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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운전사’ 장훈 감독 “주인공에 송강호밖에 생각 안 나더라”
입력 2017.07.17 (17:29) | 수정 2017.07.17 (17:30) 연합뉴스
‘택시운전사’ 장훈 감독 “주인공에 송강호밖에 생각 안 나더라”
장훈 감독이 6년 만에 신작 '택시운전사'를 내놨다.

남북 북단의 현실을 다룬 '의형제'(2010),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고지전'(2011)에 이어 이번에는 5·18광주민주화운동이라는 아픈 한국 현대사를 스크린으로 불러냈다.

17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장 감독은 "전작 '고지전'을 찍으면서 역사적 이야기를 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컸다"면서 "'택시운전사'는 광주를 기록하거나 재정의하는 영화가 아니라 외부 인물들이 그곳으로 가서 내적 변화를 겪는 모습에 초점을 맞춘 영화"라고 강조했다.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 만섭(송강호 분)이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토마스 크레취만)를 태우고 광주로 가 1박 2일간 광주의 참상을 목격하는 내용을 다뤘다.

다음은 장 감독과의 일문일답.

--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이유는.

▲ 제가 시나리오를 기획 개발한 것이 아니라 제작사로부터 2015년 10월께 시나리오 초고를 받았다. 그 후 일주일 정도 고민했다. 전작 '고지전'을 찍으면서 역사적 이야기를 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다. 그러나 광주민주화운동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인물들을 통해 보이는 것을 만들자고 해서 참여했다. 시나리오 초고는 한층 더 무거웠다. 그래서 시대적 상황을 좀 덜어내고, 인물 위주로 더 많이 넣었다.

-- 외부인의 시선을 통해 '그날'의 참상을 다룬다는 점이 독특하다.

▲ 두 외부인의 시선에서 보이는 광주의 모습은 어땠을까 궁금했다. 그리고 그 시선을 관객들도 따라가길 바랐다. 하나는 외국인의 시선이고, 다른 하나는 광주 상황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던 평범한 택시 기사의 시선이다. 이 영화는 광주를 기록하거나 재정의하기보다 외부 인물들이 그곳으로 가서 내적 변화를 겪는 모습에 초점을 맞췄다.

--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는 왜 광주로 갔을까.

▲ 영화 제작 동의를 구하려고 2015년 말 독일로 가 힌츠페터씨를 만났다. 당시 저도 궁금했다. 어떤 심정으로 그분이 광주를 취재했는지, 기자정신인지 아니면 사명감인지 말이다. 직접 물어봤더니 "기자니까 당연히 가야지"라는 당연한 대답이 돌아왔다. 기자니까 자기 눈으로 진실을 목격하고 보도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특별한 대답을 기대했는데, 당연한 대답이 돌아오니까 오히려 더 특별하게 느껴지더라.

그분을 실제로 만나보니 굉장히 상식적이고 배려심이 깊고 유머감각이 있는 분이셨다. 영화 제작에 대해서도 더 적극적이셨다. 독일 배우는 누가 하면 좋을까 하는 얘기도 했다. 첫 만남 이후 자주 볼 줄 알았는데, 결국 독일 장례식장에서 다시 만났다. (힌츠페터씨는 2016년 2월 지병으로 별세했다)

-- 독일 배우 토마스 크레취만은 어떻게 캐스팅했나.

▲ 처음부터 크레취만과 하고 싶었다. 그래서 독일 에이전시에 연락했더니, 할리우드에서 활동 중이고 너무 바빠서 캐스팅이 안 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대답이 돌아왔다. 그래서 다른 배우를 알아보려 독일에 갔는데, 토마스 크레취만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결국, 연락이 닿아 시나리오를 보냈더니 만나고 싶다고 해서 크레취만의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집으로 찾아갔다. 어떻게 설득할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본인이 먼저 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했다.

---송강호도 캐스팅 0순위였다고 들었는데.

▲ 시나리오를 봤을 때, 제일 먼저 생각났던 배우가 송강호다.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마치 송강호의 음성 지원이 되는 것 같았다. 만섭 캐릭터는 관객이 동일시해야 하는 인물이다. 평범한 소시민이지만 관객들이 따라가고 내적 변화를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했다. 결국, 송강호밖에 생각 안 나더라.

---이 영화는 어디까지가 실화인가.

▲ 1980년 5월 20일 만섭과 힌츠페터가 택시를 타고 광주로 간 뒤 21일 돌아오는 1박 2일의 여정은 사실이다.

다만, 만섭의 캐릭터는 실제로 알려진 것이 없다. 영화적으로 만들어진 캐릭터다. 보통의 서울 소시민의 시선을 대변할 수 있는 인물로 만들었다. 광주의 택시기사 황태술(유해진 분)과 광주 대학생 구재식(류준열)도 증언집이나 자료집을 참고해서 만들어진 캐릭터다.

극 중 만섭이 광주를 빠져나갈 때 택시 기사들과 경찰들 간 벌이는 카 액션도 영화적으로 넣은 부분이다. 사실 시나리오를 봤을 때 그 부분이 가장 부담스러운 장면이었다. 가능한 한 멋있게 찍지 않고, 감정적으로 찍으려고 했다. 택시 기사들의 희생의 마음을 표현하려고 했다.

---1980년을 배경으로 한 영화가 요즘 많이 나오는데.

▲그 시대에 대해 이야기되지 않은 부분이 많고, 공유되지 않는 여러 시각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어떤 이야기나 사건이 충분히 여러 관점에서 이야기되고, 보편적인 상식으로 대중들이 알고 있다면 재미없을 수 있다. 그러나 아직은 여러 시각에서 다뤄져야 하는 근현대사가 많다.

--- 만섭은 서울로 차를 돌렸다가 다시 광주로 유턴하는데, 어떤 심정이었을까.

▲ 굉장히 어려운 문제였다. 그 심정을 표현하기 위해 여러 가지 장치를 배치했다. 예를 들면 광주 상황을 왜곡 보도한 신문, 광주 상황에 대한 식당 주인과 손님 간의 대화 등이다. 최종 편집에서는 빠졌지만, 카센터 직원이 만섭의 차를 수리하다가 힌츠페터의 필름 통을 발견하는 장면, 황태술로부터 받은 10만원으로 계산하는 장면 등도 찍었지만, 마지막에 뺐다. 굳이 그런 장치들이 아니더라도 송강호가 연기로 설명해줬다.

---차기작은 뭔가.

▲ 사극이다. 또 남자 영화다. 이윤택이 쓴 인기소설 '궁리'가 원작인 영화로, 원작 소설을 좋게 봤다.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장영실과 세종대왕의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 '내부자들'을 만든 김원국 대표가 제안해 함께 영화를 하기로 했다.
  • ‘택시운전사’ 장훈 감독 “주인공에 송강호밖에 생각 안 나더라”
    • 입력 2017.07.17 (17:29)
    • 수정 2017.07.17 (17:30)
    연합뉴스
‘택시운전사’ 장훈 감독 “주인공에 송강호밖에 생각 안 나더라”
장훈 감독이 6년 만에 신작 '택시운전사'를 내놨다.

남북 북단의 현실을 다룬 '의형제'(2010),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고지전'(2011)에 이어 이번에는 5·18광주민주화운동이라는 아픈 한국 현대사를 스크린으로 불러냈다.

17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장 감독은 "전작 '고지전'을 찍으면서 역사적 이야기를 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컸다"면서 "'택시운전사'는 광주를 기록하거나 재정의하는 영화가 아니라 외부 인물들이 그곳으로 가서 내적 변화를 겪는 모습에 초점을 맞춘 영화"라고 강조했다.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 만섭(송강호 분)이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토마스 크레취만)를 태우고 광주로 가 1박 2일간 광주의 참상을 목격하는 내용을 다뤘다.

다음은 장 감독과의 일문일답.

--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이유는.

▲ 제가 시나리오를 기획 개발한 것이 아니라 제작사로부터 2015년 10월께 시나리오 초고를 받았다. 그 후 일주일 정도 고민했다. 전작 '고지전'을 찍으면서 역사적 이야기를 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다. 그러나 광주민주화운동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인물들을 통해 보이는 것을 만들자고 해서 참여했다. 시나리오 초고는 한층 더 무거웠다. 그래서 시대적 상황을 좀 덜어내고, 인물 위주로 더 많이 넣었다.

-- 외부인의 시선을 통해 '그날'의 참상을 다룬다는 점이 독특하다.

▲ 두 외부인의 시선에서 보이는 광주의 모습은 어땠을까 궁금했다. 그리고 그 시선을 관객들도 따라가길 바랐다. 하나는 외국인의 시선이고, 다른 하나는 광주 상황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던 평범한 택시 기사의 시선이다. 이 영화는 광주를 기록하거나 재정의하기보다 외부 인물들이 그곳으로 가서 내적 변화를 겪는 모습에 초점을 맞췄다.

--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는 왜 광주로 갔을까.

▲ 영화 제작 동의를 구하려고 2015년 말 독일로 가 힌츠페터씨를 만났다. 당시 저도 궁금했다. 어떤 심정으로 그분이 광주를 취재했는지, 기자정신인지 아니면 사명감인지 말이다. 직접 물어봤더니 "기자니까 당연히 가야지"라는 당연한 대답이 돌아왔다. 기자니까 자기 눈으로 진실을 목격하고 보도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특별한 대답을 기대했는데, 당연한 대답이 돌아오니까 오히려 더 특별하게 느껴지더라.

그분을 실제로 만나보니 굉장히 상식적이고 배려심이 깊고 유머감각이 있는 분이셨다. 영화 제작에 대해서도 더 적극적이셨다. 독일 배우는 누가 하면 좋을까 하는 얘기도 했다. 첫 만남 이후 자주 볼 줄 알았는데, 결국 독일 장례식장에서 다시 만났다. (힌츠페터씨는 2016년 2월 지병으로 별세했다)

-- 독일 배우 토마스 크레취만은 어떻게 캐스팅했나.

▲ 처음부터 크레취만과 하고 싶었다. 그래서 독일 에이전시에 연락했더니, 할리우드에서 활동 중이고 너무 바빠서 캐스팅이 안 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대답이 돌아왔다. 그래서 다른 배우를 알아보려 독일에 갔는데, 토마스 크레취만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결국, 연락이 닿아 시나리오를 보냈더니 만나고 싶다고 해서 크레취만의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집으로 찾아갔다. 어떻게 설득할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본인이 먼저 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했다.

---송강호도 캐스팅 0순위였다고 들었는데.

▲ 시나리오를 봤을 때, 제일 먼저 생각났던 배우가 송강호다.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마치 송강호의 음성 지원이 되는 것 같았다. 만섭 캐릭터는 관객이 동일시해야 하는 인물이다. 평범한 소시민이지만 관객들이 따라가고 내적 변화를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했다. 결국, 송강호밖에 생각 안 나더라.

---이 영화는 어디까지가 실화인가.

▲ 1980년 5월 20일 만섭과 힌츠페터가 택시를 타고 광주로 간 뒤 21일 돌아오는 1박 2일의 여정은 사실이다.

다만, 만섭의 캐릭터는 실제로 알려진 것이 없다. 영화적으로 만들어진 캐릭터다. 보통의 서울 소시민의 시선을 대변할 수 있는 인물로 만들었다. 광주의 택시기사 황태술(유해진 분)과 광주 대학생 구재식(류준열)도 증언집이나 자료집을 참고해서 만들어진 캐릭터다.

극 중 만섭이 광주를 빠져나갈 때 택시 기사들과 경찰들 간 벌이는 카 액션도 영화적으로 넣은 부분이다. 사실 시나리오를 봤을 때 그 부분이 가장 부담스러운 장면이었다. 가능한 한 멋있게 찍지 않고, 감정적으로 찍으려고 했다. 택시 기사들의 희생의 마음을 표현하려고 했다.

---1980년을 배경으로 한 영화가 요즘 많이 나오는데.

▲그 시대에 대해 이야기되지 않은 부분이 많고, 공유되지 않는 여러 시각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어떤 이야기나 사건이 충분히 여러 관점에서 이야기되고, 보편적인 상식으로 대중들이 알고 있다면 재미없을 수 있다. 그러나 아직은 여러 시각에서 다뤄져야 하는 근현대사가 많다.

--- 만섭은 서울로 차를 돌렸다가 다시 광주로 유턴하는데, 어떤 심정이었을까.

▲ 굉장히 어려운 문제였다. 그 심정을 표현하기 위해 여러 가지 장치를 배치했다. 예를 들면 광주 상황을 왜곡 보도한 신문, 광주 상황에 대한 식당 주인과 손님 간의 대화 등이다. 최종 편집에서는 빠졌지만, 카센터 직원이 만섭의 차를 수리하다가 힌츠페터의 필름 통을 발견하는 장면, 황태술로부터 받은 10만원으로 계산하는 장면 등도 찍었지만, 마지막에 뺐다. 굳이 그런 장치들이 아니더라도 송강호가 연기로 설명해줬다.

---차기작은 뭔가.

▲ 사극이다. 또 남자 영화다. 이윤택이 쓴 인기소설 '궁리'가 원작인 영화로, 원작 소설을 좋게 봤다.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장영실과 세종대왕의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 '내부자들'을 만든 김원국 대표가 제안해 함께 영화를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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