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의 제언, 미세먼지 국내 오염부터 잡아라

입력 2017.07.20 (11:29) 수정 2017.07.20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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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의 제언, 미세먼지 국내 오염부터 잡아라

NASA의 제언, 미세먼지 국내 오염부터 잡아라

미국 NASA의 '하늘을 나는 실험실', DC-8 항공기미국 NASA의 '하늘을 나는 실험실', DC-8 항공기


2016년 5월 1일부터 6월 10일까지 '하늘을 나는 실험실'이라 불리는 미 항공우주국 NASA의 DC-8 항공기가 한반도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녔다. DC-8의 비행은 한국 대기오염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한미 대기질 공동연구 프로젝트", KORUS-AQ(Korea U.S.-Air Quality)의 상징이었다. NASA는 KORUS-AQ를 한반도 미세먼지의 원인을 밝히는 과학수사대(CSI)라 불렀다. KORUS-AQ는 미국 NASA와 한국 국립환경과학원 등 80개 연구기관 580여 명의 과학자가 참여한 국내 최대 대기환경 프로젝트였다.

한미 공동연구 결과, 미세먼지 국내 영향 52%

미 항공우주국 NASA가 한국의 대기오염의 원인을 밝힌다 하니 기대감도 컸다. KORUS-AQ 연구는 1년 여 동안 철저하게 기밀이 유지된 채 진행됐고, 마침내 2017년 7월 19일 봉인이 풀렸다.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측정된 미세먼지(PM2.5)의 기여율은 국내 52%, 국외 48%로 발표됐다. 국외는 중국이 34%, 북한 9%, 일본 등 기타가 6%로 나왔다. 중국 34% 가운데 산둥 지역이 22%, 북경 지역이 7%, 상해 지역은 5%로 평가됐다. 연구진은 이 결과가 5월에서 6월 초에 한정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 기간 동안 관측된 미세먼지 가운데 입자가 매우 작아 인체에 치명적인 PM1(1μm 이하의 미세먼지)의 75%가 기체 상태의 대기오염 물질이 고체로 바뀐 2차 생성 미세먼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7월 19일 발표 환경과학원 미세먼지 예측 (국내 영향과 국외 영향이 모두 보인다)2017년 7월 19일 발표 환경과학원 미세먼지 예측 (국내 영향과 국외 영향이 모두 보인다)


NASA의 제언, "국내 미세먼지부터 잡아라"

30년 넘게 대기오염을 연구해온 NASA는 대기오염이 심각했던 미국 텍사스 지역에 대해 2006년 긴급과학종합 보고서(RSSR, Rapid Science Synthesis Report)를 제시하며 서둘러 대응할 것을 촉구한 적이 있다. 이번 KORUS-AQ에서도 역시 긴급과학종합 보고서가 나왔다. 핵심 제언은 다음의 4가지이다.

1. 질소산화물(NOx)와 휘발성유기화화물(VOCs) 배출, 특히 톨루엔과 같은 방향족 배출을 감축하면 미세먼지와 오존 오염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2.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과소평가되고 있어 제대로 산정하면 대기오염 예측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3. 수도권 남쪽(충남)의 점 오염원이 매우 많았고, 인체에 해로운 오염물질이 인근 지역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준이었다.

4. 국외 대기오염 물질의 영향이 계절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고 있으니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NASA 항공기 DC-8에서 바라 본 충남의 대기오염 배출원NASA 항공기 DC-8에서 바라 본 충남의 대기오염 배출원


관측 결과, 2차 미세먼지 생성의 원인 물질인 질소산화물(NOx)은 국가 대기오염 배출량 통계 대비 50% 정도 높게 나왔고,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은 3배(최고 10배 이상)가량이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공장 굴뚝이나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 그리고 화학단지나 주유소, 페인트 등에서 나오는 휘발성유기화화물(VOCs)을 미세먼지 생성의 원인 물질로 지목했고, 장거리 이동보다는 주로 국내에서 배출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충남의 대산화학단지 상공에서 발암물질인 벤젠과 부타디엔이 다량으로 검출돼 작업장과 지역 주민 건강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언급했다. 모두 대기 오염물질 배출의 국가 관리 체계에서 누락된 것들이다.

박록진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그동안 몰래 배출됐거나 알지 못했던 배출원을 파악하거나 최소한 추정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 것을 핵심 성과로 들었다. 과소평가된 배출량이 추가되면 대기오염 예측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순태 아주대 환경안전공학부 교수는 그동안 대기 오염물질 배출량이 과소평가돼 왔던 충남의 석탄화력발전소, 현대제철, 대산화학단지의 실상이 드러난 것으로 평가했다.

NASA측 연구를 이끌었던 제임스 크로포드 박사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내 배출량이 우려할 만한 수준으로 많은 것이 확인됐는데, 이에 대응하는 환경 정책을 세우면 충분히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밝혔다. 숨어있는 국내 오염원을 밝혀내고, 배출을 억제하면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NASA의 의견 변화, 대부분이 국내발에서 52%로

철저하게 기밀 속에 진행됐던 분석 과정에서 NASA 측 연구진의 의견은 미묘한 변화가 있었다. 2016년 6월 DC-8의 마지막 비행 직후 KBS는 NASA의 제임스 크로포드 박사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직 연구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과학자로서의 직관을 물었다. 당시 제임스는 답변은 상당히 충격적이어서 수차례나 반복해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는지 물을 정도였다.

"During this campaign the Chinese emissions were not a problem. Almost everything we saw was local to Korea. In terms of magnitude the largest sources during this month have been local from Korea. We have not seen large influence from China." (이번 관측 기간에 중국의 배출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본 오염원의 대부분이 한국 내에서 생겨난 것입니다. 가장 큰 오염원은 한국에 있습니다. 중국이 큰 영향을 주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제임스 크로포드 박사 / NASA 선임 연구원 (DC-8 내부에서 인터뷰하는 모습)제임스 크로포드 박사 / NASA 선임 연구원 (DC-8 내부에서 인터뷰하는 모습)


실제로 NASA 연구진은 미국에 돌아간 뒤에도 같은 의견이 담긴 홍보용 동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배포했다. NASA의 프로젝트 매니저, 베리 래퍼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But on many days that we were here, it's entirely due to the pollution emitted by the 51 million people living in South Korea. And what we believe is that this will motivate the Koreans to understand that they can make a difference in their own air quality by making local changes of things that they can control rather than worrying only about what's coming from outside." (한국에 있던 여러 날 동안 대기오염 대부분이 5천1백만 명이 사는 한국에서 배출된 것이었습니다. 이런 내용을 통해 한국인들이 외부에서 날아오는 것을 걱정하기보다는 스스로 대기오염을 해결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베리 래퍼 / NASA 프로젝트 매니저베리 래퍼 / NASA 프로젝트 매니저


2017년 들어 NASA 측의 이런 기조는 중국의 영향을 인정하는 방향을 급선회한다. 2017년 3월 제주에서 열린 한미 과학자 회의에서 한국 과학자들과의 소통하면서 바뀐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과학자들은 KORUS-AQ 기간에도 중국의 영향이 상당히 큰 것으로 보고 있었고, NASA 연구진도 중국의 영향을 과소평가했다고 인정하기 시작한다. 결국, NASA의 제안 4에 "국외 대기오염 물질의 영향이 계절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고 있으니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라는 내용이 포함된다.

제임스 박사는 7월 19일 KBS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입장을 수정한다.

"I do believe that local air quality can be improved by local policy in Korea but the ultimate goals you have need cooperation neighbors too" (한국의 환경정책에 의해서 대기오염 문제가 개선될 것으로 믿습니다. 그러나, 이웃 국가와 협력해야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국내 기여율 52%에 대해 정확한 결과는 아니지만, 최선의 결과로 받아들여 달라고 말했다.

왜 중국 영향이 크지 않은(?) 5~6월을 택했나

한미 대기질 공동연구 기간 동안 서울, 부산, 광주의 미세먼지(PM2.5) 농도한미 대기질 공동연구 기간 동안 서울, 부산, 광주의 미세먼지(PM2.5) 농도


당초 한미 대기질 공동연구는 중국발 영향이 지배적인 시기, 국내발 영향이 큰 시기, 그리고 둘 다 볼 수 있는 시기 세 가지로 나누어 진행하려 했다. 그러나 한정된 예산 문제로 둘 다 볼 수 있는 5~6월을 택했다. 햇빛에 의해 2차 미세먼지와 오존이 생성되는 과정을 확인하고자 하는 NASA 측의 의견이 크게 반영됐다.

장림석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예보센터장은 KORUS-AQ 기간 동안 서울의 미세먼지(PM2.5) 농도는 세계보건기구 WHO 환경기준(일 평균 25㎍/㎥)을 초과한 날이 많았고, 중국의 영향이 명확했던 일주일 정도는 국내 환경기준(일 평균 50㎍/㎥)도 넘어섰다고 말했다. 국내발 미세먼지는 상수이고, 중국발 미세먼지는 상수에 더해지는 변수라는 것이다. 5~6월은 미세먼지가 큰 문제가 되지 않는 시기로 알려졌지만, 국내 환경기준에 맞추었을 때만 그렇지 세계보건기구 기준으로 보면 여전히 오염이 심한 시기이다.

이번에 나온 미세먼지 기여율 국내 52%, 중국 34%, 북한 9%라는 결과 역시 환경부 용역 연구인 "동북아 대기오염 국가 간 상호 영향 공동 연구" 결과(국내 47%, 중국 41%, 북한 12%)와 유사하게 나왔다. 그래서 국내 영향이 큰 사례와 중국 영향이 지배적인 사례가 적절하게 포함됐다고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미 공동 연구진은 중국 영향이 큰 황사 시기에 대규모 추가 관측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NASA는 왜 한국 미세먼지에 관심을 두나?



NASA의 제임스 박사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미세먼지 연구에 가장 이상적인 곳이라고 말했다. 대기 오염물질의 장거리 이동, 2차 오염물질 발생, 도시와 인접한 산림 지역의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지역이라고 했다.

더구나 한국은 2019년에 대기 오염물질을 우주에서 지켜볼 수 있는 자체 환경위성 보유국이 된다. 이 환경위성에 탑재될 관측기기를 테스트할 수 있다는 이유도 포함돼 있다. 실제로 미국의 대기오염 연구진들은 요즘 한국이 주 연구 대상이며, 연구 지원금도 한국에서 많이 나오고 있다.

한미 대기질 공동연구, KORUS-AQ의 성과

이번 KORUS-AQ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환경부는 국내 오염물질을 줄이는 데 한계에 봉착했다는 말을 자주 했다. 줄일 수 있는 배출원은 충분히 줄였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그간 포착하지 못했던 숨은 대기 오염물질 배출원들의 정체가 드러났다.

NASA 측은 세계보건기구 WHO 환경기준만큼은 아니지만, 국내 배출원을 규제하면 대기오염이 개선될 것임을 명확히 했다. 중국의 영향이 변수로 남아 있지만, 상수인 국내발을 줄이면 지금보다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는 날이 늘어날 거라는 희망을 제시했다. NASA의 제임스 박사는 그런 기술과 경험이 중국과의 대기오염 개선을 위한 협력 진행에 힘이 될 거라고 조언했다.

[연관 기사] [뉴스9] [집중진단] ① 미세먼지 국내 원인 52%…대부분 2차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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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ASA의 제언, 미세먼지 국내 오염부터 잡아라
    • 입력 2017-07-20 11:29:50
    • 수정2017-07-20 14:48:59
    취재K
미국 NASA의 '하늘을 나는 실험실', DC-8 항공기 2016년 5월 1일부터 6월 10일까지 '하늘을 나는 실험실'이라 불리는 미 항공우주국 NASA의 DC-8 항공기가 한반도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녔다. DC-8의 비행은 한국 대기오염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한미 대기질 공동연구 프로젝트", KORUS-AQ(Korea U.S.-Air Quality)의 상징이었다. NASA는 KORUS-AQ를 한반도 미세먼지의 원인을 밝히는 과학수사대(CSI)라 불렀다. KORUS-AQ는 미국 NASA와 한국 국립환경과학원 등 80개 연구기관 580여 명의 과학자가 참여한 국내 최대 대기환경 프로젝트였다. 한미 공동연구 결과, 미세먼지 국내 영향 52% 미 항공우주국 NASA가 한국의 대기오염의 원인을 밝힌다 하니 기대감도 컸다. KORUS-AQ 연구는 1년 여 동안 철저하게 기밀이 유지된 채 진행됐고, 마침내 2017년 7월 19일 봉인이 풀렸다.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측정된 미세먼지(PM2.5)의 기여율은 국내 52%, 국외 48%로 발표됐다. 국외는 중국이 34%, 북한 9%, 일본 등 기타가 6%로 나왔다. 중국 34% 가운데 산둥 지역이 22%, 북경 지역이 7%, 상해 지역은 5%로 평가됐다. 연구진은 이 결과가 5월에서 6월 초에 한정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 기간 동안 관측된 미세먼지 가운데 입자가 매우 작아 인체에 치명적인 PM1(1μm 이하의 미세먼지)의 75%가 기체 상태의 대기오염 물질이 고체로 바뀐 2차 생성 미세먼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7월 19일 발표 환경과학원 미세먼지 예측 (국내 영향과 국외 영향이 모두 보인다) NASA의 제언, "국내 미세먼지부터 잡아라" 30년 넘게 대기오염을 연구해온 NASA는 대기오염이 심각했던 미국 텍사스 지역에 대해 2006년 긴급과학종합 보고서(RSSR, Rapid Science Synthesis Report)를 제시하며 서둘러 대응할 것을 촉구한 적이 있다. 이번 KORUS-AQ에서도 역시 긴급과학종합 보고서가 나왔다. 핵심 제언은 다음의 4가지이다. 1. 질소산화물(NOx)와 휘발성유기화화물(VOCs) 배출, 특히 톨루엔과 같은 방향족 배출을 감축하면 미세먼지와 오존 오염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2.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과소평가되고 있어 제대로 산정하면 대기오염 예측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3. 수도권 남쪽(충남)의 점 오염원이 매우 많았고, 인체에 해로운 오염물질이 인근 지역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준이었다. 4. 국외 대기오염 물질의 영향이 계절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고 있으니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NASA 항공기 DC-8에서 바라 본 충남의 대기오염 배출원 관측 결과, 2차 미세먼지 생성의 원인 물질인 질소산화물(NOx)은 국가 대기오염 배출량 통계 대비 50% 정도 높게 나왔고,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은 3배(최고 10배 이상)가량이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공장 굴뚝이나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 그리고 화학단지나 주유소, 페인트 등에서 나오는 휘발성유기화화물(VOCs)을 미세먼지 생성의 원인 물질로 지목했고, 장거리 이동보다는 주로 국내에서 배출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충남의 대산화학단지 상공에서 발암물질인 벤젠과 부타디엔이 다량으로 검출돼 작업장과 지역 주민 건강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언급했다. 모두 대기 오염물질 배출의 국가 관리 체계에서 누락된 것들이다. 박록진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그동안 몰래 배출됐거나 알지 못했던 배출원을 파악하거나 최소한 추정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 것을 핵심 성과로 들었다. 과소평가된 배출량이 추가되면 대기오염 예측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순태 아주대 환경안전공학부 교수는 그동안 대기 오염물질 배출량이 과소평가돼 왔던 충남의 석탄화력발전소, 현대제철, 대산화학단지의 실상이 드러난 것으로 평가했다. NASA측 연구를 이끌었던 제임스 크로포드 박사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내 배출량이 우려할 만한 수준으로 많은 것이 확인됐는데, 이에 대응하는 환경 정책을 세우면 충분히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밝혔다. 숨어있는 국내 오염원을 밝혀내고, 배출을 억제하면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NASA의 의견 변화, 대부분이 국내발에서 52%로 철저하게 기밀 속에 진행됐던 분석 과정에서 NASA 측 연구진의 의견은 미묘한 변화가 있었다. 2016년 6월 DC-8의 마지막 비행 직후 KBS는 NASA의 제임스 크로포드 박사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직 연구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과학자로서의 직관을 물었다. 당시 제임스는 답변은 상당히 충격적이어서 수차례나 반복해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는지 물을 정도였다. "During this campaign the Chinese emissions were not a problem. Almost everything we saw was local to Korea. In terms of magnitude the largest sources during this month have been local from Korea. We have not seen large influence from China." (이번 관측 기간에 중국의 배출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본 오염원의 대부분이 한국 내에서 생겨난 것입니다. 가장 큰 오염원은 한국에 있습니다. 중국이 큰 영향을 주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제임스 크로포드 박사 / NASA 선임 연구원 (DC-8 내부에서 인터뷰하는 모습) 실제로 NASA 연구진은 미국에 돌아간 뒤에도 같은 의견이 담긴 홍보용 동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배포했다. NASA의 프로젝트 매니저, 베리 래퍼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But on many days that we were here, it's entirely due to the pollution emitted by the 51 million people living in South Korea. And what we believe is that this will motivate the Koreans to understand that they can make a difference in their own air quality by making local changes of things that they can control rather than worrying only about what's coming from outside." (한국에 있던 여러 날 동안 대기오염 대부분이 5천1백만 명이 사는 한국에서 배출된 것이었습니다. 이런 내용을 통해 한국인들이 외부에서 날아오는 것을 걱정하기보다는 스스로 대기오염을 해결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베리 래퍼 / NASA 프로젝트 매니저 2017년 들어 NASA 측의 이런 기조는 중국의 영향을 인정하는 방향을 급선회한다. 2017년 3월 제주에서 열린 한미 과학자 회의에서 한국 과학자들과의 소통하면서 바뀐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과학자들은 KORUS-AQ 기간에도 중국의 영향이 상당히 큰 것으로 보고 있었고, NASA 연구진도 중국의 영향을 과소평가했다고 인정하기 시작한다. 결국, NASA의 제안 4에 "국외 대기오염 물질의 영향이 계절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고 있으니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라는 내용이 포함된다. 제임스 박사는 7월 19일 KBS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입장을 수정한다. "I do believe that local air quality can be improved by local policy in Korea but the ultimate goals you have need cooperation neighbors too" (한국의 환경정책에 의해서 대기오염 문제가 개선될 것으로 믿습니다. 그러나, 이웃 국가와 협력해야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국내 기여율 52%에 대해 정확한 결과는 아니지만, 최선의 결과로 받아들여 달라고 말했다. 왜 중국 영향이 크지 않은(?) 5~6월을 택했나 한미 대기질 공동연구 기간 동안 서울, 부산, 광주의 미세먼지(PM2.5) 농도 당초 한미 대기질 공동연구는 중국발 영향이 지배적인 시기, 국내발 영향이 큰 시기, 그리고 둘 다 볼 수 있는 시기 세 가지로 나누어 진행하려 했다. 그러나 한정된 예산 문제로 둘 다 볼 수 있는 5~6월을 택했다. 햇빛에 의해 2차 미세먼지와 오존이 생성되는 과정을 확인하고자 하는 NASA 측의 의견이 크게 반영됐다. 장림석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예보센터장은 KORUS-AQ 기간 동안 서울의 미세먼지(PM2.5) 농도는 세계보건기구 WHO 환경기준(일 평균 25㎍/㎥)을 초과한 날이 많았고, 중국의 영향이 명확했던 일주일 정도는 국내 환경기준(일 평균 50㎍/㎥)도 넘어섰다고 말했다. 국내발 미세먼지는 상수이고, 중국발 미세먼지는 상수에 더해지는 변수라는 것이다. 5~6월은 미세먼지가 큰 문제가 되지 않는 시기로 알려졌지만, 국내 환경기준에 맞추었을 때만 그렇지 세계보건기구 기준으로 보면 여전히 오염이 심한 시기이다. 이번에 나온 미세먼지 기여율 국내 52%, 중국 34%, 북한 9%라는 결과 역시 환경부 용역 연구인 "동북아 대기오염 국가 간 상호 영향 공동 연구" 결과(국내 47%, 중국 41%, 북한 12%)와 유사하게 나왔다. 그래서 국내 영향이 큰 사례와 중국 영향이 지배적인 사례가 적절하게 포함됐다고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미 공동 연구진은 중국 영향이 큰 황사 시기에 대규모 추가 관측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NASA는 왜 한국 미세먼지에 관심을 두나? NASA의 제임스 박사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미세먼지 연구에 가장 이상적인 곳이라고 말했다. 대기 오염물질의 장거리 이동, 2차 오염물질 발생, 도시와 인접한 산림 지역의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지역이라고 했다. 더구나 한국은 2019년에 대기 오염물질을 우주에서 지켜볼 수 있는 자체 환경위성 보유국이 된다. 이 환경위성에 탑재될 관측기기를 테스트할 수 있다는 이유도 포함돼 있다. 실제로 미국의 대기오염 연구진들은 요즘 한국이 주 연구 대상이며, 연구 지원금도 한국에서 많이 나오고 있다. 한미 대기질 공동연구, KORUS-AQ의 성과 이번 KORUS-AQ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환경부는 국내 오염물질을 줄이는 데 한계에 봉착했다는 말을 자주 했다. 줄일 수 있는 배출원은 충분히 줄였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그간 포착하지 못했던 숨은 대기 오염물질 배출원들의 정체가 드러났다. NASA 측은 세계보건기구 WHO 환경기준만큼은 아니지만, 국내 배출원을 규제하면 대기오염이 개선될 것임을 명확히 했다. 중국의 영향이 변수로 남아 있지만, 상수인 국내발을 줄이면 지금보다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는 날이 늘어날 거라는 희망을 제시했다. NASA의 제임스 박사는 그런 기술과 경험이 중국과의 대기오염 개선을 위한 협력 진행에 힘이 될 거라고 조언했다. [연관 기사] [뉴스9] [집중진단] ① 미세먼지 국내 원인 52%…대부분 2차 생성 [연관 기사] [뉴스9] [집중진단] ② NASA의 조언…“숨은 오염원 잡아야” [연관 기사] [뉴스9] 초미세먼지 영향, 국내 47% 中 41% 北 12% [연관 기사] 미 NASA가 한국 미세먼지 해결 나선 이유는? [연관 기사] [뉴스9] NASA 항공기, '한반도 미세먼지' 원인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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