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차만별 대입 전형료…거품 빠지나

입력 2017.07.13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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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과 학부모에게 큰 부담이 됐던 대학 입학전형료가 개선될 전망이다.

정부는 책정 기준도 모호하고 액수도 천차만별인 대학 입학전형료의 산정기준을 구체화해 사실상 인하를 유도하기로 했다.


교육부가 파악한 2017학년도 4년제 대학의 평균 전형료를 보면 실기전형이 6만9000원, 논술전형이 6만4000원으로 다른 전형보다 비싸다. 학생부종합전형은 4만5000원, 학생부교과전형은 3만5000원이고 수능전형은 3만4000원으로 가장 싸다.


전형료는 학교별·전형별로도 편차가 크다.

2017학년도 입시에서 전형료가 가장 비싼 전형은 특기자 전형인 연세대 국제계열전형으로 14만5000원이다.

서강대 알바트로스특기자(Art &Technology) 전형은 12만원, 고려대 국제·과학인재 전형은 11만원, 연세대 인문학·사회과학·과학공학·IT명품인재 전형은 10만원, 한양대 글로벌(어학)인재 전형은 9만원이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선 경희대 네오르네상스, 건국대 KU자기추천전형이 10만원으로 가장 비싸고 고려대 융합형인재 전형이 9만원, 동국대 Do Dream 전형 7만5000원, 서울대 지역균형선발과 일반 전형이 7만원이다.


논술전형은 건국대가 7만원으로 가장 높고 대부분 학교가 6만원 대이다.

학생부교과전형에선 고려대 학교장 추천이 9만원으로 가장 비싸고, 한양대 학생부교과 7만원, 연세대 학생부교과가 6만5000원이다.

대입 수시·정시모집은 수험생 1인당 모두 합쳐 9회까지 지원이 가능한데 4∼5곳만 지원해도 수십만원의 전형료를 감당해야 한다. 이렇게 대학이 받는 전형료는 한해 1천500억원을 훌쩍 넘는다.


교육부의 '2016학년도 대학 입학전형료 현황' 자료를 보면 국내 4년제 대학은 수시모집 전형료로 1천257억원, 정시모집 전형료로 301억원 등 모두 1천558억원을 받았다. 전형료 수입을 가장 많이 올린 대학은 경희대로 64억여 원을 기록했다. 이어 중앙대가 58억여 원, 고려대 56억여 원, 성균관대 54억여 원, 한양대 46억여 원 순이다.

정시모집 원서 접수를 앞두고 상담하고 있는 수험생들정시모집 원서 접수를 앞두고 상담하고 있는 수험생들

교육부 관계자는 "전형료가 대학별·전형별로 많이 다르고 책정 기준도 모호하다는 문제가 오랫동안 제기돼 온 게 사실"이라며 "산정기준을 세부적으로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고등교육법'은 대학의 장이 전년도 입학전형 관련 수입·지출 내역 및 모집인원 대비 지원 인원 등을 고려해 입학전형료를 정하도록 하고 있다. 또 '대학 입학전형 관련 수입·지출의 항목 및 산정방법에 관한 규칙'은 홍보비를 비롯한 전형료 지출 내역과 규모를 주로 규정하고 있어 사실상 전형료 책정을 전적으로 대학에 맡겨놓은 셈이다.

이 때문에 교육부는 고등교육법 시행령 또는 시행규칙에 입학전형료 산정과 관련한 구체적인 규정을 포함시키는 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학들은 정부가 등록금 인상폭을 고등교육법으로 묶어놓고 대통령이 입학금 폐지를 공약으로 내건 데 이어 전형료 인하까지 압박하는 것은 과도한 처사라고 볼멘소리를 한다. 전형료 수입이 모자라 입학전형 비용을 교비로 충당하는 학교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일괄적으로 시한을 정해 인하를 유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해마다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과도한 부담을 줬던 것 중 하나가 대학입시 전형료"라며 "대학입시 전형료가 합리적이지 못하고 과다하다면 올해 입시부터 바로 잡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학들이 이미 5월에 전형료를 포함한 모집요강을 발표해 올해 당장 시행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전형료 산정기준을 구체화해 적정 수준의 전형료를 산출해 낸 뒤 각 대학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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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차만별 대입 전형료…거품 빠지나
    • 입력 2017-07-13 18:16:16
    취재K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큰 부담이 됐던 대학 입학전형료가 개선될 전망이다.

정부는 책정 기준도 모호하고 액수도 천차만별인 대학 입학전형료의 산정기준을 구체화해 사실상 인하를 유도하기로 했다.


교육부가 파악한 2017학년도 4년제 대학의 평균 전형료를 보면 실기전형이 6만9000원, 논술전형이 6만4000원으로 다른 전형보다 비싸다. 학생부종합전형은 4만5000원, 학생부교과전형은 3만5000원이고 수능전형은 3만4000원으로 가장 싸다.


전형료는 학교별·전형별로도 편차가 크다.

2017학년도 입시에서 전형료가 가장 비싼 전형은 특기자 전형인 연세대 국제계열전형으로 14만5000원이다.

서강대 알바트로스특기자(Art &Technology) 전형은 12만원, 고려대 국제·과학인재 전형은 11만원, 연세대 인문학·사회과학·과학공학·IT명품인재 전형은 10만원, 한양대 글로벌(어학)인재 전형은 9만원이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선 경희대 네오르네상스, 건국대 KU자기추천전형이 10만원으로 가장 비싸고 고려대 융합형인재 전형이 9만원, 동국대 Do Dream 전형 7만5000원, 서울대 지역균형선발과 일반 전형이 7만원이다.


논술전형은 건국대가 7만원으로 가장 높고 대부분 학교가 6만원 대이다.

학생부교과전형에선 고려대 학교장 추천이 9만원으로 가장 비싸고, 한양대 학생부교과 7만원, 연세대 학생부교과가 6만5000원이다.

대입 수시·정시모집은 수험생 1인당 모두 합쳐 9회까지 지원이 가능한데 4∼5곳만 지원해도 수십만원의 전형료를 감당해야 한다. 이렇게 대학이 받는 전형료는 한해 1천500억원을 훌쩍 넘는다.


교육부의 '2016학년도 대학 입학전형료 현황' 자료를 보면 국내 4년제 대학은 수시모집 전형료로 1천257억원, 정시모집 전형료로 301억원 등 모두 1천558억원을 받았다. 전형료 수입을 가장 많이 올린 대학은 경희대로 64억여 원을 기록했다. 이어 중앙대가 58억여 원, 고려대 56억여 원, 성균관대 54억여 원, 한양대 46억여 원 순이다.

정시모집 원서 접수를 앞두고 상담하고 있는 수험생들
교육부 관계자는 "전형료가 대학별·전형별로 많이 다르고 책정 기준도 모호하다는 문제가 오랫동안 제기돼 온 게 사실"이라며 "산정기준을 세부적으로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고등교육법'은 대학의 장이 전년도 입학전형 관련 수입·지출 내역 및 모집인원 대비 지원 인원 등을 고려해 입학전형료를 정하도록 하고 있다. 또 '대학 입학전형 관련 수입·지출의 항목 및 산정방법에 관한 규칙'은 홍보비를 비롯한 전형료 지출 내역과 규모를 주로 규정하고 있어 사실상 전형료 책정을 전적으로 대학에 맡겨놓은 셈이다.

이 때문에 교육부는 고등교육법 시행령 또는 시행규칙에 입학전형료 산정과 관련한 구체적인 규정을 포함시키는 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학들은 정부가 등록금 인상폭을 고등교육법으로 묶어놓고 대통령이 입학금 폐지를 공약으로 내건 데 이어 전형료 인하까지 압박하는 것은 과도한 처사라고 볼멘소리를 한다. 전형료 수입이 모자라 입학전형 비용을 교비로 충당하는 학교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일괄적으로 시한을 정해 인하를 유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해마다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과도한 부담을 줬던 것 중 하나가 대학입시 전형료"라며 "대학입시 전형료가 합리적이지 못하고 과다하다면 올해 입시부터 바로 잡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학들이 이미 5월에 전형료를 포함한 모집요강을 발표해 올해 당장 시행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전형료 산정기준을 구체화해 적정 수준의 전형료를 산출해 낸 뒤 각 대학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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