 보수당 원내대표인 앤드루 미첼 의원이 총리 관저를 지키는 경관과 말 싸움을 하다 경관에게 "*할 평민 놈아!(f****** plebs)"라고 말했다는 것이 화근이었다. 누가 봐도 귀족인 미첼 의원이 경관에게 평민(plebs)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는 것인데 이는 계급 차별에 대한 논쟁을 불러왔다.

미첼 의원은 평민(plebs)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끝까지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진실 공방 속에 명예훼손 소송까지 더해지면서 결국 미첼 의원은 원내대표직에서 물러 나야 했다. 또 특권 의식에 사로잡힌 특권층이라는 이미지가 덧 씌워지면서 정치적 이력을 접어야 했다.

영국에서 단어 하나가 불러온 논쟁은 이처럼 부메랑이 되어 정치인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주기도 한다. 그만큼 정치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중요하기 때문이다. 일단 입 밖으로 뱉은 말에는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어쩌면 이런 모습이 의회 선진국이라는 평가를 받게 하는 기본 바탕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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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리포트] 영국 의원 부적절 단어 사용…하루 만에 당에서 축출
    • 입력 2017-07-12 15:39:27
    특파원 리포트

영국에서도 한 여성 의원의 부적절한 표현 때문에 시끄럽다. 집권 여당인 보수당의 모리스(Morris)의원이 사석에서 했던 발언이 녹음돼 인터넷 언론에 공개된 것이다. 모리스 의원이 사용한 "n****** in a woodpile"이라는 표현이 문제였다. 'n******'이라는 단어는 흑인을 비하하는, 사용해서는 안되는 인종차별적 단어이기 때문이다.

모리스 의원의 발언 내용 전체를 보면 흑인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없어 보인다. 영국이 유럽연합 탈퇴 즉 브렉시트 협상을 앞으로 2년 동안 할 텐데 아무런 성과를 못내면 그것은 참으로 "의아하고 잘못된 일 (n****** in a woodpile)"이다는 내용의 발언이었다. 하지만 의도야 어찌됐든 'n******'이란 단어가 들어간 만큼 인종 차별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모리스 의원의 'n*******' 단어 사용이 인터넷 언론에 공개되고 비판이 일기 시작하는 등 사태가 커지자 모리스 의원은 공식 사과했다. "의도하지 않은 발언이었고 불편을 초래해 사과한다"는 내용이었다.

자신의 발언이 공개된 지 한 시간만에 모리스 의원이 사과했고 동료 의원까지 방송에 출연해 공개 사과했다. 하지만 상황은 점점 커져갔다. 야당 의원들은 모리스 의원의 의원직 사퇴까지 요구하면서 전선을 여당 전체로 확대했다.

인종 차별적 단어를 사용한 모리스 의원에 대해 같은 당 메이 총리까지 나서서 사과했지만 결국 하룻만에 메이 총리는 모리스 의원의 당적을 박탈해야 했다.
결국 보수당 대표인 메이 총리까지 나서 "잘못된 일"이라며 공개 사과했다. 그러나 야당 의원들의 공격이 멈출 기미가 없자 결국 모리스 의원의 당적을 무기한 박탈하는 중징계까지 내렸다. 발언이 공개된 지 하루도 안돼 모리스 의원은 잘 나가는 여당 의원에서 무소속 의원이 된 것이다.

여당 원내대표였던 미첼 의원은 자전거를 타고 나오다 경관에게 '평민'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는 의혹 때문에 원내대표직을 사임해야 했다.
영국에서 국회의원들이 부적절한 단어를 사용했다가 논란을 빚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2년 이른바 '평민 게이트' 사건은 너무도 유명한 일화이다. 당시 보수당 원내대표인 앤드루 미첼 의원이 총리 관저를 지키는 경관과 말 싸움을 하다 경관에게 "*할 평민 놈아!(f****** plebs)"라고 말했다는 것이 화근이었다. 누가 봐도 귀족인 미첼 의원이 경관에게 평민(plebs)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는 것인데 이는 계급 차별에 대한 논쟁을 불러왔다.

미첼 의원은 평민(plebs)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끝까지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진실 공방 속에 명예훼손 소송까지 더해지면서 결국 미첼 의원은 원내대표직에서 물러 나야 했다. 또 특권 의식에 사로잡힌 특권층이라는 이미지가 덧 씌워지면서 정치적 이력을 접어야 했다.

영국에서 단어 하나가 불러온 논쟁은 이처럼 부메랑이 되어 정치인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주기도 한다. 그만큼 정치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중요하기 때문이다. 일단 입 밖으로 뱉은 말에는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어쩌면 이런 모습이 의회 선진국이라는 평가를 받게 하는 기본 바탕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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