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역사상 첫 ‘셀프사면’하나…“탄핵자초” 벌써 거센 역풍

입력 2017.07.23 (03:59) 수정 2017.07.23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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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끊임없이 발목을 잡는 '러시아 스캔들' 족쇄를 스스로 풀기 위한 수단으로 '사면 카드'를 공론화했다.

사면권이 미 대통령의 고유권한이지만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가 진행 중이고,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과 가족이 사면 대상이라는 점에서 거센 후폭풍이 예상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내통 의혹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지 않은 상황이어서 미 역사상 초유의 '셀프 사면' 움직임을 둘러싼 논란이 벌써 불붙고 있다.

일각에선 야당을 중심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미 대통령이 사면할 완벽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모든 사람이 동의한다"면서 "지금까지 우리에 대한 '비밀 누설'이 유일한 범죄인 상황에서 그것(사면)을 생각하면 어떠냐"고 말했다.

러시아 스캔들은 실재하지도 않을뿐더러, 정보기관의 기밀 유출과 이를 엮어낸 가짜뉴스 말고는 드러난 게 없으니, 대통령으로서 사면해도 되지 않겠느냐는 말이다.

이 같은 발언은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러시아 스캔들에 연루된 참고와 가족, 심지어 자신까지 사면할 수 있는 대통령의 고유권한에 관해 물어봤다고 보도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변호사 제이 세큘로가 CBS방송 인터뷰에서 "사면은 논의되지도, 테이블 위에 있지도 않다"며 WP 보도를 전면 부인한 것을 직접 뒤집은 셈이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면의 여지를 남겼다"면서 "그는 사면권에 아무런 제한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법률전문가들은 사상 초유의 미 대통령 '셀프 사면' 가능성에 적잖은 우려를 나타냈다.

리처드 프리머스 미시간 대학 법학 교수는 "역대 대통령 중 누구도 시도한 적이 없으므로 아직 사법부의 판단은 없었다"면서 "그가 사면을 시도한다면 미지의 영역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프리머스 교수는 "만장일치 의견은 아니지만, 절대다수의 헌법학자는 셀프 사면이 법의 지배라는 미국의 기본적인 가치에 대한 근본적인 모욕이기 때문에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측근과 가족을 사면한다 해서 러시아 스캔들 수사가 끝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사태를 더 꼬이게 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피터 자이덴버그 전 연방검사는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는 로버트 뮬러 특검은 대배심 앞에 사면 인사들을 불러 세운 뒤, 이 사면이야말로 (대통령 탄핵 사유가 되는) 사법 방해 계략이 아니고 무엇이냐고 질문을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중간선거 이전에 사면을 단행한다면, 비록 공화당이 의회를 지배하고 있지만, 정치적 반향이 워낙 거세기 때문에 탄핵 개시 흐름으로 충분히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임 당시 '섹스 스캔들'로 탄핵 위기에 몰렸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변호했던 로버트 베넷은 "탄핵 운동이 일어날 것"이라며 "지금은 탄핵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도 그때가 되면 지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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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7-23 03:59:06
    • 수정2017-07-23 04:15:56
    국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끊임없이 발목을 잡는 '러시아 스캔들' 족쇄를 스스로 풀기 위한 수단으로 '사면 카드'를 공론화했다.

사면권이 미 대통령의 고유권한이지만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가 진행 중이고,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과 가족이 사면 대상이라는 점에서 거센 후폭풍이 예상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내통 의혹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지 않은 상황이어서 미 역사상 초유의 '셀프 사면' 움직임을 둘러싼 논란이 벌써 불붙고 있다.

일각에선 야당을 중심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미 대통령이 사면할 완벽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모든 사람이 동의한다"면서 "지금까지 우리에 대한 '비밀 누설'이 유일한 범죄인 상황에서 그것(사면)을 생각하면 어떠냐"고 말했다.

러시아 스캔들은 실재하지도 않을뿐더러, 정보기관의 기밀 유출과 이를 엮어낸 가짜뉴스 말고는 드러난 게 없으니, 대통령으로서 사면해도 되지 않겠느냐는 말이다.

이 같은 발언은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러시아 스캔들에 연루된 참고와 가족, 심지어 자신까지 사면할 수 있는 대통령의 고유권한에 관해 물어봤다고 보도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변호사 제이 세큘로가 CBS방송 인터뷰에서 "사면은 논의되지도, 테이블 위에 있지도 않다"며 WP 보도를 전면 부인한 것을 직접 뒤집은 셈이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면의 여지를 남겼다"면서 "그는 사면권에 아무런 제한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법률전문가들은 사상 초유의 미 대통령 '셀프 사면' 가능성에 적잖은 우려를 나타냈다.

리처드 프리머스 미시간 대학 법학 교수는 "역대 대통령 중 누구도 시도한 적이 없으므로 아직 사법부의 판단은 없었다"면서 "그가 사면을 시도한다면 미지의 영역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프리머스 교수는 "만장일치 의견은 아니지만, 절대다수의 헌법학자는 셀프 사면이 법의 지배라는 미국의 기본적인 가치에 대한 근본적인 모욕이기 때문에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측근과 가족을 사면한다 해서 러시아 스캔들 수사가 끝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사태를 더 꼬이게 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피터 자이덴버그 전 연방검사는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는 로버트 뮬러 특검은 대배심 앞에 사면 인사들을 불러 세운 뒤, 이 사면이야말로 (대통령 탄핵 사유가 되는) 사법 방해 계략이 아니고 무엇이냐고 질문을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중간선거 이전에 사면을 단행한다면, 비록 공화당이 의회를 지배하고 있지만, 정치적 반향이 워낙 거세기 때문에 탄핵 개시 흐름으로 충분히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임 당시 '섹스 스캔들'로 탄핵 위기에 몰렸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변호했던 로버트 베넷은 "탄핵 운동이 일어날 것"이라며 "지금은 탄핵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도 그때가 되면 지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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