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日, 외래 곤충에 몸살…외래종 하늘소까지

입력 2017.07.16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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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 곤충의 일본 공격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사람 생명까지 위협하는 맹독성 붉은불개미에 더해, 과수원을 초토화시키는 대형하늘소까지 기존과는 다른 양상의 해충이 창궐하고 있다.

[ 외래종 대형 하늘소 창궐...과실수에 치명적 ]

중국 등에 유입된 대형하늘소(일본명: 크비아카츠야 카미키리)가 확산되면서 과수농과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NHK가 보도했다.


지난 6월 하순, 도치기 현의 복숭아 농장 19곳이 대형장수하늘소의 공격으로 피해를 입었다. 사이타마 현에서는 봄나들이 명소인 벚꽃길의 가로수가 말라죽어, 결국 벌목됐다. 도쿠시마 현에서는 조사대상 50개 농장 중 35곳의 복숭아와 자두 나무에서 피해가 확인됐다.



대형하늘소 유충은 벚나무, 복숭아 나무, 매화 고목 등의 줄기를 파고들어 내부를 파먹는다. 내부가 잠식된 나무는 고사된다. 대부분의 외래종 생물이 그러하듯, 사실상 천적이 거의 없다.


번식력도 엄청나다. 쓰쿠바 시의 산림종합연구소 분석을 보면, 외래종 대형하늘소는 한꺼번에 천 개 이상의 알을 낳기도 한다. 번식력이 기존 하늘소의 5∼10 배에 이른다. 산림종합연구소 조사결과, 도쿄, 군마, 사이타마, 아이치, 오사카 등 7개 도·부·현(광역지자체)까지 확산됐다.

[ '특정외래생물'의 공포...불법거래 처벌 무겁다 ]

외래종 대형하늘소는 몸길이가 3∼4cm에 이른다. 원산지는 중국과 베트남 등이다. 2008년 이후 미국, 독일, 이탈리아 등에서 확인됐고, 일본에서는 2012년 아이치 현에서 처음 발견됐다.


기온이 상대적으로 낮은 중국 북부에서부터 기온이 높은 베트남 북부에 이르기까지 서식가능 지역이 폭넓다. 일본 전역에서 서식할 수 있다. 수출용 목재 속에 유충이 남아 있다가 수입국으로 유입되는 것으로 알려져, 방역이 쉽지 않다.

자원봉사자 등의 도움으로 하늘소 성충을 일일이 잡아내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일단 유충에 잠식된 피해 나무는 베어내고 있지만, 근본적 방제에는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특단의 대책이 없으면, 최악의 경우, 봄에 벚꽃 구경을 할 수 없는 지역이 속출할 수 있다.

산림종합연구소는 새로운 살충제 개발을 서두르는 한편, 페로몬을 이용해 성충을 모아 제거하는 방법도 연구하고 있다. 환경성은 외래종 대형하늘소를 올해 가을 '특정외래생물'로 정식 지정할 예정이다.

특정외래생물로 지정되면, 사육,재배,운반 등이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이를 위반할 경우 개인에게는 최고 3년의 징역 또는 벌금 300만 엔(약 3천만 원), 법인에는 벌금 1억 엔(약 10억원)이 부과될 수 있다. 지금까지 특정외래생물로 지정된 것은 붉은불개미를 포함해 132종류이다.

[ 맹독성 불개미, 번식 도미도 임박 정황 ]

지난 6월부터 일본을 공포에 몰아넣고 있는 남미 원산 붉은불개미(일본명: 히아리)의 기세도 갈수록 거세다. 본격적인 번식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베, 나고야, 오사카, 도쿄 등 주요 항구와 내륙 일부 지역에서 발견된데 이어, 요코하마 항에서도 대량의 불개미가 발견됐다. 컨테이너의 이동경로에 위치해서 그동안 주요 감시대상에 올랐던 곳이다.


지난 14일, 요코하마 항의 터미널 지역 아스팔트 균열부에서 유충과 번데기 등 번식 상태를 포함한 불개미 700마리가 확인됐다. 이 곳은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을 오가는 화물선이 이용하는 터미널 지역이다.

그러나 불과 200미터 부근에는 고층 전망대와 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요코하마 시는 '불개미를 발견하면 만지지 말라'고 당부하는 내용의 벽보를 주변 시설에 붙였다.

앞서 불개미 100여 마리가 발견됐던 도쿄 항에서는 불개미 100 마리 가량이 또 발견됐다. 이번에는 컨테이너 내부에서 알과 유충, 번데기 형태로도 발견됐다. 환경성은 중국에서 선적돼 이송되는 과정에서 번식한 것으로 추정했다.


오사카 등에서 이미 여왕개미의 존재가 확인됐기 때문에, 2세,3세 여왕개미의 출생은 시간문제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날개가 자라난 여왕개미는 기존 번식지를 떠나 새로운 곳에서 또다른 번식지를 만드는 과정을 반복하게 된다.

[ 외래종 독성 개미는 한 종류가 아니다...이번엔 천여 마리 ]

또다른 문제는 기존의 붉은불개미 이외에 새로운 외래종 개미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환경성과 도쿄도 조사 결과, '아카카미아리'로 불리는 외래종 불개미의 일종이 컨테이너 보관소의 포장도로 균열부에서 천여 마리나 발견됐다.


원산지는 미국 남부와 중남미로 알려져 있는데, 열대지방과 아열대 지방에 폭넓게 분포하고 있다. 붉은불개미(히아리)만큼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역시 독성물질을 분비하고 있다. 이미 일본 오키나와 등에서 발견된 적이 있다.

외래종 맹독성 개미가 잇따라 무더기로 발견됨에 따라, 도쿄도는 비상이 걸렸다. 도지사가 직접 나서서 검역과 방역 강화를 당부하고 나섰다. 또 환경성과 함께 살충제가 든 먹이를 살포하는 한편, 포획틀이나 육안으로 감시, 조사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컨테이너 등의 왕래가 많은 주요 항구가 외래 생물 확산의 통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정부는 거대한 컨테이너 화물 더미 속에서 개미 한마리를 찾아내 검증할 만큼, 방역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도 더이상은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데, 대책은 제대로 세우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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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리포트] 日, 외래 곤충에 몸살…외래종 하늘소까지
    • 입력 2017-07-16 09:42:53
    특파원 리포트
외래 곤충의 일본 공격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사람 생명까지 위협하는 맹독성 붉은불개미에 더해, 과수원을 초토화시키는 대형하늘소까지 기존과는 다른 양상의 해충이 창궐하고 있다.

[ 외래종 대형 하늘소 창궐...과실수에 치명적 ]

중국 등에 유입된 대형하늘소(일본명: 크비아카츠야 카미키리)가 확산되면서 과수농과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NHK가 보도했다.


지난 6월 하순, 도치기 현의 복숭아 농장 19곳이 대형장수하늘소의 공격으로 피해를 입었다. 사이타마 현에서는 봄나들이 명소인 벚꽃길의 가로수가 말라죽어, 결국 벌목됐다. 도쿠시마 현에서는 조사대상 50개 농장 중 35곳의 복숭아와 자두 나무에서 피해가 확인됐다.



대형하늘소 유충은 벚나무, 복숭아 나무, 매화 고목 등의 줄기를 파고들어 내부를 파먹는다. 내부가 잠식된 나무는 고사된다. 대부분의 외래종 생물이 그러하듯, 사실상 천적이 거의 없다.


번식력도 엄청나다. 쓰쿠바 시의 산림종합연구소 분석을 보면, 외래종 대형하늘소는 한꺼번에 천 개 이상의 알을 낳기도 한다. 번식력이 기존 하늘소의 5∼10 배에 이른다. 산림종합연구소 조사결과, 도쿄, 군마, 사이타마, 아이치, 오사카 등 7개 도·부·현(광역지자체)까지 확산됐다.

[ '특정외래생물'의 공포...불법거래 처벌 무겁다 ]

외래종 대형하늘소는 몸길이가 3∼4cm에 이른다. 원산지는 중국과 베트남 등이다. 2008년 이후 미국, 독일, 이탈리아 등에서 확인됐고, 일본에서는 2012년 아이치 현에서 처음 발견됐다.


기온이 상대적으로 낮은 중국 북부에서부터 기온이 높은 베트남 북부에 이르기까지 서식가능 지역이 폭넓다. 일본 전역에서 서식할 수 있다. 수출용 목재 속에 유충이 남아 있다가 수입국으로 유입되는 것으로 알려져, 방역이 쉽지 않다.

자원봉사자 등의 도움으로 하늘소 성충을 일일이 잡아내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일단 유충에 잠식된 피해 나무는 베어내고 있지만, 근본적 방제에는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특단의 대책이 없으면, 최악의 경우, 봄에 벚꽃 구경을 할 수 없는 지역이 속출할 수 있다.

산림종합연구소는 새로운 살충제 개발을 서두르는 한편, 페로몬을 이용해 성충을 모아 제거하는 방법도 연구하고 있다. 환경성은 외래종 대형하늘소를 올해 가을 '특정외래생물'로 정식 지정할 예정이다.

특정외래생물로 지정되면, 사육,재배,운반 등이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이를 위반할 경우 개인에게는 최고 3년의 징역 또는 벌금 300만 엔(약 3천만 원), 법인에는 벌금 1억 엔(약 10억원)이 부과될 수 있다. 지금까지 특정외래생물로 지정된 것은 붉은불개미를 포함해 132종류이다.

[ 맹독성 불개미, 번식 도미도 임박 정황 ]

지난 6월부터 일본을 공포에 몰아넣고 있는 남미 원산 붉은불개미(일본명: 히아리)의 기세도 갈수록 거세다. 본격적인 번식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베, 나고야, 오사카, 도쿄 등 주요 항구와 내륙 일부 지역에서 발견된데 이어, 요코하마 항에서도 대량의 불개미가 발견됐다. 컨테이너의 이동경로에 위치해서 그동안 주요 감시대상에 올랐던 곳이다.


지난 14일, 요코하마 항의 터미널 지역 아스팔트 균열부에서 유충과 번데기 등 번식 상태를 포함한 불개미 700마리가 확인됐다. 이 곳은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을 오가는 화물선이 이용하는 터미널 지역이다.

그러나 불과 200미터 부근에는 고층 전망대와 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요코하마 시는 '불개미를 발견하면 만지지 말라'고 당부하는 내용의 벽보를 주변 시설에 붙였다.

앞서 불개미 100여 마리가 발견됐던 도쿄 항에서는 불개미 100 마리 가량이 또 발견됐다. 이번에는 컨테이너 내부에서 알과 유충, 번데기 형태로도 발견됐다. 환경성은 중국에서 선적돼 이송되는 과정에서 번식한 것으로 추정했다.


오사카 등에서 이미 여왕개미의 존재가 확인됐기 때문에, 2세,3세 여왕개미의 출생은 시간문제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날개가 자라난 여왕개미는 기존 번식지를 떠나 새로운 곳에서 또다른 번식지를 만드는 과정을 반복하게 된다.

[ 외래종 독성 개미는 한 종류가 아니다...이번엔 천여 마리 ]

또다른 문제는 기존의 붉은불개미 이외에 새로운 외래종 개미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환경성과 도쿄도 조사 결과, '아카카미아리'로 불리는 외래종 불개미의 일종이 컨테이너 보관소의 포장도로 균열부에서 천여 마리나 발견됐다.


원산지는 미국 남부와 중남미로 알려져 있는데, 열대지방과 아열대 지방에 폭넓게 분포하고 있다. 붉은불개미(히아리)만큼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역시 독성물질을 분비하고 있다. 이미 일본 오키나와 등에서 발견된 적이 있다.

외래종 맹독성 개미가 잇따라 무더기로 발견됨에 따라, 도쿄도는 비상이 걸렸다. 도지사가 직접 나서서 검역과 방역 강화를 당부하고 나섰다. 또 환경성과 함께 살충제가 든 먹이를 살포하는 한편, 포획틀이나 육안으로 감시, 조사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컨테이너 등의 왕래가 많은 주요 항구가 외래 생물 확산의 통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정부는 거대한 컨테이너 화물 더미 속에서 개미 한마리를 찾아내 검증할 만큼, 방역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도 더이상은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데, 대책은 제대로 세우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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