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은 어떻게 부부싸움 했을까…조선판 ‘사랑과 전쟁’

입력 2017.07.16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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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년 11월, 태종 이방원이 왕위에 오른다. 이방원을 왕좌에 오르도록 뒷받침했던 부인 민 씨도 드디어 왕후가 된다. 하지만 대업을 이룬 기쁨도 잠시, 양갓집 규수부터 기생, 중궁의 비, 심지어는 과부까지 가리지 않고 후궁을 들이는 태종의 행보에 원경왕후는 분노한다.

힘든 시기를 함께한 부인에게 어찌 이럴 수 있느냐는 외침에도 태종은 원경왕후의 수족까지 내치며 한 치의 물러섬도 보이지 않는다. 태종은 원경왕후의 투기를 문제 삼아 폐위까지 이야기하며 갈등의 골은 점점 깊어진다.


"정비(원경왕후)가 이것을 돌아보지 않고 사사로운 분한을 품으니, 내가 폐출하여서 후세를 경계하고자 하나, 조강지처임을 생각하여 차마 갑자기 버리지 못하겠다."
- 태종실록 22권 태종 11년

이방원을 왕으로 만든 사람, 나야 나!

1398년 8월, '1차 왕자의 난'이 일어난다. 일명 '이방원의 난'으로도 불리는 이 사건은 왕위 계승을 둘러싼 왕자 간 싸움인 동시에 정도전 일파와 이방원 일파의 권력다툼이기도 하다.

당시, 원경왕후는 정도전의 계략을 눈치채고, 아프다는 핑계로 남편 이방원을 무사히 집으로 불러들인 뒤 숨겨두었던 무기까지 내놓아 정도전 일파를 제거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그리고 2년 뒤, 1400년 친형 이방간과 왕위를 두고 맞서야 하는 2차 왕자의 난 때도 이방원을 움직인 것은 민 씨였다. 원경왕후는 망설이는 이방원에게 갑옷을 꺼내 입히고 대의에 따라 군사를 움직이게 했다. 이방원의 왕좌는 혼자서 이루어낸 것이 아니었다.

공신의 빛과 그림자, 민 씨 4형제의 죽음

태종이 왕위에 오르는 것을 물심양면으로 도왔던 또 다른 이들은 원경왕후 민 씨의 동생 민무구·민무질 형제다. 매형 이방원의 편에 서서 목숨을 걸고 싸워 공신 명단에까지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왕의 처남이자 빛나는 공을 세운 민 씨 형제의 미래는 장밋빛이 아닌 핏빛이었다.


민무구·민무질 형제는 역심을 품었다는 이유로 하루아침에 공신에서 죄인으로 전락했다. 6년 뒤, 또 다른 처남 민무휼·민무회 형제에게도 죄인의 굴레가 씌워지고 잔혹한 고문까지 가해진다. 결국, 4형제는 태종으로부터 자진할 것을 명받게 되고, 모두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태종은 왜 처남 민 씨 형제를 죄인으로 만들었을까.




왕좌의 주인에 이르기까지 고난의 세월을 함께 한 태종과 원경왕후, 이들 부부를 갈등으로 밀어 넣은 원인을 KBS 1TV '역사저널 그날(16일 일요일 밤 9시 40분)'에서 다룬다.

[프로덕션2] 최정윤 kbs.choij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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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종은 어떻게 부부싸움 했을까…조선판 ‘사랑과 전쟁’
    • 입력 2017-07-16 08:20:25
    방송·연예
1400년 11월, 태종 이방원이 왕위에 오른다. 이방원을 왕좌에 오르도록 뒷받침했던 부인 민 씨도 드디어 왕후가 된다. 하지만 대업을 이룬 기쁨도 잠시, 양갓집 규수부터 기생, 중궁의 비, 심지어는 과부까지 가리지 않고 후궁을 들이는 태종의 행보에 원경왕후는 분노한다.

힘든 시기를 함께한 부인에게 어찌 이럴 수 있느냐는 외침에도 태종은 원경왕후의 수족까지 내치며 한 치의 물러섬도 보이지 않는다. 태종은 원경왕후의 투기를 문제 삼아 폐위까지 이야기하며 갈등의 골은 점점 깊어진다.


"정비(원경왕후)가 이것을 돌아보지 않고 사사로운 분한을 품으니, 내가 폐출하여서 후세를 경계하고자 하나, 조강지처임을 생각하여 차마 갑자기 버리지 못하겠다."
- 태종실록 22권 태종 11년

이방원을 왕으로 만든 사람, 나야 나!

1398년 8월, '1차 왕자의 난'이 일어난다. 일명 '이방원의 난'으로도 불리는 이 사건은 왕위 계승을 둘러싼 왕자 간 싸움인 동시에 정도전 일파와 이방원 일파의 권력다툼이기도 하다.

당시, 원경왕후는 정도전의 계략을 눈치채고, 아프다는 핑계로 남편 이방원을 무사히 집으로 불러들인 뒤 숨겨두었던 무기까지 내놓아 정도전 일파를 제거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그리고 2년 뒤, 1400년 친형 이방간과 왕위를 두고 맞서야 하는 2차 왕자의 난 때도 이방원을 움직인 것은 민 씨였다. 원경왕후는 망설이는 이방원에게 갑옷을 꺼내 입히고 대의에 따라 군사를 움직이게 했다. 이방원의 왕좌는 혼자서 이루어낸 것이 아니었다.

공신의 빛과 그림자, 민 씨 4형제의 죽음

태종이 왕위에 오르는 것을 물심양면으로 도왔던 또 다른 이들은 원경왕후 민 씨의 동생 민무구·민무질 형제다. 매형 이방원의 편에 서서 목숨을 걸고 싸워 공신 명단에까지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왕의 처남이자 빛나는 공을 세운 민 씨 형제의 미래는 장밋빛이 아닌 핏빛이었다.


민무구·민무질 형제는 역심을 품었다는 이유로 하루아침에 공신에서 죄인으로 전락했다. 6년 뒤, 또 다른 처남 민무휼·민무회 형제에게도 죄인의 굴레가 씌워지고 잔혹한 고문까지 가해진다. 결국, 4형제는 태종으로부터 자진할 것을 명받게 되고, 모두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태종은 왜 처남 민 씨 형제를 죄인으로 만들었을까.




왕좌의 주인에 이르기까지 고난의 세월을 함께 한 태종과 원경왕후, 이들 부부를 갈등으로 밀어 넣은 원인을 KBS 1TV '역사저널 그날(16일 일요일 밤 9시 40분)'에서 다룬다.

[프로덕션2] 최정윤 kbs.choij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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