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직장 사표 내고 왔어요”…서퍼 천국 ‘양양’의 매력은?

입력 2017.08.0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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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강원도 양양 죽도(竹島) 해변이 뜨겁다. 전국 각지에서 '서퍼'들이 몰려든다. 에메랄드 빛 바닷물에 넘실대는 높은 파도는 사시사철 '서퍼'들을 유혹한다.

죽도는 연중무휴, 쉴 틈이 없다. 여름에는 서핑 초보자들이 해변을 차지한다. 봄,가을에는 오랫동안 서핑을 즐긴 고수들이 한적해진 해변을 찾아온다. 찬 바람이 불어치는 겨울에도 서핑 고수들은 이곳을 찾아 주말 서핑을 즐긴다.

'서퍼들의 천국' 양양은 과연 어떤 곳일까.


서핑 경력만 13년인 김종후 씨와 현직 프로선수인 전은경 씨. 김종후 씨는 '보드 마니아'다. 젊을 때부터 스케이트 보드, 스노보드, 웨이크 보드까지 다양한 보드를 섭렵했다. 그중에서도 종후 씨가 가장 매료된 건 '서핑'이다. 결국 15년 넘게 다니던 IT 회사를 그만두고 가족 모두 양양으로 이사했다.

전은경 씨는 프로 서핑 선수다. 많은 대회를 휩쓸며 전성기를 달리는 여자 서퍼들의 우상이다. 개인 서핑과 강습을 오가며 남는 시간에는 멍게 선별, 치킨집 서빙 등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한다. 이렇게 번 돈은 타이완, 일본 등 외국 전지 훈련과 대외 참가에 고스란히 들어간다.

틀에 박힌 삶을 던져버리고 도전 속에서 자유와 해방감을 만끽하는 두 사람. 그들이 양양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한지붕 두 가족, 토박이와 신인류의 만남


죽도 해변의 풍경은 이색적이다. 서핑 강습과 용품 판매점부터 개성 넘치는 식당과 게스트하우스까지 들어서 있다. 해변을 걷다 보면 여기가 미국 하와이인지 강원도 양양인지 착각할 정도다.

이뿐만이 아니다. 양양은 인구 네 명 중의 한 명은 65세가 넘는 초고령화 지역이다. 그러다 보니 한쪽에서는 나이 드신 주민들이 미역을 따고, 고기잡이 어선과 그물을 손질하고 있다.또 다른 쪽에서는 젊은 서퍼들이 잠수복과 수영복 차림으로 파도를 기다린다. 신구 세대가 대비되면서도 또한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이곳 주민들에게 어느 때부터인가 등장한 서핑족은 낯설고 기이한 대상일 수밖에 없었다. 한없이 고즈넉하던 바닷가 마을이 서핑족, 관광객, 피서객으로 문전성시를 이루었으니 말이다. 만리장성도 쌓을 만큼 죽도 주민과 서퍼 사이는 서먹할 수 있다.

하지만 서퍼들이 주민들에게 먼저 건넨 한 마디가 대화의 물꼬를 튼다. 이제 서퍼들은 눈 뜨면 인사하고, 주민들과 먹을 것을 나눌 정도로 친근해졌다. 잠깐 왔다 가는 피서객들에게 마을에서 지켜야 할 옷차림 예의, 쓰레기 분리수거 방법을 알려주며 동네 지킴이도 자처한다.

죽도에 모인 서퍼들은 벼룩시장 같은 행사에 주민들의 자리를 마련해 친목을 넘어 공존과 상생의 행복을 꿈꾼다.


서퍼들의 천국 강원도 양양에서 벌어지는 사람 사는 이야기는 5일(KBS 1TV '다큐 공감', 밤 8시 5분) 방송된다.

[프로덕션2] 문경림 kbs.petit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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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년 직장 사표 내고 왔어요”…서퍼 천국 ‘양양’의 매력은?
    • 입력 2017-08-04 08:00:07
    방송·연예
요즘 강원도 양양 죽도(竹島) 해변이 뜨겁다. 전국 각지에서 '서퍼'들이 몰려든다. 에메랄드 빛 바닷물에 넘실대는 높은 파도는 사시사철 '서퍼'들을 유혹한다.

죽도는 연중무휴, 쉴 틈이 없다. 여름에는 서핑 초보자들이 해변을 차지한다. 봄,가을에는 오랫동안 서핑을 즐긴 고수들이 한적해진 해변을 찾아온다. 찬 바람이 불어치는 겨울에도 서핑 고수들은 이곳을 찾아 주말 서핑을 즐긴다.

'서퍼들의 천국' 양양은 과연 어떤 곳일까.


서핑 경력만 13년인 김종후 씨와 현직 프로선수인 전은경 씨. 김종후 씨는 '보드 마니아'다. 젊을 때부터 스케이트 보드, 스노보드, 웨이크 보드까지 다양한 보드를 섭렵했다. 그중에서도 종후 씨가 가장 매료된 건 '서핑'이다. 결국 15년 넘게 다니던 IT 회사를 그만두고 가족 모두 양양으로 이사했다.

전은경 씨는 프로 서핑 선수다. 많은 대회를 휩쓸며 전성기를 달리는 여자 서퍼들의 우상이다. 개인 서핑과 강습을 오가며 남는 시간에는 멍게 선별, 치킨집 서빙 등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한다. 이렇게 번 돈은 타이완, 일본 등 외국 전지 훈련과 대외 참가에 고스란히 들어간다.

틀에 박힌 삶을 던져버리고 도전 속에서 자유와 해방감을 만끽하는 두 사람. 그들이 양양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한지붕 두 가족, 토박이와 신인류의 만남


죽도 해변의 풍경은 이색적이다. 서핑 강습과 용품 판매점부터 개성 넘치는 식당과 게스트하우스까지 들어서 있다. 해변을 걷다 보면 여기가 미국 하와이인지 강원도 양양인지 착각할 정도다.

이뿐만이 아니다. 양양은 인구 네 명 중의 한 명은 65세가 넘는 초고령화 지역이다. 그러다 보니 한쪽에서는 나이 드신 주민들이 미역을 따고, 고기잡이 어선과 그물을 손질하고 있다.또 다른 쪽에서는 젊은 서퍼들이 잠수복과 수영복 차림으로 파도를 기다린다. 신구 세대가 대비되면서도 또한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이곳 주민들에게 어느 때부터인가 등장한 서핑족은 낯설고 기이한 대상일 수밖에 없었다. 한없이 고즈넉하던 바닷가 마을이 서핑족, 관광객, 피서객으로 문전성시를 이루었으니 말이다. 만리장성도 쌓을 만큼 죽도 주민과 서퍼 사이는 서먹할 수 있다.

하지만 서퍼들이 주민들에게 먼저 건넨 한 마디가 대화의 물꼬를 튼다. 이제 서퍼들은 눈 뜨면 인사하고, 주민들과 먹을 것을 나눌 정도로 친근해졌다. 잠깐 왔다 가는 피서객들에게 마을에서 지켜야 할 옷차림 예의, 쓰레기 분리수거 방법을 알려주며 동네 지킴이도 자처한다.

죽도에 모인 서퍼들은 벼룩시장 같은 행사에 주민들의 자리를 마련해 친목을 넘어 공존과 상생의 행복을 꿈꾼다.


서퍼들의 천국 강원도 양양에서 벌어지는 사람 사는 이야기는 5일(KBS 1TV '다큐 공감', 밤 8시 5분) 방송된다.

[프로덕션2] 문경림 kbs.petit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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