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후폭풍…농가 인력난 초비상

입력 2017.07.26 (23:27) 수정 2017.07.27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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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내년도 최저임금을 16.4% 인상하기로 결정하면서 지금 농가들이 초비상 상태입니다.

농촌의 유일한 대체 인력인 외국인 노동자의 인건비 부담이 커졌기 때문인데요.

당장 인력을 줄이거나 고용을 포기하는 농가가 속출하고 있지만 대책은 겉돌고 있습니다.

이윤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 버섯 농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열 여덟 명, 모두 외국인입니다.

캄보디아, 네팔, 우즈베키스탄 국적도 다양합니다.

농장 주인은 의사 소통부터 쉽지 않습니다.

<녹취> "버섯이 이렇게 스몰할(작을) 때부터 이거 따줘야 돼."

가장 걱정은 이들 외국인의 인건비, 내국인과 똑같은 최저임금이 적용되는데 기본급 135만 원에 초과 근무 수당, 숙식비까지 월 166만 원을 지급합니다.

내년부터 최저임금이 오르면 백 90만 원 이상을 줘야 합니다.

<인터뷰> 하현영(버섯농장 운영) : "초비상이죠 지금은. 어떻게 감축할 것이며 나머지 일을 어떻게 처리를 해 나갈것인지."

돼지 5백 마리를 키우는 농장에서 일하는 사람은 주인, 단 한 명입니다.

올 초 외국인 노동자 두 명을 해고했습니다.

인건비를 더는 감당할 수 없어섭니다.

<녹취> 정OO(돼지 농장 운영/음성변조) : "다른 집에서 (돈을) 좀더 준다고 하면 다 그 집으로 가는 현상이고. 고용 비용이 너무 비싸고 어쩔 수 없이 제가 일을 다 하고 있는 처지에 놓여있습니다."

최근엔 외국인 노동자들마저 농사일을 기피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농가의 인력 문제가 더 심각한 상황이 됐습니다.

인력 회사마다 농민들의 구인 상담이 잇따르지만 일할 사람이 없습니다.

외국 노동자를 농가에 알선하는 브로커까지 등장했습니다.

<녹취> 양OO(외국인 노동자 고용주) : "소개료를 한 명에 30만 원씩 달라고 하더라고. 걔네들을 농장에 넣어줬다가 걔네들을 또 꼬셔내. 자꾸 옮겨줄수록 돈을 벌잖아. 상습적인 브로커가 있어요."

이런데도 정부의 외국인 노동자 할당제는 농업 분야엔 7천명만 배정한 상황.

제조업의 10분의 1수준입니다.

<인터뷰> 김두익(인력회사 대표) : "농촌이 노령화 돼 있는 상태에 있지 않습니까. 쿼터제(할당제) 부분을 조정해서 농촌에다가 인원을 많이 투입해주면 원활히 돌아갈거다."

농촌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는 2만 3천여 명.

최저 임금 상승에 따른 농촌 고용난을 막기 위한 정책적 고민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이윤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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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저임금 후폭풍…농가 인력난 초비상
    • 입력 2017-07-26 23:33:06
    • 수정2017-07-27 00: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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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내년도 최저임금을 16.4% 인상하기로 결정하면서 지금 농가들이 초비상 상태입니다.

농촌의 유일한 대체 인력인 외국인 노동자의 인건비 부담이 커졌기 때문인데요.

당장 인력을 줄이거나 고용을 포기하는 농가가 속출하고 있지만 대책은 겉돌고 있습니다.

이윤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 버섯 농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열 여덟 명, 모두 외국인입니다.

캄보디아, 네팔, 우즈베키스탄 국적도 다양합니다.

농장 주인은 의사 소통부터 쉽지 않습니다.

<녹취> "버섯이 이렇게 스몰할(작을) 때부터 이거 따줘야 돼."

가장 걱정은 이들 외국인의 인건비, 내국인과 똑같은 최저임금이 적용되는데 기본급 135만 원에 초과 근무 수당, 숙식비까지 월 166만 원을 지급합니다.

내년부터 최저임금이 오르면 백 90만 원 이상을 줘야 합니다.

<인터뷰> 하현영(버섯농장 운영) : "초비상이죠 지금은. 어떻게 감축할 것이며 나머지 일을 어떻게 처리를 해 나갈것인지."

돼지 5백 마리를 키우는 농장에서 일하는 사람은 주인, 단 한 명입니다.

올 초 외국인 노동자 두 명을 해고했습니다.

인건비를 더는 감당할 수 없어섭니다.

<녹취> 정OO(돼지 농장 운영/음성변조) : "다른 집에서 (돈을) 좀더 준다고 하면 다 그 집으로 가는 현상이고. 고용 비용이 너무 비싸고 어쩔 수 없이 제가 일을 다 하고 있는 처지에 놓여있습니다."

최근엔 외국인 노동자들마저 농사일을 기피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농가의 인력 문제가 더 심각한 상황이 됐습니다.

인력 회사마다 농민들의 구인 상담이 잇따르지만 일할 사람이 없습니다.

외국 노동자를 농가에 알선하는 브로커까지 등장했습니다.

<녹취> 양OO(외국인 노동자 고용주) : "소개료를 한 명에 30만 원씩 달라고 하더라고. 걔네들을 농장에 넣어줬다가 걔네들을 또 꼬셔내. 자꾸 옮겨줄수록 돈을 벌잖아. 상습적인 브로커가 있어요."

이런데도 정부의 외국인 노동자 할당제는 농업 분야엔 7천명만 배정한 상황.

제조업의 10분의 1수준입니다.

<인터뷰> 김두익(인력회사 대표) : "농촌이 노령화 돼 있는 상태에 있지 않습니까. 쿼터제(할당제) 부분을 조정해서 농촌에다가 인원을 많이 투입해주면 원활히 돌아갈거다."

농촌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는 2만 3천여 명.

최저 임금 상승에 따른 농촌 고용난을 막기 위한 정책적 고민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이윤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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