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계의 3D’ 흉부외과의 72시간

입력 2017.07.15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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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긴장감이 감도는 수술실, 환자를 살리기 위해 사람들이 모였다. 흉부외과 수술팀이다. 흉부외과는 심장과 폐, 식도 등 갈비뼈 속 모든 장기를 다룬다. 생명과 직결된 장기들이다.


생명에 대한 부담감, 고난도의 수술, 과중한 업무 때문에 의료계에서 흉부외과는 기피 대상이다.

흉부외과 꿈나무 '예비 전문의' 성장기


그래서 흉부외과는 '의학계의 3D'라고 불린다. 다른 과 전공의도 그렇지만, 특히 흉부외과 전공의들에게 집은 '당직실', 일상복은 '수술복'이다. 쉴 틈없는 스케줄 때문에 하루 내내 그들이 먹은 거라곤 물 한 잔과 식은 피자 한 조각뿐이다.

실제 올해 흉부외과 레지던트 전기 모집에서도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정원은 41명, 지원자는 24명에 그쳤다. 남들이 기피하는 분야를 선뜻 지원한 24명의 예비 전문의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흉부외과 전공의 4년 차인 최진석(32) 씨는 잠도 안 자고, 밥도 제대로 못 먹는 흉부외과 의사들의 힘든 일상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저뿐만 아니라 모든 흉부외과 의사들이 다 그렇게 살고 있는데 이유는 한 가지죠, 누군가한테 최선을 다하고 싶은 그 마음 한가지로 하는 거니까요"

긴장의 연속..오늘도 대기중


흉부외과 의사는 항상 긴장 상태이다. 언제 촌각을 다투는 환자가 올지 알 수 없다. 가끔은 농담도 주고받으며 긴장을 풀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이런 여유도 잠시뿐. 수술실 앞에서 의사는 다시 마음을 다잡는다. 수술 과정을 반복해서 되뇌어 보지만,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수술이기에 가운마저 무겁게 느껴진다.

특히 고통스러운 건 직접 수술한 환자를 떠나보내는 순간이다. 숱하게 겪고 또 겪었지만 익숙해지지 않는다. 의사들은 "죽음 앞에서는 다들 괴롭고 힘들 뿐, 아름다운 죽음은 없다"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밤 사이에 찾아온 위급 환자


흉부외과는 응급수술이 많다. 어느 날, 다리에 쌓인 혈전이 폐혈관을 막은 폐색전증(심부정맥의 혈전이 이동하여 폐혈관을 막은 상태) 환자가 급하게 응급실을 찾았다. 자칫하면 심장마비로 사망할 수 있는 위급한 상황이다.

퇴근하던 의사도, 오랜만에 아내와 약속을 잡은 전임의도, 집에서 밥을 먹던 체외순환사도 한 명의 환자를 살리기 위해 수술실에 모였다. 신속하게 수술이 진행되고, 환자는 의식을 회복한다. 환자는 의료진을 향해 뜨거운 눈물을 흘린다.

"환장 심장이 다시 뛸 때 보람"


흉부외과 의사들이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일까. 김상필 부산대 의대 흉부외과 교수는 "심장이 다시 뛰어서 혈압을 유지할 때, 중환자실을 나가서 인공호흡기를 뽑고 환자가 나와 눈을 마주칠 때"라고 답한다.

이런 순간이 있기에 흉부외과 의사들은 오늘도 '저녁이 있는 삶'을 포기하고 '환자를 살리겠다'는 생각 하나로 수술대로 달려간다.


대학병원 흉부외과의 72시간은 7월 16일(일) 밤 10시 40분 KBS 2TV '다큐멘터리 3일'에서 방송된다.

[프로덕션2] 문경림 kbs.petit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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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학계의 3D’ 흉부외과의 72시간
    • 입력 2017-07-15 08:01:05
    방송·연예
고요한 긴장감이 감도는 수술실, 환자를 살리기 위해 사람들이 모였다. 흉부외과 수술팀이다. 흉부외과는 심장과 폐, 식도 등 갈비뼈 속 모든 장기를 다룬다. 생명과 직결된 장기들이다.


생명에 대한 부담감, 고난도의 수술, 과중한 업무 때문에 의료계에서 흉부외과는 기피 대상이다.

흉부외과 꿈나무 '예비 전문의' 성장기


그래서 흉부외과는 '의학계의 3D'라고 불린다. 다른 과 전공의도 그렇지만, 특히 흉부외과 전공의들에게 집은 '당직실', 일상복은 '수술복'이다. 쉴 틈없는 스케줄 때문에 하루 내내 그들이 먹은 거라곤 물 한 잔과 식은 피자 한 조각뿐이다.

실제 올해 흉부외과 레지던트 전기 모집에서도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정원은 41명, 지원자는 24명에 그쳤다. 남들이 기피하는 분야를 선뜻 지원한 24명의 예비 전문의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흉부외과 전공의 4년 차인 최진석(32) 씨는 잠도 안 자고, 밥도 제대로 못 먹는 흉부외과 의사들의 힘든 일상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저뿐만 아니라 모든 흉부외과 의사들이 다 그렇게 살고 있는데 이유는 한 가지죠, 누군가한테 최선을 다하고 싶은 그 마음 한가지로 하는 거니까요"

긴장의 연속..오늘도 대기중


흉부외과 의사는 항상 긴장 상태이다. 언제 촌각을 다투는 환자가 올지 알 수 없다. 가끔은 농담도 주고받으며 긴장을 풀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이런 여유도 잠시뿐. 수술실 앞에서 의사는 다시 마음을 다잡는다. 수술 과정을 반복해서 되뇌어 보지만,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수술이기에 가운마저 무겁게 느껴진다.

특히 고통스러운 건 직접 수술한 환자를 떠나보내는 순간이다. 숱하게 겪고 또 겪었지만 익숙해지지 않는다. 의사들은 "죽음 앞에서는 다들 괴롭고 힘들 뿐, 아름다운 죽음은 없다"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밤 사이에 찾아온 위급 환자


흉부외과는 응급수술이 많다. 어느 날, 다리에 쌓인 혈전이 폐혈관을 막은 폐색전증(심부정맥의 혈전이 이동하여 폐혈관을 막은 상태) 환자가 급하게 응급실을 찾았다. 자칫하면 심장마비로 사망할 수 있는 위급한 상황이다.

퇴근하던 의사도, 오랜만에 아내와 약속을 잡은 전임의도, 집에서 밥을 먹던 체외순환사도 한 명의 환자를 살리기 위해 수술실에 모였다. 신속하게 수술이 진행되고, 환자는 의식을 회복한다. 환자는 의료진을 향해 뜨거운 눈물을 흘린다.

"환장 심장이 다시 뛸 때 보람"


흉부외과 의사들이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일까. 김상필 부산대 의대 흉부외과 교수는 "심장이 다시 뛰어서 혈압을 유지할 때, 중환자실을 나가서 인공호흡기를 뽑고 환자가 나와 눈을 마주칠 때"라고 답한다.

이런 순간이 있기에 흉부외과 의사들은 오늘도 '저녁이 있는 삶'을 포기하고 '환자를 살리겠다'는 생각 하나로 수술대로 달려간다.


대학병원 흉부외과의 72시간은 7월 16일(일) 밤 10시 40분 KBS 2TV '다큐멘터리 3일'에서 방송된다.

[프로덕션2] 문경림 kbs.petit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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