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코골이 환자 뇌 ‘치매 단백질’ 첫 확인

입력 2017.07.19 (21:34) 수정 2017.07.19 (21:5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치매 환자들의 뇌에서는 일반인들의 뇌에는 없는 큰 특징이 발견되는데요,

기억력과 판단력을 담당하는 전두엽은 물론, 뇌 전체에 걸쳐 '아밀로이드'라고 하는 치매 유발 물질이 곳곳에 쌓여있습니다.

이 물질이 계속 주변 뇌세포를 손상시켜 시간이 지날수록 치매는 더 악화되게 됩니다.

잠잘 때 코골이가 심한 사람들도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얘기 한 번쯤 들어보셨을 텐데요,

국내 연구진이 이런 코골이 환자들의 뇌 영상에서 치매의 씨앗 격인 이 치매 단백질을 처음으로 확인했습니다.

박광식 의학전문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한 중년남성이 심하게 코를 고는가 싶더니 갑자기 숨을 멈춥니다.

다음 숨을 쉴 때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49초.

그 사이 몸속의 산소 수치는 87%까지 떨어집니다.

<녹취> 주기택(56살/수면무호흡증 환자) : "50세 딱 넘어서고 나니까 그때 좀 느끼겠더라고요. (잘 때) 들이마시면서 드르륵하는 떨림 현상을 내가 느껴서 깜짝 놀라서 깨는 경우..."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이 이런 50~60대 수면무호흡증 환자들의 뇌를 특수촬영한 영상입니다.

뇌의 가장 바깥부터 한 층씩 안으로 들어가 봤더니, 오른쪽 측두엽에 붉은색의 '아밀로이드' 치매 단백질이 보이고, 더 안쪽 띠이랑이라 불리는 부위에서도 관찰됩니다.

치매 초기 뇌 손상이 시작되는 곳과 일치합니다.

낮에 깨어있을 때 뇌세포가 활동하면서 만들어낸 노폐물이 숙면을 취해야 제거되는데, 코골이 때문에 자꾸 숨이 막히고 뇌가 다시 깨어나면서 치매 단백질이 쌓이는 겁니다.

<인터뷰> 윤창호(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 "(이번 연구는) 수면무호흡증이 사람한테 가장 흔한 치매 원인인 알츠하이머 발병에 기인한다는 것을 최초로 규명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치매는 한번 걸리면 진행 속도를 늦출 수는 있지만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이 때문에 심한 코골이 환자들의 경우 중장년 시기 수면무호흡증 여부를 미리 확인해 치료를 받는 게 최선의 예방법입니다.

또 수면무호흡증 발병을 막는 첫 단추는 운동 등을 통해 적정한 체중을 유지하는 겁니다.

KBS 뉴스 박광식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앵커&리포트] 코골이 환자 뇌 ‘치매 단백질’ 첫 확인
    • 입력 2017-07-19 21:35:25
    • 수정2017-07-19 21:58:20
    뉴스 9
<앵커 멘트>

치매 환자들의 뇌에서는 일반인들의 뇌에는 없는 큰 특징이 발견되는데요,

기억력과 판단력을 담당하는 전두엽은 물론, 뇌 전체에 걸쳐 '아밀로이드'라고 하는 치매 유발 물질이 곳곳에 쌓여있습니다.

이 물질이 계속 주변 뇌세포를 손상시켜 시간이 지날수록 치매는 더 악화되게 됩니다.

잠잘 때 코골이가 심한 사람들도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얘기 한 번쯤 들어보셨을 텐데요,

국내 연구진이 이런 코골이 환자들의 뇌 영상에서 치매의 씨앗 격인 이 치매 단백질을 처음으로 확인했습니다.

박광식 의학전문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한 중년남성이 심하게 코를 고는가 싶더니 갑자기 숨을 멈춥니다.

다음 숨을 쉴 때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49초.

그 사이 몸속의 산소 수치는 87%까지 떨어집니다.

<녹취> 주기택(56살/수면무호흡증 환자) : "50세 딱 넘어서고 나니까 그때 좀 느끼겠더라고요. (잘 때) 들이마시면서 드르륵하는 떨림 현상을 내가 느껴서 깜짝 놀라서 깨는 경우..."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이 이런 50~60대 수면무호흡증 환자들의 뇌를 특수촬영한 영상입니다.

뇌의 가장 바깥부터 한 층씩 안으로 들어가 봤더니, 오른쪽 측두엽에 붉은색의 '아밀로이드' 치매 단백질이 보이고, 더 안쪽 띠이랑이라 불리는 부위에서도 관찰됩니다.

치매 초기 뇌 손상이 시작되는 곳과 일치합니다.

낮에 깨어있을 때 뇌세포가 활동하면서 만들어낸 노폐물이 숙면을 취해야 제거되는데, 코골이 때문에 자꾸 숨이 막히고 뇌가 다시 깨어나면서 치매 단백질이 쌓이는 겁니다.

<인터뷰> 윤창호(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 "(이번 연구는) 수면무호흡증이 사람한테 가장 흔한 치매 원인인 알츠하이머 발병에 기인한다는 것을 최초로 규명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치매는 한번 걸리면 진행 속도를 늦출 수는 있지만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이 때문에 심한 코골이 환자들의 경우 중장년 시기 수면무호흡증 여부를 미리 확인해 치료를 받는 게 최선의 예방법입니다.

또 수면무호흡증 발병을 막는 첫 단추는 운동 등을 통해 적정한 체중을 유지하는 겁니다.

KBS 뉴스 박광식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