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 불참한 민주당 의원 26명은 어디에 있었나?

입력 2017.07.24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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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의 불참한 민주당 의원 26명은 어디에 있었나?

본회의 불참한 민주당 의원 26명은 어디에 있었나?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24일(오늘)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본의 아니게 당원 여러분에게 상처를 주고 국민에게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전날(23일)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도 기자 간담회 자리에서 "이번 사안을 정기 국회 앞두고 당의 기강 확립을 분명히 세워 나가는 기회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이른바 '정족수 논란'에 대해 당 지도부가 이틀에 걸쳐 거듭 사과에 나섰다.

추경안 처리 한 시간 지연...민주당 의원 26명 '결석'


지난 22일 토요일 오전 9시 반쯤 추경안을 처리하기 위해 국회 본회의가 열렸다.

전날(21일) 4당 예결위 간사 간 협의와 4당 원내대표 간 만남을 통해 우여곡절 끝에 결정된 본회의였다.

본회의가 열렸지만 자유한국당의 반대 토론이 이어지면서 고성이 오가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됐다. 급기야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단체로 퇴장했다.

정세균 의장은 나머지 당만으로 추경안 처리가 가능하다고 판단해 추경안 표결 개시를 선언했다. 하지만 전광판의 출석 의원은 145명에 머물렀다. 재적의원 299명 가운데 과반, 즉 150명 이상 참석해야 표결할 수 있는데 5명이 부족했다. 표결이 불가능했다.

정의당(6명)과 무소속(5명)은 모두 참석했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도 각각 30명, 13명의 의원이 동참한 상황이었다.

당초 한국당을 제외하고도 155명으로 표 계산을 하고 새벽에 강행까지 하려 했던 민주당 지도부는 당황했다. 출석 체크를 해보니 민주당 의원 전체 120명 가운데 26명이 없었다. 전체 의원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숫자였다.

공항까지 간 의원들까지 급하게 불러모아 149명까지 채우기까지 한 시간 이상 지연됐다. 한 명이 부족했다.

급기야 정세균 의장이 10분안에 한국당 의원들이 표결에 참석하지 않으면 월요일로 본회의를 연기하겠다고 최후통첩을 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부랴부랴 한국당 설득에 나선 끝에 한국당 일부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들어오면서 추경안을 겨우 통과시킬 수 있었다.

참석 의원 179명. 찬성 140명, 반대 31명, 기권 8명이었다.

표결 지연은 집단 퇴장한 자유한국당에게도 책임이 있지만 상황을 낙관적으로 본 여당 지도부도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정세균 의장은 "여야 모두 패자다. 승자는 없다"고 쓴소리를 했다.

본회의 불참한 민주당 의원 26인의 행방은?


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당시 본회의에 불참한 의원 26명의 행방에 대해 전수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4선의 송영길 의원과 3선의 우상호 의원은 둘 다 국내에 있었다.

송 의원은 강연을 위해 전남 광주에 머무르고 있었는데 본회의에서 추경안이 처리됐단 소식을 듣고 다시 광주로 내려갔다고 한다.

우 의원은 군 복무 중인 아들 면회 중, 역시 처리 소식을 전해 듣고 다시 내려갔다는 후문이다.

이 두 의원은 뺀 24명의 의원은 모두 해외에 있었다.

4선의 강창일 의원은 한일의원연맹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에 있었고,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이철희 의원은 같은 당 진영 의원과 함께 의원 외교차 폴란드에 머무르고 있었다.

안민석 의원은 최순실의 숨겨진 재산 파악차 독일로 출국한 상태였다.

이들 외에도 이석현, 박병석, 안규백, 전해철, 박용진, 이원욱, 금태섭, 정춘숙 의원 등 17명이 '공무'로 해외에 머물렀던 것으로 확인 됐다.

'개인 일정'으로 해외에 머무르고 있던 의원들도 있었다.

재선의 전현희·홍의락 의원, 원내대변인을 맡고 있는 강훈식 의원, 아들과 함께 모 방송국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는 기동민 의원, 초선의 김영호·이용득·황희 의원이다.

기자가 취재를 위해 해당 의원실에 전화를 했을 때 다들 출국 사실과 이유를 숨기기에 급급했다.

A 의원실 관계자는 "알아보고 연락드리겠다"라고 본 기자에게 말했지만 끝내 연락을 주지 않았다.

B 의원실 관계자는 "지역 일정이 있다"라고 둘러댔지만, 다른 의원실 취재 과정에서 해외 출국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본 기자가 다시 B 의원실에 전화해 "000이 지역인가요? B 의원님은 000 국회의원인가요?" 라고 따져 묻자 B의원실 관계자는 그제서야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우원식 원내대표, "전적으로 내 책임"


우원식 원내대표는 추경안 처리 과정에서 이미 여러 차례, 한국당과 협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여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무소속 의원들의 도움 만으로 추경안을 통과시킬 거라 밝혔다.

이 때문에 우 원내대표는 지난 21일 금요일부터 여러 차례 '본회의 소집령' 문자를 휴대전화로 발송하며 국회 주변에 머물러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26명 대부분은 해외 일정들을 소화하느라 본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여당이 안이하다고 지적하고, 전략이 없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추경의 시급함을 강조하며 처리를 밀어붙인 점을 감안하면 '해외 일정'이란 변명이 궁색하단 지적도 있다.

열성 지지자들은 특히 해외에 체류 중이었던 24명의 의원들에게 문자 폭탄을 보내고 있다.

우 원내대표는 24일 오전에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본회의 표결이 지연되는 초유의 상황을 보여드린 점에 대해 이유를 막론하고 여당 원내대표로서 책임감을 무겁게 느끼고 국민 여러분들께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박완주 수석대변인은 오늘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의 본회의 불참 사유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해서 오는 수요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응 방안을 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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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7-24 16:09:27
    취재K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24일(오늘)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본의 아니게 당원 여러분에게 상처를 주고 국민에게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전날(23일)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도 기자 간담회 자리에서 "이번 사안을 정기 국회 앞두고 당의 기강 확립을 분명히 세워 나가는 기회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이른바 '정족수 논란'에 대해 당 지도부가 이틀에 걸쳐 거듭 사과에 나섰다.

추경안 처리 한 시간 지연...민주당 의원 26명 '결석'


지난 22일 토요일 오전 9시 반쯤 추경안을 처리하기 위해 국회 본회의가 열렸다.

전날(21일) 4당 예결위 간사 간 협의와 4당 원내대표 간 만남을 통해 우여곡절 끝에 결정된 본회의였다.

본회의가 열렸지만 자유한국당의 반대 토론이 이어지면서 고성이 오가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됐다. 급기야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단체로 퇴장했다.

정세균 의장은 나머지 당만으로 추경안 처리가 가능하다고 판단해 추경안 표결 개시를 선언했다. 하지만 전광판의 출석 의원은 145명에 머물렀다. 재적의원 299명 가운데 과반, 즉 150명 이상 참석해야 표결할 수 있는데 5명이 부족했다. 표결이 불가능했다.

정의당(6명)과 무소속(5명)은 모두 참석했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도 각각 30명, 13명의 의원이 동참한 상황이었다.

당초 한국당을 제외하고도 155명으로 표 계산을 하고 새벽에 강행까지 하려 했던 민주당 지도부는 당황했다. 출석 체크를 해보니 민주당 의원 전체 120명 가운데 26명이 없었다. 전체 의원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숫자였다.

공항까지 간 의원들까지 급하게 불러모아 149명까지 채우기까지 한 시간 이상 지연됐다. 한 명이 부족했다.

급기야 정세균 의장이 10분안에 한국당 의원들이 표결에 참석하지 않으면 월요일로 본회의를 연기하겠다고 최후통첩을 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부랴부랴 한국당 설득에 나선 끝에 한국당 일부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들어오면서 추경안을 겨우 통과시킬 수 있었다.

참석 의원 179명. 찬성 140명, 반대 31명, 기권 8명이었다.

표결 지연은 집단 퇴장한 자유한국당에게도 책임이 있지만 상황을 낙관적으로 본 여당 지도부도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정세균 의장은 "여야 모두 패자다. 승자는 없다"고 쓴소리를 했다.

본회의 불참한 민주당 의원 26인의 행방은?


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당시 본회의에 불참한 의원 26명의 행방에 대해 전수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4선의 송영길 의원과 3선의 우상호 의원은 둘 다 국내에 있었다.

송 의원은 강연을 위해 전남 광주에 머무르고 있었는데 본회의에서 추경안이 처리됐단 소식을 듣고 다시 광주로 내려갔다고 한다.

우 의원은 군 복무 중인 아들 면회 중, 역시 처리 소식을 전해 듣고 다시 내려갔다는 후문이다.

이 두 의원은 뺀 24명의 의원은 모두 해외에 있었다.

4선의 강창일 의원은 한일의원연맹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에 있었고,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이철희 의원은 같은 당 진영 의원과 함께 의원 외교차 폴란드에 머무르고 있었다.

안민석 의원은 최순실의 숨겨진 재산 파악차 독일로 출국한 상태였다.

이들 외에도 이석현, 박병석, 안규백, 전해철, 박용진, 이원욱, 금태섭, 정춘숙 의원 등 17명이 '공무'로 해외에 머물렀던 것으로 확인 됐다.

'개인 일정'으로 해외에 머무르고 있던 의원들도 있었다.

재선의 전현희·홍의락 의원, 원내대변인을 맡고 있는 강훈식 의원, 아들과 함께 모 방송국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는 기동민 의원, 초선의 김영호·이용득·황희 의원이다.

기자가 취재를 위해 해당 의원실에 전화를 했을 때 다들 출국 사실과 이유를 숨기기에 급급했다.

A 의원실 관계자는 "알아보고 연락드리겠다"라고 본 기자에게 말했지만 끝내 연락을 주지 않았다.

B 의원실 관계자는 "지역 일정이 있다"라고 둘러댔지만, 다른 의원실 취재 과정에서 해외 출국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본 기자가 다시 B 의원실에 전화해 "000이 지역인가요? B 의원님은 000 국회의원인가요?" 라고 따져 묻자 B의원실 관계자는 그제서야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우원식 원내대표, "전적으로 내 책임"


우원식 원내대표는 추경안 처리 과정에서 이미 여러 차례, 한국당과 협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여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무소속 의원들의 도움 만으로 추경안을 통과시킬 거라 밝혔다.

이 때문에 우 원내대표는 지난 21일 금요일부터 여러 차례 '본회의 소집령' 문자를 휴대전화로 발송하며 국회 주변에 머물러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26명 대부분은 해외 일정들을 소화하느라 본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여당이 안이하다고 지적하고, 전략이 없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추경의 시급함을 강조하며 처리를 밀어붙인 점을 감안하면 '해외 일정'이란 변명이 궁색하단 지적도 있다.

열성 지지자들은 특히 해외에 체류 중이었던 24명의 의원들에게 문자 폭탄을 보내고 있다.

우 원내대표는 24일 오전에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본회의 표결이 지연되는 초유의 상황을 보여드린 점에 대해 이유를 막론하고 여당 원내대표로서 책임감을 무겁게 느끼고 국민 여러분들께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박완주 수석대변인은 오늘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의 본회의 불참 사유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해서 오는 수요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응 방안을 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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