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리포트] “아가야 미안해”…미혼모들의 안타까운 선택

입력 2017.07.25 (21:30) 수정 2017.07.25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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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해 2백여 명의 아기들이 베이비박스에 버려지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여전히 해외로 입양되는 게 현실인데요,

아이를 버리는 대부분이 미혼모들인데, 우리 사회가 이들을 보살필 방법은 없는지, 구영희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깊은 밤 한 여성이 무언가를 놓고 사라집니다.

<녹취> 베이비박스 직원 : "집에서 태어나서 탯줄이 달려서 왔어요."

머리끈으로 묶은 탯줄, 베이비박스에 온 1138번째 아깁니다.

지난해만 2백여 명의 아기가 이 교회 베이비박스에 남겨졌습니다.

72%가 미혼모의 아기였습니다.

<녹취> 미혼모 : "20살이요. 한번 (잠자리를 했어요.) 그 뒤로는 연락도 안 닿고, 새벽까지 일하다가 진통 와서 그러고 혼자 아기를 낳았죠. 분유도 없었고 답이 없는 거예요.진짜..."

<인터뷰> 조태승(주사랑공동체교회 목사) : "누군가 그런 선택을 하지 않도록 도와줄 수 있어야 되잖아요. 그런데 우리나라에 지금 이 문제를 놓고 누구에게 가서 이야기할 수 있는 곳이 있나요?"

스무살의 이 여성도 1년 전 이 아이를 베이비박스에 놓고 갔습니다.

<인터뷰> 미혼모 : "아기 아빠가 무책임하지만 않았으면 (베이비박스에) 안갔을 것 같아요. 버리자고, 아기 아빠 인생 어떻게 할 거냐고. (베이비박스에) 데려다 줬는데 너무 마음이 아픈거예요."

그녀는 아이 아빠도, 부모도 없이 할머니와 기초생활 수급자로 살아갑니다.

그녀에겐 가난보다 더 힘든게 있습니다.

<인터뷰> "어린 나이에 벌써 아기 엄마가 되어가지고... 뒤에서 욕을 해요. 그게 생각보다 참기가 힘들더라고요."

베이비박스에 들어온 아기들은 보육원이나 입양기관으로 보내집니다.

지난해만 3백여 명의 아이들이 해외로 입양됐습니다.

<인터뷰> 이미정(여성정책연구원 센터장) : "지금 우리 아이 없다고, 어떻게 하면 아이 낳게 하냐고... 그런데 있는 아기도 내보내고 있거든요."

프랑스에선 출산, 양육과 관련해 20여 가지의 수당이 있고, 한부모에겐 별도의 자녀수당까지 지급합니다.

<인터뷰> 질 크느앱스키(프랑스 국립가족수당기금 국제협력국장) : "아이를 혼자 키우는 사람은 사회적으로 많이 불리하기 때문이죠."

미혼모나 아이가 경제적 어려움과 차별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프랑스의 제도와 문화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KBS 뉴스 구영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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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리포트] “아가야 미안해”…미혼모들의 안타까운 선택
    • 입력 2017-07-25 21:32:54
    • 수정2017-07-25 21:52:09
    뉴스 9
<앵커 멘트>

한해 2백여 명의 아기들이 베이비박스에 버려지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여전히 해외로 입양되는 게 현실인데요,

아이를 버리는 대부분이 미혼모들인데, 우리 사회가 이들을 보살필 방법은 없는지, 구영희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깊은 밤 한 여성이 무언가를 놓고 사라집니다.

<녹취> 베이비박스 직원 : "집에서 태어나서 탯줄이 달려서 왔어요."

머리끈으로 묶은 탯줄, 베이비박스에 온 1138번째 아깁니다.

지난해만 2백여 명의 아기가 이 교회 베이비박스에 남겨졌습니다.

72%가 미혼모의 아기였습니다.

<녹취> 미혼모 : "20살이요. 한번 (잠자리를 했어요.) 그 뒤로는 연락도 안 닿고, 새벽까지 일하다가 진통 와서 그러고 혼자 아기를 낳았죠. 분유도 없었고 답이 없는 거예요.진짜..."

<인터뷰> 조태승(주사랑공동체교회 목사) : "누군가 그런 선택을 하지 않도록 도와줄 수 있어야 되잖아요. 그런데 우리나라에 지금 이 문제를 놓고 누구에게 가서 이야기할 수 있는 곳이 있나요?"

스무살의 이 여성도 1년 전 이 아이를 베이비박스에 놓고 갔습니다.

<인터뷰> 미혼모 : "아기 아빠가 무책임하지만 않았으면 (베이비박스에) 안갔을 것 같아요. 버리자고, 아기 아빠 인생 어떻게 할 거냐고. (베이비박스에) 데려다 줬는데 너무 마음이 아픈거예요."

그녀는 아이 아빠도, 부모도 없이 할머니와 기초생활 수급자로 살아갑니다.

그녀에겐 가난보다 더 힘든게 있습니다.

<인터뷰> "어린 나이에 벌써 아기 엄마가 되어가지고... 뒤에서 욕을 해요. 그게 생각보다 참기가 힘들더라고요."

베이비박스에 들어온 아기들은 보육원이나 입양기관으로 보내집니다.

지난해만 3백여 명의 아이들이 해외로 입양됐습니다.

<인터뷰> 이미정(여성정책연구원 센터장) : "지금 우리 아이 없다고, 어떻게 하면 아이 낳게 하냐고... 그런데 있는 아기도 내보내고 있거든요."

프랑스에선 출산, 양육과 관련해 20여 가지의 수당이 있고, 한부모에겐 별도의 자녀수당까지 지급합니다.

<인터뷰> 질 크느앱스키(프랑스 국립가족수당기금 국제협력국장) : "아이를 혼자 키우는 사람은 사회적으로 많이 불리하기 때문이죠."

미혼모나 아이가 경제적 어려움과 차별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프랑스의 제도와 문화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KBS 뉴스 구영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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