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년 도시의 ‘깊은 맛’…베이징으로 떠난 맛 여행

입력 2017.07.2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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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도시를 중심으로 음식문화를 발전시켰다. 도시의 탄생은 곧 맛의 탄생이었고 각 도시의 맛은 그곳의 정체성을 나타낸다.

'요리하는 피디' 이욱정이 음식에 담긴 도시의 코드를 읽어내기 위해 전 세계 6개 도시로 맛 여행을 떠났다. 미국 뉴욕, 러시아 남부에 인접한 국가인 조지아 트빌리시, 중국 홍콩, 스페인 바르셀로나, 페루 리마에 이어 그가 여섯 번째로 찾은 도시는 '중국 베이징'이다.

[연관 기사] 세계 도시들의 맛 좀 볼까?



13억 인구, 56개 민족을 아우르는 중국의 수도 베이징은 그 자체가 거대한 '맛의 식탁'이다. 원나라를 시작으로 지난 800년간 지배 권력이 바뀔 때마다 베이징에서는 새로운 민족과 문화가 꽃을 피웠다. 그리고 새로운 '베이징의 맛' 탄생으로 이어졌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베이징에서 오랫동안 베이징을 지켜온 맛이 있다. 4대째 운영되는 '바오두펑'이다. '바오두'는 소나 양의 신선한 위(천엽과 양깃머리)를 씻어 다듬은 후, 가늘게 채를 썰어 끓는 물에 재빨리 데쳐 기름, 깨장, 식초, 고추기름, 간장두부탕, 향채(香菜)가루, 다진 파 등을 섞어 만든 양념에 무쳐 먹는 것으로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난다.

130년 전 증조부와 같은 방법으로 요리하는 평 씨 형제는 전통을 지키기까지 많은 곡절을 겪었다. 특히 문화혁명 당시 마을 자치회가 운영하는 거민 식당으로 국가에 넘어가 운영권을 잃어버리기도 했지만, 여전히 베이징의 오랜 맛을 지켜오고 있다.


1971년 7월 미국 닉슨 대통령의 특사 헨리 키신저는 베이징에서 중국 공산당 2인자 저우언라이 총리와 비밀리에 회담했다. 당시 저우언라이가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 올린 요리는 중국식 오리구이, 베이징 카오야였다.

맛은 물론 기품 있는 자태를 뽐내는 베이징 카오야는 국빈을 극진히 대접한다는 의미와 동시에 국가 위상을 과시하는 도구였다. 저우언라이는 키신저에게 먹는 법을 알려주고, 직접 오리고기를 집어주기도 했다. 정오가 될 때까지 의견 일치가 없던 회담은 오찬 이후 크게 진전됐다.


만주족 황제였던 청나라 강희제는 한족과의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역사에 길이 남을 성대한 연회를 열었다. 중국 곳곳에서 65살이 넘은 노인 2,800명을 황궁으로 초청한 것이다. 이때 상에 오른 만주족과 한족의 요리 108가지가 만한전석이다.

그렇다면 황제가 먹던 궁중 음식과 만한전석은 같은 음식이었을까. 그 답을 구하기 위해 오늘날의 만한전석을 KBS '요리인류-도시의 맛'(29일 방송, 1TV)이 살펴봤다.

[프로덕션2] 박성희 kbs.p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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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00년 도시의 ‘깊은 맛’…베이징으로 떠난 맛 여행
    • 입력 2017-07-28 10:57:28
    방송·연예
인류는 도시를 중심으로 음식문화를 발전시켰다. 도시의 탄생은 곧 맛의 탄생이었고 각 도시의 맛은 그곳의 정체성을 나타낸다.

'요리하는 피디' 이욱정이 음식에 담긴 도시의 코드를 읽어내기 위해 전 세계 6개 도시로 맛 여행을 떠났다. 미국 뉴욕, 러시아 남부에 인접한 국가인 조지아 트빌리시, 중국 홍콩, 스페인 바르셀로나, 페루 리마에 이어 그가 여섯 번째로 찾은 도시는 '중국 베이징'이다.

[연관 기사] 세계 도시들의 맛 좀 볼까?



13억 인구, 56개 민족을 아우르는 중국의 수도 베이징은 그 자체가 거대한 '맛의 식탁'이다. 원나라를 시작으로 지난 800년간 지배 권력이 바뀔 때마다 베이징에서는 새로운 민족과 문화가 꽃을 피웠다. 그리고 새로운 '베이징의 맛' 탄생으로 이어졌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베이징에서 오랫동안 베이징을 지켜온 맛이 있다. 4대째 운영되는 '바오두펑'이다. '바오두'는 소나 양의 신선한 위(천엽과 양깃머리)를 씻어 다듬은 후, 가늘게 채를 썰어 끓는 물에 재빨리 데쳐 기름, 깨장, 식초, 고추기름, 간장두부탕, 향채(香菜)가루, 다진 파 등을 섞어 만든 양념에 무쳐 먹는 것으로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난다.

130년 전 증조부와 같은 방법으로 요리하는 평 씨 형제는 전통을 지키기까지 많은 곡절을 겪었다. 특히 문화혁명 당시 마을 자치회가 운영하는 거민 식당으로 국가에 넘어가 운영권을 잃어버리기도 했지만, 여전히 베이징의 오랜 맛을 지켜오고 있다.


1971년 7월 미국 닉슨 대통령의 특사 헨리 키신저는 베이징에서 중국 공산당 2인자 저우언라이 총리와 비밀리에 회담했다. 당시 저우언라이가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 올린 요리는 중국식 오리구이, 베이징 카오야였다.

맛은 물론 기품 있는 자태를 뽐내는 베이징 카오야는 국빈을 극진히 대접한다는 의미와 동시에 국가 위상을 과시하는 도구였다. 저우언라이는 키신저에게 먹는 법을 알려주고, 직접 오리고기를 집어주기도 했다. 정오가 될 때까지 의견 일치가 없던 회담은 오찬 이후 크게 진전됐다.


만주족 황제였던 청나라 강희제는 한족과의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역사에 길이 남을 성대한 연회를 열었다. 중국 곳곳에서 65살이 넘은 노인 2,800명을 황궁으로 초청한 것이다. 이때 상에 오른 만주족과 한족의 요리 108가지가 만한전석이다.

그렇다면 황제가 먹던 궁중 음식과 만한전석은 같은 음식이었을까. 그 답을 구하기 위해 오늘날의 만한전석을 KBS '요리인류-도시의 맛'(29일 방송, 1TV)이 살펴봤다.

[프로덕션2] 박성희 kbs.p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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