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틀간 무려 20번 ‘분노의 폭풍 트윗’

입력 2017.07.24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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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선거 운동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진영과 러시아의 유착 의혹인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특별검사의 수사를 받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셜 미디어인 트위터를 통해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물론 민주당, 심지어 공화당 의원들에 대한 비난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 시각 기준으로 22일과 23일 이틀간 무려 20개의 글을 트위터에 올렸는데 글 대부분이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된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 "마녀 사냥이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각) 트위터를 통해 "가짜 '러시아 마녀 사냥'이 계속되면서, 두 그룹만 이러한 선거 패배에 대한 변명을 비웃고 있다. 민주당과 러시아다!"라는 글을 올렸다. 최근 확산하고 있는 러시아 스캔들 관련 뉴스가 가짜 뉴스라고 거듭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러시아와 민주당원을 비난한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 러시아와 민주당원을 비난한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

트럼프 대통령은 또 집권당인 공화당 의원들이 러시아 스캔들로부터 자신을 제대로 보호하지 않고 있다는 불만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심지어 내 등 뒤로 줄 서 있는 공화당 의원들조차 대통령을 보호하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매우 슬프다"는 글을 남겼다.

이 같은 언급에는 현행 건강보험법(오바마케어) 폐기와 대체에 협조하지 않은 일부 공화당 의원들에 대해 섭섭함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실패한 뉴욕타임스나 아마존이 운영하는 워싱턴 포스트는 정말 읽기가 힘들다. 이 언론의 모든 기사와 논평이 형편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긍정적일 경우도 마찬가지이다."라며 미국의 주요 언론들도 맹비난했다.

언론을 비난한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 언론을 비난한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

트럼프 대통령 "미국 대통령 완벽한 사면권 갖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전날인 22일(현지시각)에는 자신을 궁지로 몰고 있는 러시아 스캔들을 '셀프 사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쳐 엄청난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밤 트위터를 통해 “미국 대통령이 사면할 완벽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모든 사람이 동의한다”면서 “지금까지 우리를 겨냥한 ‘비밀 누설’이 유일한 범죄인 상황에서 사면을 생각하면 어떠냐”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러시아 스캔들에 연루된 참모와 가족, 심지어 자신까지 사면할 수 있는 대통령의 고유권한에 관해 물어봤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한 지 하루 만에 이루어진 것이다.

‘셀프 사면’을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 ‘셀프 사면’을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

미국 헌법에는 "대통령은 범죄에 대해 형 집행을 유예하거나 사면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명시돼 있다. 미국 언론들은 이를 근거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의혹에 연루된 측근과 가족을 사면함으로써 로버트 뮬러 특검의 수사를 제한하고 사건을 종결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했다.

[바로 가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셀프 사면'이 실제로 이루어지면 '수사 방해'에 대한 탄핵 여론이 오히려 불붙을 가능성도 있다.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중간선거 이전에 사면을 단행한다면, 공화당이 의회를 지배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반발 여론이 강해지면서 민주당이 탄핵 절차를 밟는 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백악관, '셀프 사면' 논란 진화 총력…"사면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셀프 사면' 언급 논란이 불거지면서 탄핵까지 언급되는 상황에 몰리자 백악관 참모들은 "대통령은 누구에 대해서도 사면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대통령의 '실언'을 뒷수습하느라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 공보 참모인 앤서니 스카라무치 백악관 공보국장은 23일(현지시각) CNN에 출연해 "대통령은 누구에 대한 사면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 "러시아 문제는 터무니없는 일이므로 대통령은 누구도 사면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인인 제이 세큘로도 이날 ABC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과 사면에 관해 대화한 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면은 논의된 적이 없고 대화 주제에 오르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백악관 참모들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셀프 사면' 논란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자체가 가짜 뉴스라는 인식을 바꾸지 않는 한 계속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셀프 사면'이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의 법 전문가들은 "셀프 사면은 법에 의한 지배라는 기본 가치를 모욕하는 것이어서 불가능하다는 게 절대다수 헌법학자의 의견”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보도했다.

미국 언론들은 또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탄핵 위기에 몰리자 사임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은 후임인 제럴드 포드 대통령에 의해 사면받은 유일한 대통령이었지만 '사면의 적절성'을 놓고 논란은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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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이틀간 무려 20번 ‘분노의 폭풍 트윗’
    • 입력 2017-07-24 14:56:12
    취재K
지난해 선거 운동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진영과 러시아의 유착 의혹인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특별검사의 수사를 받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셜 미디어인 트위터를 통해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물론 민주당, 심지어 공화당 의원들에 대한 비난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 시각 기준으로 22일과 23일 이틀간 무려 20개의 글을 트위터에 올렸는데 글 대부분이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된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 "마녀 사냥이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각) 트위터를 통해 "가짜 '러시아 마녀 사냥'이 계속되면서, 두 그룹만 이러한 선거 패배에 대한 변명을 비웃고 있다. 민주당과 러시아다!"라는 글을 올렸다. 최근 확산하고 있는 러시아 스캔들 관련 뉴스가 가짜 뉴스라고 거듭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러시아와 민주당원을 비난한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
트럼프 대통령은 또 집권당인 공화당 의원들이 러시아 스캔들로부터 자신을 제대로 보호하지 않고 있다는 불만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심지어 내 등 뒤로 줄 서 있는 공화당 의원들조차 대통령을 보호하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매우 슬프다"는 글을 남겼다.

이 같은 언급에는 현행 건강보험법(오바마케어) 폐기와 대체에 협조하지 않은 일부 공화당 의원들에 대해 섭섭함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실패한 뉴욕타임스나 아마존이 운영하는 워싱턴 포스트는 정말 읽기가 힘들다. 이 언론의 모든 기사와 논평이 형편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긍정적일 경우도 마찬가지이다."라며 미국의 주요 언론들도 맹비난했다.

언론을 비난한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
트럼프 대통령 "미국 대통령 완벽한 사면권 갖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전날인 22일(현지시각)에는 자신을 궁지로 몰고 있는 러시아 스캔들을 '셀프 사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쳐 엄청난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밤 트위터를 통해 “미국 대통령이 사면할 완벽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모든 사람이 동의한다”면서 “지금까지 우리를 겨냥한 ‘비밀 누설’이 유일한 범죄인 상황에서 사면을 생각하면 어떠냐”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러시아 스캔들에 연루된 참모와 가족, 심지어 자신까지 사면할 수 있는 대통령의 고유권한에 관해 물어봤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한 지 하루 만에 이루어진 것이다.

‘셀프 사면’을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
미국 헌법에는 "대통령은 범죄에 대해 형 집행을 유예하거나 사면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명시돼 있다. 미국 언론들은 이를 근거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의혹에 연루된 측근과 가족을 사면함으로써 로버트 뮬러 특검의 수사를 제한하고 사건을 종결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했다.

[바로 가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셀프 사면'이 실제로 이루어지면 '수사 방해'에 대한 탄핵 여론이 오히려 불붙을 가능성도 있다.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중간선거 이전에 사면을 단행한다면, 공화당이 의회를 지배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반발 여론이 강해지면서 민주당이 탄핵 절차를 밟는 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백악관, '셀프 사면' 논란 진화 총력…"사면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셀프 사면' 언급 논란이 불거지면서 탄핵까지 언급되는 상황에 몰리자 백악관 참모들은 "대통령은 누구에 대해서도 사면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대통령의 '실언'을 뒷수습하느라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 공보 참모인 앤서니 스카라무치 백악관 공보국장은 23일(현지시각) CNN에 출연해 "대통령은 누구에 대한 사면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 "러시아 문제는 터무니없는 일이므로 대통령은 누구도 사면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인인 제이 세큘로도 이날 ABC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과 사면에 관해 대화한 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면은 논의된 적이 없고 대화 주제에 오르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백악관 참모들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셀프 사면' 논란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자체가 가짜 뉴스라는 인식을 바꾸지 않는 한 계속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셀프 사면'이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의 법 전문가들은 "셀프 사면은 법에 의한 지배라는 기본 가치를 모욕하는 것이어서 불가능하다는 게 절대다수 헌법학자의 의견”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보도했다.

미국 언론들은 또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탄핵 위기에 몰리자 사임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은 후임인 제럴드 포드 대통령에 의해 사면받은 유일한 대통령이었지만 '사면의 적절성'을 놓고 논란은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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