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 거짓 출생신고 ‘간 큰’ 승무원 어디에?

입력 2017.07.24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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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건건] 거짓 출생신고 ‘간 큰’ 승무원 어디에?

[사사건건] 거짓 출생신고 ‘간 큰’ 승무원 어디에?

41살 류 모 씨의 딸 김 모 양은 올해 서울 강남구의 한 초등학교에 입학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2월 초등학교 신입생 예비소집에 나타나지 않았다. 교육부와 경찰 확인 결과, 황당하게도 김 양은 세상에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어머니 류 씨가 '거짓 출생신고'를 했기 때문이었다.

류 씨는 지난 2001년 한 항공사에 스튜어디스로 입사해, 2010년과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위조한 출생증명서를 구청에 제출하고 거짓 출생신고를 했다. 회사에도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신청했다. 이렇게 챙긴 각종 수당만 4천만 원에 가까운 것으로 추산된다.

항공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승무원들은 임신진단서를 회사에 제출하면 바로 비행 스케쥴에서 배제된다. 그리고 가족관계증명서나 출생증명서, 주민등록등본 등을 제출해야 한다.

회사 측에서는 병원이나 정부기관에서 발급해 준 진단서를 믿고 휴가를 내줬다고 설명했다.하지만 동료들은 류 씨가 그동안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쓰면서도 아이 사진을 보여주거나 돌잔치 등을 열지 않은 점을 이상하게 생각했었다고 밝혔다.

류 씨는 현재 세 번째 임신했다며 회사를 휴직한 상태다. 이번에는 산부인과 진료기록이 남아있고, 동거남도 류 씨가 임신한 것이 맞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하지만 류 씨는 지난 2월 이후 사라졌다. 잠적한 것이다.

사건을 맡고 있는 서울 강남경찰서는 류 씨의 가족부터 전남편, 최근까지 함께 지낸 동거남까지 모두 조사했다. 3월 중순에는 따로 수사전담팀을 꾸렸고, 체포영장도 발부받아 류 씨를 지명 수배하고 행방을 쫓고 있다.

전 남편은 경찰 조사에서 과거 두 사람 사이에 낳은 아이는 없으며, 모든 것은 류 씨 혼자 벌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게다가 올해 2월 이혼확정판결이 나왔고, 그 이전부터 별거했기 때문에 류 씨의 소식은 전혀 모른다고 진술했다.

류 씨의 동거남도 류 씨와 지난 2월부터 별거 상태로 류 씨의 소식을 알지 못한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6월에 류 씨의 출산이 예정돼 있어 류 씨가 다니던 산부인과와 인근 산부인과들의 진료기록부를 확인해 봤지만 류 씨는 병원엔 방문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또 서울과 경기, 인천 지역의 산부인과 기록도 모두 파악했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류 씨는 주민등록상 주소에 나타나지 않고 있고, 자신 명의의 휴대전화도 사용하지 않고 있다. 통장이나 카드 사용 등 금융 기록도 전혀 없어 경찰은 소재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월 출입국 통제를 해 놔서 류 씨가 해외 도피 가능성도 적다. 만약 류 씨가 사망했다면, 지명 수배 중이기 때문에 변사 사건으로 경찰이 바로 인지할 수 있지만, 아직 변사 사건 접수도 없다. 말 그대로 오리무중이다.

경찰은 계속해서 류 씨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주변 인물들을 상대로 탐문 수사 등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5개월 동안 흔적 하나 남기지 않고 사라진 류 씨, 류 씨의 빈틈없는 숨바꼭질은 언제쯤 끝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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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7-24 13:23:14
    사사건건
41살 류 모 씨의 딸 김 모 양은 올해 서울 강남구의 한 초등학교에 입학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2월 초등학교 신입생 예비소집에 나타나지 않았다. 교육부와 경찰 확인 결과, 황당하게도 김 양은 세상에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어머니 류 씨가 '거짓 출생신고'를 했기 때문이었다.

류 씨는 지난 2001년 한 항공사에 스튜어디스로 입사해, 2010년과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위조한 출생증명서를 구청에 제출하고 거짓 출생신고를 했다. 회사에도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신청했다. 이렇게 챙긴 각종 수당만 4천만 원에 가까운 것으로 추산된다.

항공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승무원들은 임신진단서를 회사에 제출하면 바로 비행 스케쥴에서 배제된다. 그리고 가족관계증명서나 출생증명서, 주민등록등본 등을 제출해야 한다.

회사 측에서는 병원이나 정부기관에서 발급해 준 진단서를 믿고 휴가를 내줬다고 설명했다.하지만 동료들은 류 씨가 그동안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쓰면서도 아이 사진을 보여주거나 돌잔치 등을 열지 않은 점을 이상하게 생각했었다고 밝혔다.

류 씨는 현재 세 번째 임신했다며 회사를 휴직한 상태다. 이번에는 산부인과 진료기록이 남아있고, 동거남도 류 씨가 임신한 것이 맞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하지만 류 씨는 지난 2월 이후 사라졌다. 잠적한 것이다.

사건을 맡고 있는 서울 강남경찰서는 류 씨의 가족부터 전남편, 최근까지 함께 지낸 동거남까지 모두 조사했다. 3월 중순에는 따로 수사전담팀을 꾸렸고, 체포영장도 발부받아 류 씨를 지명 수배하고 행방을 쫓고 있다.

전 남편은 경찰 조사에서 과거 두 사람 사이에 낳은 아이는 없으며, 모든 것은 류 씨 혼자 벌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게다가 올해 2월 이혼확정판결이 나왔고, 그 이전부터 별거했기 때문에 류 씨의 소식은 전혀 모른다고 진술했다.

류 씨의 동거남도 류 씨와 지난 2월부터 별거 상태로 류 씨의 소식을 알지 못한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6월에 류 씨의 출산이 예정돼 있어 류 씨가 다니던 산부인과와 인근 산부인과들의 진료기록부를 확인해 봤지만 류 씨는 병원엔 방문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또 서울과 경기, 인천 지역의 산부인과 기록도 모두 파악했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류 씨는 주민등록상 주소에 나타나지 않고 있고, 자신 명의의 휴대전화도 사용하지 않고 있다. 통장이나 카드 사용 등 금융 기록도 전혀 없어 경찰은 소재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월 출입국 통제를 해 놔서 류 씨가 해외 도피 가능성도 적다. 만약 류 씨가 사망했다면, 지명 수배 중이기 때문에 변사 사건으로 경찰이 바로 인지할 수 있지만, 아직 변사 사건 접수도 없다. 말 그대로 오리무중이다.

경찰은 계속해서 류 씨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주변 인물들을 상대로 탐문 수사 등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5개월 동안 흔적 하나 남기지 않고 사라진 류 씨, 류 씨의 빈틈없는 숨바꼭질은 언제쯤 끝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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