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미생’들의 반란…‘연천미라클’ 독립 야구단

입력 2017.07.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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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잔디 위에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경기장은 관중들의 환호로 가득하다. 열성적인 팬들이 선수들의 이름을 연호하며 분위기를 돋운다. 프로야구 경기장, 야구 선수들에겐 꿈의 무대다. 하지만 그곳엔 아무나 설 수 없다. 평생 단 한 번도 그 무대를 밟지 못한 채 선수 생활을 접어야 하는 수많은 이들이 있다.

'연천미라클'도 대중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독립야구단이다. 하지만 선수들은 오늘도 야구에 열심이다. 30도가 넘는 불볕더위, 관중 없는 야구장에서 선수들은 묵묵히 경기한다.

'연천 미라클' 오늘도 기적을 꿈꾸다


연천미라클은 2015년 3월 20일 창단했다.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 지원하는 선수들은 매년 900여 명. 하지만 실제 프로구단 진출에 성공하는 이는 10% 정도에 불과하다. 연천미라클 선수들은 포기와 좌절 대신 단 1%의 가능성을 믿고 다시 도전 중이다.

선수들에겐 저마다 아픈 사연이 있다. 결혼을 한 달 앞두고 프로구단에서 방출된 선수부터, 아예 신인 드래프트 지명에 실패한 선수, 부상 후 공백 기간을 가졌던 선수도 있다. 다들 야구선수로서 많은 시련을 겪은 이들이다.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하는 거니까 이겨야죠. 절대 나약해지면 안 됩니다. 무조건 이겨야 해요. 그게 제가 살아남는 길이에요"
-김광(28)

프로 무대 탈락자라는 꼬리표. 세상이 독립야구단의 존재를 알아주지 않아도 선수들의 열정만은 늘 빛난다. 시간이 흐를수록 프로 진출의 문이 좁아지면서 고민도 커졌다. '여기서 그만둬야 하나'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결론은 또다시 '야구'였다.

"야구를 위해서라면 못할 것이 없다"


연천미라클 선수들은 대기업 후원이나 스폰서가 거의 없다. 그렇다 보니 선수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일이 많다.

땀에 젖은 운동복 세탁은 기본, 부상을 치료해줄 전담 물리 치료사도 없다. 얼음 주머니를 만들어 임시방편으로 통증을 달래기 일쑤다.


구단이 만들어진 지 3년째. 하지만 체력 훈련 장소조차 여의치 않다. 근력 강화 운동을 위해 오늘 그들이 향한 곳은 주민센터다. 구단 식구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산 차로 10여 분 거리를 달려 도착한다.

이들에겐 월급도 사치다. 오히려 월 60만 원 회비를 내고 구단을 꾸려나간다. 생계를 위해 틈틈이 어린이들을 상대로 야구를 가르치고, 이삿짐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한다.

기적을 함께 만들어가는 사람들


연천미라클은 진정으로 야구를 사랑하는 이들의 관심과 노력으로 운영된다. 26명 모든 선수의 훈련을 직접 담당하는 이는 유명한 야구인 김인식(65) 감독이다.

그저 야구가 좋아 무보수로 서울과 경기도 연천을 오가며 야구단 홍보에 힘쓰는 젊은이도있다. 대학교 4학년인 최솔(25) 씨다.


미국에서 온 선수도 있다. 어제인(28) 씨는 미국 여자야구 월드컵 대표 출신의 유망주였지만, 한국 프로야구에 도전하기 위해 연천미라클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어 선수는 쉬는 시간 틈틈이 동료 선수들에게 영어도 가르쳐주고 있다.

연천미라클은 야구선수로 등록된 사람만 가입할 수 있지만 여성의 경우 크게 자격요건을 두고 있지 않다. 배우 서휘(25) 씨는 지난해 사회인 야구를 하다가 야구에 욕심이 생겨 연천미라클의 문을 두드린 경우다.


이번 주 KBS 2TV '다큐멘터리 3일'(23일 밤 10시 40분)은 야구에 대한 꿈과 열정으로 똘똘 뭉친 '연천미라클' 선수들을 만나본다.

[프로덕션2]문경림 kbs.petit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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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구 미생’들의 반란…‘연천미라클’ 독립 야구단
    • 입력 2017-07-22 08:00:32
    방송·연예
푸른 잔디 위에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경기장은 관중들의 환호로 가득하다. 열성적인 팬들이 선수들의 이름을 연호하며 분위기를 돋운다. 프로야구 경기장, 야구 선수들에겐 꿈의 무대다. 하지만 그곳엔 아무나 설 수 없다. 평생 단 한 번도 그 무대를 밟지 못한 채 선수 생활을 접어야 하는 수많은 이들이 있다.

'연천미라클'도 대중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독립야구단이다. 하지만 선수들은 오늘도 야구에 열심이다. 30도가 넘는 불볕더위, 관중 없는 야구장에서 선수들은 묵묵히 경기한다.

'연천 미라클' 오늘도 기적을 꿈꾸다


연천미라클은 2015년 3월 20일 창단했다.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 지원하는 선수들은 매년 900여 명. 하지만 실제 프로구단 진출에 성공하는 이는 10% 정도에 불과하다. 연천미라클 선수들은 포기와 좌절 대신 단 1%의 가능성을 믿고 다시 도전 중이다.

선수들에겐 저마다 아픈 사연이 있다. 결혼을 한 달 앞두고 프로구단에서 방출된 선수부터, 아예 신인 드래프트 지명에 실패한 선수, 부상 후 공백 기간을 가졌던 선수도 있다. 다들 야구선수로서 많은 시련을 겪은 이들이다.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하는 거니까 이겨야죠. 절대 나약해지면 안 됩니다. 무조건 이겨야 해요. 그게 제가 살아남는 길이에요"
-김광(28)

프로 무대 탈락자라는 꼬리표. 세상이 독립야구단의 존재를 알아주지 않아도 선수들의 열정만은 늘 빛난다. 시간이 흐를수록 프로 진출의 문이 좁아지면서 고민도 커졌다. '여기서 그만둬야 하나'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결론은 또다시 '야구'였다.

"야구를 위해서라면 못할 것이 없다"


연천미라클 선수들은 대기업 후원이나 스폰서가 거의 없다. 그렇다 보니 선수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일이 많다.

땀에 젖은 운동복 세탁은 기본, 부상을 치료해줄 전담 물리 치료사도 없다. 얼음 주머니를 만들어 임시방편으로 통증을 달래기 일쑤다.


구단이 만들어진 지 3년째. 하지만 체력 훈련 장소조차 여의치 않다. 근력 강화 운동을 위해 오늘 그들이 향한 곳은 주민센터다. 구단 식구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산 차로 10여 분 거리를 달려 도착한다.

이들에겐 월급도 사치다. 오히려 월 60만 원 회비를 내고 구단을 꾸려나간다. 생계를 위해 틈틈이 어린이들을 상대로 야구를 가르치고, 이삿짐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한다.

기적을 함께 만들어가는 사람들


연천미라클은 진정으로 야구를 사랑하는 이들의 관심과 노력으로 운영된다. 26명 모든 선수의 훈련을 직접 담당하는 이는 유명한 야구인 김인식(65) 감독이다.

그저 야구가 좋아 무보수로 서울과 경기도 연천을 오가며 야구단 홍보에 힘쓰는 젊은이도있다. 대학교 4학년인 최솔(25) 씨다.


미국에서 온 선수도 있다. 어제인(28) 씨는 미국 여자야구 월드컵 대표 출신의 유망주였지만, 한국 프로야구에 도전하기 위해 연천미라클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어 선수는 쉬는 시간 틈틈이 동료 선수들에게 영어도 가르쳐주고 있다.

연천미라클은 야구선수로 등록된 사람만 가입할 수 있지만 여성의 경우 크게 자격요건을 두고 있지 않다. 배우 서휘(25) 씨는 지난해 사회인 야구를 하다가 야구에 욕심이 생겨 연천미라클의 문을 두드린 경우다.


이번 주 KBS 2TV '다큐멘터리 3일'(23일 밤 10시 40분)은 야구에 대한 꿈과 열정으로 똘똘 뭉친 '연천미라클' 선수들을 만나본다.

[프로덕션2]문경림 kbs.petit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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