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구덩이에 버려진 참외…성주에 무슨 일이?

입력 2017.07.13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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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구덩이에 버려진 참외…성주에 무슨 일이?

흙구덩이에 버려진 참외…성주에 무슨 일이?

농민들이 거대한 흙구덩이에 참외를 무더기로 쏟아 버리고 있다. 장소는 전국 참외의 70% 가량을 생산하는 경북 성주군.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자세히 보면 흙구덩이 바닥엔 비닐이 깔려 있다. 농민들이 아무렇게나 버리는 게 아니라 경북 성주군에서 하는 퇴비화 사업에 참가하고 있는 것이다. 군에서는 가격 폭락을 막기 위해 이 같은 사업을 10년 째 하고 있다.

마구잡이로 버리면 땅이나 하천을 오염시키기 때문에 장소를 정해 참외를 모은 뒤 퇴비로 만들고 있다. 저품질인 B급 참외를 KG당 150원에 사들여 퇴비로 만들고 있는데 올해는 양이 유독 많았다. 지난 9일부터 사흘 동안 20억 원을 들여 수매한 참외가 무려 8천 톤이나 된다.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농민들은 트럭을 몰고 몰려들어 2~3시간 씩 긴 줄을 섰다.


참외 가격은 어느 정도나 떨어졌을까?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를 통해 조사한 결과 어제(12일) 기준 참외 도매가격은 10KG에 19,600원이다. 1년 전 그리고 평년과 비교해도 25%나 떨어졌다.


가장 큰 이유는 날씨다. 예년보다 장마가 짧았고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일조량이 급격히 늘어 많은 참외가 예상보다 일찍 익어버렸다. 때문에 평소보다 출하량이 급격히 늘어 가격이 폭락한 것이다.

농민들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6년째 참외 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 이국민(46)씨는 "이틀 동안 가져가 묻은 양이 1.4톤이나 되는데 받은 돈은 고작 27만 원 밖에 되지 않는다."라며 "성주 군에선 공급량을 조절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은 내놓지 않고 저가에 매수하는 방안만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성주군은 "최근 국방부와 협의해 군 부대에 5백여 톤, 11억 원 정도를 납품하기로 합의했다."라며 "해외 수출 사업도 타진하는 등 참외 물량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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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흙구덩이에 버려진 참외…성주에 무슨 일이?
    • 입력 2017-07-13 11:45:47
    취재K
농민들이 거대한 흙구덩이에 참외를 무더기로 쏟아 버리고 있다. 장소는 전국 참외의 70% 가량을 생산하는 경북 성주군.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자세히 보면 흙구덩이 바닥엔 비닐이 깔려 있다. 농민들이 아무렇게나 버리는 게 아니라 경북 성주군에서 하는 퇴비화 사업에 참가하고 있는 것이다. 군에서는 가격 폭락을 막기 위해 이 같은 사업을 10년 째 하고 있다.

마구잡이로 버리면 땅이나 하천을 오염시키기 때문에 장소를 정해 참외를 모은 뒤 퇴비로 만들고 있다. 저품질인 B급 참외를 KG당 150원에 사들여 퇴비로 만들고 있는데 올해는 양이 유독 많았다. 지난 9일부터 사흘 동안 20억 원을 들여 수매한 참외가 무려 8천 톤이나 된다.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농민들은 트럭을 몰고 몰려들어 2~3시간 씩 긴 줄을 섰다.


참외 가격은 어느 정도나 떨어졌을까?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를 통해 조사한 결과 어제(12일) 기준 참외 도매가격은 10KG에 19,600원이다. 1년 전 그리고 평년과 비교해도 25%나 떨어졌다.


가장 큰 이유는 날씨다. 예년보다 장마가 짧았고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일조량이 급격히 늘어 많은 참외가 예상보다 일찍 익어버렸다. 때문에 평소보다 출하량이 급격히 늘어 가격이 폭락한 것이다.

농민들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6년째 참외 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 이국민(46)씨는 "이틀 동안 가져가 묻은 양이 1.4톤이나 되는데 받은 돈은 고작 27만 원 밖에 되지 않는다."라며 "성주 군에선 공급량을 조절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은 내놓지 않고 저가에 매수하는 방안만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성주군은 "최근 국방부와 협의해 군 부대에 5백여 톤, 11억 원 정도를 납품하기로 합의했다."라며 "해외 수출 사업도 타진하는 등 참외 물량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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