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빈집 넘치는데 집 못 구하는 파리 시민

입력 2017.07.12 (20:35) 수정 2017.07.12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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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세계 집값 상승세가 매섭습니다.

그중에서도 프랑스 파리의 집값은 올들어 10% 이상 폭등했습니다.

치솟는 주거비에 20만 가구가 집을 구하지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파리 시내에 비어 있는 집 역시 20만 채에 달한다고 합니다.

어떻게 된 사연인지 박석호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프랑스 파리의 바놀레 거리.

수십 명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데요.

한 건물 앞에서 경찰과 시민들 간 대치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격렬한 몸싸움까지 벌어지는데요.

이윽고 무장한 경찰들이 사람들을 강제로 끌고 갑니다.

경찰에 저항하며 끌려나간 이들은 이른바 스쿼터, 불법 점거자들입니다.

이런 풍경은 파리 시내 곳곳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데요.

빈 집을 무단 점거한 데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녹취> 파리 시민 : "높은 집값에 항의하며 빈집을 점거하는 것이죠."

프랑스 파리는 올해 들어 집값이 10% 이상 폭등했습니다.

방 3개와 거실이 있는 이 집의 월세 가격은 우리 돈으로 약 450만 원입니다.

현지 언론은 파리 도심 부동산 시세가 이미 제곱미터당 천백만원을 넘어섰다고 전했습니다.

파리 교외 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집니다.

월급의 절반 이상을 주거비로 지출하는 서민들도 부지기숩니다.

<녹취> 세입자 : "월급에 비해 집세가 비쌉니다. 천3백 유로(한화 170만원) 버는데 800 유로(한화 105만원)를 집세로 내고 있어요."

전문가들은 저금리로 인한 유동성 확대에 중국 자본까지 유입되면서 부동산 가격 상승을 이끄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고공 행진하는 집값에 부자라도 집을 사기 어려운 게 파리의 현실입니다.

그런데, 파리의 고급 주택 중 무려 20만 채가 빈집이라고 합니다.

프랑스 통계청에 따르면, 이중 4만 채는 아예 전기조차 들어오지 않는 '유령집'입니다.

<녹취> 보드리에(파리시 주택정책위원) : "매년 백 명의 노숙자가 길에서 죽어가는데, 반면 20만 채의 집에는 아무도 살고 있지 않습니다."

다수의 빈집들은 중국이나 중동 국가 등 부호들이 사들였습니다.

이들은 아예 거주할 뜻 없이 별장 용도나 투자 목적으로 구입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녹취> 보드리에(파리시 주택정책위원) : "파리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집 없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20만 가구가 임대주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한 자선구호 단체에 따르면, 지난 11년 동안 파리의 노숙자는 84%나 증가했습니다.

치솟는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한 서민들이 거리로 내몰린 결괍니다.

파리 빈집 점거 운동은 높은 주거가격과 빈집이 늘어나는 현실에 저항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물론 집주인의 동의 없이 빈집을 점거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프랑스에서는 제한적으로나마 주거 권리를 인정 받을 수 있습니다.

<녹취> 스쿼터 : "프랑스 법률은 누구라도 일단 빈집에 들어가면 그를 그곳에 사는 사람으로 인정해 줍니다."

일부 스쿼터들은 오랫동안 비어 있던 빈집을 예술문화 공간으로 만들어 대중들에게 개방하고 있습니다.

파리 시는 2020년까지 천 가구에게 임대 주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집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가정이 20만 가구에 달합니다.

<녹취> 보드리에(파리시 주택정책위원) : "파리에 새로운 아파트를 짓는 것은 굉장히 어렵습니다. 따라서 해결책은 한 가지입니다. 빈집이나 별장으로 쓰이는 아파트를 활용하는 것뿐입니다."

글로벌 24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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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7-12 20:37:02
    • 수정2017-07-12 20:47:43
    글로벌24
<앵커 멘트>

세계 집값 상승세가 매섭습니다.

그중에서도 프랑스 파리의 집값은 올들어 10% 이상 폭등했습니다.

치솟는 주거비에 20만 가구가 집을 구하지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파리 시내에 비어 있는 집 역시 20만 채에 달한다고 합니다.

어떻게 된 사연인지 박석호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프랑스 파리의 바놀레 거리.

수십 명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데요.

한 건물 앞에서 경찰과 시민들 간 대치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격렬한 몸싸움까지 벌어지는데요.

이윽고 무장한 경찰들이 사람들을 강제로 끌고 갑니다.

경찰에 저항하며 끌려나간 이들은 이른바 스쿼터, 불법 점거자들입니다.

이런 풍경은 파리 시내 곳곳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데요.

빈 집을 무단 점거한 데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녹취> 파리 시민 : "높은 집값에 항의하며 빈집을 점거하는 것이죠."

프랑스 파리는 올해 들어 집값이 10% 이상 폭등했습니다.

방 3개와 거실이 있는 이 집의 월세 가격은 우리 돈으로 약 450만 원입니다.

현지 언론은 파리 도심 부동산 시세가 이미 제곱미터당 천백만원을 넘어섰다고 전했습니다.

파리 교외 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집니다.

월급의 절반 이상을 주거비로 지출하는 서민들도 부지기숩니다.

<녹취> 세입자 : "월급에 비해 집세가 비쌉니다. 천3백 유로(한화 170만원) 버는데 800 유로(한화 105만원)를 집세로 내고 있어요."

전문가들은 저금리로 인한 유동성 확대에 중국 자본까지 유입되면서 부동산 가격 상승을 이끄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고공 행진하는 집값에 부자라도 집을 사기 어려운 게 파리의 현실입니다.

그런데, 파리의 고급 주택 중 무려 20만 채가 빈집이라고 합니다.

프랑스 통계청에 따르면, 이중 4만 채는 아예 전기조차 들어오지 않는 '유령집'입니다.

<녹취> 보드리에(파리시 주택정책위원) : "매년 백 명의 노숙자가 길에서 죽어가는데, 반면 20만 채의 집에는 아무도 살고 있지 않습니다."

다수의 빈집들은 중국이나 중동 국가 등 부호들이 사들였습니다.

이들은 아예 거주할 뜻 없이 별장 용도나 투자 목적으로 구입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녹취> 보드리에(파리시 주택정책위원) : "파리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집 없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20만 가구가 임대주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한 자선구호 단체에 따르면, 지난 11년 동안 파리의 노숙자는 84%나 증가했습니다.

치솟는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한 서민들이 거리로 내몰린 결괍니다.

파리 빈집 점거 운동은 높은 주거가격과 빈집이 늘어나는 현실에 저항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물론 집주인의 동의 없이 빈집을 점거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프랑스에서는 제한적으로나마 주거 권리를 인정 받을 수 있습니다.

<녹취> 스쿼터 : "프랑스 법률은 누구라도 일단 빈집에 들어가면 그를 그곳에 사는 사람으로 인정해 줍니다."

일부 스쿼터들은 오랫동안 비어 있던 빈집을 예술문화 공간으로 만들어 대중들에게 개방하고 있습니다.

파리 시는 2020년까지 천 가구에게 임대 주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집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가정이 20만 가구에 달합니다.

<녹취> 보드리에(파리시 주택정책위원) : "파리에 새로운 아파트를 짓는 것은 굉장히 어렵습니다. 따라서 해결책은 한 가지입니다. 빈집이나 별장으로 쓰이는 아파트를 활용하는 것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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