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미래 산업의 먹거리 ‘청색기술’

입력 2017.07.12 (18:07) 수정 2017.07.12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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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세계경제를 한눈에 보여드리겠습니다.

<글로벌 경제> 옥유정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질문>
오늘은 또 어떤 글로벌 트렌드를 알려주실건가요?

<답변>
뉴턴이 사과나무 아래서 차를 마시다가 사과가 떨어지는 걸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생각해냈다는 이야기, 워낙 유명하죠.

과학과 자연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오늘은 최근 글로벌시장에서 각광 받고 있는 청색기술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먼저, 광활한 자연으로 안내할게요.

광활한 대지 위를 유유히 날아다니는 독수리, 독수리의 매서운 눈에 띌까 카멜레온이 자연의 색깔로 변신을 시도합니다.

홍수로 집을 잃은 일개미들은 작은 몸을 엮어 여왕 개미와 알을 보호할 거대한 뗏목을 만들기도 합니다.

<질문>
정말 신기하네요.

그런데 서두에 얘기했던것처럼 이런 동물들에게서 영감을 받은 기술이 경제에 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건가요?

<답변>
네, 제가 그림을 하나 가져와봤는데요, 워낙 유명한 그림이죠.

(레오나르도 다빈치 그림 아닌가요?)

정확히 말하자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설계도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당시 다빈치는 비행기를 만들기 위해서 새의 날개 골격을 연구했습니다.

400여 년 뒤 라이트 형제 역시도 새의 날개를 본떠 비행기를 만들었고요, 외형은 많이 바꼈지만 지금까지도 원리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죠.

이런 기술을 생체모방기술, 바이오미메틱스라고 합니다.

최근의 사례들을 좀 보여드릴게요.

물 속에 사는 비버.

물은 공기보다 열전도율이 25배 빠릅니다.

체온이 그만큼 빨리 뺏긴다는 말인데 비버가 저체온증에 걸리지 않고 오랫동안 헤엄을 칠 수 있는 이유는 뭘까요?

비버는 촘촘한 털 사이에 공기를 가두는데, 물 속에서도 따뜻한 공기층이 형성돼 단열재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미국 MIT 연구진은 비버를 연구해 잠수복을 개발했습니다.

비버의 고밀도 잔털과 보호막 역할을 하는 긴 보호털을 특수 섬유로 재현한 겁니다.

<녹취> 앨리스 나스토(MIT 연구원) : "잠수복은 보통 두꺼운 고무로 만드는데, 털처럼 훨씬 가벼운 소재를 사용한다면 무게도 줄이고, 물기도 쉽게 털어낼 수 있습니다."

물 속에서 가장 빠른 황새치의 날렵한 움직임을 연구해 고성능의 슈퍼카가 탄생하기도 합니다.

<녹취> 프랭크 스테판슨(자동차 디자이너) : "황새치의 비늘 구조를 배관에 적용했죠. 자동차 엔진에 유입되는 공기량을 17% 늘려 효율을 높였습니다."

최근엔 나노기술과 로봇에 융합되고 있습니다.

카멜레온처럼 센서로 환경을 실시간으로 인식해서 색깔을 변화시키는 로봇도 만들어져 전장에서 군인들을 보호하거나 동영상 디스플레이 방식에 활용될 전망입니다.

달리면서 장애물을 인식해 뛰어넘을 수 있는 미국 MIT의 치타 로봇도 4족 보행의 새로운 로봇 시대를 열고 있습니다.

<질문>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청색기술이 활용되는 것 같은데요, 이 분야가 앞으로 과학기술 분야의 미래 먹거리라는 말인거죠?

<답변>
이걸 최근엔 blue economy, 청색 경제라고 부를만큼 글로벌시장에서 점점 외연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미국의 한 컨설팅 전문업체의 연구 결과, 청색 기술 시장이 지난해 43억 달러였는데요, 2030년에는 1조 6천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세계 자연 모사 기술 논문 역시 연평균 11.7% 증가하고 있고, 특허는 12.9% 늘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는데, 최근 우리나라도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질문>
시장 규모가 어마어마 한데요, 분명 어떤 매력이 있겠지요?

<답변>
자연이 그동안 축적해온 강점들을 쏙쏙 뽑아 쓰는거니까, 그 자체로 강점이지만, 무엇보다 지구온난화나 에너지 자원 고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친환경 기술이라는 장점도 큰 매력입니다.

<녹취> 재닌 베니어스(생물학자) : "지구의 변화에 적응할 때 '생체 모방'보다 더 좋은 모범답안은 없습니다. 지난 수억년동안 생물들은 인간보다 훨씬 앞서 나갔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고작 어린 생물체일 뿐입니다. 자연을 인생선배로 대해야 합니다."

아프리카의 한 사막.

거대한 흙기둥이 있는데, 다름아닌 흰개미 집입니다.

흰개미들은 화씨 35도와 105도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외부로부터 정확히 화씨 87도를 유지해야 하는데요,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는 흰개미집의 원리를 이용해 한 빌딩이 지어졌습니다.

이 건물에는 냉난방 시설이 없는데, 외부 공기가 건물 중앙을 통과하면서 각 층에 있는 더운 공기를 밖으로 밀어냅니다.

이때문에 건물 크기에 비해 기존의 10%만의 에너지를 사용하고, 공기조절 시스템이 없어 350만 달러의 시설비를 절감했습니다.

임대료도 주변 시세보다 20% 저렴하게 공급된다고 합니다.

싱가포르의 슈퍼트리는 실제 나무가 아니지만 진짜 나무처럼 행동합니다.

땅에서 열을 흡수하고, 빗물도 저장하고, 또 태양 에너지를 비축해서 여러 형태의 에너지를 생산해냅니다.

도심 속 사람들에게 쉼터를 선사하는 건 덤이죠.

요즘 빅데이터 연구 많이 하는데요, 축적된 정보들이 모여서 통찰력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자연도 일종의 거대한 빅데이터라고 할 수 있는데요, 수십억년의 진화를 거듭하면서 축적된 정보들이 무궁무진해서 배울 것들이 여전히 많은 것 같습니다.

(수십억년 진화의 힘을 발판삼아 청색경제의 무궁무진한 발전도 기대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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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경제] 미래 산업의 먹거리 ‘청색기술’
    • 입력 2017-07-12 18:14:01
    • 수정2017-07-12 18:27:34
    통합뉴스룸ET
<앵커 멘트>

세계경제를 한눈에 보여드리겠습니다.

<글로벌 경제> 옥유정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질문>
오늘은 또 어떤 글로벌 트렌드를 알려주실건가요?

<답변>
뉴턴이 사과나무 아래서 차를 마시다가 사과가 떨어지는 걸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생각해냈다는 이야기, 워낙 유명하죠.

과학과 자연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오늘은 최근 글로벌시장에서 각광 받고 있는 청색기술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먼저, 광활한 자연으로 안내할게요.

광활한 대지 위를 유유히 날아다니는 독수리, 독수리의 매서운 눈에 띌까 카멜레온이 자연의 색깔로 변신을 시도합니다.

홍수로 집을 잃은 일개미들은 작은 몸을 엮어 여왕 개미와 알을 보호할 거대한 뗏목을 만들기도 합니다.

<질문>
정말 신기하네요.

그런데 서두에 얘기했던것처럼 이런 동물들에게서 영감을 받은 기술이 경제에 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건가요?

<답변>
네, 제가 그림을 하나 가져와봤는데요, 워낙 유명한 그림이죠.

(레오나르도 다빈치 그림 아닌가요?)

정확히 말하자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설계도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당시 다빈치는 비행기를 만들기 위해서 새의 날개 골격을 연구했습니다.

400여 년 뒤 라이트 형제 역시도 새의 날개를 본떠 비행기를 만들었고요, 외형은 많이 바꼈지만 지금까지도 원리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죠.

이런 기술을 생체모방기술, 바이오미메틱스라고 합니다.

최근의 사례들을 좀 보여드릴게요.

물 속에 사는 비버.

물은 공기보다 열전도율이 25배 빠릅니다.

체온이 그만큼 빨리 뺏긴다는 말인데 비버가 저체온증에 걸리지 않고 오랫동안 헤엄을 칠 수 있는 이유는 뭘까요?

비버는 촘촘한 털 사이에 공기를 가두는데, 물 속에서도 따뜻한 공기층이 형성돼 단열재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미국 MIT 연구진은 비버를 연구해 잠수복을 개발했습니다.

비버의 고밀도 잔털과 보호막 역할을 하는 긴 보호털을 특수 섬유로 재현한 겁니다.

<녹취> 앨리스 나스토(MIT 연구원) : "잠수복은 보통 두꺼운 고무로 만드는데, 털처럼 훨씬 가벼운 소재를 사용한다면 무게도 줄이고, 물기도 쉽게 털어낼 수 있습니다."

물 속에서 가장 빠른 황새치의 날렵한 움직임을 연구해 고성능의 슈퍼카가 탄생하기도 합니다.

<녹취> 프랭크 스테판슨(자동차 디자이너) : "황새치의 비늘 구조를 배관에 적용했죠. 자동차 엔진에 유입되는 공기량을 17% 늘려 효율을 높였습니다."

최근엔 나노기술과 로봇에 융합되고 있습니다.

카멜레온처럼 센서로 환경을 실시간으로 인식해서 색깔을 변화시키는 로봇도 만들어져 전장에서 군인들을 보호하거나 동영상 디스플레이 방식에 활용될 전망입니다.

달리면서 장애물을 인식해 뛰어넘을 수 있는 미국 MIT의 치타 로봇도 4족 보행의 새로운 로봇 시대를 열고 있습니다.

<질문>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청색기술이 활용되는 것 같은데요, 이 분야가 앞으로 과학기술 분야의 미래 먹거리라는 말인거죠?

<답변>
이걸 최근엔 blue economy, 청색 경제라고 부를만큼 글로벌시장에서 점점 외연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미국의 한 컨설팅 전문업체의 연구 결과, 청색 기술 시장이 지난해 43억 달러였는데요, 2030년에는 1조 6천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세계 자연 모사 기술 논문 역시 연평균 11.7% 증가하고 있고, 특허는 12.9% 늘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는데, 최근 우리나라도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질문>
시장 규모가 어마어마 한데요, 분명 어떤 매력이 있겠지요?

<답변>
자연이 그동안 축적해온 강점들을 쏙쏙 뽑아 쓰는거니까, 그 자체로 강점이지만, 무엇보다 지구온난화나 에너지 자원 고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친환경 기술이라는 장점도 큰 매력입니다.

<녹취> 재닌 베니어스(생물학자) : "지구의 변화에 적응할 때 '생체 모방'보다 더 좋은 모범답안은 없습니다. 지난 수억년동안 생물들은 인간보다 훨씬 앞서 나갔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고작 어린 생물체일 뿐입니다. 자연을 인생선배로 대해야 합니다."

아프리카의 한 사막.

거대한 흙기둥이 있는데, 다름아닌 흰개미 집입니다.

흰개미들은 화씨 35도와 105도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외부로부터 정확히 화씨 87도를 유지해야 하는데요,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는 흰개미집의 원리를 이용해 한 빌딩이 지어졌습니다.

이 건물에는 냉난방 시설이 없는데, 외부 공기가 건물 중앙을 통과하면서 각 층에 있는 더운 공기를 밖으로 밀어냅니다.

이때문에 건물 크기에 비해 기존의 10%만의 에너지를 사용하고, 공기조절 시스템이 없어 350만 달러의 시설비를 절감했습니다.

임대료도 주변 시세보다 20% 저렴하게 공급된다고 합니다.

싱가포르의 슈퍼트리는 실제 나무가 아니지만 진짜 나무처럼 행동합니다.

땅에서 열을 흡수하고, 빗물도 저장하고, 또 태양 에너지를 비축해서 여러 형태의 에너지를 생산해냅니다.

도심 속 사람들에게 쉼터를 선사하는 건 덤이죠.

요즘 빅데이터 연구 많이 하는데요, 축적된 정보들이 모여서 통찰력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자연도 일종의 거대한 빅데이터라고 할 수 있는데요, 수십억년의 진화를 거듭하면서 축적된 정보들이 무궁무진해서 배울 것들이 여전히 많은 것 같습니다.

(수십억년 진화의 힘을 발판삼아 청색경제의 무궁무진한 발전도 기대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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