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올해 ‘퀴어 축제’ 시작…달아오르는 동성애 논쟁

입력 2017.07.14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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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번째 퀴어문화축제의 막이 열린다. 오늘(14일) 저녁 7시 30분,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축제는 이틀간 진행된다. 올해도 여느때처럼 성소수자 단체와 주한대사관, 기업 등이 홍보 부스를 설치했고 내일(15일) 오후 4시부터는 도심 행진도 예정돼 있다. 20-23일까지는 한국퀴어영화제도 열린다. 올해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우리나라 국가기관으로서는 처음으로 축제에 참여해 의미를 더한다.

올 해 축제 슬로건은 "나중은 없다, 지금 우리가 바꾼다"다. 성소수자의 권리를 찾기 위한 발언이나 행동은 언제나 뒷전으로 밀려났으며 그만큼 차별과 혐오, 배제의 대상이 되어왔다는 설명이다.


어제(13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주한 미국 대사관에는 무지개색 깃발이 걸렸다. 무지개색은 성소수자를 의미한다. 무지개 깃발은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자신의 성적 지향에 의문을 갖는 사람, 남녀한몸, 무성애자 등(LGBTQI) 성 소수자의 다양성을 나타내는 거다. 이번 축제를 지지한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주한 미국대사관은 미 연방대법원이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지난 2015년부터 매해 국내에서 열리는 퀴어 문화축제에 참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대사관 직원이 직접 무지개색 미국 지도가 그려진 가방과 티셔츠를 무료로 나눠줬다.

우리나라는 이번해 처음으로 국가인권위원회가 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하기로 결정하고 홍보 부스를 설치하기로 했다. 성소수자들이 겪어온 편견의 시선과 차별에 공감한다는 취지로 참여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내일 마련되는 부스에서는 인권위를 홍보하고 차별 진정 접수 절차를 소개한 전단을 배포하며 "인권위에게 바란다"라는 게시판을 설치해 성소수자를 포함한 일반 시민들이 인권위에 바라는 점을 취합할 예정이다. '성소수자' 권리에 대한 직접적인 내용은 없지만 인권위의 참여 자체로 조금은 달라진 분위기를 보여준다.



하지만 일부 기독교 단체들의 퀴어축제에 대한 반대는 여전히 거세다.

예수재단은 오늘(14일) 오전 11시 서울시청 앞에서 '박원순 퇴진 인권위 해체 동성애 반대 기도회'를 열었다. 예수재단 임요한 목사는 "하느님의 창조 질서에 위배되는 행위를 공공장소에서 한다는 것은 절대 안 될 일"이라고 주장했다. 퀴어축제에 참여하는 인권위에 대해서도 '해체'를 촉구했다.

오후 1시 반에는 홀리라이프가 '탈동성애인권포럼'을 열었다. 이에 속해 있는 선민네트워크 김규호 목사는 "동성애는 질병 등 폐해가 심각하기 때문에 동성애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교회연합 등 보수 성향 기독교단체들은 퀴어축제가 본격적으로 열리는 내일(15일) 대한문 앞에서 반대 집회를 열 계획이다. 퀴어축제를 모방해 그간 각 단체들이 해 온 반동성애 활동 등을 알리는 부스를 만들고 상담 장소를 만든다는 설명이다. 세종대로를 사이에 두고 퀴어축제와 반대 집회가 열리는만큼 경찰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경력을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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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후] 올해 ‘퀴어 축제’ 시작…달아오르는 동성애 논쟁
    • 입력 2017-07-14 17:56:48
    취재후·사건후


18번째 퀴어문화축제의 막이 열린다. 오늘(14일) 저녁 7시 30분,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축제는 이틀간 진행된다. 올해도 여느때처럼 성소수자 단체와 주한대사관, 기업 등이 홍보 부스를 설치했고 내일(15일) 오후 4시부터는 도심 행진도 예정돼 있다. 20-23일까지는 한국퀴어영화제도 열린다. 올해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우리나라 국가기관으로서는 처음으로 축제에 참여해 의미를 더한다.

올 해 축제 슬로건은 "나중은 없다, 지금 우리가 바꾼다"다. 성소수자의 권리를 찾기 위한 발언이나 행동은 언제나 뒷전으로 밀려났으며 그만큼 차별과 혐오, 배제의 대상이 되어왔다는 설명이다.


어제(13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주한 미국 대사관에는 무지개색 깃발이 걸렸다. 무지개색은 성소수자를 의미한다. 무지개 깃발은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자신의 성적 지향에 의문을 갖는 사람, 남녀한몸, 무성애자 등(LGBTQI) 성 소수자의 다양성을 나타내는 거다. 이번 축제를 지지한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주한 미국대사관은 미 연방대법원이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지난 2015년부터 매해 국내에서 열리는 퀴어 문화축제에 참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대사관 직원이 직접 무지개색 미국 지도가 그려진 가방과 티셔츠를 무료로 나눠줬다.

우리나라는 이번해 처음으로 국가인권위원회가 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하기로 결정하고 홍보 부스를 설치하기로 했다. 성소수자들이 겪어온 편견의 시선과 차별에 공감한다는 취지로 참여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내일 마련되는 부스에서는 인권위를 홍보하고 차별 진정 접수 절차를 소개한 전단을 배포하며 "인권위에게 바란다"라는 게시판을 설치해 성소수자를 포함한 일반 시민들이 인권위에 바라는 점을 취합할 예정이다. '성소수자' 권리에 대한 직접적인 내용은 없지만 인권위의 참여 자체로 조금은 달라진 분위기를 보여준다.



하지만 일부 기독교 단체들의 퀴어축제에 대한 반대는 여전히 거세다.

예수재단은 오늘(14일) 오전 11시 서울시청 앞에서 '박원순 퇴진 인권위 해체 동성애 반대 기도회'를 열었다. 예수재단 임요한 목사는 "하느님의 창조 질서에 위배되는 행위를 공공장소에서 한다는 것은 절대 안 될 일"이라고 주장했다. 퀴어축제에 참여하는 인권위에 대해서도 '해체'를 촉구했다.

오후 1시 반에는 홀리라이프가 '탈동성애인권포럼'을 열었다. 이에 속해 있는 선민네트워크 김규호 목사는 "동성애는 질병 등 폐해가 심각하기 때문에 동성애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교회연합 등 보수 성향 기독교단체들은 퀴어축제가 본격적으로 열리는 내일(15일) 대한문 앞에서 반대 집회를 열 계획이다. 퀴어축제를 모방해 그간 각 단체들이 해 온 반동성애 활동 등을 알리는 부스를 만들고 상담 장소를 만든다는 설명이다. 세종대로를 사이에 두고 퀴어축제와 반대 집회가 열리는만큼 경찰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경력을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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