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살 박태환의 인생극장은 계속된다…23일 세계수영선수권 도전

입력 2017.07.21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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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과 지옥, 영광과 좌절로 이어진 드라마 같은 삶을 헤쳐온 수영 영웅, 박태환의 인생극장은 아직 끝난 게 아니었다.

박태환이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6년 만에 출전한다.

박태환은 2017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개막한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경영 종목 예선전을 앞두고 있다. 남자 자유형 400m는 한국 시간으로 23일부터 시작한다.

또 자신의 주 종목인 400m는 물론 100m, 200m, 1,500m에도 출전한다.


박태환은 19살이던 지난 2007년 호주 멜버른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에서 당시 이 종목 최강자 중 한 명이던 그랜트 해켓(호주)을 꺾고 금메달을 차지해 자신의 이름을 세계에 알렸다.

그리고 1년 뒤 열린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 수영 사상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을 조국에 안기며 세계적인 수영 스타가 됐다.


2009년 로마 세계수영선수권에서는 결승 진출에 실패하며 잠시 주춤했지만, 박태환은 2011년 상하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쑨양(중국)을 꺾고 다시 한 번 정상을 차지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은메달도 추가했다.

그러나 영원한 수영 영웅으로 남을 줄 알았던 그는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모든 것을 잃었다.

2014년 절대로 손대지 말았어야 할 금지 약물을 복용한 것이 발각되면서 나락으로 추락했다.

게다가 18개월의 징계에서 풀려난 뒤 대한체육회의 반대를 딛고 출전한 2016 리우올림픽에서 전 종목 예선 탈락해 이대로 수영 인생에 마침표를 찍는 듯했다.


스포츠 선수라면 견디기 힘든 참담한 시련이었지만, 박태환은 멈추지 않았다.

리우올림픽이 끝난 뒤 곧바로 해외 전지훈련에 돌입했고,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수영선수권대회를 시작으로 국제대회에서 모두 11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지난 5월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아레나 프로 스윔 시리즈'에서는 자유형 200m와 400m, 1,500m에서 모두 우승해 3관왕을 차지했다.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실전 감각을 점검했던 이탈리아 로마 '세테 콜리 국제수영대회'에서도 400m 금메달을 목에 걸어 자신감이 커졌다.


올 시즌 박태환의 400m 최고 기록은 3분 44초 38이다. 이번 시즌 랭킹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랭킹 1위인 쑨양보다는 2초 가까이 뒤지기 때문에 기록상으로 봤을 때 금메달은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박태환은 지난달 '세테 콜리 국제수영대회'에서 2위인 가브리엘레 데티와 3위인 맥 호튼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는 점에서 기대를 걸고 있다.

이 가운데 호주의 맥 호튼은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가블리엘레 데티는 동메달리스트다.

리우올림픽에서 예선 탈락했던 박태환이 1년 만에 세계 최강자를 꺾었을 만큼 놀랍게 부활한 것이다.

10년 전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수영 사상 최초의 깜짝 금메달을 땄던 19살 소년 박태환은 이제 29살 노장이 됐다.

전성기도 지났다. 그러나 최근 그가 최근 국제대회에서 보여주고 있는 기량은 나이를 무색게 한다.

주목할 부분은 최근 레이스에서 전성기 때 스퍼트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박태환은 400m 금메달을 땄던 '세테 콜리 국제수영대회'에서 초반 200m까지는 가브리엘레 데티에게 뒤졌다. 하지만 200~250m 구간에서 역전에 성공했고 이후 격차를 더욱 벌렸다.

특히 막판 50m 스퍼트가 압권이었다. 마지막 300~350m 구간을 27초대, 350~400m 구간을 26초대로 마무리했다. 경쟁자들은 28~29초대로 떨어졌다.

따라서 박태환이 이번 대회에서 몸 상태를 최상으로 끌어올린다면 메달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박태환을 보는 세계 수영계의 전망은 밝지 않다.

남자 자유형 400m는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맥 호튼과 은메달리스트인 쑨양이 1년 만에 다시 펼칠 재대결에만 온통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태환은 관심 밖이다.

고독한 도전자의 입장이 됐지만, 이번 세계선수권을 위해 착실히 준비해온 박태환이 '부다페스트의 기적'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도전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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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9살 박태환의 인생극장은 계속된다…23일 세계수영선수권 도전
    • 입력 2017-07-21 15:22:58
    취재K
천국과 지옥, 영광과 좌절로 이어진 드라마 같은 삶을 헤쳐온 수영 영웅, 박태환의 인생극장은 아직 끝난 게 아니었다.

박태환이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6년 만에 출전한다.

박태환은 2017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개막한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경영 종목 예선전을 앞두고 있다. 남자 자유형 400m는 한국 시간으로 23일부터 시작한다.

또 자신의 주 종목인 400m는 물론 100m, 200m, 1,500m에도 출전한다.


박태환은 19살이던 지난 2007년 호주 멜버른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에서 당시 이 종목 최강자 중 한 명이던 그랜트 해켓(호주)을 꺾고 금메달을 차지해 자신의 이름을 세계에 알렸다.

그리고 1년 뒤 열린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 수영 사상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을 조국에 안기며 세계적인 수영 스타가 됐다.


2009년 로마 세계수영선수권에서는 결승 진출에 실패하며 잠시 주춤했지만, 박태환은 2011년 상하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쑨양(중국)을 꺾고 다시 한 번 정상을 차지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은메달도 추가했다.

그러나 영원한 수영 영웅으로 남을 줄 알았던 그는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모든 것을 잃었다.

2014년 절대로 손대지 말았어야 할 금지 약물을 복용한 것이 발각되면서 나락으로 추락했다.

게다가 18개월의 징계에서 풀려난 뒤 대한체육회의 반대를 딛고 출전한 2016 리우올림픽에서 전 종목 예선 탈락해 이대로 수영 인생에 마침표를 찍는 듯했다.


스포츠 선수라면 견디기 힘든 참담한 시련이었지만, 박태환은 멈추지 않았다.

리우올림픽이 끝난 뒤 곧바로 해외 전지훈련에 돌입했고,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수영선수권대회를 시작으로 국제대회에서 모두 11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지난 5월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아레나 프로 스윔 시리즈'에서는 자유형 200m와 400m, 1,500m에서 모두 우승해 3관왕을 차지했다.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실전 감각을 점검했던 이탈리아 로마 '세테 콜리 국제수영대회'에서도 400m 금메달을 목에 걸어 자신감이 커졌다.


올 시즌 박태환의 400m 최고 기록은 3분 44초 38이다. 이번 시즌 랭킹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랭킹 1위인 쑨양보다는 2초 가까이 뒤지기 때문에 기록상으로 봤을 때 금메달은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박태환은 지난달 '세테 콜리 국제수영대회'에서 2위인 가브리엘레 데티와 3위인 맥 호튼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는 점에서 기대를 걸고 있다.

이 가운데 호주의 맥 호튼은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가블리엘레 데티는 동메달리스트다.

리우올림픽에서 예선 탈락했던 박태환이 1년 만에 세계 최강자를 꺾었을 만큼 놀랍게 부활한 것이다.

10년 전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수영 사상 최초의 깜짝 금메달을 땄던 19살 소년 박태환은 이제 29살 노장이 됐다.

전성기도 지났다. 그러나 최근 그가 최근 국제대회에서 보여주고 있는 기량은 나이를 무색게 한다.

주목할 부분은 최근 레이스에서 전성기 때 스퍼트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박태환은 400m 금메달을 땄던 '세테 콜리 국제수영대회'에서 초반 200m까지는 가브리엘레 데티에게 뒤졌다. 하지만 200~250m 구간에서 역전에 성공했고 이후 격차를 더욱 벌렸다.

특히 막판 50m 스퍼트가 압권이었다. 마지막 300~350m 구간을 27초대, 350~400m 구간을 26초대로 마무리했다. 경쟁자들은 28~29초대로 떨어졌다.

따라서 박태환이 이번 대회에서 몸 상태를 최상으로 끌어올린다면 메달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박태환을 보는 세계 수영계의 전망은 밝지 않다.

남자 자유형 400m는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맥 호튼과 은메달리스트인 쑨양이 1년 만에 다시 펼칠 재대결에만 온통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태환은 관심 밖이다.

고독한 도전자의 입장이 됐지만, 이번 세계선수권을 위해 착실히 준비해온 박태환이 '부다페스트의 기적'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도전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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