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10억, 페더러 32억…왜 우승 상금 차이날까?

입력 2017.07.17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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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 10억, 페더러 32억…왜 우승 상금 차이날까?

박성현 10억, 페더러 32억…왜 우승 상금 차이날까?

올해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데뷔한 박성현이 현존하는 여자프로골프대회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US오픈에서 우승해 골프 여왕의 자리에 올랐다.

우승 상금도 90만 달러(한화 10억 원)나 거머쥐었다.

미국골프협회(USGA)가 주관하는 내셔널 타이틀 대회로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는 대회답게
US여자오픈의 우승상금은 메이저대회 가운데 가장 많다.


박성현이 우승하기 몇 시간 전, 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윔블던 테니스 남자 단식에서는 로저 페더러(스위스)가 대회 8회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페더러의 우승 상금은 220만 파운드로 한화로는 32억 원이 넘는다.


박성현과 페더러의 우승 상금은 무려 3배 이상의 큰 격차가 있다. 단지 종목이 달라서가 아니다. 페더러에 앞서 여자 단식에서 우승한 가르비녜 무루구사(스페인)도 페더러와 똑같이 220만 파운드를 받기 때문이다.

골프와 테니스는 개인 종목으로는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인기 프로스포츠다.

그러나 두 종목의 여자 선수들은 처지가 확연히 다르다. 테니스는 남녀가 같은 상금을 받지만 여자골프의 상금은 남자의 반도 되지 않는다.

US남자오픈 우승 상금은 216만(24억 원) 달러다. 여자 선수가 받는 90만 달러(10억 원)보다 2배 이상 많다.

박성현이 US오픈 남자 우승자보다 무려 14억 원가량이나 덜 받는 셈이다.

지난해 브리티시오픈의 경우도 남자 우승상금이 115만 파운드(약 17억 원)였다. 반면, 브리티시 여자오픈은 33만 파운드(약 5억 원)에 그쳤다.

남자 선수들과 비교해 너무 적은 메이저대회 우승 상금에 여자 선수들의 불만이 당연히 클 수밖에 없다.

그런데 정반대의 불만을 가진 이들이 있다. 남자 테니스 선수들이다.

프로 테니스 4대 메이저대회는 남녀 상금이 똑같다. 본선 1라운드 탈락자부터 우승자까지 참가선수는 성별과 관계없이 같은 기준의 상금액을 적용받는다.

테니스도 전에는 남녀 상금에 차이가 있었지만, 여자프로테니스(WTA)의 노력과 투쟁 결과, 1973년 US오픈이 가장 먼저 액수를 통일했고, 호주오픈(2001년), 프랑스오픈(2006년), 윔블던(2007년)이 차례로 뒤를 이었다.

이 때문에 오히려 남자 테니스 선수들 가운데 노골적인 불만을 터뜨리는 이들도 있다.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 조코비치(세르비아)는 지난해 “많은 기록이나 관중 수를 보더라도 남자 테니스가 더 많은 상금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테니스 코트의 악동'으로 불렸던 왕년의 테니스 스타 존 매켄로(미국)도 지난달 미국 ESPN과의 인터뷰에서 세리나 윌리엄스에 대한 발언으로 스포츠계에 파문을 몰고 왔다.

매켄로는 "세리나 윌리엄스가 남자들과 경쟁한다면 세계 700위 수준”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여자 테니스 통산 최고 기록인 23개 메이저대회를 제패한 세리나 윌리엄스는 매켄로의 발언이 있은 뒤 SNS를 통해 불쾌감을 나타냈다.

남자 선수들이 더 많은 상금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은 남자 종목의 시장 규모가 더 크고 팬층이 두껍다는 이유다.

실제 선수 개인의 가치를 알 수 있는 스폰서 수입도 남자 선수들이 훨씬 많다.

올해 6월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발표된 11개 종목 선수들의 최근 12개월 수입(스폰서 수입과 상금 포함) 순위 톱100을 보면, 여자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100위 안에 든 선수는 테니스의 세리나 윌리엄스뿐이다.


세리나 윌리엄스는 2,700만 달러(약 304억 원) 벌어 51위에 올랐다. 1위는 축구선수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가 차지했다. 호날두는 9,300만 달러(약 1,050억 원)를 벌어들였다.

그러나 스폰서 금액은 적어도 상금 차별만은 인정할 수 없다는 여자 골프 선수들의 저항은 계속되고 있다. 남자프로골프투어(PGA)에 직접 도전하는 '성 대결'이다.

먼저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2003년 PGA투어 대회에 출전해 남녀 성 대결을 펼쳤으나 컷 통과에는 실패했다.

1년 뒤인 2004년 미셸 위(미국)가 14살 나이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소니오픈에서 성 대결을 했다. 미셸 위도 역시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LPGA투어를 대표하는 장타자인 렉시 톰슨(미국)도 지난해 말 프랭클린 템플턴 슛아웃 대회에서 성 대결을 벌인 적이 있다. 그러나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와 짝을 이룬 톰슨은 12개 팀 중 최하위인 공동 11위를 차지했다.

반면, 여자 골프의 인기가 남자 골프보다 높은 한국은 다르다. 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상금은 평균적으로 남자프로골프(KPGA) 투어 대회와 비교하면 더 많다.

올해 대회의 최대 우승 상금은 여자는 3억 5천, 남자는 3억이다. 따라서 한국은 반대로 남자 골프 선수들의 불만이 크다. 누구나 만족하는 평등이란 어느 분야에서나 쉽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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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현 10억, 페더러 32억…왜 우승 상금 차이날까?
    • 입력 2017-07-17 14:59:13
    취재K
올해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데뷔한 박성현이 현존하는 여자프로골프대회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US오픈에서 우승해 골프 여왕의 자리에 올랐다.

우승 상금도 90만 달러(한화 10억 원)나 거머쥐었다.

미국골프협회(USGA)가 주관하는 내셔널 타이틀 대회로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는 대회답게
US여자오픈의 우승상금은 메이저대회 가운데 가장 많다.


박성현이 우승하기 몇 시간 전, 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윔블던 테니스 남자 단식에서는 로저 페더러(스위스)가 대회 8회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페더러의 우승 상금은 220만 파운드로 한화로는 32억 원이 넘는다.


박성현과 페더러의 우승 상금은 무려 3배 이상의 큰 격차가 있다. 단지 종목이 달라서가 아니다. 페더러에 앞서 여자 단식에서 우승한 가르비녜 무루구사(스페인)도 페더러와 똑같이 220만 파운드를 받기 때문이다.

골프와 테니스는 개인 종목으로는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인기 프로스포츠다.

그러나 두 종목의 여자 선수들은 처지가 확연히 다르다. 테니스는 남녀가 같은 상금을 받지만 여자골프의 상금은 남자의 반도 되지 않는다.

US남자오픈 우승 상금은 216만(24억 원) 달러다. 여자 선수가 받는 90만 달러(10억 원)보다 2배 이상 많다.

박성현이 US오픈 남자 우승자보다 무려 14억 원가량이나 덜 받는 셈이다.

지난해 브리티시오픈의 경우도 남자 우승상금이 115만 파운드(약 17억 원)였다. 반면, 브리티시 여자오픈은 33만 파운드(약 5억 원)에 그쳤다.

남자 선수들과 비교해 너무 적은 메이저대회 우승 상금에 여자 선수들의 불만이 당연히 클 수밖에 없다.

그런데 정반대의 불만을 가진 이들이 있다. 남자 테니스 선수들이다.

프로 테니스 4대 메이저대회는 남녀 상금이 똑같다. 본선 1라운드 탈락자부터 우승자까지 참가선수는 성별과 관계없이 같은 기준의 상금액을 적용받는다.

테니스도 전에는 남녀 상금에 차이가 있었지만, 여자프로테니스(WTA)의 노력과 투쟁 결과, 1973년 US오픈이 가장 먼저 액수를 통일했고, 호주오픈(2001년), 프랑스오픈(2006년), 윔블던(2007년)이 차례로 뒤를 이었다.

이 때문에 오히려 남자 테니스 선수들 가운데 노골적인 불만을 터뜨리는 이들도 있다.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 조코비치(세르비아)는 지난해 “많은 기록이나 관중 수를 보더라도 남자 테니스가 더 많은 상금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테니스 코트의 악동'으로 불렸던 왕년의 테니스 스타 존 매켄로(미국)도 지난달 미국 ESPN과의 인터뷰에서 세리나 윌리엄스에 대한 발언으로 스포츠계에 파문을 몰고 왔다.

매켄로는 "세리나 윌리엄스가 남자들과 경쟁한다면 세계 700위 수준”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여자 테니스 통산 최고 기록인 23개 메이저대회를 제패한 세리나 윌리엄스는 매켄로의 발언이 있은 뒤 SNS를 통해 불쾌감을 나타냈다.

남자 선수들이 더 많은 상금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은 남자 종목의 시장 규모가 더 크고 팬층이 두껍다는 이유다.

실제 선수 개인의 가치를 알 수 있는 스폰서 수입도 남자 선수들이 훨씬 많다.

올해 6월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발표된 11개 종목 선수들의 최근 12개월 수입(스폰서 수입과 상금 포함) 순위 톱100을 보면, 여자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100위 안에 든 선수는 테니스의 세리나 윌리엄스뿐이다.


세리나 윌리엄스는 2,700만 달러(약 304억 원) 벌어 51위에 올랐다. 1위는 축구선수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가 차지했다. 호날두는 9,300만 달러(약 1,050억 원)를 벌어들였다.

그러나 스폰서 금액은 적어도 상금 차별만은 인정할 수 없다는 여자 골프 선수들의 저항은 계속되고 있다. 남자프로골프투어(PGA)에 직접 도전하는 '성 대결'이다.

먼저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2003년 PGA투어 대회에 출전해 남녀 성 대결을 펼쳤으나 컷 통과에는 실패했다.

1년 뒤인 2004년 미셸 위(미국)가 14살 나이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소니오픈에서 성 대결을 했다. 미셸 위도 역시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LPGA투어를 대표하는 장타자인 렉시 톰슨(미국)도 지난해 말 프랭클린 템플턴 슛아웃 대회에서 성 대결을 벌인 적이 있다. 그러나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와 짝을 이룬 톰슨은 12개 팀 중 최하위인 공동 11위를 차지했다.

반면, 여자 골프의 인기가 남자 골프보다 높은 한국은 다르다. 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상금은 평균적으로 남자프로골프(KPGA) 투어 대회와 비교하면 더 많다.

올해 대회의 최대 우승 상금은 여자는 3억 5천, 남자는 3억이다. 따라서 한국은 반대로 남자 골프 선수들의 불만이 크다. 누구나 만족하는 평등이란 어느 분야에서나 쉽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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