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국대사 공석 6개월…후임 인사는 감감무소식

입력 2017.07.21 (20:29) 수정 2017.07.21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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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관 기사] [뉴스9] 주한 美대사 6개월 공석…한미 소통 우려

주한 미국대사 공석 6개월… 후임 인사는 감감무소식

윌리엄 해거티 일본 주재 미국대사 내정자에 대한 미 상원 인준안이 통과됐다고 지난 13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지난 3월 미 백악관의 해거티 주일대사 내정 발표가 있은 지 4개월여만이다. 해거티 대사는 다음달(8월) 일본 현지 부임한다. 사모투자회사를 운영해 온 금융전문가로서, 로이터 통신은 그의 부임에 대해 “일본과의 경제적 결속을 강화해 나가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됐다”고 했다.

테리 브랜스테드 중국주재 미국대사는 그보다 더 일찍, 지난 6월 부임했다. 지난해 12월 당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는 취임도 하기 전에 브랜스테드 주중대사 내정을 발표했다. 미국이 중국과의 외교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했는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미 상원 의회 인준을 통과해 현재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대사는 브랜스테드 외에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대사, 데이비드 프리드먼 이스라엘주재 대사 등이다.


이렇게 동북아 국가 가운데 한국을 제외한 두 곳의 외교 포스트는 세워졌다. 오직 주한 미국대사만 벌써 6개월 넘게 공석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었던 마크 리퍼트 전 대사는 이미 지난 1월 20일 퇴임했다. 마크 리퍼트 전 대사가 떠난 자리를 마크 내퍼 주한 미국대리대사가 지난 6개월 동안 대신해 왔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 다른 미 금융계 고위 인사 등 이런저런 사람에 대한 하마평이 오르고 있긴 하지만, 백악관은 지금까지도 누구를 보내겠다는 지명 발표조차 하지 않고 있다.

‘대리’의 한계는 분명하다. 한미 외교업무에 대한 ‘현상 유지’ 그 이상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 사이 북한은 툭하면 미사일을 동해상으로 쏘아 올렸다.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면서 두 나라의 동맹·공조가 여느 때보다 절실한 지금, 주한 미국대사는 ‘부임’은커녕 ‘지명’조차 감감무소식이다. 미 국무부에서 동아시아 정책을 총괄하는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 역시 수전 손턴 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북한이 미국 안보에 최대 위협’이라는 미국의 인식과 모순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시각도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대사 임명이 지연돼도 한미 관계에는 별 문제가 없다고 미국 정부가 판단했기 때문이 아니겠냐”면서 “급하게 임명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한미 관계가 괜찮다는 인식의 반증일 수 있다”고 말했다.

주한 미국대사관 관계자 역시 “한국만 대사 지명이 안 이뤄진 게 아니다. 중량감 있는 주요국의 대사 임명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고 ‘한국 홀대론’을 부인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주NATO 대사, 주EU 대사, 주프랑스 대사, 주독일 대사, 주러시아 대사가 없는 상태로 NATO 정상회의(벨기에)와 G7정상회의(이탈리아), G20정상회의(독일)에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70여 일이 지났지만 우리 정부도 안호영 주미 대사 후임을 아직 정하지 못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주미 대사를 못 정하다 보니, 4강(미중일러) 국가 나머지 대사 임명도 미뤄지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취임 한 달 만에, 그리고 이명박 전 대통령이 취임 한 달 반 만에 4강 대사 임명을 마무리 것과 비교했을 때 이미 늦은 셈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주한 미국대사나, 주미 한국대사나 각 국에는 매우 중요한 인선임에 틀림없다. 어지간한 장관 한 명 임명하는 것보다 더 신경 쓰일 것”이라고 했다. 상대국의 마음을 잘 읽고 한반도 평화체제를 이뤄낼 외교 포스트에 대한, 한미 양국의 정확하고 신속한 판단이 다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고 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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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7-07-21 21:4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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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관 기사] [뉴스9] 주한 美대사 6개월 공석…한미 소통 우려

주한 미국대사 공석 6개월… 후임 인사는 감감무소식

윌리엄 해거티 일본 주재 미국대사 내정자에 대한 미 상원 인준안이 통과됐다고 지난 13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지난 3월 미 백악관의 해거티 주일대사 내정 발표가 있은 지 4개월여만이다. 해거티 대사는 다음달(8월) 일본 현지 부임한다. 사모투자회사를 운영해 온 금융전문가로서, 로이터 통신은 그의 부임에 대해 “일본과의 경제적 결속을 강화해 나가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됐다”고 했다.

테리 브랜스테드 중국주재 미국대사는 그보다 더 일찍, 지난 6월 부임했다. 지난해 12월 당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는 취임도 하기 전에 브랜스테드 주중대사 내정을 발표했다. 미국이 중국과의 외교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했는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미 상원 의회 인준을 통과해 현재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대사는 브랜스테드 외에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대사, 데이비드 프리드먼 이스라엘주재 대사 등이다.


이렇게 동북아 국가 가운데 한국을 제외한 두 곳의 외교 포스트는 세워졌다. 오직 주한 미국대사만 벌써 6개월 넘게 공석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었던 마크 리퍼트 전 대사는 이미 지난 1월 20일 퇴임했다. 마크 리퍼트 전 대사가 떠난 자리를 마크 내퍼 주한 미국대리대사가 지난 6개월 동안 대신해 왔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 다른 미 금융계 고위 인사 등 이런저런 사람에 대한 하마평이 오르고 있긴 하지만, 백악관은 지금까지도 누구를 보내겠다는 지명 발표조차 하지 않고 있다.

‘대리’의 한계는 분명하다. 한미 외교업무에 대한 ‘현상 유지’ 그 이상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 사이 북한은 툭하면 미사일을 동해상으로 쏘아 올렸다.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면서 두 나라의 동맹·공조가 여느 때보다 절실한 지금, 주한 미국대사는 ‘부임’은커녕 ‘지명’조차 감감무소식이다. 미 국무부에서 동아시아 정책을 총괄하는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 역시 수전 손턴 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북한이 미국 안보에 최대 위협’이라는 미국의 인식과 모순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시각도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대사 임명이 지연돼도 한미 관계에는 별 문제가 없다고 미국 정부가 판단했기 때문이 아니겠냐”면서 “급하게 임명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한미 관계가 괜찮다는 인식의 반증일 수 있다”고 말했다.

주한 미국대사관 관계자 역시 “한국만 대사 지명이 안 이뤄진 게 아니다. 중량감 있는 주요국의 대사 임명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고 ‘한국 홀대론’을 부인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주NATO 대사, 주EU 대사, 주프랑스 대사, 주독일 대사, 주러시아 대사가 없는 상태로 NATO 정상회의(벨기에)와 G7정상회의(이탈리아), G20정상회의(독일)에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70여 일이 지났지만 우리 정부도 안호영 주미 대사 후임을 아직 정하지 못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주미 대사를 못 정하다 보니, 4강(미중일러) 국가 나머지 대사 임명도 미뤄지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취임 한 달 만에, 그리고 이명박 전 대통령이 취임 한 달 반 만에 4강 대사 임명을 마무리 것과 비교했을 때 이미 늦은 셈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주한 미국대사나, 주미 한국대사나 각 국에는 매우 중요한 인선임에 틀림없다. 어지간한 장관 한 명 임명하는 것보다 더 신경 쓰일 것”이라고 했다. 상대국의 마음을 잘 읽고 한반도 평화체제를 이뤄낼 외교 포스트에 대한, 한미 양국의 정확하고 신속한 판단이 다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고 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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