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동문서답’ 기사는 왜 논란이 됐을까?

입력 2017.07.13 (16:41) 수정 2017.07.14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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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동문서답’ 기사는 왜 논란이 됐을까?

‘문 대통령 동문서답’ 기사는 왜 논란이 됐을까?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현지시간) 독일 방문 시 쾨르버 재단에서 연설 뒤 재단 이사와의 대담 시 해프닝을 다룬 기사가 논란이 되고 있다.

조선일보는 오늘(13일) '일주일 지나 논란 커진 文대통령의 '베를린 동문서답''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문 대통령이 쾨르베재단 연설에서 남북 교류를 제안하는 '베를린 구상'을 밝힌 뒤 노라 뮐러 재단 이사와 가진 대담에서 한·미 관계 대한 질문에 대해 1분가량에 걸쳐 질문을 받자 한·중 관계에 대해서만 3분 이상 답을 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청중석에 있던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단상으로 올라가 문 대통령과 귓속말을 나눈 뒤에야 대통령이 한·미 관계에 대해 답변을 이어갔다는 게 보도의 내용이었다.


당시 영상을 확인해 보면 뮐러 이사는 문 대통령이 한·미 관계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는지에 대해 35초간에 걸쳐 질문을 했고, 통역사는 이를 우리 말로 55초간 통역해 줬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에 열린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거론하며 2분 17초 간에 걸쳐 한·중 관계 전망에 대한 답변을 했다.

이후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단상에 올라가 문 대통령에게 귓속말을 한 이후에 문 대통령은 "미국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라는 말을 시작으로 한·미 관계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영상 속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답변에 대해 사회자나 통역자 등이 문 대통령의 답변이 잘못됐다고 질문을 바로잡거나 질문을 다시 하는 등의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사회자의 질문과 방향이 다른 문 대통령의 답변에 대해 김 부총리가 바로잡아주었고 이후 대담은 아무런 문제 없이 진행된 일종의 해프닝으로 볼 수 있는 일이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오후(현지시간) 함부르크 사이드 디자인 호텔에 마련된 브리핑룸에서 G20 결산 브리핑을 하고 있다.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오후(현지시간) 함부르크 사이드 디자인 호텔에 마련된 브리핑룸에서 G20 결산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 해프닝은 그동안 국내 언론에는 잘 보도되지 않았다. 조선일보가 보도한 대로 대통령과 동행했던 기자들은 질의응답이 있던 시각에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독일 함부르크로 이동하려고 공항으로 가는 중이었기 때문이다. 이 사실은 이틀 뒤인 8일(현지시간) 함부르크에서 열린 G20 결산 브리핑에서 김동연 부총리가 비보도를 전제로 자신이 대담 당시 문 대통령이 있던 단상으로 올라간 이유를 설명하면서 G20 정상회의를 취재하던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알려진 것이다.

당시 김 부총리는 기자들에게 "대통령께서 잠깐 순간적으로 말씀을 잘못 들으셨는지 중국에 대한 얘기를 답을 하셨다"면서 "눈이 마주쳤는데 제가 조금 난감해 하는 표정을 하니까 뭔가 눈치를 채시고, 이심전심이라고 할까요, 그래서 제가 올라가서 말씀드려야 되겠다 싶어서 올라가서 질문 내용이 이런 내용이었는데 취지에 안 맞는 답변을 하셔서 말씀하시는 게 좋겠다고 말씀드린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당시 취재기자들이 대부분 김 부총리의 비보도 요청을 받아들인 것에 대해 청와대를 출입하는 한 기자는 "당일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 관계에 대한 주요 메세지를 발표한 상황에서 단순한 개인적 실수를 보도하는 것은 전체적인 G20 보도의 흐름에도 맞지 않는다는 공감대가 기자들 사이에 형성돼 청와대의 비보도 요청을 존중해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이 사실이 가장 먼저 알려진 것은 언론 보도가 아니라 한 유튜브 채널에 '문재인, 대통령 직무수행 능력 제로(Zero)'라는 제목으로 해당 영상이 공개되면서부터다. A Shin이라는 명의의 이 채널에는 '문재인은 대한민국을 적화통일로 몰아가려나?', '취임 두 달만에 무너지는 문재인'과 같이 주로 문재인 대통령을 반대하는 극우적 내용의 영상들이 올라와 있다.

지난 8일 올라온 이 영상은 현재까지 20만 뷰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고, SNS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됐다. 영상이 올라온 다음 날인 지난 9일에서야 중앙일보가 G20 정상회의 취재기자의 취재 후기 형식을 빌어 이 해프닝을 처음으로 보도했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중앙일보의 첫 보도 이후 나흘 만에,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지 무려 일주일이 지나서야 당시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퍼졌고 일부 매체가 이를 보도했다면서 '일주일 지난 논란 커진'이라는 다소 자극적인 제목으로 이 사실을 자세히 전했다. 특히 해당 기사를 전한 조선일보 페이스북 게시물은 '문 대통령의 의사소통 능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부정적 멘션을 달았다.

논란이 확산되면서 한 포털에서는 이 기사에 9천 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소통에 문제? 신문사부터 국민과 소통해보시길. 편 가르기만 열중할 게 아니라.", "어느 신문사인지만 확인하고 바로 댓글 쓴다", "질문 하나에서 약간 실수했다고 일베충들이 논란일으키려고 한 걸"과 같은 부정적 댓글이 대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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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7-13 16:41:35
    • 수정2017-07-14 09:23:34
    취재K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현지시간) 독일 방문 시 쾨르버 재단에서 연설 뒤 재단 이사와의 대담 시 해프닝을 다룬 기사가 논란이 되고 있다.

조선일보는 오늘(13일) '일주일 지나 논란 커진 文대통령의 '베를린 동문서답''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문 대통령이 쾨르베재단 연설에서 남북 교류를 제안하는 '베를린 구상'을 밝힌 뒤 노라 뮐러 재단 이사와 가진 대담에서 한·미 관계 대한 질문에 대해 1분가량에 걸쳐 질문을 받자 한·중 관계에 대해서만 3분 이상 답을 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청중석에 있던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단상으로 올라가 문 대통령과 귓속말을 나눈 뒤에야 대통령이 한·미 관계에 대해 답변을 이어갔다는 게 보도의 내용이었다.


당시 영상을 확인해 보면 뮐러 이사는 문 대통령이 한·미 관계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는지에 대해 35초간에 걸쳐 질문을 했고, 통역사는 이를 우리 말로 55초간 통역해 줬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에 열린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거론하며 2분 17초 간에 걸쳐 한·중 관계 전망에 대한 답변을 했다.

이후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단상에 올라가 문 대통령에게 귓속말을 한 이후에 문 대통령은 "미국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라는 말을 시작으로 한·미 관계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영상 속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답변에 대해 사회자나 통역자 등이 문 대통령의 답변이 잘못됐다고 질문을 바로잡거나 질문을 다시 하는 등의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사회자의 질문과 방향이 다른 문 대통령의 답변에 대해 김 부총리가 바로잡아주었고 이후 대담은 아무런 문제 없이 진행된 일종의 해프닝으로 볼 수 있는 일이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오후(현지시간) 함부르크 사이드 디자인 호텔에 마련된 브리핑룸에서 G20 결산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 해프닝은 그동안 국내 언론에는 잘 보도되지 않았다. 조선일보가 보도한 대로 대통령과 동행했던 기자들은 질의응답이 있던 시각에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독일 함부르크로 이동하려고 공항으로 가는 중이었기 때문이다. 이 사실은 이틀 뒤인 8일(현지시간) 함부르크에서 열린 G20 결산 브리핑에서 김동연 부총리가 비보도를 전제로 자신이 대담 당시 문 대통령이 있던 단상으로 올라간 이유를 설명하면서 G20 정상회의를 취재하던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알려진 것이다.

당시 김 부총리는 기자들에게 "대통령께서 잠깐 순간적으로 말씀을 잘못 들으셨는지 중국에 대한 얘기를 답을 하셨다"면서 "눈이 마주쳤는데 제가 조금 난감해 하는 표정을 하니까 뭔가 눈치를 채시고, 이심전심이라고 할까요, 그래서 제가 올라가서 말씀드려야 되겠다 싶어서 올라가서 질문 내용이 이런 내용이었는데 취지에 안 맞는 답변을 하셔서 말씀하시는 게 좋겠다고 말씀드린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당시 취재기자들이 대부분 김 부총리의 비보도 요청을 받아들인 것에 대해 청와대를 출입하는 한 기자는 "당일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 관계에 대한 주요 메세지를 발표한 상황에서 단순한 개인적 실수를 보도하는 것은 전체적인 G20 보도의 흐름에도 맞지 않는다는 공감대가 기자들 사이에 형성돼 청와대의 비보도 요청을 존중해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이 사실이 가장 먼저 알려진 것은 언론 보도가 아니라 한 유튜브 채널에 '문재인, 대통령 직무수행 능력 제로(Zero)'라는 제목으로 해당 영상이 공개되면서부터다. A Shin이라는 명의의 이 채널에는 '문재인은 대한민국을 적화통일로 몰아가려나?', '취임 두 달만에 무너지는 문재인'과 같이 주로 문재인 대통령을 반대하는 극우적 내용의 영상들이 올라와 있다.

지난 8일 올라온 이 영상은 현재까지 20만 뷰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고, SNS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됐다. 영상이 올라온 다음 날인 지난 9일에서야 중앙일보가 G20 정상회의 취재기자의 취재 후기 형식을 빌어 이 해프닝을 처음으로 보도했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중앙일보의 첫 보도 이후 나흘 만에,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지 무려 일주일이 지나서야 당시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퍼졌고 일부 매체가 이를 보도했다면서 '일주일 지난 논란 커진'이라는 다소 자극적인 제목으로 이 사실을 자세히 전했다. 특히 해당 기사를 전한 조선일보 페이스북 게시물은 '문 대통령의 의사소통 능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부정적 멘션을 달았다.

논란이 확산되면서 한 포털에서는 이 기사에 9천 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소통에 문제? 신문사부터 국민과 소통해보시길. 편 가르기만 열중할 게 아니라.", "어느 신문사인지만 확인하고 바로 댓글 쓴다", "질문 하나에서 약간 실수했다고 일베충들이 논란일으키려고 한 걸"과 같은 부정적 댓글이 대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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