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수면제 타먹인 간호조무사…“동료에게 짜증나서”

입력 2017.07.13 (15:59) 수정 2017.07.13 (15:5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특파원리포트] 수면제 타먹인 간호조무사…“동료에게 짜증나서”

[특파원리포트] 수면제 타먹인 간호조무사…“동료에게 짜증나서”

상냥하고 싹싹한 사람이었다. 이야기도 잘 통하는 사람, 당연히 동료들도 그녀를 자주 찾았다.

하타노 씨(71살)는 노인 요양 시설에서 의약품 관리를 맡고 있는 준(准)간호사다. 하지만 최근 그녀를 두고 이상한 말이 돌았다. 마실 거에 뭔가를 탄다고들 한다. '영양제'라고도 했다 한다. 이상한 위화감이 느껴졌다.

지난달 15일 그녀가 내게 일을 부탁했다. 책상 위에 휴대전화를 세워놓고는 녹화 버튼을 누른 뒤 자리를 떴다. 그리고 5분 뒤 돌아와 확인한 영상에는 내 책상 위의 커피 잔에 하얀색 액체를 넣고는 젓는 모습이 남아 있었다.


영상을 보고는 몸이 떨리는 게 멈추지 않았다. 존경했던 분인데...나는 그 길로 휴대전화를 들고 경찰을 찾아갔다.

동료들에게 상습적으로 수면제를 타 먹인 엽기 간호조무사(일본 언론은 '준(准)간호사'로 보도하고 있음)가 경찰에 체포됐다.

하타노 용의자가 근무하던 곳은 노인 요양 시설로 직원이 14명 정도 일하고 있었다. 시설 직원들이 현기증이나 갑작스러운 졸음, 몸에 이상 등을 호소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월부터였다.


경찰은 하타노 용의자가 지난 5월 이 시설에 근무하던 동료 여성과 그 남편에게 수면제를 탄 차를 마시게 해 귀가 도중 교통사고가 일어나게 한 것으로 보고, 살인 미수 혐의로 그녀를 체포했다. 이미 지난 2월에는 여성 간병 직원이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귀가하던 중 교통사고를 일으켜 숨지기도 했다.

하타노 용의자가 사용했던 수면제('수면도입제')는 시설 의무실에서 노인환자들을 위해 보관하던 것들로, 용의자가 혼자 관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시설 원장은 "신뢰했던 사람이었어요. 약품 관리 자격이 있는 하타노가 관리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을 했고…."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경찰 조사에서 용의자는 동료들의 차 등에 수면제를 탄 사실을 인정했다. 범행 이유에 대해서는 "동료들에게 짜증이 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특파원리포트] 수면제 타먹인 간호조무사…“동료에게 짜증나서”
    • 입력 2017-07-13 15:59:20
    • 수정2017-07-13 15:59:43
    특파원 리포트
상냥하고 싹싹한 사람이었다. 이야기도 잘 통하는 사람, 당연히 동료들도 그녀를 자주 찾았다.

하타노 씨(71살)는 노인 요양 시설에서 의약품 관리를 맡고 있는 준(准)간호사다. 하지만 최근 그녀를 두고 이상한 말이 돌았다. 마실 거에 뭔가를 탄다고들 한다. '영양제'라고도 했다 한다. 이상한 위화감이 느껴졌다.

지난달 15일 그녀가 내게 일을 부탁했다. 책상 위에 휴대전화를 세워놓고는 녹화 버튼을 누른 뒤 자리를 떴다. 그리고 5분 뒤 돌아와 확인한 영상에는 내 책상 위의 커피 잔에 하얀색 액체를 넣고는 젓는 모습이 남아 있었다.


영상을 보고는 몸이 떨리는 게 멈추지 않았다. 존경했던 분인데...나는 그 길로 휴대전화를 들고 경찰을 찾아갔다.

동료들에게 상습적으로 수면제를 타 먹인 엽기 간호조무사(일본 언론은 '준(准)간호사'로 보도하고 있음)가 경찰에 체포됐다.

하타노 용의자가 근무하던 곳은 노인 요양 시설로 직원이 14명 정도 일하고 있었다. 시설 직원들이 현기증이나 갑작스러운 졸음, 몸에 이상 등을 호소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월부터였다.


경찰은 하타노 용의자가 지난 5월 이 시설에 근무하던 동료 여성과 그 남편에게 수면제를 탄 차를 마시게 해 귀가 도중 교통사고가 일어나게 한 것으로 보고, 살인 미수 혐의로 그녀를 체포했다. 이미 지난 2월에는 여성 간병 직원이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귀가하던 중 교통사고를 일으켜 숨지기도 했다.

하타노 용의자가 사용했던 수면제('수면도입제')는 시설 의무실에서 노인환자들을 위해 보관하던 것들로, 용의자가 혼자 관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시설 원장은 "신뢰했던 사람이었어요. 약품 관리 자격이 있는 하타노가 관리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을 했고…."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경찰 조사에서 용의자는 동료들의 차 등에 수면제를 탄 사실을 인정했다. 범행 이유에 대해서는 "동료들에게 짜증이 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